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12년을 기다린 요사스러운 마리오 바르가스 작가의 <켈트의 꿈>이 드디어 출간될 모양이다.

 

2010년 좌파 지지자에서 우파 자유주의자로 변신한 요사가 모든 문인이 꿈에 그리는 노벨문학상을 움켜쥐는데 성공했다. 한 때 자신의 정치적 동지이자 절친이었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그는 라틴 아메리카 붐 4인방의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1990년에는 페루 대선에 나가 그 악명 높은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하기도 한 정치인으로 변신도 했다.

 

확실히 요사의 초기 작품과 말년에 접어들면서 나오는 책들의 색깔은 다른 모양이다. 초기가 사회참여적이며 동시에 비판적이라면 후기로 갈수록 왠지 매운맛보다는 순한맛이 되어 간다고나 할까. <염소의 축제> 같은 전기소설에서는 탁월했던 그의 성과가 연애담을 그린 그냥 그런 소설들에서는 맥이 빠져 버린 느낌도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성기의 매운맛을 기대하며 문제적 인간 아일랜드 출신 로저 케이스먼트를 주인공으로 삼은 전기소설 <켈트의 꿈>의 정발을 오랫동안 기대해 왔다. 그렇게 12년이나 흘러 드디어 다음 주에 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가장 최근에 나온 그의 신작은 2011<나쁜 소녀의 짖궂음>이었지 아마. 그 뒤에도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그리고 <도시와 개들>이 출간되긴 했으나 신작은 아니고 그의 초기작 번역이었다.

 

번역으로 700쪽을 가뿐하게 넘는 <켈트의 꿈>은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콩고, 아마조니아 그리고 아일랜드. 186491, 로저 케이스먼트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나 버렸다. 소설을 보면 홀수장에서는 1916421일 체포된 이래 런던의 펜턴빌 교도소에 수감된 이야기들을 그리고 짝수장에서는 콩고와 아마조니아 등지를 누비며 외교관으로 활동한 시절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모양이다.

 


1884년부터 콩고에서 탐험가 헨리 모튼 스탠리와 일하기도 했던 로저 케이스먼트는 1890<암흑의 심연>을 발표한 조제프 콘래드와 만났다. 1903년에는 영국 정부로부터 1884년 베를린 회의 이래 레오폴드 2세의 사유지로 인정받은 콩고 자유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학상에 대한 조사를 의뢰받고 다음해인 1904년 케이스먼트 보고서를 발표해서 서구 사회에 충격을 안겨 주었다. 식민지 콩고에서 상아와 고무를 수탈하기 위해 벨기에 식민주의자들이 벌인 엽기적인 행각을 상상을 초월했다. 이 부분은 지금은 절판된 아담 호크쉴드의 <레오폴드왕의 유령>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참조해도 좋을 것 같다.

 

로저 케이스먼트의 다음 무대는 페루의 푸투마요 원주민들이 사는 초레라 지역이었다. 1906년 브라질로 간 그에게 미국인 출신 기술자 월터 하든버그의 폭로로 페루 아마존 컴퍼니(Peruvian Amazon Company:PAC)가 푸투마요 고무제국에서 저질러온 각종 만행을 조사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PAC의 지배자였던 훌리오 세사르 아라나는 관리자들을 통해 푸투마요 원주민들에게 고무채취 노역을 강요하고, 할당을 채우지 못하면 마체테로 난자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심각한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힌 PAC의 고무사업소 직원들은 노예노동과 인권 유린을 저질렀다.

 

1907317, 영국 외무성 보고서로 PAC에 아마조니아의 고무사업소에서 저지른 참상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고 로제 케이스먼트는 이 공훈으로 1911년 대영제국 기사 작위와 훈장을 받기에 이르렀다.

 

1912년 은퇴한 케이스먼트의 다음 행로는 바로 아일랜드 독립운동이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의 완전 독립을 위해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과 맞붙은 독일의 카이저 황제와 결탁도 마다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퇴 자금도 아일랜드 봉기대의 비용으로 쓸 정도였다고 하니 이 풍운아의 삶이 어떠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1916421, 카이저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은 그는 독일 유보트에 탑승해서 영국에 상륙한 로저 케이스먼트는 콩고 시절 걸린 말라리아 후유증으로 장거리 여행이 쉽지 않았지만 조국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내던졌다. 결과는 영국에 체포되어 반역죄로 기소되고 사형 판결을 받았다. 소설은 그렇게 그가 펜턴빌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19167월의 어느 날로부터 시작된다.

 

각처에서 로저 케이스먼트의 사면을 청원하는 요청이 빗발치자, 영국 정부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른바 <블랙 다이어리>라는 로저 케이스먼트가 쓴 일기였다. 가톨릭에 경도된 동성애자였던 케이스먼트가 직접 기록한 일기를 입수한 영국 정부는 당시까지만 해도 법으로 금지되었던 동성애를 즐긴 파렴치한으로 대역죄인을 몰면서 케이스먼트에 우호적인 여론을 되돌리는데 성공했고 결국 그는 191683일 교수대에 오르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블랙 다이어리는 영국 정부의 주작질이다라는 음모설이 횡행했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블랙 다이어리는 진본이라는 게 밝혀졌다고 한다. 물론 음모설 신봉자들에게는 그 역시 음모로 치부되겠지만.

