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레저렉션(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Halloween: Resurrection

  감독 - 릭 로젠탈

  출연 - 제이미 리 커티스 부스타 라임스, 타이라 뱅크스, 비앙카 카이리치

 

 

  할로윈 시리즈 여덟 번째 영화. 감독은 2편을 맡았던 사람이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히 7편에서 로리가 확실하게 마이클을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8편이 나왔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가? 마이클은 라스푸틴을 능가하는 괴물이란 말인가? 이런 의문은 영화 초반에 간호사들의 설명으로 다 해결이 된다. 7편 마지막에서 로리가 사람을 잘못 죽였다는 것이다. 아놔 이런!

 

  그리고 3년 후. 역시나 마이클은 그녀가 입원해있는 병원을 찾아온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득 그가 로리의 소식을 수소문할 때는 가면을 벗고 다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가면을 쓰고 다니면, 다 그라는 걸 알아차릴 테니까. 그러면 경찰에 신고가 들어갈 테고…….

 

  로리 역시 그가 찾아올 것을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시작 15분 만에 마이클과 동반자살을 하려던 로리가 죽는다. 마이클은 끈질기게 살아남고.

 

  이제 살인마계의 전설이 되어버린 마이클의 집에서는 TV쇼가 진행된다. 전국에서 추첨된 6명이 그 곳에서 할로윈 밤을 보내는 것.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출연자들에게 붙어있는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리얼리티 실시간 방송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마이클이 자신의 집에 돌아와 있다는 것이고, 그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출연자들과 마이클은 죽고 죽이는 싸움을 시작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환호한다.

 

  영화를 보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로리를 죽였으면, 이제 전편에서 못 죽인 그녀의 아들을 찾아 가야하는 거 아닌가? 이건 무슨 일본 호러 영화 ‘주온’도 아니고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죽이는 거지? 살인은 하고 싶은데 조카 찾아가는 건 귀찮고, 그래서 그냥 집에 들어온 사람들을 죽이는 건가? 자신의 집에 무단침입을 했기에 방어를 했다고 보면 되는 걸까.

 

  뭐, 살인이 일어날 때 담당자들은 모니터를 안 보고 딴 짓하더라는 이젠 많이 써먹는 장치라 식상했다. 그런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러니 참 짜증이 났다. 혹시 바보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마이클 마이어스하면 딱 떠오르는 피 묻은 부엌칼이 아닌, 다양한 도구를 쓰는 것엔 신선함도 느껴졌다. 애가 말도 못하는 바보인줄 알았는데, 도구 사용법을 배웠나보다. 역시 호모 하빌리스의 후예…….

 

  인터넷으로 실시간 살인극을 보던 애들은 그게 방송국에서 꾸민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는 것을 알고 흥분한다. 그들이 출연진에게 문자 메시지로 어디에 마이클이 있다고 알려주는 장면에서는 문득 게임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는 게임을 하는 것 같은 흥분되고 가슴 뛰는 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겠구나. 이제부터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군인들을 죽일 때도 신중히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게임 속의 그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일이니까.

 

  이래저래 아쉬움이 엄청 많이 남는 영화였다. 마이클의 집을 탐구하면서 애들끼리 므흣한 장면도 연출하고, 숨겨진 가짜 시체를 발견했다가 진짜 죽임을 당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깜짝 놀라는 이벤트를 중간 중간에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이야기의 연결성도 별로 없어서, ‘이게 뭐지?’라는 뜬금없는 장면도 간간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저 때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할 수가 없었을 때였던가? 겨우 십 년 전인데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 마이클도 대략 은퇴를 고려해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어디보자 6살 때 첫 살인을 해서, 15년간 감옥에 있던 게 1,2편이었고, 7편은 20년 후, 8편은 3년 후니까 계산하면 44살. 음, 중년이군. 그럼 뭐, 아직 한창 활동을 할 나이다. 물론 젊은 애들 뛰는 건 따라가기 벅차겠지만, 마이클은 전혀 그런 게 없다. 하긴 마이클은 총을 맞아도 수류탄을 던져도 전기 감전에 불이 붙어도 안 죽으니까.

