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각의 전환
피로로 인해 어떤 병이 생겨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타 오면서 생각한다. ‘약한 몸 때문에 뭐든 열심히 할 수가 없으니 난 성공하지 못하겠군. 불행한 일이야.’라고.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한다. ‘큰 병이 나지 않으려고 다행히 작은 병이 난 거야. 나를 위해 쉬라는 하늘의 뜻이야.’라고.

 

 

때로는 오해, 착각, 합리화, 자기기만이 있기에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2. 나의 안락의자
삶을 살다 보면 천천히 걸을 때도 있고 빨리 뛰어야 할 때도 있고 제자리에 한참을 서야 할 때도 있다. 걷지도 않고 뛰지도 않고 서 있지도 않고 마냥 안락의자에 앉아 쉬고 싶은 순간이 있으리라. 그 안락의자에 앉음이 내게는 ‘책을 읽는 시간’이다. 그 안락의자에 앉고 싶을 때가 많은 게 문제라면 문제이고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그 안락의자에서 일어나기 싫은 게 문제라면 문제이고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3. 삶은 포기의 연속
흔히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나는, 삶은 포기의 연속이라고 말하겠다. 선택하는 것들이 있으면 반드시 포기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책 열 권을 사고 싶은데 많다고 느껴 그중 다섯 권만을 선택해 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나머지 다섯 권은 포기해야 한다. 옷이나 가방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사고 싶다고 해서 모두 산다면 생활비가 떨어지고 삶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 이상과 포부도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현명하다. 

 

 

어쩌면 좋은 삶은 포기해야 옳을 때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것이 아닐까 싶다.

 

 

 

 

 

 

4. 소설을 읽는 즐거움
소설을 읽을 때 좋은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치며 즐겁다고 느낀다. 이런 즐거움이 소설을 읽게 만든다. 만약 소설을 읽는 이유가 줄거리만을 알기 위해서라면 굳이 두꺼운 소설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줄거리를 요약해 놓은 책을 보면 되니까 말이다.

 

 

소설을 읽는 재미를 줄거리에서만 찾는다면 그건 소설의 진정한 맛을 아는 자의 자세가 아니다. 소설의 주제에만 집중해서 읽는다면 그것도 소설의 진정한 맛을 아는 자의 자세가 아니다. 소설의 맛은 알맹이에만 있지 않으므로.

 

 

만약 소설 줄거리가 요약되어 있는 책을 본다면 다음의 좋은 문장들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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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어!’
그는 게걸스레 먹으며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아, 너무 맛있어! 형도 먹어봐!’
사실 딸기는 딱딱하고 시었습니다. 하지만 푸시킨이 말한 대로 ‘진리의 어둠보다는 우리를 고양시키는 기만이 더 소중’한 법이죠. 저는 그때 오래된 꿈을 너무도 명백하게 이룬 행복한 인간을 보았습니다. 삶의 목표를 이루고 원하는 것을 얻어 자기 자신과 운명에 만족한 인간을요. 인간의 행복에 관한 제 생각은 왜 그런지 늘 무언가 슬픈 것과 뒤섞여 있었는데, 그 행복한 인간을 보면서 절망에 가까운 힘겨운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 그때 생각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스스로에게 만족한 행복한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건 얼마나 억압적인 힘인가!(181~182쪽, 산딸기)

 

- 안톤 체호프, <사랑에 관하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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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안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느린 데다가 욕망에 브레이크를 거는 내면의 규칙도 많이 지니고 있었다.(91쪽)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기본 덕목 중 적어도 한 가지는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도 그러한 덕목이 있다. 즉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정직한 사람 중 하나이다.(91쪽)

 

