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의 부자

 

「나, 한때 부자였다. 꿈의 부자, 게으른 몽상가, 그 푸른 스무 살 시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이 되고 싶었던가. 내가 지나온 지난 이십 년은 그 많던 꿈들을 버려 온 시간이었다. 클랙션 대신 트럼펫을 부는, 대륙을 횡단하는 트레일러 운전사, 자전거를 타고 노을진 논길을 달려오는 시골학교 선생, 산림 감시원, 태평양을 횡단하는 요트 운송 요원, 실크로드 도보 여행, 칠레 종단 열차 여행, 마다카스카르 총독… . 나는 꿈을 꾸었으나, 꿈은 나를 꿈꾸어 주지 않았다. 시와 영화 보기, 그리고 ‘단순한 삶, 깊은 생각.’ 이것이 마지막 남은 나의 꿈이다.」
- 이문재,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94~95쪽.

 

 

나도 꿈의 부자였다. 꿈이 많은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 능력에 상관없이 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았고, 많은지...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수필가가 되고 싶었다. 문학 쪽으로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는 비문학 쪽으로 관심을 돌려 신문 논설위원이 되고 싶었고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료되어 칼럼니스트가 되는 게 희망 사항이 되었을 때 알았다. 내가 가야 할 길을 긴 세월 동안 뺑뺑 돌아서 왔다는 것을.

 

 

정치 칼럼에서만 자기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정치 영역보다 생활 영역에서 의견을 내고 싶은 게 나에겐 훨씬 많았다. 그래서 ‘생활 칼럼’이라고 이름을 붙여 쓰기 시작했다. 드디어 작년과 올해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어느 인터넷 매체에 내 글이 실리게 되었다.

 

 

희망할 게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는 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삶은 생기가 없고 무미건조하다고 여기므로 난 다시 인생을 산다고 해도 꿈의 부자가 되고 싶다.

 

 

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하는 일은 없었다. 방향을 바꾸어 다른 꿈을 갖고 살면 되었기에. 

 

 

 

 

 


2. 내가 바라는 것 두 가지

 

첫째, 현대 무용을 이제 기운이 달려 할 수가 없네, 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싫증이 나서 그만두기를 바란다.

 

 

둘째, 글쓰기를 이제 기운이 달려 할 수가 없네, 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싫증이 나서 그만두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것을 늙어서 또는 몸에 병이 생겨서 중단해야 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2020년에도 현대 무용과 글쓰기를 즐기면서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 

 

 

 

 

 


3.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흔히 글을 쓸 땐 솔직하게 쓰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솔직하게 글을 쓰고 나면 내 글에서 자만심 같은 게 느껴져서 공개하기가 꺼려진다.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글을 써야 할 텐데 아직 그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한참 뒤에 알았다. 이것은 단순히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 수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 좋은 인생을 살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우리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자만심’만큼 굴복시키기 힘든 것도 없다. 감추려 해도 때려 눕혀도 숨통을 막고 눌러도 자만심은 살아남아서 여기저기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쓰는 이 글에서도 그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완전히 극복해 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겸손하다고 하는 자만이니까.」
- 벤저민 프랭클린, <프랭클린 자서전>, 171쪽. 


 
글을 잘 써서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 부럽지만 부담스러워 그 정도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보다 글 실력이 늘어나서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신문에 가끔 글이 실리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더불어 알라딘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자만하지 않고 겸허한 필자였으면 한다.

 

 

 

 

 

 

 

 

 

 

 

 

 

 

 

 

 

 

 

 

 


「“난 이런 의문이 듭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이 한갓 환영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역겨움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일한 것은 인간이 이따금씩 혼돈 속에서 창조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이 그린 그림, 그들이 지은 음악, 그들이 쓴 책, 그들이 엮은 삶. 이 모든 아름다움 중에서 가장 다채로운 것은 아름다운 삶이죠. 그건 완벽한 예술 작품입니다.”」
- 서머싯 몸, <인생의 베일>, 266쪽.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글은 곧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글도 좋고 감동적인 글도 좋지만 무엇보다 품격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고매한 인품을 가지고 훌륭한 인생을 살아야 품격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안다. 내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내가 글쓰기에 싫증이 나지 않고 자꾸 끌리는 모양이다. 마치 짝사랑하는 상대를 놓아 버릴 수 없는 것처럼 글쓰기를 놓아 버릴 수 없나 보다.

 

 

 

 

 

 

4. 메리 크리스마스!