 

  하아, 이 시리즈는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조금 지친다. 다음편이 만약에 혹시라도 나오면……음, 아마 볼 것 같다. 그 놈의 정이 뭔지. 난 너무 정이 많아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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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투오 (H20)
기타 (DVD)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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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Halloween : H2o

  감독 - 스티브 마이너

  출연 - 제이미 리 커티스, 조쉬 하트넷, 아담 아킨, 미셸 윌리엄스




  할로윈 1편이 나온 지 20년을 기념해서 만든 편이자, 할로윈 일곱 번째 작품. 중간에 3편에서 6편까지는 제이미 리 커티스가 안 나와서 번외편으로 친다는 글을 읽고 패스했다. 그러니까 마이클 마이어스가 여동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죽이고 다닌다고 한다. 그건 나중에 시간나면 봐야지.


  영화는 한 중년 부인의 집에 도둑이 든 사건으로 시작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2편에서 루미스 박사를 돕던 간호사였다. 아니, 이럴 수가! 그녀를 돕는 개구쟁이 옆집 꼬맹이로 영화 ‘인셉션’의 조셉 고든 래빗이 잠깐 나왔다 마이클의 희생양이 된다. ‘그가 살아있다’를 외치며 죽는 그녀.


  그리고 신분을 숨기고 학교 교장으로 살아가는 로리가 등장한다. 아직도 20년 전의 상처를 안고 사는 공포에 떠는 그녀. 언젠가는 오빠가 자신을 죽이러 올 것이라며 악몽을 꾸고 불안해한다.


  아들은 그렇게 숨어사는 어머니가 마땅찮고, 어머니는 신경질적으로 아들을 과보호한다. 할로윈 데이에 다른 학생들은 캠프를 떠나지만, 로리는 아들을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캠프에 가지 않는 친구들과 몰래 기숙사에서 열일곱 생일 파티를 열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마이클이 나타나는데…….


  하여간 여기서도 마이클은 20년 동안 신분을 숨기고 숨어 있던 여동생을 찾아냈다. 그것도 그 아들네미가 딱 17살이 되는 해에 말이다. 로리를 죽이러 온 것도 그녀가 17살이 되던 해였으니, 이건 뭐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참……. 역시 마이클이 동생과 정신 감응을 한다는 2편의 내 이론이 맞는 것 같다.1,2편에서는 비명만 지르고 도망 다니던 로리, 이번에는 칼을 든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오빠를 죽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는 걸까? 이제 남매의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한다.


  그 사이에 끼어 죽어간 아들의 친구들이자 로리의 학생들에겐 명복을 빈다. 어쩌다가 살인마를 외삼촌으로 둔 친구를 둬서……. 물론 그런 외삼촌이 있는 게 그 애 잘못은 아니다. 삼신할매 랜덤으로 그렇게 된 것뿐이지.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삼신할매의 농간? 왜 살인마에게 가족을 내려주셔서!


  영화는 그냥 그랬다. 뭐랄까, 20년 동안 더 자극적이고 더 잔인하고 더 끔찍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기에, 가면 쓰고 폼만 잡는 살인마는 더 이상 무섭거나 두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긴박감조차 많이 느껴지지 않고, 언제쯤 마이클이 죽을까 기다리는 심정으로 보게 되었다. 제발 좀 죽어라! 어떻게 그렇게 당하면서 안 죽냐! 이런 마음이었다.


  게다가 학교 경비는 바로 등 뒤에서 누가 지나가는 것도 모르다니, 말이 되나? 황당해서 진짜. 이미 마이클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섰다는 건가? 게다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나타나고, 어쩜 그리 신출귀몰하고 인기척도 안 내는지 어이가 없었다. 인기척이 없다는 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인가?


  20년 동안, 아니지 동생을 죽이러 나온 지 20년이니까 누나를 죽였을 때부터 따지면 35년 동안 살인에 몸담으면 신의 경지에 이르나보다. 하긴 무협지에서도 몇 십년간 수련을 하면 도를 깨우치고, 판타지에서도 역시 소드 마스터가 되니까. 음, 마이클도 그런 과정을 겪었나보다.