 

이렇게 팔색조처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문제적 인물 로저 케이스먼트야말로 요사스러운 선생에게는 소설의 소재로 써먹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자신의 조국인 페루 그리고 아마조니아까지 등장하니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자신처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요사샘과 로제 케이스먼트는 동질감을 자랑한다.

 

참고로 푸투마요 고무 제국의 비극에 대해서는 존 헤밍이 저술한 <아마존> 7핏빛 황금 고무에서 상세하게 다뤄졌다고 하니 본격적인 독서에 앞서 워밍업으로 아마조니아의 비극에 대해 조금 공부해 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시작되는 걸까. 이달에는 요사스러운 선생의 두터운 책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 않나 싶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오래 전에 영어판으로 구해 놓은 <켈트의 꿈> 하드커버가 아주 조용하게 나의 책장 한 구석을 지키고 있었다. 오늘 꺼내 보니 2010419일에 마드리드에서 요사스러운 선생이 탈고를 한 모양이다. 정발 책 수급에 앞서 아주 조금 맛만 볼까 싶기도 하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읽기의 기록들 >>


[1]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2009년 12월 13일)

[2]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2009년 12월 24일)

[3] 새엄마 찬양 (2010년 6월 16일)

[4] 천국은 다른 곳에 (2010년 10월 18일)

[5] 염소의 축제 (2010년 10월 27일)

[6] 나쁜 소녀의 짖굿음 (2011년 1월 7일)

[7]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2018년 10월 9일) * 재독

[8] 세상 종말 전쟁 1 (2019년 6월 28일)

[9]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2021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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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6-02 18: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사스러운 ^^
기대되네요!

레삭매냐 2022-06-02 19:11   좋아요 5 | URL
서울도서전 즈음해서 나온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
론을 해보게 됩니다 ㅋㅋ

얄라알라 2022-06-03 22:55   좋아요 0 | URL
저는 ˝요사스럽다˝는 말을 욕할 때 쓰는 말인줄 알아서, ㅋ레삭매냐님 글 읽다말고 네이버 검색하고 왔잖아요. 페이퍼 읽다보니, 왜 반복해서 ˝요사스러운‘ ˝요사한˝이라 하시는지 짐작이 됩니다. 언어유희도 모르고 사는 재미없는 저 ㅋ

독서괭 2022-06-02 19: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요사 신간인가요~ 저 몇 년 전에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읽었을 때 매냐님이 댓글 달아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찾아보니 2017년이네요^^ 재밌었는데 그 뒤로 다른 작품은 못 읽어봤어요.

레삭매냐 2022-06-02 19:14   좋아요 6 | URL
전 요사샘 팬이라서
노벨상 받기 전부터
꾸준하게 밀고 있답니다 :>

그게 벌써 5년 전인가요
세상에나 시간 참 빠르네요.

이 책은 12년 전에 나온 책
인데 이제사 정발되네요.

바람돌이 2022-06-02 21: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우 기대되네요. 요사는 천국은 다른곳에 한권 봤는데 이번 책은 일단 주인공 인물이 정말 호기심 잔뜩 들게 하는 인물이군요.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2-06-03 01:01   좋아요 4 | URL
빨리 다음 주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같이 닐거 BoA요.

coolcat329 2022-06-03 08: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요사의 진정한 팬이세요! 저도 좋아하지만 레삭매냐님은 못따라가네요. 이런 책도 있군요. 요사 책 모으는데 이것도 찜입니다.

레삭매냐 2022-06-03 10:49   좋아요 6 | URL
제거 언제 요사의 책을 처음
읽었나 기록을 뒤져 보니
2009년 12월이었더라구요.

그 뒤로 요사스러운 샘의 책
들을 구해서 다 읽고자 노력
중에 있답니다.

이번 책 기대가 마이 됩니다.

mini74 2022-06-03 1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두 권 읽은거 같아요. 아주 요사스러운 분 ㅎㅎ 저도 기대됩니다 ~ 700쪽이라니 ㅎㅎ

레삭매냐 2022-06-03 14:16   좋아요 5 | URL
저는 정리해 보니 모두 8권
읽었네요 :>

사두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
이 두 권 있더라구요.
고대하고 있습니다. 어서 오길!

새파랑 2022-06-03 16: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사 책이 요상스럽게 많군요 전 한권도 안읽었네요 ㅋ 표지는 자주 봤었는데 ㅎㅎ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2-06-03 17:53   좋아요 5 | URL
아직 요사스러운 샘을 만나 보시지
못했다면 스타트로 <판탈레온>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매력에 흠뻑 빠지
실 거라고 살짜쿵 알려 드리고 싶
습니다만.

햇살과함께 2022-06-03 2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엄마 찬양만 읽은 것 같은데 아주 요사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얄라알라 2022-06-03 22:56   좋아요 3 | URL
오늘의 키워드는 ˝요사 요사˝^^
이렇게나 언어유희도 오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FM, 네이버 사전이나 뒤지고 ㅋ

레삭매냐 2022-06-03 23:15   좋아요 3 | URL
<새엄마 찬양>은 단언컨대
‘요사‘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아우 참... 그러하다고 합니다.

