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 하우스 광화문

그곳은 상영관이 딱 하나다. 찾아가는 길도 그다지 친절하지않다.

광화문 어느 골목에서 엉뚱하게 주차장 가로막이 쳐진 길을 지나가거나 밥집에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한다.

간판도 없다. 다만 커닫란 영화 포스터가 걸려있을 뿐이다.

극장 안도 너무나 작다. 당연히 화면도 작다.

사실 얼마전 까지도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 극장 매표소와 겹하는 카페에서 파는 커피가 참 맛있다.

조용하고 작은 테이블이 좋았다.

커피를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약간은 관객석이 경사가 져서 좋았따.

 

거기서 "내가 먼저 고백을 하면" 그리고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보았다,

영화도 좋았다.

다만...

이제 그만 포스터를  바꾸면 좋겠다. 대표의 영화이지만 '내가 먼저,,,"를 내리고 "고양이를..."을 올리면 좋겠다. 뭐 담주에는 바뀔지 모르겠다,

 

영화관에 3분 늦었다. 커피까지 사가지고 들어가느라 6분정도 앞을 못보지 않았을까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키가 크고 무료해 보이는 여자가 고양이를 빌려준다. 대여섯마리를 리어커에 태우고 다니면서 확성기로 말한다.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외로운 분들께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그리고  남편이 죽고 키우던 고양이마저 죽은 외로운 할머니, 오래된 단신부임으로 가족과 서먹해진 남자, 아무도 오지 않은 랜터카 사무실을 지키는 여자가 고양이를 빌린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마음의 구멍이 서서히 매워지고 새로운 기쁨을 찾는다.

그러나 고양이를 빌려주는 여자는 여전히 그대로다.

아직 결혼할 남자를 구하지도 못했고 옆집 할머니의 엉뚱한 잔소리는 여전하고 날을 덥고 고양이들도 말을 안들을 때가 있다.

우연히 만난 중학교 동창 남자로 인해 약간 설레일뻔도 했지만... 그가 남긴건  더운날에는 보리차가 아니라 맥주라는 사실과 요요 하나뿐이다.

그녀가 원하는 남자는 언제 나타날까

그 많은 고양이가 그녀의 구멍을 메워주기는 한걸까

엉뚱하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 나도 나중에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는생각을 한다.

예전에"이기적인 고양이"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오만하고 이기적인 그리고 제멋대로인 고양이가 되고 싶다.

나를 먹지 않고 나를 버리지 않은 조금은 무심한 주인을 만난 이기적이고 게으른 고양이...

도도한 것이 오히려 매력이고 카칠함의 척도가 값어치로 나타나는 그런 고양이고 싶다.

한때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영훤히 이동하지 못하는 ...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그냥 그렇게 한 장소에서 시간을 견디는 것 그것밖에 할 것이 없는 나무이고 싶었다.

용감할 필요도 없고 비겁하거나 비굴해질 필요도 잘난척하거나 주눅이 들 필요없는 그냥 그자리에 서 있는 나무...

나란 사람은 게을러서인지 뭔가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많은 제안을 해오면 더 움츠려들어버리는 사람인것같았다. 그래서 아무런 선택사항이 없는 나무가 좋았던게 아닐까

그러면 그양이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아도 게을러도 하루종일 낮잠을 자고 주인을 무시해도 습성이려니 하고 받아주는 고양이가 되고 싶은걸까

그 여자 행복할까

아직도 고양이를 빌려주고 있을까

내가 만내가 고백을 하면일 그녀를 만나면 고양이를 빌리까? 심사에 통과는 할까?

 

 

스폰지하우스에서 만난 여자들은 조용하지만 강하다.

고양이녀도 '내가 고백을 하면:의 그 간호사도 강하다

자기 세계에 한치의 빈틈도 없다. 외로워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만 그래도 혼자 잘 견디고 지내고 있는 강한 여자들이다,.

아마 영화가 끝나고 그녀들은 먼저 다가가고 시도해볼것이다.