  여동생과 조카 그리고 조카 친구를 죽이는 남자와 그런 오빠에게 맞서는 여동생, 또 엄마와 외삼촌의 목숨을 건 싸움을 지켜봐야하는 소년의 모습에서, 가족의 붕괴와 해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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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Rob Zombie 감독, 말콤 맥도웰 출연 / UEK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Halloween

  감독 - 롭 좀비

  출연 - 말콤 맥도웰, 타일러 메인, 대그 페어치, 스카우트 테일러-콤튼



  이제 겨우 열 살인 마이클의 생활은 힘들기만 하다. 술주정뱅이에 호시탐탐 누나를 노리는 새 아빠와 매춘을 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엄마 그리고 매사에 자신을 무시하는 누나. 그나마 그가 사랑하는 건 아기인 여동생뿐이다. 아직은 어린 그를 신경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년은 혼자만의 세계에서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소년만의 세계가 외부의 사람들에게는 위험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약하고 힘없는 어린 동물들을 죽이며 노는 것을 좋아했다. 요새는 프로파일링 책이나 심리학책이 많아서 동물 학대를 하던 어린이가 크면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소년의 어머니나 가족은 그런 것을 몰랐다.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학교와 상담을 하러 온 선생이 이상하다고 말할 뿐이었다.


  드디어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할로윈 날 밤. 마이클은 누나와 누나의 남친 그리고 새 아빠를 죽여 버린다. 소년은 정신병원에 갇히고, 좌절한 엄마는 자살한다. 그리고 여동생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입양된다. 15년 후, 마이클이 병원을 탈출하면서 또 다시 할로윈 밤은 피로 물들게 되는데…….


  영화 역사상 가장 끔직한 살인마라는 마이클 마이어스가 나오는 영화. 존 카펜터가 만들었던 1978년 작품을 리메이크 한다고 해서, 게다가 감독이 영화 '살인마 가족'이라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영화를 만든 롭 좀비였기에 나름 기대를 했었……지만 영화가 너무 길었다.


  예전 원작은 마이클의 어린 시절은 그냥 5분 정도였던가 하는 짧은 순간에 슥 보내버리고, 그가 병원에서 나온 이후의 살인 행적에 중심을 두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의 불우한 가정환경부터 시작해서 학교 친구와 가족을 어떻게 때려죽였는지 그리고 정신병원에서는 어떻게 지냈었는지 시시콜콜히 보여주는데 거의 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탈출한 이후가 한 시간 정도.


  초반 한 시간 동안 극을 이끌어 간 어린 마이클을 연기한 아역 배우가 참 인상적이었다. 약간은 통통하니 웃을 때는 귀여운 것 같았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칼을 들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영화를 봐야할 것 같았다.


  전작에서는 누나를 살해하는 장면도 금방 넘어가버렸는데, 여기서는 자세하고 잔인하게 보여준다. 그 수법은 도저히 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아이에게 이런 연기를 시켜도 될까하고 놀랄 정도였다.


  그와 동시에 아기 여동생에게 보이는 친밀한 애정 표현이 대비되면서, 얘가 확실히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15년 후에 여동생에게 집착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복선 같았다.


  그리고 박사의 상담 치료 과정을 통해 그의 심리상태가 어떤지, 그리고 어떻게 변해 가는지 보여준다. 박사의 치료가 별 효과가 없어 보였다. 타고난 살인마는 고칠 방법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병원이라는 시스템이 그를 더 병들게 만든 걸까? 하긴 병원 관리인들이 여자 환자를 끌어내서 강간하자 마이클이 그들을 죽이는 장면에서는 잘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곳이니 애가 나을 리가 없지…….


  아역의 연기가 너무 기억에 남아서인지, 영화 후반에 이어지는 어른 마이클의 살인극은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특히 원작에서는 제이미 리 커티스가 극을 이끌어가면서 적절하게 비명도 질러주고, 도망도 해서 ‘아, 역시 여주인공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리메이크에서는 비명 지르며 도망치던, 여주인공이라 짐작되는 여배우가 전혀 기억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장면과 잘 어울리는 귀에 익은 노래들이 참으로 멋졌다.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에 딱 맞아 떨어졌다. 감독의 전작인 ‘살인마 가족’에서도 그랬다. 마치 기괴한 호러 장편 뮤직 비디오를 보는 기분이었다. 영화 마지막에 메인 테마와 함께 어린 시절에 엄마와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지나간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Mr. Sandman'을 듣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울컥하면서 슬퍼졌다. 마이클을 그렇게 만든 건 도대체 뭐였을까? 저렇게 예쁘고 선하게 생긴 아이인데 말이다. 루미스 박사는 그 얼굴에 속지 말라고 계속 말하지만…….


