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시는 라로 님이 내 책을 받았다는 글을 어제 알라딘 서재에 올리셨다. 난 이제 안심이다. 혹시 우편 사고가 나서 내 책이 전달되지 않아 내가 부치지도 않은 책을 부쳤다고 말한 거짓말쟁이가 될까 봐 은근히 걱정이 되었었다.

 

 

라로 님의 서재에 내가 지난 10월에 다음과 같은 비밀 댓글을 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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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22 22:23   
라로 님, 오늘 제 책을 미국으로 부쳤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항공편이 없어서 배로 배달되기 때문에 두세 달 걸린답니다. 기가 막힐 일이죠? 그 대신 배달 비용은 생각보다 저렴했어요.
두 달 걸린다면 크리스마스 때쯤 받으시겠고, 만약 석 달이 걸린다면 내년 1월에나 받으실 수 있겠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인데 어쩌죠? ㅋㅋ 잊고 계시다가 제 책을 받으시면 좋겠어요.
무사히 책을 받으시기만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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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낸 사연은 이러하다.

 

 

라로 님이 내 책이 읽고 싶어 전자책으로 주문하고 싶은데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는냐고 물었고 나는 출판사에 알아보겠다고 했다. 출판사에 알아보니 전자책으로 제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대로 말씀드렸더니 아쉬워하셨다. 이 얘기를 큰애와 밥 먹다가 무심코 했더니 큰애가 이렇게 말했다. “그럼 엄마가 부쳐 줘. 엄마 책을 읽고 싶다잖아. 나 같으면 부쳐 주겠다.” 내가 “비행기로 부쳐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드는데.”라고 했더니 큰애가 말했다. “그까짓 것 얼마나 든다고.”

 

 

사실 라로 님에게 내 책을 부치게 된 데에 큰애가 일조했다. 내가 큰애에게 말을 하지 않았으면 고민하다가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누구에겐 책을 주고 누구에겐 안 주고 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여겨 어떤 원칙을 세워 뽑은 알라디너들에게만 책을 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책을 부칠 세 가지의 이유를 찾아냈다. 라로 님이 미국에 산다는 것. 내 책을 읽고 싶다는 것. 서로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것. 이 세 가지의 이유라면 책을 드릴 만하지 않은가.

 

 

고맙게도 작은애가 외출할 일이 있으니 자기가 우체국에서 부치겠다고 해서 맡겼다.

 

 

다음은 작은애가 라로 님에게 우체국에서 책을 부치고 받은 영수증이다. 코로나19로 비행기가 뜨지 않아 배편으로 내 책을 싣고 미국에 가게 되어 받은 영수증의 인증 숏인 것이다. 

 

 

 

 

 

 

 

라로 님이 내 책을 읽을 때 지루하지 않기를, 즐거운 독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잘생긴 겨울나무. 며칠 전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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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1-23 11: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결국 3개월이 걸려 도달했군요. 큰 따님 멋짐ㅋㅋ

페크pek0501 2021-01-23 12:03   좋아요 4 | URL
아하!!! 들켰다. 사실 큰딸이 저보다 좀 똑똑하답니다.
우리 부부는 그애를 보고 누굴 닮아 저렇게 똑똑하지? 그래요.
나 아닌데, 이러면 남편도, 나도 아닌데... 이런 답니다. 돌연변이의 탄생이에요.
댓글, 감사합니다.

scott 2021-01-23 1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다 건너 간 페크님 책에 사랑을 실어 보내고 코로나 시대에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네요 페크님 책은 이제 미쿡에서도 읽혀지고 있음( ˘ �˘)♥

페크pek0501 2021-01-23 12:04   좋아요 5 | URL
글쎄말이에요. 미쿡에서도 읽히니 영광이지 뭐예요.
지구는 하나... 실감하네요.

2021-01-23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3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1-01-23 15: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을 받을 수 있는데 크게 기여하신 분이 큰따님이고 그 책을 우체국에서 수고스럽게 보내주신 분은 작은 따님!!! 따님들 덕분에 미국에 사는 라로가 책을 받을 수 있었네요!! 두 분께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

페크pek0501 2021-01-23 23:08   좋아요 1 | URL
예. 애들에게 전하겠습니다. 딸들이 착하답니다. 요즘은 자기들이 컸다고 저를 감히? 보호해 주려는 경향을 보여요. 제가 좀 약해 보이나 봐요. ㅋ