영화 내내 망설이고 기다리고 무심했지만 아마 그런 시간동안 키운 내공의 힘으로 영화가 끝나는 그순간 누군가에게 담담하게 그러나 도전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고 말을 걸지 않을까

그리고 거절당해도 상처입지 않고 담담할거다.

아니 상처를 입었어도 그걸 감추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아파할 줄 알것같다.

나의 외로움을 마주하고 바라보면서 견디는 걸 아는 사람은 강하다.

 

고양이를 안고 있으면 느껴지는 체온 털의 부드러움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체에서 느껴지는 은밀하고 뭉클한 움직임이 그립다. 그렇게 마음의 구멍이 매워질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

주인공의 옷 색깔이 정말 화려하다.

무늬가 없는 옷이 없고 형형 색색  한가지 색만 있는 옷이 없다.

비오는 날 거실에 거미줄처럼 빨랫줄을 치고 매단 빨래가 너무나 아름답다.

알록달록

같이 어울린까 싶은 색들이 의외로 촌스럽거나 이상하지 않고 주인공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문득 그말이 생각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화사하게 입어야한다. 아이가 처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엄마를 통해서 이니까 엄마가 보여주는 따뜻하고 화려한 색이 아이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마요코의 그 화려한 색도 고양이에게 그리고 고양이를 빌려가는  마음에 구멍난 외로운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정서를 준다고 믿고 싶다.

그녀의 우울함도 외로움도 그 화려한 옷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지 않을까

 

(그 반대로 내.고백의 경우는 단정한 단색의 옷이다,

물론 고양이가 배경이 여름이고 내고백이 겨울이라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우울할때는 조금 화려하고 우스꽝스럽게 입어보는 것도 나쁘진않을거같다는 생각....

 

카모메 식당. 안경.. 그리고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이제 토일렛만 어디서 봐야하나?

심심하고 덤덤하면서도 뭔가 위로가 되는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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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제 떠나지만
너의 뒤에 서 있을 거야
조금은 멀리 떨어져서
조금도 부담스럽지 않게

 

박진영의 저 노래가 딱 맞는 영화였다.

"기다려" 이 한마디에 46년을 기다려주는   늑대소년

순이가 주고 간 숙제를 완벽하게 해내면서 기댜렸던 순이의 첫사랑

 

사실 마지막 장면을 두고 너무깬다든가 신파의 극치라고 하면서 영화전체가 별로라는 평도 많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극적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실 46년이 흘렀으면 어여뻤던 순이도 할머니가 될 수밖에 없질 않은가

그렇게 머리위에 서리가 내리고 얼굴이 자글자글 해진 순이를 아름답다고 말해주면서

니가 부담스럽지 않을 딱 그만큼의 거리 뒤에서 이렇게 너를 기다렸노라고 하는 늑대소년의 아직도 말간 얼굴은 정말이지 신파의 극치이면서 동시에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며  하이틴 로맨스풍의 최고가 아닐까

내가 변해도 내가 떠나도 나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는 누군가....

이건 비현실이면서도 지극한 바램이니까..

(나만 그런거 아니길... ^^)

 

영화는 사람들 말처럼 가위손을 적당히 가져다 만든 영화이기도 했고

옛날 향수를 적당히 도배하면서 뭔가 미진한 부분은 그렇게 예전이니까... 하면서 넘어간 부분도 많았다.

늑대소년이 소녀를 도와주고 괴력을 발휘하는 건 가위손이고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노는 건 어딘가 동막골을 닮았고

뭐 그랬지만 그게 어쨌단 말인가

송중기가 내내 화면을 뽀사시 하게 채우고  단지 얼굴만 내미는게 아니라 말없이도 눈동자로 표정으로 모든 감정을 보여주고 설레게 하고 그러면 된거지

감독으로서는 송중기를 가지고 그의 매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면서 이야기도 나름 달달하고 감상에 젖게 만들어 내면서 더불어 이 배우 연기도 정말 꽤 하는구나 하게 느끼게끔 한거..

그것만으로 꽤 성과가 괜찮지 않나 싶다.