레삭매냐 2022-06-03 23:20   좋아요 3 | URL
[티오 얄라알라님]
그렇지요.

언의유희는 자고로 요로코롬
땡겨 주는 맛이 쵝오랍니다.

되도 않는 막드립~을 날리고
싶어지는 그런 밤의 시간들입니다.

얄라알라 2022-06-03 22: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관통당한 몸> 전체적으로 각 장 모두 힘겹게 읽었지만, ˝콩고‘ 지역의 범죄가 가장 잔혹하고도 분노 치밀게 했는데, 마침 레삭매냐님께서 <레오폴드왕의 유령>을 추천해주시네요. 고맙습니다.

레삭매냐 2022-06-03 23:19   좋아요 4 | URL
여담으로, 제가 예전에 벨기에 여행
책을 내신 분의 책을 읽고는 아주
대차게 신랄하게 까대는 리뷰를 올
린 적이 있답니다.

아마 작가분이 벨기에 역사에 대해
잘 모르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책은 모두 수거해서 개정판을 냈고,
작가분이 친히 편지를 보내 주셨던
것으로...

아르메니아 제노사이드 이전에 벌어
진 지난 세기의 추악한 벨기에의 콩고
학정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
었습니다.
 


작년 가을엔가 문을 열었다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타임빌라스에 다녀왔다.

사실 진작부터 가보고 싶었으나, 오픈 당시 구름 같은 닝겡들이 몰리고 주차전쟁에 진입하다가 결국 차를 돌렸다는 말에 가보기가 망설여졌다.

 

오늘도 버스를 타고 가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결국 차를 타고 오픈런하기로 했다.

 

다행히 차는 막히지 않고, 거의 다 가서 주차차량으로 좀 더디긴 했지만 아직 오픈 전이라 그런지 수월하게 도착했다. 오전 1020분 경, 이미 문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오호라.



역시 초행길이라 전략을 세우는데 실패했다. 중앙 플레이빌(?)에 앉을 만한 벤치가 없어서 우선 테이블 슈킹에 전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고생했다.

 

밖에 좀 있다가 너무 더워서 건물 안으로 피신. 역시 책쟁이답게 서점을 또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 그래. <휘게문고>라는 대형서점으로 보이는 서점으로 골인. 요즘 추세인지 서점에서도 커피를 판다. 오래 전에 <보더스> 같은 서점에서 커피를 파는 게 그렇게 낯설었는데말이지. 책과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관계가 되었단 말인가.



삶은 다 먹고살자는 하는 짓들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은 좀 진부하지. 하지만 어쩌랴 나의 곱창은 무언가 먹을 만한 것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나의 픽은 <이터스>라는 메히코 식당이었다.

예전에 즐겨 먹던 치킨 케사디야와 피히타 생각이 절로 났다.

타코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부리또도 있었지만, 파히타 메뉴는 보이지 않는다.

지글지글 타다시피 하는 무쇠 그릴에 올라간 쇠고기 조각에 갖은 양념들을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우리의 초이스는 시그니처 타코 플래터였다. 그렇지 이 정도는 먹어 줘야지.

다른 곳은 이 정도는 아닌데, 유독 이 식당만 웨이팅이 장난 아니다. 40분을 기다려서 겨우 테이블 안내를 받을 수가 있었다.

 

게다가 테이블 세팅부터 시작해서 음식도 받아다 먹어야 하고, 치우기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도 손님들이 줄을 대 섰다. 놀랍군 그래.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엄청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라서 다행이었다.



부드러운 또띠야 6장 등판! 이것은 마치 브런치 셋트를 방불케 하는 세팅으로 각종 소스들과 과카몰리가 등장했다. 내가 또 아보카도는 먹지 않는데 과카몰리는 사랑하지. 배가 너무 고파, 일단 또띠야 한 장을 왼손에 척 얹어서 야채며 고명들을 잔뜩 올리기 시작한다.

 


칠리도 한 숟갈 크게 퍼 넣었는데 패착이었다. 너무 매웠다. 그래도 고수를 넣지 않은 게 어디냐 그래. 할라피뇨는 생각보다 맵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과카몰리를 마구 퍼먹다 보니 금새 바닥이 났다. 토마토 슬라이스는 왜 이렇게 맛있는 거임. 각종 야채와 소스들을 때려 넣고 레몬 조각을 손으로 쥐어짜면 끝.



타코 먹을 줄 모르는 친구를 위해 주문한 윙 앤 프라이즈였다. 드럽게 비싸더라.

감자튀김 쪼가리에 윙 6조각에 13,000원이라니 놀라운 단가가 아닐 수 없었다.

뭐 그래도 맛은 있더라만.



명색이 책쟁이인데 또 이런 데 갈 적에 책이 빠지면 서운하지.

재밌는 건, 그늘에 자리 잡는다고 깔개하고 수건 그리고 책을 내삐두었다.

누가 가져가면 어쩌냐는 말에, 걱정하지 말라고 다른 건 몰라도 책은 안 가져 간다고 퉁겨 주었다. 책도 아는 사람이나 슈킹해 가지, 아웃렛 같은 곳에서 누가 책을 가져 가니 그래.

아니나 다를까 실컷 돌아다니다 가 보니 책장이 바람에 팔랑팔랑대고 있었다. 내 예상이 1도 빗나가지 않았다.


