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카인드 리와인드
잭 블랙, 미셸 공드리 / 아트서비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원작 - Be Kind Rewind

  감독 - 미셀 공드리

  출연 - 잭 블랙, 모스 데프, 대니 글로버, 미아 패로우, 시고니 위버



 

 

  이번에는 애인님이 추천해주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코미디 영화는 안 본 지 꽤 오래되었으니까 한 번 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호러 영화만 보면 세상 살기가 겁이 나니 따뜻한 영화를 보면서 살맛난다는 감정을 되살려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처음에는 뚱한 표정이었지만, 결국에는 보기 잘했다는 훈훈하고 기분 좋은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영화였다.


 

  대니 글로브가 경영하는 비디오 가게. 모스 데프는 거기 점원이고, 잭 블랙은 모스의 친한 친구이지만 사고만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 또는 잉여 인간. 미아 패로우는 가게 단골. 동네 사람들은 그냥그냥 살아가고, 꼬맹이들은 갱단 흉내만 내고 있다. 그 와중에 비디오 가게 건물이 너무 낡아서 헐어버리겠다는 시청의 통지가 날아온 상태.


 

  대니 글로버가 제일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의 추모일 행사에 간 동안, 가게를 맡은 모스와 잭은 그만 사고를 치고 만다. 잘못해서 비디오테이프의 모든 내용들을 지워버린 것.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영화를 직접 찍기로 하는데, 말하자면 맞춤식 영화 제공 서비스!


 

  처음에는 그냥 저예산으로 영화 패러디해서 만드는 것이 다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건 그냥 그런 코미디 영화구나. 이런 결론을 살짝 내려 보았다. 그런데 후반으로 가면서,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작권법’이라는 반드시 지켜야하지만 어떻게 보면 무서운 법을 들이미는 시고니 위버가 나타날 때부터였다.


 

  그 이후, 영화는 방향이 바뀌었다. 소수가 이끄는 것이 아닌, 다수가 이끄는 영화로 바뀐다.


 

  영화라는 것이 소수가 만들어 '자, 이걸 봐. 우리가 너희를 위해 만들었어. 닥감하고 우릴 찬양해줘'라는 것이 아닌, 다수가 참여를 하고 공감하면서 함께 이루어냈다는 동질감을 주기 위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질감이 맞나? 동지애? 팀워크? 음,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


 

  영화나 소설 등이 사람들에게 가장 공감을 얻을 때가 바로 사람들이 극중 인물에 동화가 되거나 공감을 느낄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서 영화를 보고 환호를 하고 박수를 쳤던 것이다. 비록 설정이지만,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았다. 억지 감동을 끌어낸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영화는 몇몇 사람들의 영화가 아닌, 마을 사람 모두의 영화였으니까.


 

  한 명의 천재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이루어내는 것도 괜찮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렇다. 평범한 사람들도 뭔가를 이루어낼 수 있다.


 

  스크린에 비친 흑백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웃는 장면에서는 영화 ‘시네마 천국’이 떠올랐다.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리사가 자기 신문을 만들어서 파는 내용도 생각났고.


 

  음, 내가 푹 빠져 사는 호러 영화는 죽어가는 희생자나 살인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리 만족을 준다. 내가 살인자가 되어 스트레스 해소를 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살인자를 죽일 때는 역시 정의는 이기는 거라고 나름 뿌듯해한다. 하지만 그런 류의 영화는 대개 한번만 보면 끝이다.


 

  반면에 이런 식으로 감동이나 생각할 거리를 주는 다른 장르의 영화는 나중에 또 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들게 한다. 그리고 다시 보면, 그때마다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면서 감동을 받는다.


 

  그래, 가끔은 이런 영화도 보자. 오늘의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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