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인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 말 없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한다. 
















김범준, <오십에 읽는 장자>


위나라에 아주 못생긴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의 이름은 애태타입니다. 남자들이 그와 함께 지내면 곁에서 떠나지를 못하고 여자들이 그를 보면 부모에게 청하기를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애태타의 첩이 되겠다”라고 하는데 그 숫자가 몇 십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태타가 자기 의견을 주장하는 걸 들은 사람 하나 없습니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의 생각에 동조할 뿐입니다.

내편 <덕충부> 中에서

(92쪽)


애태타는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대단한 선물을 주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인물이었지요. 그러고 보면 사랑이 그리 어렵지만도 않은 듯합니다. 외로운 누군가의 곁에서 ‘아,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마음이 들도록 이야기를 들어 주면 되니까요. 이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 줄 것.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곁에 있어 줄 것. 그렇게 사랑을 실천할 것, 한번 해 보시겠습니까.(98~99쪽)


⇨ 장자에 나오는 애태타는 추남인데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이유는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이의 말을 들어 주기 때문이란다. 이것이 쉬운 것 같아도 우리가 막상 해 보려고 하면 쉽지 않으리라. 말하고 싶어 입이 간지러울 테니까. 




장자는 ‘왕태’라는 인물과 그를 찾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움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왕태는 발이 하나가 없습니다. 전국 시대에 발이 하나 없다는 건 어떤 죄를 지어 발이 잘렸음을 의미합니다. 상당히 중한 벌이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배우려는 자가 공자의 제자, 노나라 인구를 반씩 갈라 나눠 가질 정도라고 합니다.(207쪽)


왕태의 인기 비결은 화려한 언변도, 찬란한 외모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에게 뭔가를 가르치지도 않았고, 의논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그저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뿐이었지요. 그런데 왕태를 찾아간 사람들은 왕태의 바로 그 무덤덤한 모습에 매혹됩니다. 그저 매혹된 정도가 아닙니다. 마음속 허전함을 지니고 왕태를 찾아갔던 그 많은 사람은 무엇인가를 가득 얻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교훈을 얻습니다.(208쪽)


하나, 가르치려 하지 말 것.

둘, 괜한 의견은 자제할 것.

셋, 그저 곁에 있을 것.(208쪽) 


⇨ 새해부터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다른 이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배려심을 가질 수 있을까? 



책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오늘도 하나 배웠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침묵하며 들어 줄 것.

(그래도 난 침묵하지 않고 말할 거야. 그게 사는 재미니까. 그래도 알아 두긴 하겠어....)



....................

즐거운 성탄절을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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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12-25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출판사에서 요즘 오십에 읽는 고전 시리즈로 나오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베스트셀러에 주역이 있었어요.
페크님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12-25 17:45   좋아요 2 | URL
맞아요, 다 세일즈 포인트가 높은 걸로 봐서 독자들의 반응이 좋은가 봐요.
이 책도 참 괜찮은 책이에요. 필사하고 싶은 글이 많습니다. 장자의 글도 좋지만 김범준 저자의 글도 좋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stella.K 2023-12-25 1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가 나의 화를 돋구는 사람이면. ㅋ 그래도 매력적이 되는 건 의외로 어렵지 않네요.
40에 읽는 논어가 하도 판을쳐서 50은 취급을 안하는 줄 알았더니 있네요. ㅋ
크리스마스 잘 저물어 가네요. 잘 마무리 하세요.^^

페크pek0501 2023-12-26 12:57   좋아요 2 | URL
화 나게 하는 사람이면 만날 필요가 없지요.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 그런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나요? ㅋㅋ
잘 들어 주는 것, 어렵지 않을 것 같아도 막상 해 보려면 쉽지 않을 듯합니다.
요즘 나이로 시작하는 책들이 인기예요. 기획을 잘한 것도 있겠지만 저자들을 잘 뽑은 것 같아요.
위 책의 저자도 글을 잘 써요. 장자에 있는 구절을 뽑아 놓고 원고지 10매 이상의 글을 쓰는데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써요. 좋은 책입니다.^^

모나리자 2023-12-25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좋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인바 봅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존재만으로도 그런 마음의 끌어당김을 가진
인물이라니요. 요즘 시대에는 침묵만으로 어필하기는 힘든 시대니까요. 옛 시대의 일이니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새해에 건강하시고 좋은 책과 함께 하시길 바랄게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12-26 12:59   좋아요 2 | URL
뭐든지 잘 받아 줄 것 같은 인상을 가졌나 봅니다. 따뜻함이 느껴지게...
그렇죠. 차 접촉 사고가 나도 언성을 높이는 사람이 이기죠.ㅋㅋ
모나리자 님도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책과 함께 행복하시길요.^^

레삭매냐 2023-12-25 23: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하는 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해보도록 해야
겠습니다.

