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트렌드를 읽는 즐거움 - 김봉석의 일본 문화 퍼즐 48
김봉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평범한 내용을 다룬 범생이 스타일의 책들에는 넌더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뇌리에 콕콕 박히는게 일본 만화 내지 애니메이션이었다.
비장미가 넘치거나 무지하게 엽기적이거나 잔혹하거나 아니면 야하거나...^^;;;
각종 해적판 도서로 비공인 비디오로 접하다보니 지은이가 누구인지,이 작품의
맥락은 어떤 것인지,왜 일본작가들의 상상력은 "엽기"라는 코드에 들러붙는지...

저자의 전작 <18금의 세계>는 오로지 성인물(즉 야한 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번에 출간된 <컬쳐트렌드를 읽는 즐거움>은 좀더 외연을 확장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일본 문화를 다루고 있으며,내가 일본만화나 애니매이션에 대하여 가졌던 궁금증들을
100%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다..

꿈의 실현 "만화"
움직임의 미학 "애니메이션"
장르를 넘어 전진한다 "영화"
부록

위와 같이 크게 4개분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소개된 작품중에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실제 접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대략적인
스토리라도 알고 있는 게 많아서 저자의 이야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었는데,
영화는 거의 대부분 보질 못해서 도통 무슨 소린지.....이런 분위기로 읽었다.
앞으로도 그 상태는 계속될 것 같다.당최 일본영화에는 구미가 땡기지를 않으니...
부록은 뭔가 멋진 제목을 붙일만한 요소도 있어 보이고,각 부록간의 상관성이나
인과관계도 없어 보이는데 여기저기 써놓은 글을 비체계적으로 나열하다보니
조금은 쌩뚱맞은 느낌이 들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중에 접해보지 않은 작품(동물의사 닥터 스쿠르,강철의 연금술사,베르세르크,파이브 스타 스토리 등등등등등 )과 접했더라도 전편을 섭렵하지 못한 작품들(카우보이 비밥,이누야샤,슬램덩크 등)을 소장내지 관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팍팍 생기도록 하는 책이다.
알뜰한 소비생활을 위해서는 가급적 지양해야할 책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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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4-2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치카 언니 서재에 책 추천하시는 페이퍼 댓글에선가 본 거 같은데..이게 그케 잼있나요?

짱구아빠 2006-04-2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난쟁이해적님> chika님께서 추천하신 책입니다.만화와 애니매이션은 무지 재미있게 읽었는데 위에 쓴 바와 같이 영화는 제대로 본게 없어서 와닿지를 않더라구요... 일본 만화와 애니매이션,영화에까지 관심도가 높으신 분들은 아주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화성의 인류학자 - 뇌신경과의사가 만난 일곱 명의 기묘한 환자들
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가정을 한번 해보자...
어느날 교통사고로 몸의 어느 부분인가를 다쳤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와보니 부러지거나 심하게 다친 곳이 없었다. "뭐 이 정도면 그나마 다행이지"...그런데 다음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총천연색 칼라풀 하던 세상이 갑자기 온통 회색으로 변해버리고, 모든 사물이 명암으로만 구분되는 것이다. 애시당초 그렇게 태어났다면 모를까? 더군다나 화가라는 직업은 색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이 아닌가?... 이 책에서 맨 처음 소개된 전색맹에 걸린 화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았다.
흑백 텔레비젼만 보던 어린 시절에는 모든 텔레비젼이 흑백인 줄 알았다. 그러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무지 비싼 칼라텔레비젼이 등장하였다. 우리 집은 당시 컬러 텔레비젼을 살 만큼 여유가 없었는지 텔레비젼을 오로지 바보상자로만 알고 계시는 아버지께서 흑백도 과분하다고 느끼신 건지 남들 다 컬러텔레비젼 보던 게 유행이 아니라 보편이 되어가던 시점을 한참 지나서야 컬러텔레비젼을 구경할 수 있게된 기억이 난다. 친척집에 놀러가 총천연색 텔레비젼을 보고 우리 집에 와서 흑백 텔레비젼을 보면 그렇게 답답하고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그런데 단지 텔레비젼이 아니고 세상이 온통 회색으로 뒤덮혀 보인다면?? 