많이 읽지는 못했어도 서너장이라도 읽었으니 다행이다.



재미진 것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어느 식당에서 만난 마늘-옥수수-토메이로 삼총사다. 그 옆에는 파친구도 있었는데 옆으로 엎어져 있어서 굳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여유가 있었으면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었을텐데 좀 아쉽다.

 

6시 정도에 귀환하기 시작했는데, 이건 마치 퇴근하는 줄. 평일보다 더 빡센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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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6-01 21: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타임빌라스가 아울렛이네요.
저는 물놀이라도 가신 줄 알았어요 ㅎㅎ
서점도 좋아보이고 음식도 맛있겠어요.
멕시코 음식은 일단 처음엔 좋은데 먹다보면 느끼함이 점점 달아올라 결국 남기고 나오는 경험을 몇 번 한적이 있어 항상 맥주를 옆에 두고 먹어요
생각보다 쇼핑은 피곤한 노동이예요^^

레삭매냐 2022-06-02 07:26   좋아요 2 | URL
아웃렛에 쇼핑을 하러 간
것은 아니었고 고저 구경차
갔었답니다. 쇼핑은 중노동
입니다.

물놀이하는 곳이 있는데
휴일에는 운영을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아해들이 물놀
이 복장에 물총까지 풀 무장
을 하고 등장했으나 운영하
시는 분들의 제지로 그만 -

정확하십니다. 어찌나 예전
에 즐겨 마시던 코O나 맥주
가 생각나는지요. 그 맥주회
사는 망하지 않았나 모르겠
네요.

mini74 2022-06-01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럽게 비싸다 ㅎㅎㅎ 토마토 넘 귀엽네요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 이 노래 조카가 너무 좋아해서 동해가는 길에 100번 넘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악아떼가 나올라 도 한 백번듣고 ㅠㅠ 이 밤에 타코 먹고싶네요~~

레삭매냐 2022-06-02 07:28   좋아요 2 | URL
제가 또 저런 귀요미 캐릭에
환장을 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답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아울렛
이라 그런지 가격이 ㅎㄷㄷ
이었습니다. 외쿡의 아울렛들
은 가격이 참 착한데, 울나라
아울렛은 가격이 사악했습니다.

귤이 회하를 건너 탱자가 된다
는 말이 생각나더군요.

예전에 귀에 못이 박히게 곰
세마리 듣던 시절 생각에 공
포가 엄습했습니다.

타코, 부리또, 케사디야 그리
고 파히타는 고저 사랑입니다.

라로 2022-06-02 0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일하고 와서 씻고 자려고 침대에 앉아서 머리 말릴때까지 북플 보려고 했는데 이 글 보니까 넘나 배고프다요. 흑 참아야 하느니라~~~ㅠㅠ

레삭매냐 2022-06-02 07:31   좋아요 2 | URL
그니깐요 야식은 피해야 하는데 -
가끔 비루에 감자칩을 먹곤 하는데
먹고 나서 항상 죄책감에 시달리지
요. 잘 참으셨습니다.

새파랑 2022-06-02 0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타임빌라스 처음 들어보네요 ㅋ <휘게문고>의 책장이 가장 민음에 듭니다 ㅋ 저 위에 책은 어떻게 꺼낼지 궁금하네요 🤔

레삭매냐 2022-06-02 07:34   좋아요 3 | URL
이번에 부산에서 시와 한 약속
지키지 않고 배짱영업하다가
철퇴맞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아울렛이랍니다.

저도 안 그래서 궁금했는데
입구 옆에 보니 큰 사다리가
있어서 그걸 이용하는 것 같
더라구요.

아무래도 서가가 높으면 책
을 꺼내기가 쉽지 않겠죠.

아울렛 방문기를 가장한 타코
먹방 자랑질이 아니었나 싶습
니다.

coolcat329 2022-06-02 0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곳도 있군요. 처음 들어봅니다. 맞아요. 책은 안 가져갑니다 ㅋㅋ
윙 8조각은 줘야죠.ㅠㅠ 비싸네요.

레삭매냐 2022-06-02 10:05   좋아요 2 | URL
예전에 어디선가 폭동이
일어나서 시내의 모든 상점
들이 죄다 털렸는데 유일하
게 안 털린 곳이 바로 서점
이었다고 하더라구요 -

메히코 음식이 원래 그렇게
비싸지 않을 텐데, 프리미엄
땜시 비싼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2-06-02 0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딘가 했더니 의왕이군요. 멀어도 넘 멀어서 가보긴 그렇지만 멋지네요. 휘게문고! 핀란드 풍일까요. 근데 부산시와 무슨 약속을 하고 어겼을까요 그게 궁금합니다요 ㅎㅎ

레삭매냐 2022-06-02 10:07   좋아요 1 | URL
부산 광복동 백화점 옆에
무슨 랜드마크 타워인가를
만들어 준다고 13년 전에
약속하고, 상업시설인 백화
점은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계속 영업하면서 약속을 지
키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시에서는 환장할 노릇이지요.

부산 OO월드도 약속대로 만
들지 않고 오로지 토지 불하
받아서 다른 상업 시설들로
장사만 하려니 시에서 아주
미운털이 단디 박힌 듯 합니
다.