  역시 이번 영화에서도 궁금한 것은, 어떻게 그는 칼에 찔리고 총에 맞아도 안 죽는 몸이 되었을까? 그리고 어째서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걸까? 어떻게 알았기에 병원에서 탈출하자마자 입양되었던 여동생을 찾아갔을까? 정말이지 굉장한 사이코패스 마이클 마이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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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 [초특가판]
존 카펜터 감독, 제이미 리 커티스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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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alloween

  감독 - 존 카펜터

  출연 - 도널드 플레전스, 제이미 리 커티스, 낸시 키즈, P.J. 솔즈

 

 

  가면 속 누군가의 시점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할로윈 날, 엄마아빠가 나간 사이 한 소녀가 남자친구와 므흣한 장면을 연출한다. 그걸 지켜보던 누군가는 부엌 서랍을 열고 식칼을 집어 든다. 그리고 혼자 방에 있는 소녀에게 다가간다.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를 부르는 소녀. 하지만 그녀는 비명을 지른다. 바로 가면을 쓴 누군가가 그녀를 칼로 난자해 죽이기 때문이다. 돌아온 부모가 그 가면을 벗겨보니, 놀랍게도 그는 그녀의 여섯 살 난 남동생 마이클이었다.

 

  세월은 흘러 흘러 15년이 지난 어느 날, 정신 병원에 납치감금 격리되었던 마이클 마이어스가 탈출을 한다. 그리고 옛날에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와 무차별 살인을 시작한다.

 

  영화는 어린아이가 살인을 하는 충격적인 장면과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이 웅성거리를 초반을 제외하고는 한동안 조용하다. 의사가 사람들에게 마이클이 얼마나 위험한지 얘기하는데, 별로 호응이 없다. 아무래도 15년 동안 병원에서 쥐 죽은 듯이 얌전히 있던 애가 얼마나 위험할까 하는 모양이다.

 

  이후 중반은 숨어서 지켜보는 마이클과 그의 존재를 느끼는 로리 그리고 그를 뒤쫓는 담당 의사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로리는 부동산 중개인인 아버지의 부탁으로 마이클이 살던 집을 보러올 사람을 위해 열쇠를 놓아두러왔었다. 그러다가 그의 눈에 띄었다.

 

  로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섬뜩할 것이다. 키가 큰, 하얀 가면을 쓴 사람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자기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친구들에게 “야, 저거 봐.”하면 사라져있고.

 

  무엇보다 신기한 건, 6살 때부터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던 마이클인데 차를 운전할 줄 안다. 병원에서 그런 걸 배웠을까? 하지만 의사의 말에 의하면, 그는 그곳에서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서 배웠지? 거기다 15년 전에 살던 집을 기억할 수 있나? 6살 때 나와서 한 번도 돌아가 보지 않았는데?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건, 한국의 경우인가보다. 미국은 안 그런 듯.

 

  영화는 별다른 일 없이 할로윈 전날의 로리의 하루를 보여주고 있어서 지루할 뻔 했지만,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할로윈 주제곡과 마이클의 모습 덕분에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을이 참 쓸쓸했다. 어째서 거리엔 낙엽만 뒹구는 지.

 

  후반에서 할로윈 밤이 되자, 마이클은 본격적으로 살인을 시작한다. 불쌍한 로리의 친구들이 목표다. 로리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 다니고, 의사는 언제나 한발 늦는다.

