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강.
1. 코로나 후유증
정수근, <팬데믹 브레인>
이 책을 내가 읽어야 할 것 같아 장바구니에 담았다. 지난 주말에 신문을 보다가 신간을 소개하는 지면에서 본 책이다. 요즘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팬데믹 브레인>은 코로나19가 우리 뇌와 일상에 미친 변화를 다룬 책이라고 한다. 코로나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해 보여 주는데 예를 들면 코로나에 걸리면 뇌가 손상될까? 하는 질문도 있다니 이 책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코로나 후유증은 기억력 감퇴, 집중력 장애, 수면 장애, 후각 장애,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 나의 경우 피로감이 생겼고 우리 작은애는 향수 냄새를 못 맡을 정도로 후각 장애가 심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고립되어 생활하는 이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런 고립은 기억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는 내가 다행스럽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서재 블로그의 댓글을 통해 소통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2.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 인생론>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다가 밑줄이 그어져 있어 발견한 구절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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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자신을 넘어서서 세계를 볼 수는 없다. 즉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같은 크기로 다른 사람을 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의 지성 수준에 따라 다른 사람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 인생론>,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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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그렇다. 자신을 넘어서서 글을 쓸 수가 없다. 즉 사물을 꿰뚫어 보는 자신의 안목만큼 글을 쓸 수 있을 뿐이지 자신의 안목을 뛰어넘는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림픽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예로 들면 선수들은 긴 시간 동안 고된 훈련을 통해 쌓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지 그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전하는 게 아니다.
글쓰기든 스포츠든 어느 날 자기의 실력을 뛰어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 그날이 자기 능력을 최대치로 뽑아낸 날이 되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사실 자기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3. 기대와 실망
기대를 갖고 살다가 실망하며 사는 게 삶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때도 있지만 이뤄지지 않을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대를 갖고 사는 게 기대 없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 바람도 희망도 없다면 생을 보람차게 살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나 실망도 자주 하다 보면 실망에 견디는 힘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신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기대를 품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기대를 품고 살겠다. 정신력이 더욱 강해지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