프레이야 2022-06-02 10:12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광복동 백화점 매장도 없어질거라는 뉴스 봤어요. 말만 앞세우고 거짓말하고 이게 무슨 ㅠ

Forgettable. 2022-06-02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네 분이셨군요?! ㅎㅎ 아울렛에서는 책 안가져간다는 말에 혼자 웃고 갑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2-06-02 16:56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책은 안 걷어 가더라구요 ㅋㅋ
아, 이웃분이신가요? 반갑습니다.

그레이스 2022-06-02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쟁이 레삭메냐님 하루 넘 즐거워보이세요^^
역시 먹고 책보고 하는 하루가 제일 좋아요 ^^

레삭매냐 2022-06-03 01:01   좋아요 2 | URL
일할 적에는 참 시간이 가지
않는데 놀고 먹을 적에는
그야말로 시간이 휙휙 지나
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바람돌이 2022-06-02 2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 소원이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의 구단이 제발 다른 기업으로 좀 바뀌었으면입니다. 야구 너무 좋은데 롯데는 너무 싫어... 부산 사람들 거의 다 그래요. ㅠ.ㅠ

레삭매냐 2022-06-03 01:03   좋아요 2 | URL
저는 야구만 스포츠라고 생각
하는 사람이라서요 ㅋㅋㅋ

그짝도 변화가 필요한 모양이
네요. 모기업이 나름 건실해서
구단을 팔거나 그럴 것 같지
않을 듯 싶네요 ㅇㅇ
 

지난달에는 모두 10권의 책들을 만났다.

볼라뇨 읽기를 하면서 20권도 넘보았으나...

셋째주엔가 감기가 호되게 걸리면서 책읽기를 전면 중단하게 되었다.

 

책 읽는 대신, 너튜브를 시청했다.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너무 재밌어서 끊을 수가 없더라.

감기는 순전히 핑계였다, 책 읽기를 미루기 위한. 뭐 그런 거지.

 

역시나 지난달 최고의 책으로는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압둘라자크 구르나 아재의 <낙원>이었다.

지금은 <바닷가에서>를 읽고 있는데 이 책도 색다른 재미가 있더라.

리뷰를 어케 써야 하나 고민 중이다. 스토리를 풀면 죄다 스포가 될 판이라.

일단 세 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두 개는 다 읽었다.

 

발작 선생의 <공무원 생리학>은 지지난달부터 읽던 책인데 어제 순전히 10권 맞추겠다고 부랴부랴 읽었다. 그리고 보니 오늘이 또 지방선거날이라, 타이밍도 비슷해서 책 내용보다는 리뷰에 선거 타령만 해댄 그런 느낌이다. 그럴 때도 있는 거지.

 

암튼 오늘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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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01 1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낙원> 완전 기대되네요~!! 괜히 노벨상 탄게 아닌가봅니다~!!

레삭매냐 2022-06-01 19:50   좋아요 3 | URL
한 반 세기 정도 한 주제
에 대해 천착한 글을 발표
하고 또 연구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지경에 도달하
게 되는 게 아닌가 싶기
도 합니다.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겠지만요.

바람돌이 2022-06-01 1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낙원과 바닷가에서 저도 기대하고 있는데 레삭매냐님 언급으로 기대가 더 급상승하네요. ^^ 사전투표를 안한 저는 좀 있다 투표하러 가야죠. 투표장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요. 이동네 결과가 어찌 나올지 너무 빤해서....ㅠ.ㅠ

레삭매냐 2022-06-01 19:51   좋아요 2 | URL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결과 보고 나서 참 -

투표율이 높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는 직감했
습니다.

고저 책이나 읽어야겠
습니다. 산으로 가야 하
나요.

청아 2022-06-01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혹시 너튜브에서 장삐쭈의 신병 보셨나요?
남편이 알려줘서 봤는데 군대 실상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하더라구요 재밌었어요!!

밀린 책들이 많지만 언젠가 <낙원>을 꼭 읽어보고 싶네요.
저는 소설 스포 당해도 막상 읽을 때 괜찮던데요?
<바닷가에서>리뷰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22-06-01 19:53   좋아요 2 | URL
니엡, 예전에 정주행 했습죠.
예전의 오인뇽하고는 또 다
른 매운 맛이더라구요.
신세대 군인들에 대한 야그
가 참 신선했습니다 -

아 일다가 스포 씨게 박고
욕 한 바가지 먹는 게 아닌
가요. 부추기시면 안됩니다.

mini74 2022-06-01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 기다린다하면 부담되시려나요 ㅎㅎㅎ 제게도 다양한 핑계들이 포진중입니다

레삭매냐 2022-06-01 19:55   좋아요 2 | URL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했던가요 ㅋㅋ

<바닷가에서>는 <낙원>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맛입니다.

망명, 난민, 훼이크 아이디
과거의 악연들... 한 가지 사실
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들 등등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
이랄까요.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 리뷰
는 최선을 다해 써보겠습니다.
우선 책부터 닐꼬 나서 !

