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 [초특가판]
존 카펜터 감독, 제이미 리 커티스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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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alloween

  감독 - 존 카펜터

  출연 - 도널드 플레전스, 제이미 리 커티스, 낸시 키즈, P.J. 솔즈

 

 

  가면 속 누군가의 시점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할로윈 날, 엄마아빠가 나간 사이 한 소녀가 남자친구와 므흣한 장면을 연출한다. 그걸 지켜보던 누군가는 부엌 서랍을 열고 식칼을 집어 든다. 그리고 혼자 방에 있는 소녀에게 다가간다.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를 부르는 소녀. 하지만 그녀는 비명을 지른다. 바로 가면을 쓴 누군가가 그녀를 칼로 난자해 죽이기 때문이다. 돌아온 부모가 그 가면을 벗겨보니, 놀랍게도 그는 그녀의 여섯 살 난 남동생 마이클이었다.

 

  세월은 흘러 흘러 15년이 지난 어느 날, 정신 병원에 납치감금 격리되었던 마이클 마이어스가 탈출을 한다. 그리고 옛날에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와 무차별 살인을 시작한다.

 

  영화는 어린아이가 살인을 하는 충격적인 장면과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이 웅성거리를 초반을 제외하고는 한동안 조용하다. 의사가 사람들에게 마이클이 얼마나 위험한지 얘기하는데, 별로 호응이 없다. 아무래도 15년 동안 병원에서 쥐 죽은 듯이 얌전히 있던 애가 얼마나 위험할까 하는 모양이다.

 

  이후 중반은 숨어서 지켜보는 마이클과 그의 존재를 느끼는 로리 그리고 그를 뒤쫓는 담당 의사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로리는 부동산 중개인인 아버지의 부탁으로 마이클이 살던 집을 보러올 사람을 위해 열쇠를 놓아두러왔었다. 그러다가 그의 눈에 띄었다.

 

  로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섬뜩할 것이다. 키가 큰, 하얀 가면을 쓴 사람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자기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친구들에게 “야, 저거 봐.”하면 사라져있고.

 

  무엇보다 신기한 건, 6살 때부터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던 마이클인데 차를 운전할 줄 안다. 병원에서 그런 걸 배웠을까? 하지만 의사의 말에 의하면, 그는 그곳에서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서 배웠지? 거기다 15년 전에 살던 집을 기억할 수 있나? 6살 때 나와서 한 번도 돌아가 보지 않았는데?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건, 한국의 경우인가보다. 미국은 안 그런 듯.

 

  영화는 별다른 일 없이 할로윈 전날의 로리의 하루를 보여주고 있어서 지루할 뻔 했지만,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할로윈 주제곡과 마이클의 모습 덕분에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을이 참 쓸쓸했다. 어째서 거리엔 낙엽만 뒹구는 지.

 

  후반에서 할로윈 밤이 되자, 마이클은 본격적으로 살인을 시작한다. 불쌍한 로리의 친구들이 목표다. 로리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 다니고, 의사는 언제나 한발 늦는다.

 

  마지막 결투. 승자는 누구인가? 죽어도 죽지 않는 마이클 마이어스. 하얀 가면을 쓴 그는 영화 시간 내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영화 ‘나이트 메어’의 프레디는 너무 수다스러웠고,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제이슨은 가끔 둔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마이클은 아예 말을 안 하고 날렵하다. 신출귀몰하게 로리가 가는 곳마다 앞질러서 가 있거나, 잘 따라다닌다. 하다못해 신음도 안 내고, 뛸 때 숨소리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인간이 맞는 건지 의문이다. 도대체 15년 동안 병원에서 뭘 했기에! 그런 궁금증만 남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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