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왱청의 노래들을 듣고 있다.


너튜브에서 오늘 아침에 80년대 레트로 스타일로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를 평정한 두 청년 왬에 대한 콘텐츠를 보니, 문득 오래 전에 즐겨 듣던 노래들이 마구 떠올랐다.

, 마잭도 가고 프린스, 휘트니 휴스턴 그리고 조지 마이클도 모두 갔구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이 1도 틀리지 않음을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을 통해 깨닫게 된다. 사실 요즘 노래들은 자주 듣지도 않지만.

 


어젯밤 늦게까지 압둘라자크 구르나 아자씨의 <바닷가에서>를 읽다가 잠이 들었다.

졸려서 자려고 누우니 또 잠이 오지 않는다.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이란 말인가. 그래서 연달아 읽고 있는 <낙원> <바닷가에서>의 내용들을 떠올려 봤다.

자꾸만 생각들이 떠오르고 또 나중에 리뷰에 써먹을 만한 것들이 생겨서 자다 말고 일어나서 메모를 해야 하나 어쩌나... 그러다 잠이 들었다.

 

보통 책 읽고 나면 바로 리뷰를 날림으로 작성한다. 왜냐하면 그러지 않으면 책에서 만난 따끈따끈한 생각들이 모두 휘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어제 <낙원> 리뷰를 쓰면서도 무언가 읽을 적에는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이래서 생각이 나는 대로 바로바로 적어야 하는데 말이지.

 

소설 <낙원>이 구르나 아재의 고향인 잔지바르-탕가니카를 공간적 배경으로 했자면, <바닷가에서>는 이방인, 망명 신청자인 65세 라자브 샤아반의 관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왜 사람들은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곳을 떠나 타지에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것일까? 게다가 소설의 화자는 무슬림 흑인이다. 백인 기독교 사회인 영국에서 그가 과연 무탈하게 받아 들여질 수 있을까?

 

<낙원>이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면, <바닷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난민 혹은 정치적 망명자들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그전에는 창틀 청소를 했다. 나는 주말에도 쉬질 못하는구나 그래. 몇 달 방치해 두었더니만 먼지가 잔뜩 끼어서 아침에 환기를 위해 문을 여닫을 때마다 눈에 밟힌다. 그래서 결국 고무장갑을 오른손에만 끼고 다른 왼손으로 물티슈를 꺼내 들고 작업에 나섰다. 꼴랑 두 짝을 닦았는데 땀이 나고 진이 빠져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한 것도 아니고. 구석까지 손이 닿지 않으니 나무젓가락을 동원해야 하는데 다 일이다.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고 말았다. 거실이랑 책방의 창틀은 아직 시도도 하지 못했다.

 


오늘 점심에는 소고기를 먹으러 갈 계획이다. 멀리까지 가면 좋은데, 너무 멀어서 대신 인근에서 수배를 했다. 식당이라기 보다 소고기 정육식당 분위기라고 하는데... 참 꼬맹이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그것도 수리하러 가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원두막이나 이런데 가서 책이나 읽으면서 밑줄 좍좍 긋고, 리뷰를 위한 메모나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나 그래.

 



월초에 근 2년 만에 속초-고성 바다에 갔다 왔는데 바람이 들었는지 또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간 아야진에서는 새끼 소라들을 무지 잡았지. 그때만 해도 물이 차서 발모가지가 어는 줄 알았다. 바닷가에 텐트를 쳤는데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그야말로 텐트가 날아갈 정도였다. 텐트 안에 돌멩이들을 깔았는데도 그랬다. 참 잡은 소라들은 제법 실해서 삶아 먹을 생각이었는데, 숙소에 성능이 좋아 보이는 인덕션은 있었지만 냄비나 그런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다 바다에 풀어줬다. 녀석들 운 좋은 줄 알아라 그래. 안 그랬으면 몽땅 다 내 뱃속으로 들어올 뻔 했다규.

 

애고 12시가 넘었네, 고기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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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8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심부터 쇠고기에 소주 인가요? ^^ 리뷰는 공감가는게 조금 지나서 쓰면 잘 기억이 안나고 까먹게 되더라구요 ㅋ
압둘라자크 작품들은 다 좋아보이네요. 노벨상 탈만한 작가인거같아요~!!

레삭매냐 2022-05-28 15:43   좋아요 2 | URL
저희는 차를 가져 가서 먹고픈
쏘주는...

옆 테이블에서는 아주 거나하
게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ㅋㅋ
근데 그곳은 차 없으면 못 가
는 곳인데 도대체 누가 운전을
할 지 궁금하더군요.

구르나 아재 읽을수록 진국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넵.

독서괭 2022-05-29 0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바쁘게 보내셨네요^^ 압둘라자크 쭉쭉 읽어가시는군요. <파친코>를 비롯해서 최근 트렌드가 디아스포라적 삶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데, 압둘라자크가 다루는 이야기도 그런가 봅니다.
책 읽고 나서 바로 리뷰 써야하는데요 정말.. 자꾸 미루다가 못 쓰는 일이 허다하네요 ㅠㅠ

레삭매냐 2022-05-29 08:54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두
작가 모두 디아스포라적인 삶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 자신
들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작
품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
점으로 작동하네요.

저도 될 수 있는대로 바로 쓰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있
는데 결국 못 쓰게 되더라구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