 

 

 

 

 

2019년의 마침표를 찍기 전에 드리는 말씀.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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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22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사진속의 반짝이는 전구로 장식된 나무가 예뻐요. 차가운 겨울이라 따뜻해보이고요.
좋은 주말,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12-23 00:04   좋아요 1 | URL
예. 서니데이 님,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길 바랄게요.
크리스마스는 연말과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종교와 상관없이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어져요. 보통 날과 똑같이 보내면 억울할 것 같고...
댓글,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AgalmA 2019-12-23 0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만하지 않고 겸허히 쓰시려는 마음 자세가 되어 있으시니 걱정 없겠네요.
크리스마스, 연말 재밌게 보내시고 내년에 좋은 글로 또 뵈어요/

페크(pek0501) 2019-12-23 11:04   좋아요 0 | URL
오! 반갑습니다.
겸허하게 쓰려고 자세를 가져도 결과적으로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인간인지라...ㅋ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군요. 좋은 시간을 가지세요...
내년에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에서 자주 만나요.
감사합니다.


hnine 2019-12-23 0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을 이룬 사람보다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요. 제 생각입니다 ^^

페크(pek0501) 2019-12-23 11:06   좋아요 0 | URL
저도 꿈을 꾸고 있을 때가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만큼
불가능한 꿈이라도 꿈이 있으면 목표가 생기거든요.
감사합니다.

비연 2019-12-23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 이라는 말을 가슴에 살포시 담으며.

페크(pek0501) 2019-12-23 11:08   좋아요 0 | URL
비연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글이 필자와 일치가 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80프로 이상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좋은 인생을 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예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9-12-23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해를 돌아보며 또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단 한 가지로 귀결되네요.
좋은 말씀 옳은 말씀에 동감하며 또 겸허하게 한발짝씩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발레하는 칼럼니스트 페크님에게도 미리 크리스마쑤~~

페크(pek0501) 2019-12-23 11:11   좋아요 1 | URL
반가운 프레이야 님.
발레하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노력은 하려고요.
그러나 인생에는 반전이 있는 법. 그 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일이 술술~~ 풀리는 새해를 맞이하시는 프레이야 님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잘 보내시고요...
고맙습니다.

빵굽는건축가 2019-12-23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읽으니
힘이나요.
좋은인생이 어떤 것인지 정의하긴 모하겠지만
자만심이 제멋대로 나돌아 더니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
메리 크리스마스.

페크(pek0501) 2019-12-25 23:13   좋아요 1 | URL
힘이 나신다니 기쁩니다. .
예. 자만심만 잘 다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19-12-23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9-12-23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지내시죠?^^
품격있는 글쓰기라니 전 언감생심입니다. 저는 앞뒤가 맞는 글이라도 잘 쓰고 싶어요.^^;;
님따라 발레도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사실 여기는 사교육 받을 환경이 별로에요.ㅠㅠ
어쨌든 늘 자극을 주시는 페크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기 바라고 새해에는 뜻하시는 대로 글이 술술 써지시길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9-12-25 23:19   좋아요 0 | URL
라로 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원래 제가 품격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런 걸 꿈꾸어 본답니다. 인간이란 가질 수 없을 때 더 갖고 싶은 법이잖아요.

라로 님도 하시는 일이 술술~~ 풀리시길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한 곳에 꽂혀서
뭔가 열심히 시도한다는 게 멋진 일 같아 보입니다.
도전하는 게 없다면 삶이 좀 시시하죠.
저는 내용상 말이 안 되는 글을 가끔 씁니다. 어쩔 수 없이 제 바닥이 보일 때가 있어용. 헤헤~~
메리 크리스마스!!!

cyrus 2019-12-23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글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 분이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글을 쉽게 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페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9-12-25 23:2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남들이 읽기 쉽게 쓰기도 어려운 일이죠. 자기 자신만 아는 글을 저도 쓸 때가 있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읽어 봐야 하는 걸 잊을 때가 있어요.
어떤 글은 읽으면 고칠 곳이 나오고 또 읽으면 고칠 곳이 또 나오고 그래요.

어려워서 글쓰기에 빠지나 봅니다. 저의 경우.

뜻깊은 연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19-12-24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십이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21일에는 열흘 남았다 생각하니 조금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해가 바뀌고 새로운 달이 오면 좀 낫겠지요 해가 바뀌고 달라지는 게 없다 해도 마음은 새롭게... 저는 그래도 새해가 오면 바뀌는 게 있고 이런저런 계획을 짜는 분도 있겠군요

지금도 앞으로도 페크 님이 하고 싶은 거 하시면 좋겠습니다 발레를 해서 몸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하실 듯하네요 그게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성탄절 마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2-25 23:25   좋아요 1 | URL
며칠 남지 않아 더 소중한 시간들이죠. 새해 계획을 잘 짜서 잘 실천하여
알찬 새해를 보내고 싶다가도 대충 살자, 이렇게 됩니다. 하하~~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그래요.
어쨌든 과로는 하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건강은 소중하니까요.

저도 건강이 늘 따라줘서 하고 싶은 것 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또 댓글로 만나요.



서니데이 2019-12-26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크리스마스 휴일 잘 보내셨나요.
올해의 남은 날이 조금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 좋은 일로 가득한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12-27 19:29   좋아요 1 | URL
반가운 서니데이 님.
서니데이 님도 올해 남은 날들을 잘 보내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진심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