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오 (H20)
기타 (DVD)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Halloween : H2o

  감독 - 스티브 마이너

  출연 - 제이미 리 커티스, 조쉬 하트넷, 아담 아킨, 미셸 윌리엄스




  할로윈 1편이 나온 지 20년을 기념해서 만든 편이자, 할로윈 일곱 번째 작품. 중간에 3편에서 6편까지는 제이미 리 커티스가 안 나와서 번외편으로 친다는 글을 읽고 패스했다. 그러니까 마이클 마이어스가 여동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죽이고 다닌다고 한다. 그건 나중에 시간나면 봐야지.


  영화는 한 중년 부인의 집에 도둑이 든 사건으로 시작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2편에서 루미스 박사를 돕던 간호사였다. 아니, 이럴 수가! 그녀를 돕는 개구쟁이 옆집 꼬맹이로 영화 ‘인셉션’의 조셉 고든 래빗이 잠깐 나왔다 마이클의 희생양이 된다. ‘그가 살아있다’를 외치며 죽는 그녀.


  그리고 신분을 숨기고 학교 교장으로 살아가는 로리가 등장한다. 아직도 20년 전의 상처를 안고 사는 공포에 떠는 그녀. 언젠가는 오빠가 자신을 죽이러 올 것이라며 악몽을 꾸고 불안해한다.


  아들은 그렇게 숨어사는 어머니가 마땅찮고, 어머니는 신경질적으로 아들을 과보호한다. 할로윈 데이에 다른 학생들은 캠프를 떠나지만, 로리는 아들을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캠프에 가지 않는 친구들과 몰래 기숙사에서 열일곱 생일 파티를 열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마이클이 나타나는데…….


  하여간 여기서도 마이클은 20년 동안 신분을 숨기고 숨어 있던 여동생을 찾아냈다. 그것도 그 아들네미가 딱 17살이 되는 해에 말이다. 로리를 죽이러 온 것도 그녀가 17살이 되던 해였으니, 이건 뭐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참……. 역시 마이클이 동생과 정신 감응을 한다는 2편의 내 이론이 맞는 것 같다.1,2편에서는 비명만 지르고 도망 다니던 로리, 이번에는 칼을 든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오빠를 죽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는 걸까? 이제 남매의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한다.


  그 사이에 끼어 죽어간 아들의 친구들이자 로리의 학생들에겐 명복을 빈다. 어쩌다가 살인마를 외삼촌으로 둔 친구를 둬서……. 물론 그런 외삼촌이 있는 게 그 애 잘못은 아니다. 삼신할매 랜덤으로 그렇게 된 것뿐이지.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삼신할매의 농간? 왜 살인마에게 가족을 내려주셔서!


  영화는 그냥 그랬다. 뭐랄까, 20년 동안 더 자극적이고 더 잔인하고 더 끔찍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기에, 가면 쓰고 폼만 잡는 살인마는 더 이상 무섭거나 두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긴박감조차 많이 느껴지지 않고, 언제쯤 마이클이 죽을까 기다리는 심정으로 보게 되었다. 제발 좀 죽어라! 어떻게 그렇게 당하면서 안 죽냐! 이런 마음이었다.


  게다가 학교 경비는 바로 등 뒤에서 누가 지나가는 것도 모르다니, 말이 되나? 황당해서 진짜. 이미 마이클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섰다는 건가? 게다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나타나고, 어쩜 그리 신출귀몰하고 인기척도 안 내는지 어이가 없었다. 인기척이 없다는 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인가?


  20년 동안, 아니지 동생을 죽이러 나온 지 20년이니까 누나를 죽였을 때부터 따지면 35년 동안 살인에 몸담으면 신의 경지에 이르나보다. 하긴 무협지에서도 몇 십년간 수련을 하면 도를 깨우치고, 판타지에서도 역시 소드 마스터가 되니까. 음, 마이클도 그런 과정을 겪었나보다.


  여동생과 조카 그리고 조카 친구를 죽이는 남자와 그런 오빠에게 맞서는 여동생, 또 엄마와 외삼촌의 목숨을 건 싸움을 지켜봐야하는 소년의 모습에서, 가족의 붕괴와 해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