페넬로페 2022-06-01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볼라뇨와 구르나의 책을 조만간 읽으려고 합니다. 저는 요즘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져 있고, 프루스트 읽기 덕분에 독서 진행이 더디네요.
6월엔 심기일전 해야겠어요^^

레삭매냐 2022-06-02 07:24   좋아요 2 | URL
지난달의 볼라뇨 읽기는 재독
의 즐거움을 그리고 구르나
읽기는 새로운 작가와의 신선
한 만남이었습니다.

두 작가 모두 갠춘하니 읽어
보시길 응원하는 바입니다.

잔인한 6월도 고고씽이지요.

transient-guest 2022-06-02 1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책을 구하려고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아직 못 샀네요 노벨상의 위엄이 대단하죠 전 모르는 작가였는데 말입니다

레삭매냐 2022-06-02 11:30   좋아요 2 | URL
세상은 여전히 넓고 우리들이 모르는
작가 역시 그만큼 많은 것 같습니다.

노벨문학상 특수는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약발은 듣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왱청의 노래들을 듣고 있다.


너튜브에서 오늘 아침에 80년대 레트로 스타일로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를 평정한 두 청년 왬에 대한 콘텐츠를 보니, 문득 오래 전에 즐겨 듣던 노래들이 마구 떠올랐다.

, 마잭도 가고 프린스, 휘트니 휴스턴 그리고 조지 마이클도 모두 갔구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이 1도 틀리지 않음을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을 통해 깨닫게 된다. 사실 요즘 노래들은 자주 듣지도 않지만.

 


어젯밤 늦게까지 압둘라자크 구르나 아자씨의 <바닷가에서>를 읽다가 잠이 들었다.

졸려서 자려고 누우니 또 잠이 오지 않는다.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이란 말인가. 그래서 연달아 읽고 있는 <낙원> <바닷가에서>의 내용들을 떠올려 봤다.

자꾸만 생각들이 떠오르고 또 나중에 리뷰에 써먹을 만한 것들이 생겨서 자다 말고 일어나서 메모를 해야 하나 어쩌나... 그러다 잠이 들었다.

 

보통 책 읽고 나면 바로 리뷰를 날림으로 작성한다. 왜냐하면 그러지 않으면 책에서 만난 따끈따끈한 생각들이 모두 휘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어제 <낙원> 리뷰를 쓰면서도 무언가 읽을 적에는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이래서 생각이 나는 대로 바로바로 적어야 하는데 말이지.

 

소설 <낙원>이 구르나 아재의 고향인 잔지바르-탕가니카를 공간적 배경으로 했자면, <바닷가에서>는 이방인, 망명 신청자인 65세 라자브 샤아반의 관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왜 사람들은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곳을 떠나 타지에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것일까? 게다가 소설의 화자는 무슬림 흑인이다. 백인 기독교 사회인 영국에서 그가 과연 무탈하게 받아 들여질 수 있을까?

 

<낙원>이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면, <바닷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난민 혹은 정치적 망명자들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그전에는 창틀 청소를 했다. 나는 주말에도 쉬질 못하는구나 그래. 몇 달 방치해 두었더니만 먼지가 잔뜩 끼어서 아침에 환기를 위해 문을 여닫을 때마다 눈에 밟힌다. 그래서 결국 고무장갑을 오른손에만 끼고 다른 왼손으로 물티슈를 꺼내 들고 작업에 나섰다. 꼴랑 두 짝을 닦았는데 땀이 나고 진이 빠져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한 것도 아니고. 구석까지 손이 닿지 않으니 나무젓가락을 동원해야 하는데 다 일이다.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고 말았다. 거실이랑 책방의 창틀은 아직 시도도 하지 못했다.

 


오늘 점심에는 소고기를 먹으러 갈 계획이다. 멀리까지 가면 좋은데, 너무 멀어서 대신 인근에서 수배를 했다. 식당이라기 보다 소고기 정육식당 분위기라고 하는데... 참 꼬맹이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그것도 수리하러 가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원두막이나 이런데 가서 책이나 읽으면서 밑줄 좍좍 긋고, 리뷰를 위한 메모나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나 그래.

 



월초에 근 2년 만에 속초-고성 바다에 갔다 왔는데 바람이 들었는지 또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간 아야진에서는 새끼 소라들을 무지 잡았지. 그때만 해도 물이 차서 발모가지가 어는 줄 알았다. 바닷가에 텐트를 쳤는데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그야말로 텐트가 날아갈 정도였다. 텐트 안에 돌멩이들을 깔았는데도 그랬다. 참 잡은 소라들은 제법 실해서 삶아 먹을 생각이었는데, 숙소에 성능이 좋아 보이는 인덕션은 있었지만 냄비나 그런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다 바다에 풀어줬다. 녀석들 운 좋은 줄 알아라 그래. 안 그랬으면 몽땅 다 내 뱃속으로 들어올 뻔 했다규.

 

애고 12시가 넘었네, 고기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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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8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심부터 쇠고기에 소주 인가요? ^^ 리뷰는 공감가는게 조금 지나서 쓰면 잘 기억이 안나고 까먹게 되더라구요 ㅋ
압둘라자크 작품들은 다 좋아보이네요. 노벨상 탈만한 작가인거같아요~!!

레삭매냐 2022-05-28 15:43   좋아요 2 | URL
저희는 차를 가져 가서 먹고픈
쏘주는...