 

  마지막 결투. 승자는 누구인가? 죽어도 죽지 않는 마이클 마이어스. 하얀 가면을 쓴 그는 영화 시간 내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영화 ‘나이트 메어’의 프레디는 너무 수다스러웠고,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제이슨은 가끔 둔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마이클은 아예 말을 안 하고 날렵하다. 신출귀몰하게 로리가 가는 곳마다 앞질러서 가 있거나, 잘 따라다닌다. 하다못해 신음도 안 내고, 뛸 때 숨소리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인간이 맞는 건지 의문이다. 도대체 15년 동안 병원에서 뭘 했기에! 그런 궁금증만 남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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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인드 리와인드
잭 블랙, 미셸 공드리 / 아트서비스 / 200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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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 - Be Kind Rewind

  감독 - 미셀 공드리

  출연 - 잭 블랙, 모스 데프, 대니 글로버, 미아 패로우, 시고니 위버



 

 

  이번에는 애인님이 추천해주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코미디 영화는 안 본 지 꽤 오래되었으니까 한 번 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호러 영화만 보면 세상 살기가 겁이 나니 따뜻한 영화를 보면서 살맛난다는 감정을 되살려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처음에는 뚱한 표정이었지만, 결국에는 보기 잘했다는 훈훈하고 기분 좋은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영화였다.


 

  대니 글로브가 경영하는 비디오 가게. 모스 데프는 거기 점원이고, 잭 블랙은 모스의 친한 친구이지만 사고만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 또는 잉여 인간. 미아 패로우는 가게 단골. 동네 사람들은 그냥그냥 살아가고, 꼬맹이들은 갱단 흉내만 내고 있다. 그 와중에 비디오 가게 건물이 너무 낡아서 헐어버리겠다는 시청의 통지가 날아온 상태.


 

  대니 글로버가 제일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의 추모일 행사에 간 동안, 가게를 맡은 모스와 잭은 그만 사고를 치고 만다. 잘못해서 비디오테이프의 모든 내용들을 지워버린 것.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영화를 직접 찍기로 하는데, 말하자면 맞춤식 영화 제공 서비스!


 

  처음에는 그냥 저예산으로 영화 패러디해서 만드는 것이 다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건 그냥 그런 코미디 영화구나. 이런 결론을 살짝 내려 보았다. 그런데 후반으로 가면서,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작권법’이라는 반드시 지켜야하지만 어떻게 보면 무서운 법을 들이미는 시고니 위버가 나타날 때부터였다.


 

  그 이후, 영화는 방향이 바뀌었다. 소수가 이끄는 것이 아닌, 다수가 이끄는 영화로 바뀐다.


 

  영화라는 것이 소수가 만들어 '자, 이걸 봐. 우리가 너희를 위해 만들었어. 닥감하고 우릴 찬양해줘'라는 것이 아닌, 다수가 참여를 하고 공감하면서 함께 이루어냈다는 동질감을 주기 위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질감이 맞나? 동지애? 팀워크? 음,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


 

  영화나 소설 등이 사람들에게 가장 공감을 얻을 때가 바로 사람들이 극중 인물에 동화가 되거나 공감을 느낄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서 영화를 보고 환호를 하고 박수를 쳤던 것이다. 비록 설정이지만,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았다. 억지 감동을 끌어낸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영화는 몇몇 사람들의 영화가 아닌, 마을 사람 모두의 영화였으니까.


 

  한 명의 천재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이루어내는 것도 괜찮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렇다. 평범한 사람들도 뭔가를 이루어낼 수 있다.


 

  스크린에 비친 흑백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웃는 장면에서는 영화 ‘시네마 천국’이 떠올랐다.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리사가 자기 신문을 만들어서 파는 내용도 생각났고.


 

  음, 내가 푹 빠져 사는 호러 영화는 죽어가는 희생자나 살인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리 만족을 준다. 내가 살인자가 되어 스트레스 해소를 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살인자를 죽일 때는 역시 정의는 이기는 거라고 나름 뿌듯해한다. 하지만 그런 류의 영화는 대개 한번만 보면 끝이다.


 

  반면에 이런 식으로 감동이나 생각할 거리를 주는 다른 장르의 영화는 나중에 또 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들게 한다. 그리고 다시 보면, 그때마다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면서 감동을 받는다.


 

  그래, 가끔은 이런 영화도 보자. 오늘의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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