적어도 함께 간 40대 여성과 13세 10세 소녀는 눈물을 찔끔거렸고 옆에 앉았던 알 수없는 20대와 10대 고교생들도 코를 훌쩍였고 적어도 앞에 앉은 10대 남학생들이 중간에 나가지는 않았으니까

다 아는 뻔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알만한 스토리고 내용이라 더 감정이입이 잘 되고 몰입하고 느끼게 되는 것도 있다. 게다가 화면이 뽀사시하고 가슴설레게 하는 누군가가 계속 나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봐준다면야....

 

보고 나오면서 실없는 소리를 했다.

"어쩌면 늑대아이의 유끼 다음 이야기가 아닐까... 산으로 갔던 그 유끼가 마을로 내려와서 어떤 소녀를 사랑하게되었다면 이런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아이는 한마디 한다

"적어도 유끼는 학교도 다녔고 사람처럼 살았으니까 저렇게 동물적이지는 않을거야"

그렇구나..

 

평생 한 암컷과만 다니고 가족애가 강하고 짝이 죽으면 홀로지낸다는 늑대..

영화 두편을 그렇게 봤더니

사람보다 늑대가 더 나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흔히들 남자는 늑대... 라면서 말들 많지만 차라리 늑대같은 남자가  사람같은 늑대보다 나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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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이 나오는 영화가 개봉되었다고 듣고 일단 일본판을 먼저보기로 했다.

책을 읽었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영화를 보면서 다시 되새김질 한다.

책을 읽었을때

왜 이렇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저 물리학자는 다 파헤쳐서 모든 사실을 드러나게 했을까  했던 안타까움이 있었다.

가끔 진실이라는 것이 묻히고 그래서 완벽하게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거 같다.

사실  일반인에게 살인이라는 사실은 혼자 품고 가기엔 너무 크고 힘든 진실인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렇게 누군가가 알게되어 스스로 사실을 말하고 세상에 드러내게 되면서 홀가분해지고 어쩌면 거기서 행복과 편안함을 얻기도 할테니까..

용의자 X의 헌신

 

 

 

영화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상대는 알 수 없지만 내게 살아갈 힘을 주고 사람을 사랑하게 만든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헌신하는 수학자가.. 내내 안타까웠다.

그런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고 범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뫈벽하게 지켜내는 것

그것이었다면 마지막 모든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가 얻을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

완벽하게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 죄책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완전범죄를  만들어주고  혹시 있을 양심상의 문제까지 고려해서 새로운 범행까지 저지를 수 밖에 없던 수학자가 안쓰럽다. 안타깝다

그리고 그 사건을 끝까지 끌고 가서 풀어낼 수밖에 없던 물리학자의 심정도 그렇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학생시절 처음 만나던 장면이 있다.

수학풀이에 몰두하던 수학자에게 물리학자가 다가가서 묻는다

이건 이미 증명이 끝난 문제가 아니냐고

그러자 수학자가 답한다.

그 증명이 아릅답지 않아...

그렇다

뭔가가 풀렸다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이웃여자의 범죄를 덮어주고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시간을 그여자가 어떠한 진실도 알지 못하고 죄의식으로 힘들어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아름다운 것만 보게 하고 아름다운 지금 그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수학자의 마지막, 자신의 존재를 걸고 하는 증명이었다.

내가 존재했던 이유, 그리고 마지막에 의미있게 떠나려는 것들이 모두 그 여자에게 있었던 수학자였으니 마지막 그 여자가 모든 진실을 알았을때 그렇게 통곡같이 처절한 울음을 뱉았던게 아닐까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의 아름다운 증명이 공식들이 허물어지는게 두려웠던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류승범의 석고를 만났다.

일본의 이시가미(이 수학자 이름이 이제 생각났다.. 아 미련하고 아둔하여라..)와는 닮은 듯 다르다

아무렇게나 입은 옷 웅크리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걷는 모습

답답하고 고지식하고 주저하는 모습은 같지만 석고쪽이 좀 더 감정이랄까 느낌이 드러난다.