옆 테이블에서는 아주 거나하
게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ㅋㅋ
근데 그곳은 차 없으면 못 가
는 곳인데 도대체 누가 운전을
할 지 궁금하더군요.

구르나 아재 읽을수록 진국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넵.

독서괭 2022-05-29 0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바쁘게 보내셨네요^^ 압둘라자크 쭉쭉 읽어가시는군요. <파친코>를 비롯해서 최근 트렌드가 디아스포라적 삶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데, 압둘라자크가 다루는 이야기도 그런가 봅니다.
책 읽고 나서 바로 리뷰 써야하는데요 정말.. 자꾸 미루다가 못 쓰는 일이 허다하네요 ㅠㅠ

레삭매냐 2022-05-29 08:54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두
작가 모두 디아스포라적인 삶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 자신
들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작
품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
점으로 작동하네요.

저도 될 수 있는대로 바로 쓰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있
는데 결국 못 쓰게 되더라구요 ㅠ
 


 

그놈의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겠다고 작년 가을부터 헤집고 있지만 여전히 못 사들이고 있다. 놓친 가격대의 괜찮은 녀석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보니 당마도 왠지 주식하고 비슷한 것 같다. 내내 파란불이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떡상을 해서 손실을 뛰어 넘고 휘황찬란한 빨간불이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먹겠다고 하다가 바로 떡락해 버리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지 않았던가. 언제나 우리네 삶이 그렇듯이.

 

또 삼천포행이로구나. 어디서 들어 보니 작년 한창 기세를 올리던 서학개미들이 죽어나간다고 한다. 오늘도 금통위에서 금리를 25포인트 올렸다고 하던데...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올린다고 하지만, 이건 뭐 언발에 오줌누기다. 금리 올린다고 해서 어제 올라간 짜장면값이 바로 내리는 것도 아니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동네 주유소 지름값을 일별하니 이천원빵을 순식간에 돌파해 버렸다. 아니 지름값 세금 내릴 적에는 어제 산 지름이 아니라더니만 올라갈 적에는 어제 사서 들여오셨나 봐요. 이런 가격 상승과 하락의 비대칭성은 정말 핑계 같지도 않아서 듣고 싶지도 않다.

 

아니 당근마켓 이야기한다고 하다가 또 금리에 서학개미에 이제는 지름까지... 이차 삼천포행이로구나.

 

당마로 가보자. 어제인가 동네생활편에 재미진 글이 하나 올라와서 공유해 보고자 한다. 어느 작은 회사인 것 같은데 면접 펑크와 끈기가 1도 없는 MZ 세대에 대한 불평글이지 싶다. 그니까 자기들은 일할 선수들이 필요해서 구인 중인데, 면접을 보기로 하고는 나타나지도 않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는 거다. 이유라도 알면 답답하지 않을 텐데라는 푸념도 살짝 양념으로 얹어져 있었다.

 

고백하는 바이다, 나도 좋소기업에 다닌다. 우리도 재작년에 구인을 하느라 엄청 애를 먹었다. 그전에 경리 직원 1명을 구할 적에는 자그마치 200명도 넘는 선수들이 과도하리만큼 엄청난 스펙을 들이대면서 구직을 하는 통에 아마 사쪼가 자신감이 붙었던 모양이다. 사실 심각한 착각이었는데... 암튼 이번에는 개발자 구직이었는데 괴랄한 자신감에 공고를 내면 구름 같은 인파들이 몰려들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면접에 온다고 해서 그 전날에도 전화로 확인도 하고 생쑈를 다해 봤지만 면접에 나타나지 않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가까스로 면접을 통과하고 출근하기로 한 당일, 추노한 적도 있었다. 이 결과를 본 사쪼는 처절한 자괴감에 빠져 버렸다. 자신이 그렇게 자신있어한 회사가 외부에서는 그렇게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면접비로 5만원씩 지급했다. 면접이 끝나고 사무실 밖에 나간 면접자가 내가 뒤에서 숨어서 보고 있는 줄 모르고, 내가 건네준 면접비 봉투를 열어 보고 입에 귀에 걸리는 장면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사쪼는 면접 펑크가 이어지자 빡이 쳐서 면접비를 5만원에서 3만원으로 깎아버렸다. 우리 같은 좋소에서 5만원 면접비라니... 내가 생각해도 좀. 암튼 그랬다. 그 뒤에 취업한 친구는 앞선 면접자들 덕분에 2만원 손해봤다.

 

다시 당마로 돌아가서, 당마 동네생활에 푸념을 늘어놓은 그 회사는 당장 면접 시 면접비를 얼마 제공한다는 글을 정확하게 적시해야 한다. 구직자는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회사를 방문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비용을 제공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회사가 직원에게 일자리를 희사한다는 식의 사고로는 요즘 같은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스펙의 로열티 강한 직원들은 구하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아 그리고 그 회사는 톡에 대해서 불평을 했다. 영맨들이 읽씹하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업무 지시를 왜 개인톡으로 하는가? 일터에서 쓰려고 내 개인톡을 내가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핸드폰에 깐 건 아니지 않은가. 자신들의 편하자고 톡으로 업무지시를 하면서(그리고 그 지시를 언제 했는지도 나는 궁금하다, 휴일이나 업무 시간 외에 했다면 정말 짜증날 것 같다) 그들에게 하는 불평은 납득하기 힘들다. 업무시간이라면 이메일이나 구두로 하면 될 게 아닌가. 아니 회사에서 업무에 쓰라고 핸드폰을 사주었거나, 아니면 핸드폰 비용을 내준다면 또 할 말이 없겠지만.

