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겠다고 작년 가을부터 헤집고 있지만 여전히 못 사들이고 있다. 놓친 가격대의 괜찮은 녀석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보니 당마도 왠지 주식하고 비슷한 것 같다. 내내 파란불이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떡상을 해서 손실을 뛰어 넘고 휘황찬란한 빨간불이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먹겠다고 하다가 바로 떡락해 버리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지 않았던가. 언제나 우리네 삶이 그렇듯이.
또 삼천포행이로구나. 어디서 들어 보니 작년 한창 기세를 올리던 서학개미들이 죽어나간다고 한다. 오늘도 금통위에서 금리를 25포인트 올렸다고 하던데...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올린다고 하지만, 이건 뭐 언발에 오줌누기다. 금리 올린다고 해서 어제 올라간 짜장면값이 바로 내리는 것도 아니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동네 주유소 지름값을 일별하니 이천원빵을 순식간에 돌파해 버렸다. 아니 지름값 세금 내릴 적에는 어제 산 지름이 아니라더니만 올라갈 적에는 어제 사서 들여오셨나 봐요. 이런 가격 상승과 하락의 비대칭성은 정말 핑계 같지도 않아서 듣고 싶지도 않다.
아니 당근마켓 이야기한다고 하다가 또 금리에 서학개미에 이제는 지름까지... 이차 삼천포행이로구나.
당마로 가보자. 어제인가 동네생활편에 재미진 글이 하나 올라와서 공유해 보고자 한다. 어느 작은 회사인 것 같은데 면접 펑크와 끈기가 1도 없는 MZ 세대에 대한 불평글이지 싶다. 그니까 자기들은 일할 선수들이 필요해서 구인 중인데, 면접을 보기로 하고는 나타나지도 않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는 거다. 이유라도 알면 답답하지 않을 텐데라는 푸념도 살짝 양념으로 얹어져 있었다.
고백하는 바이다, 나도 좋소기업에 다닌다. 우리도 재작년에 구인을 하느라 엄청 애를 먹었다. 그전에 경리 직원 1명을 구할 적에는 자그마치 200명도 넘는 선수들이 과도하리만큼 엄청난 스펙을 들이대면서 구직을 하는 통에 아마 사쪼가 자신감이 붙었던 모양이다. 사실 심각한 착각이었는데... 암튼 이번에는 개발자 구직이었는데 괴랄한 자신감에 공고를 내면 구름 같은 인파들이 몰려들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면접에 온다고 해서 그 전날에도 전화로 확인도 하고 생쑈를 다해 봤지만 면접에 나타나지 않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가까스로 면접을 통과하고 출근하기로 한 당일, 추노한 적도 있었다. 이 결과를 본 사쪼는 처절한 자괴감에 빠져 버렸다. 자신이 그렇게 자신있어한 회사가 외부에서는 그렇게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면접비로 5만원씩 지급했다. 면접이 끝나고 사무실 밖에 나간 면접자가 내가 뒤에서 숨어서 보고 있는 줄 모르고, 내가 건네준 면접비 봉투를 열어 보고 입에 귀에 걸리는 장면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사쪼는 면접 펑크가 이어지자 빡이 쳐서 면접비를 5만원에서 3만원으로 깎아버렸다. 우리 같은 좋소에서 5만원 면접비라니... 내가 생각해도 좀. 암튼 그랬다. 그 뒤에 취업한 친구는 앞선 면접자들 덕분에 2만원 손해봤다.
다시 당마로 돌아가서, 당마 동네생활에 푸념을 늘어놓은 그 회사는 당장 면접 시 면접비를 얼마 제공한다는 글을 정확하게 적시해야 한다. 구직자는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회사를 방문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비용을 제공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회사가 직원에게 일자리를 희사한다는 식의 사고로는 요즘 같은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스펙의 로열티 강한 직원들은 구하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아 그리고 그 회사는 톡에 대해서 불평을 했다. 영맨들이 읽씹하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업무 지시를 왜 개인톡으로 하는가? 일터에서 쓰려고 내 개인톡을 내가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핸드폰에 깐 건 아니지 않은가. 자신들의 편하자고 톡으로 업무지시를 하면서(그리고 그 지시를 언제 했는지도 나는 궁금하다, 휴일이나 업무 시간 외에 했다면 정말 짜증날 것 같다) 그들에게 하는 불평은 납득하기 힘들다. 업무시간이라면 이메일이나 구두로 하면 될 게 아닌가. 아니 회사에서 업무에 쓰라고 핸드폰을 사주었거나, 아니면 핸드폰 비용을 내준다면 또 할 말이 없겠지만.
추노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이 왜 추노당하는지 모르는 회사들이 부지기수다.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신들이 과연 구직자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회사인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뱀다리] 우리는 작년 가을 이래, 개발자를 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