서른 살 ― 고독의 십 년을 기약하는 나이, 독신자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나이, 야심이라는 서류 가방도 점점 얄팍해지는 나이, 머리카락도 점점 줄어드는 나이가 아닌가.(193쪽)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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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 만지는 이 강물의 밑바닥을 들여다볼 수 없는 것처럼 우린 다음 몇 시간 후의 일을 내다볼 수 없는 거란다. 마찬가지로 우린 내가 이 강물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도 잡을 수 없지. 자, 보거라, 내 손가락 사이로 흘러서 빠져나가 버리잖니!” 그러면서 그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340쪽)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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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니 ‘즐겨찾기등록: 453명’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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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09-09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서도 건강하게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9-09-09 14:16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도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19-09-09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저도 그래요
소설에서 날 행복하게 해주는 좋은 문장을 읽는 것~~
그게 참 좋아요^^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9-09 15:58   좋아요 0 | URL
좋은 문장을 찾는 재미로 독서를 하는 것 같아요. 모래밭에서 보석 찾기, 같은 놀이죠.

페넬로페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물감 2019-09-09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택하는게 있으면 포기할것도 꼭 따라오더라고요. 이번에 직장 부서를 옮겼는데 업무 스트레스는 줄어서 좋지만 독서할 시간까지 줄었어요 하하하...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기에 포기하는게 무조건 나쁜건 아닌듯합니다ㅎㅎ

페크(pek0501) 2019-09-09 15:55   좋아요 1 | URL
그렇죠. 선택과 포기는 동시에 행해지는 것이죠. 그러고 보면 늘 우리는 무언가를 포기하고 사는 거죠.
저라면 퇴근이 늦더라도 스트레스가 적은 부서를 선택할 것 같아요.
업무 스트레스가 줄어 든 것, 축하드립니다.

scott 2019-09-09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이 올려주신 체호프 단편선 다시한번 읽어볼려고요.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페크님 건강하시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9-09-11 10:08   좋아요 0 | URL
민음사에서 나오는 체호프 단편선도 있는데 그것도 좋습니다. 두 책이 다행히 작품이 겹치지 않아요. 행복한 독서 시간이 많으시길...
scott 님도 건강하시고 추석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9-09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택한다는 것과 포기한다는 것. 처음 들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요즘은 그 때보다는 둘 사이의 거리가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조금 더 좋아하는 것과 좋은 것들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이번주 추석연휴가 있어요.
가족과 함께 좋은 명절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9-11 10:10   좋아요 1 | URL
다행입니다. 모든 건 생각하기 따라서 종이 한 장 차이지요.
추석 쇠러 저는 2박 3일로 대구 시댁에 간답니다.
서니데이 님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19-09-10 0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면서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하잖아요 잃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얻은 것을 기쁘게 여기라는 말도 있지요 그것도 좋게 보려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말이 있다 해도 사람은 잃은 걸 더 생각하다 얻은 걸 잊어버리기도 하는군요 그러지 않으면 참 좋을 텐데...

가을 장마가 다른 해보다 길군요 비나 태풍 피해 없으시죠 페크 님 명절 식구들과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명절에도 혼자만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19-09-11 10:14   좋아요 1 | URL
그렇죠. 예를 들면 여름엔 덥다고 불평하지 말고 춥지 않다고 생각하고
겨울엔 춥다고 불형하지 말고 덥지 않다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게 잘 안 되지요.

예. 아파트에 살다 보니 피해는 없는데 바람 소리가 요란하니 좀 불안해지더군요. 꼭 어디선가 사고가 날 것 같아서 말이죠.
명절에 혼자만의 시간, 그거 좋죠. 그런데 명절 때 그런 시간 갖기가 쉽지 않아요. 그냥 최선을 다하는 걸로... 하려 합니다. 끝나고 나면 아쉽지 않으려면.

희선 님도 즐거운 추석 연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19-09-11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절 잘 보내세요 건강 유의하시고^^

페크(pek0501) 2019-09-15 12:05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명절 잘 보냈답니다.
카알 님도 명절 잘 보내셨겠지요?
카알 님도 오늘의 휴일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