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북 전쟁에서 살아남기 1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현보 아트스쿨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수학 선생님이 링컨에 대해 해주셨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만 해도 '링컨'하면 무조건 노예를 해방하기 위해 남북전쟁도 마다하지 않은 대단한 대통령이라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던 때였다. 왜 수학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현재의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셨던 분이지 싶다. 어쨌든 그 선생님 말씀이 링컨이 노예를 해방시킨 것은 북부의 공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대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수한 의도에서의 노예해방이 주 목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이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 얘기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렇다고 링컨에 대한 나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고 그의 위대함에 상처가 되지도 않지만 어떤 사건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우연찮게 기억되었다. 독립기념일을 모티브로 한 영화도 있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나오는 날도 우연히 독립기념일과 맞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남의 나라 독립기념일까지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몇 년이었는지는 이상하게 기억하기 어렵다. 하긴 우리나라의 역사도 헷갈리는 판에 그 정도야 당연한 거지만.

 

  역시나 보물을 찾기 위해 남북 전쟁의 현장으로 간 온샘과 자크가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 이야기. 여전히 나는 그들의 모험보다는 정보 페이지에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정보 페이지는 그냥 넘기고. 여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를 연상시키는 남부의 대농장 지주의 딸 스칼렛의 모험도 더해진다. 눈앞에서 노예지만 정이 많이 든 베쓰의 가족이 도망치는 것을 목격하지만 차마 잡지 못하고 오히려 노예 사냥꾼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모험에 동참한다. 분명 힘든 여정이 될 베쓰의 가족이 어떤 고초를 당하게 될지 걱정이다. 이러니 2권이 기다려질 수밖에.

 

  정보 페이지를 보면 당시 철학자로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랄프 왈도 에머슨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온다. 안 그래도 소로우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해서도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에머슨과 소로우를 함께 조명한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목이 <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였던가. 주문했으니 도착하면 얼른 읽어봐야지. 이처럼 독서란 거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고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힌트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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