석고의 이야기에는 친구인 물리학자가 없다

대신 형사가 그의 역활까지 다 맡아서 한다.

이미 아는 이야기이고 일본판을 보아서 그런지 한국영화쪽은 조금 감정과잉 표현과잉이 아닐까 싶은 부분들이 느껴진다.

주변부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들도 조금 더 감정적이고 격렬하다.

일본판은 밋밋하다 싶게 조용하고 정리되어 넘어갔다면 한국판은 한판 벌려놓은 기분이다.

경찰서의 사건대책본부(명칭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에서도 일본은 정말 일본스럽게 사건을 벌여놓고 조용히 지시대로 기민하게 복종하며 움직인다는 느낌이라면 한국에서는 왁자지껄한 시장통스럽기도 하고  상관에게 말대꾸 하는 거라든가 감정의 표현 충돌이 참 많다.

뭐 문화의 차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어디가 더 낫고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내 성격상인지 아니면 이미 본것에 대한 가산점인지 몰라도 전자가 내게는 와 닿는다.

(이야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본다면 우리 영화가 더 친절하고 다이나믹하며 몰입도는 있을거 같기도 하다)

석고의 이야기는 철저히 그의 중심에서 이야기가 풀려간다.

이웃 여자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남자

류승범은 일본배우는 잘 표현하지 않은 섬세한 감정의 표현도 보여준다.

화선을 보면서 설레고 미세하게 떨리는 감정이 손끝에서 눈빛에서 잘 나타난다.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이 남자를 신뢰할 수 있겠다던가 이 남자가 지금 사랑하는 구나라던가 더 나아가서 이 남자가 두렵고 낯설다는 느낌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다 알고 보는 거지만  완벽한 석고의 알리바이에 눈물이 났다.

모든것을 내가 안고 내가 되돌아갈 퇴로마저 차단해버리고 앞으로만 나가는 이 남자의 헌신이 마음아팠다.

 

다만 아쉬운것은 책에서 잘 나와있고 일본판에서도 의미있게 보여주는 이시가미. 혹은 석고에게 있어서의 수학이라는 것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나름 의미있는 대사들은 나왔지만

가령

누구도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만드는 것과 푸는 것 어떤 것이 더 어려운가

보기엔 기하문제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함수문제같은 미묘하게 착각을 일으키게 꼬아놓은 문제들

뭐 그런 대사들이 나오지만

그냥 의미있어보이고 좀 그럴듯한 대사를 그냥 가져다 놓은 느낌이랄까

일본판을 봤을 때 느낀 아하.. 하는 그런건 적었다.

어쩌면 이시가미의 대척점에 놓은 물리학자의팽팽한 누뇌가 빠진 탓인지도 모르겠다.

수학이라는 것이 어렵고 난해한 학문이지만

확실한 답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답을 향해 가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잘 증명하고 풀이한 식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그런 수학의 난해하지만 아름다운 질서가 드러난 사건이 바로 이 이야기가 이니었을까

내가 사랑하는, 희망이었던 여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 방법이 여러가지지만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그 여자가 남은 생을 행복하게 그늘없이 만들고 싶다는 가설을  스스로를 다쳐가며 증명하는 남자의 헌신 그 이야기다.

 

일본판은 이성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하고

한국판은 감정적으로 건드린다. 세상에는 이런 바보같은 어리석은 그러나 욕할 수만은 없는 사랄ㅇ이 있다고

뭐가 좋은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리라

 

사족...

나중에 아이가 수학이 어렵다고 징징댄다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수학이 이렇게 아름답고 의미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하지 않을까

나처럼 너무 늦게 알지만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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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문뜩 "봄날은 간다"가 떠올랐다,

거기서 상우가 그랬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 상우가 아직도 그렇게 순수하고 조금 찌질하게 남아있다면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단다."