그때 라로 님이 제 책에 관심 표명을 해 주시고 읽고 싶어 하셔서 제가 얼마나 기분 좋고 고마웠다고요. 라로 님은 그때 이미 제게 귀한 선물을 주신 겁니다. 우리 아이들도 아마 그래서 책 보냄에 일조한 것 같아요. 우리 엄마 책에 관심을 보이신 귀한 분이라서요...ㅋ

큰 기대 없이 첫 책인 점을 감안해서 읽으시면 좋겠어요. 라로 님 덕분에 그날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저를 즐겁게 해 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

scott 2021-01-23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따님들 멋지게 해외 배송 심부름 하고 라로님은 석달 가까이 기다려서 페크님 편지와 함께 받으셨고 페크님 책은 바다건너 미국땅까지 뻗어나갔으요 만쉐 ๑>ᴗ< ๑

페크pek0501 2021-01-23 23:10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제 책이 출세했지 뭡니까. 저도 가 보지 못한 미국을 가 보고 말이죠. 속 터지게? 느려서 그렇지 배로 보내는 맛도 괜찮네요. 잊고 있다가 받았다는 소식을 받는 재미가 있었어요. 라로 님도 잊고 있다가 받은 재미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스콧 님, 감솨합니다. ^^**^^

붕붕툐툐 2021-01-23 1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훈훈하고 멋진 이야기~ 모두가 주인공~😄😄😄

페크pek0501 2021-01-23 23:12   좋아요 1 | URL
잘 표현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인공!!!!!!!!!!!! 여기에 댓글 쓰신 분들 모두 훈훈함에 일조하신 멋진 분들이십니당.😄😄😄 댓글 쓰신 분들도 주인공입니당~~

서니데이 2021-01-23 2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배로 보내면 시간이 많이 걸려도 운송비는 조금 낫다고 들었는데도 상당히 많이 나오네요. 페크님은 따님이 배송대행하셨네요. 저라면 외국에 보내는 것은 방법도 잘 모르고 어렵다고 생각해서 못했을것 같아요.
먼곳인데 잘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페크pek0501 2021-01-23 23:17   좋아요 2 | URL
비행기 비용은 더 많이 든답니다. 배라서 그래도 저렴한 거예요. 미쿡 아닙니까. 비행기로도 한참 가는데 느린 배로는 얼마나 한참 가겠어요. 그러니 배삯이 들만 하지요. 그래도 그 정도면 부담 없이 보낼 만해요. 아마 가벼운 책이라서 그렇지 무게가 나가면 비용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맞아요. 우리집 주소도 다 영어로 쓰는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아이가 우체국에서 주소를 영어로 다시 썼다고 하더라고요. 이것도 알아 놔야겠어요. 폰으로 검색하면 영어로 다 나오긴 하지만...
저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은근 걱정했어요. 너무 길게 걸려 책이 분실될까 봐서요.
좋은 토욜밤입니다. 잘 보내세요.

희선 2021-01-24 0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행기는 안 가도 배가 가서 다행이네요 그것도 없었다면 못 보내거나 나중에 보내야 했을 테니... 물건 싣고 가는 배는 있군요 예전에도 비행기가 아닌 배로 보낼 수 있었겠지요 여러 달이어도 사고 없이 잘 가서 다행입니다 오래 걸리면 잘 갈까 걱정스럽잖아요 옛날에도 다른 나라로 우편물 보내는 일이 아주 없지는 않았네요 그때 잘 가고 받기도 했겠습니다 왜 옛날이 생각나는지... 배로 보내서 그런가 봅니다

멋진 일이네요 페크 님 책을 보고 싶어하는 분한테 보내주시고 그 일을 따님 두 분이 다 도와주시다니... 어떤 일이든 여러 사람 힘이 드는 거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1-24 13:35   좋아요 2 | URL
예. 배로 간다고 해서 그땐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비행기 운항이 다시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부치러 가면 빨리 배달되는 거였어요. 근데 그때는 비행기가 다시 언제 운항하게 될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배를 선택했답니다. 우체국에 있는 아이와 제가 통화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제가 배로 부치라고 했어요.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이 되었네요.ㅋ
오늘은 덜 추운 것 같네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1-01-24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달이 걸린 책이라니... 너무 소중하잖아요. ^^

페크pek0501 2021-01-25 14:35   좋아요 0 | URL
성질 급한 사람은 속터질 일이지만...ㅋ 잊었다가 받는 기분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잊었다가 라로 님이 받으셨다는 소식을 접하니 반갑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