쉽지 않겠지만요.

페크pek0501 2023-12-26 13:00   좋아요 2 | URL
저도 쉽지 않겠지만 새해부터 말수가 적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당~~

yamoo 2023-12-26 09: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십에 읽는 시리즈...저도 예스에서 많이 구경했지요.
동양고전은 번역이 매우 중요한지라...저는 이 시리즈 구경만 했습니다..ㅎㅎ
김범준은 화술에 대한 책이 매우 좋고 것도 끌림의 대화를 전후한 2-3권 정도가 좋고 나머지는 재탕이라는 인상이 짙어요.
이 책은 자게서로 분류되는 건데...저는 좀 거시기해서 패수했습니다..ㅎㅎ

오십(사십?)에 읽는 주역이 있는데...이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이 제일 나은 거 같아 구입했는데...그나마 읽은 만했습니다.^^

페크pek0501 2023-12-26 13:05   좋아요 2 | URL
오십에 읽는~ 시리즈를 다 사고 싶더군요. 위의 책을 읽어 보면 술술 읽히고 내용도 좋고 금방 완독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전혀 지루하지가 않아요.
원래 인기 작가가 되면 출판사의 유혹에 넘어가 재탕한 책을 내게 되지요. 그래도 독자로선 선택권이 넓어져서 나쁠 게 없다고 봐요. 저는 이 책 참 좋더라고요. 어떻게 문단과 문단을 잇는지 어떻게 글을 끌어가서 결론에 도달하는지 그 과정을 보는 게 흥미로워요. 각 꼭지마다 장자의 짧은 구절을 가지고 긴 글을 쓸 수 있는게 신기합니다. 저에게 좋은 참고서 같은 책이에요.
아, 오십에 읽는 주역. 검색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3-12-26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해야하는데 점점 말이 많아져 걱정입니다.
장자나 쇼펜하우어 책을 옆에 두고 매일 새기며 들어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3-12-27 15:09   좋아요 2 | URL
저도 페넬로페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말수를 줄이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매일 새기며 다짐하기!, 를 해 보겠습니다.^^

세실 2023-12-28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는데 이미 읽으셨군요^^ 역시!!
유시민님도 장자를 가장 좋아한다고 해서 기대됩니다.
세상에 여전히 읽지 않은 책이 많다는거, 신나는 일입니다.

페크pek0501 2023-12-29 12:36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알라딘에 오랜만의 등장이십니다. 넘 반가워요.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아 업무가 바쁘신가 보다 했어요.
장자의 글을 가지고 저자의 상상력을 더해 잘 버무린 책 같습니다. 에세이 한 편, 한 편을 어떻게 완성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저자의 반성과 사유를 담은 글이 빛나 보입니다. 저와 독서 취향이 같으시니 세실 님도 이 책을 좋아하실 듯. 세실 님, 오늘도 굿 데이^^

희선 2023-12-31 0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본래 말을 잘 안 해서... 다른 사람이 하는 말 듣는 거 더 좋아해요 책을 읽는 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책은 보면서 가끔 내 생각과 좀 다른데 하기도 하는군요 이런저런 생각도 잘 받아들인다면 좋을 텐데...

페크 님 2023년 마지막 날 편안하게 보내세요 늘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12-31 13:10   좋아요 1 | URL
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그럼 인기 많죠.
희선 님도 올해 마지막 날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야의 종소리 들으며 소원을 빌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1-10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가르침 얻어갑니다! 경청하고 가르치려 하지 말고 괜한 의견 자제하고. 맞는 말씀입니다!

페크pek0501 2024-01-10 18:54   좋아요 1 | URL
알고는 있으되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