이 책에서 다룬 인물들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들은 아니지만,어디선가 "정상"인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말 못할 고통을 받는 이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이 "화성의 인류학자"여서 도대체 뇌의 작용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게 책 제목과는 매치가 안 되었는데,책의 말미에 어렸을 때부터 자폐증에 걸린 이력이 있는 "템플"박사가 평범한 지구인(?)과는 달랐던 자신의 인생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부분에서 나오는데 충분히 공감이 갈만했다.
언젠가 본 <이퀼리브리엄>이라는 영화에서는 인간에게 감성을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약을 주기적으로
먹이는 장면이 나오는데,"템플"박사는 선천적으로 감성이 "보편적"으로 많이 부족해서 때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저자인 색스 박사도 잠깐씩 당혹스런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물론 그는 의사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두뇌의 활동방식이 달라서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일반인이 갖지 못하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어린 나이지만 뛰어난 그림실력으로 주변을 놀라게 한 이,몇 십년전에 떠난 고향을 마치 어제 본듯이 그림에 담아내는 이,투렛증후군을 겪으면서도 수술에 있어서는 놀라운 의술을 보여준 외과의사... 일반적으로 "병"내지 "질환"이라고 칭해지는 환경에 처해있으면서도 그들이 이와같은 능력을 보여준 것은 그들의 의지나 선천적인 요소들도 작용하지만,그들의 주변에서 무한한 애정으로 함께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의학과 관련된 전문용어에 무지한 나같은 사람들이 읽어내기에는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인간은 "정상"이 아닌 환경에서도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독자적인 영역 구축이 가능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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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4-2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잼있을 거 같아요. 일단 모자를 아내로 착각한 남자 부터 읽고 그 담에...

짱구아빠 2006-04-2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난쟁이해적님> 생각보다 쉬운 책은 아니더군요,그리고 분량도 만만치 않아서 이 책 1권 읽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습니다.

해적오리 2006-04-28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제가 책 읽는 속도가 엄청 느리거든요... 으응...
 
Aida - O.S.T. - Special Edition
엘튼 존 (Elton John) 작곡, Tim Rice 작사 / 소니뮤직(SonyMusic)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이벤트 당첨으로 생긴 공짜 티켓으로 뮤지컬 <아이다>공연을 보고
받은 강한 여운을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이 음반을 질렀다.
공연은 우리말로 했지만 음반은 영어 버젼이다.
공연 오프닝을 멋지게 장식한 "Every story is love story"를 필두로
현실에서는 도저히 생길 것 같지 않은 정복자와 피정복자간의 사랑을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신나게 노래하고 있다.
특히 암네리스 공주의 노래들이 모든 것을 가졌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은 얻지 못한 안타까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공연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암네리스 공주였던 것 같다.
(암네리스 공주 역을 맡은 배해선씨의 미모와 가창력에 매혹되었다는 게 맞을 듯...)
이번 주에 장기간의 공연이 끝난다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보고 싶고,
그 아쉬움을 이 음반으로 달래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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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글쓰기 특강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12월
품절


글을 소리 내어 읽는 음독이 글자와 내용을 바로잡는 교정에 효과적임은 빼어난 선배 글쟁이들의 작업을 엿보면서 내가 익힌 바다.주변 사정 때문에 음독이 불가능하면 입술로 읽어보는 순독이 차선책이다. 음독이든 순독이든 나는 글 고치기를 길고 짧은 글 할 것 없이 스무 번 넘게 거듭한다. 자랑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도전이고,그럼에도 노력하는 만큼 좋은 글을 쓸 수 있음을 후배들에게 말해주려 함이다. -37쪽

