지난주 토요일 국립극장에서 연극 햄릿을 봤다. 오랫만에 대극장에서 본 연극.
최근엔 가끔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봤는데, 대극장은 또 대극장 나름의 스케일과 매력이 있다.
박정자, 전무송, 손숙, 정동환, 윤석화, 유인촌, 김성녀, 권성덕, 길해연, 박건형까지. 다시 없을 호화 캐스팅이다. 이런 대배우 분들을 한 연극에서 볼 수 있는 영광이라니!
대배우들이 조연을 마다하지 않고 열연하고, 햄릿과 오필리어를 맡은 강필석, 박지연 배우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정말 3시간이 지루함 없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박정자 배우님.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그 카리스마라니! 정말 정말 카리스마 압도적입니다^^
폴로니어스 역을 맡은 정동환 배우님의 감초 연기는 말해 뭐해. 예전에 '고도를 기다리며'도 너무 좋았던 기억이^^
처음 알게 된 강필석이라는 배우의 발견. 이 분 연기 찾아봐야겠습니다.
비밀의숲2에서 검사역으로 알게 된 박지연 배우님, 정말 성량과 발성이 최고입니다!! 그 가냘픈 몸에서 어떻게 그런 소리가 나올 수 있죠? 인터미션 시간에 검색해 보니 뮤지컬 배우로 활동을 오래하신 분이더군요. 저는 드라마에서 처음 봐서 몰랐는데, 역시 뮤지컬을 하셔서^^ 박지연 배우 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클로디어스 역을 맡은 유인촌 전 장관(?). 이제 나에게 배우보다는 MB 시절 장관으로 기억되는;;; 햄릿의 삼촌, 클로디어스라는 악역이라 몰입이 아주 잘 되었다. 선한 역을 했다면 연극 관람에 상당한 방해(?)가 되었을 텐데, 기회주의자인 클로디어스 역에 아주 잘 어울렸다. ㅎㅎ
커튼콜에서 기립박수를 치면서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날 정도. 단돈 몇 만원으로 이런 대배우들의 멋진 연기를 볼 수 있는 영광이라니!!
다음주에 막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볼까. 그냥 이 아쉬운 감동을 햄릿을 다시 읽으며 간직하는 게 나을까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