 

추노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이 왜 추노당하는지 모르는 회사들이 부지기수다.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신들이 과연 구직자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회사인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뱀다리] 우리는 작년 가을 이래, 개발자를 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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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5-26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출근당일 추노라뇨ㅋㅋㅋ

확실히 MZ세대는 (모두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전 세대들과
더 다르구나 느낍니다.^^*

레삭매냐 2022-05-27 11:03   좋아요 1 | URL
제가 아는 업체에서는
출근 첫 날 점심 먹으러
나가서 바로 추노했다고
하대요~ 별 일들이 다
있습니다.

그렇지요 아무래도.

거리의화가 2022-05-26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회사 업무지시를 톡으로 하는 거 너무 싫습니다-_-
MZ세대들은 오죽 할까요. 공과 사는 제발 구별해줬음 좋겠어요^^;
저희 회사도 개발자 구인 어렵네요. 요즘은 구직 전에 회사에 대한 평가를 자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제법 많은 듯합니다. 어쨌든 회사 윗사람들 마인드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레삭매냐 2022-05-27 11:04   좋아요 1 | URL
한 때 그 꼴 비기 싫어서
톡을 지워야 하나 싶을
정도였답니다.

단톡방도 그렇구요 -
무언가 족쇄가 되어버린
그런 느낌이랄까요.

윗대가리 마인드는 절대
불변의 법칙이지요...

다락방 2022-05-26 1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게 저희 회사만 겪는게 아니었군요! 면접보러 오라고 하면 다들 좋다고 해놓고는 당일날엔 연락도 없이 안나오더라고요. 제 상식으로는 ‘오늘 면접 보러 가지 않겠다‘를 통보해야 할텐데, 이걸 사람들이 안하더라고요? 어떻게 연락도 없이 안오는지 처음엔 너무 충격이었는데, 매번 이런 일을 여러명한테 겪고 나니, 아 이것이 상식이라는 것은 우리 세대까지였나, 싶더라고요. 기존 직원들과는 ‘왜 연락도 없이 안오지?????????????‘ 당황했는데 이젠 으레 ‘내일 8명 오라고 했는데 그 중 몇 명 오려나... 해요‘ 한 명도 안 온날도 물론 있습니다. -.-

레삭매냐 2022-05-27 11:06   좋아요 1 | URL
저희는 작년에 아주 혹독하게
당해서 이제는 면접 보러 온
다고 해도 거의 반신반의하게
되었답니다. 하도 펑크들을 내
서요. 전화해도 볼 일 없으니,
안 받구요.

저희 동네에 같은 이름의 회사
가 있는데, 다른 회사에 지원한
분이 저희 회사 면접 보겠다고
온 적도 있답니다. 미치갔어요
증맬루.

페넬로페 2022-05-27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직과 구인의 균형이 안맞는 것인가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언제나 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것 아니었나요?
면접비까지 지불하고 출근 당일 추노라니~~
세상의 새로운 한 단면을 보았습니다.
레삭매냐님의 생활글은 언제나, 엄청 재미있어요^^

레삭매냐 2022-05-27 11:09   좋아요 2 | URL
그니까,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정작 그 돈 받고 일할
사람이 없는 거죠.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일잘하는 사람들을 적은 돈
으로 후려 치려고 하구요...
일하려는 사람들은 좋소에서
잔소리 들어 가며 상대적으로
적은 돈 받으면서 구질구질
하게 일하는 건 싫으니까요.

어, 삼천포 이야기 있지 않았나요?
삼천포가 사라진 지도 몰랐습니다.
옛날 사람 자가 인증했네요 ㅋㅋㅋ
뭐든 갠춘하니 마음껏 까 주세요 ^^
캄솨합니다.

라로 2022-05-27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면접비를 주는 회사라니요!!!@@ 정말 놀랐어요. 그런 회사가 다 있군요!!! 그 회사에 면접비 얼마 준다고 하면 많이 몰릴 것 같아요. ㅎㅎㅎ 그래서 경리직원 뽑을 때 많이 몰린 건 아닌가요???😅😅😅
그런데 확실히 MZ시대인지 뭔지 하는 세대들은 그점이 맘에 안 들어요. 우리같은(아니고 저같은) 알파벳도 붙지 않는 세대에선 정말 상상을 할 수 없는!!!! ㅠㅠ
그나저나 개발자는 정말 어려운 포지션이라 구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매냐님의 업무는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

레삭매냐 2022-05-27 21:34   좋아요 0 | URL
저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규로 정해서 면접비 5만원
을 지급해 왔습니다.

재작년 추노 사태로 면접비
가 2만원 깎였습니다.

경리 직원은 희망하시는 분
들이 많더라구요. 일본에서
석사하신 분도 지원해서 깜
딱 놀랐습니다.

개발자, 엔지니어는 너무 구
하기 힘들다고 하네요.

전 회사에서 회계와 인사 그외
의 오만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