앞으로 무슨 주제건 명암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걸 명심하고 양쪽을 동시에 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106쪽

편견은 제거가 아닌 관리의 대상이다.-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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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 이야기 카르페디엠 19
안케 드브리스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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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과 그 시절을 겪으면서 형성된 지금 나의 모습,아버지로서 내가 아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할지 등등..  두루 고민하게 만든 책이었다.
유디트는 집에서 엄마한테 지독한 학대에 시달렸지만,학교에서는 친절한 친구(미하엘은 어쩌면 연인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와 유디트에 대하여 많이 배려하고 걱정해주는 선생님이 계셨다.
그러나 나의 학생시절로 돌아가면 당시 나를 지도하셨던 선생님들은 많이 섭섭하겠지만, 유디트의 담임같이 사려깊게 배려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쏟은 분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우리 때 한창 말이 많았던 과밀학급 문제 때문에 한반에 6~70명씩 몰아넣고 그도 모자라 오전반,오후반으로 운영되던 시절이었으니 유디트와 같이 엄마한테 두들겨 맞고 수시로 결석을 하면 문제아로 학교에서 마저 낙인찍혔을 것이다. <두친구 이야기>에서 묘사되는 학교의 풍경과 내가 다녔던 그리고 내 아이들이 다녀야할 학교의 풍경은 하늘과 땅만큼의 거대한 간극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두친구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유디트는 학대받는 아이들 중에서는 그나마 학교와 미하엘이라는 탈출구가 존재함으로써(제대로된 탈출구가 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그나마의 탈출구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수많은 학대받는 아이들에 비하면 좀 처지가 낫다는데서 위안을 삼아야할까?
더군다나 <두친구 이야기>에서는 오로지 유디트의 엄마만 악역을 전담하고 있지만,(그외에는 너무나도 착한 사람들 뿐이다. 미하엘의 아버지만 해도 개과천선의 전형이지 싶다) 내가 겪었던 현실에서는 학교 가 가장 가혹한 폭력행사 기구였다.당시만 해도 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았있고, 두발이나 복장이 자율화 되었다지만, 조금이라도 이를 위반하면 가혹한 처벌이 뒤따랐다. (두발 위반시에는 학생부 선생이 가위를 들고와 머리를 한 움큼 구멍내버리는 걸 숱하게 보았다.아침 자습시간에 늦었다고 대걸레 자루로 맞고, 학교를 확장한다고 건물짓고 운동장 조성공사 대충해놓고 학생들을 동원해서 삽질하고,리어카에 돌 싣고 나르는 말 그대로 노가다를 시키질 않나...그런 거 한다고 투덜대면 자세가 글러먹었다고 집단 얼차려를 받고.....두발 단속에 항의하는 편지를 교장선생한테 보낸 친구는 상담실에 가서 거의 반 죽도록 맞고....)
학대와 폭력의 주체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 어린이 및 청소년기에 겪는 학대와 폭력의 기억은 유디트 가 비록 주변의 도움으로 안 맞고 사는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잊혀질 수는 없을 것이다. 나에게도 학생시절의 기억들은 추억이라 할만한 것은 소수를 점하고 있으며,악몽이 다수를 점하고 있음은 위와 같은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것이다.

맞아본 사람은 안다... 맞아서 고통을 느끼는 것도 괴롭지만, 무엇보다도 맞는 사람을 자기 모멸감에 빠지게 한다는 것을... 이게 더 나쁜 거다. 또한 그냥 매만 때리는 사람은 없다. 매를 때리게 되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발언과 매를 맞는 사람에 대한 비난을 통하여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종종 매를 들고 때로는 감정에 못이겨 때린 적이 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자식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방편이라 해도 설득을 통하여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도록 하는 바르지만 힘든 길을 택하지 않은 결과이다.
이 책은 나한테 그러한 힘든 길로 가는 것이 올바른 것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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