 

한때 빛나던 것들도 다 낡을 수밖에 없고 지금은 초라하고 낡은 것들도 한때는 빛나던 때가 있었다. 그냥 그렇데 변해가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에 삶이 아닐까

언제나   환하고 새로운걸 찾아가고 싶고 그것이 더 탐나기도 하는 것도 삶이고 인간이기도 하다.

 

영화속 마고는 평범한 인물이다 결혼생활에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친구같고 가족같은 남편은 든든하게 옆에 있어주고 시가쪽 식구들과도 허물없이 지낼만큼 문제가 없다.

어쩌면 그렇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마고에게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뭔가 다이나믹하고 반짝거리는 것 두근거리는 무언가 설레임이 필요한데 남편과의 생활은 너무나 안정되어있다. 그건 남편의  묵직하고 한결같은 성격 그리고 미래의 유머까지도 준비하는 반듯하고 정돈됨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성격은 닭 하나를 가지고 요리책을 만드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설레임 그 남자가 다른 곳도 아니고 바로 이웃에 있다.

언제나 눈길 닿는 곳에 그가 있고 손을 내밀면 잡을 만한 곳에 그가 있다.

그러니 발랄한 마고로서는 미치고 팔딱 뛸 일이 아닐까

유부녀라는 이유로 아직 남편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마음을 다잡아보려고 하지만 그럴 수록 끌리는 마음은 어쩌지 못하고 남편의 한결같음조차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다.

수영장 샤워실에서 나이든 여자들 젊은 여자들이 거리낌없이 나신을 드러내며 세상에 변하지 않은 것 없다는 말을 할때 참 숙연했다. 익숙한 몸들을 보면서 그렇게 늙고 쳐지고 살찐 몸들도 언젠가는 누군가를 설레게 했을 것이고 탄력있고 팽팽한 젊음이었다는 걸 말없이 보여준다.

시간이 그냥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익숙하버린 무심함이 그냥 무심함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한때 아이가 그랬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같은 생활이 뭐가 좋으냐고 매일매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야하고 뭔가 다이나믹하게 신나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한때 나도 그랬단다.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반복되는 건 견딜 수 없다고

하지만 살아온 시간이 쌓이면서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

다이나믹함이라는 것신나고 파란만장하다는 것이 늘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그것이 오래되면 멀미만 날 뿐이라는 것 어쩌면 우리가 지금 지리멸렬하게 느끼는 익숙함이나 반복들이 한때는 빛나는 다이나믹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신나는 놀이기구도 때가 되면 조명이 꺼지고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온다.

마냥 계속되는 두근거림 신남 흥분이란 건 없다.

(사람이 그렇게 살다간 심장병으로 죽을 수도 있다...)

결국 마고는 그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take the waltz가 흐르면서 새로운 격정적인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지 말없이 보여준다. 그렇게 심장이 터질만큼 두근거린 사랑도 결국은 일상이 되고 지루해지고 무심해지는 것을

남편의 동생이 말했다.

"누구나 인생에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 틈을 메우려고 하진 않는다"

맞는 말이다.

조금 부족한대로 처지는 대로 맘에 안드는 대로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산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누군가는 또 다수와는 다르게 한사코 그 틈을 메우고 싶고 완벽해지고 싶어하기도 한다.

30년뒤의 약속을 하면서 그때 58세가 된다고 하는 걸 보면 아직 주인공들은 20대라는 뜻

그렇게 팔팔하고 피가 뜨거운 청춘일때는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뭔가 빈틈이 적을 때이고 한두개의 빈틈이라면 기어이 메우고 완성시키고 싶은 욕망이 더 클 수밖에 없겠다 싶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 빛나고 신나고 두근거리는 무언가를 찾아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것도뭐라고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런 저돌성에 상처받는 누군가가 생긴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그렇게 뛰어들어야만 풀리는 사람들은 뛰어들어야 한다. 아무리 붙들고 익숙함 무미건조함의 가치를 이야기해도 알 수 없다.

 

세상에 식지 않은  사랑이 없다고 하고 오히려 그렇게 사랑이 식어서 무덤덤해지면서 깊어지는 정이 더 의미있다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 마고가 혼자 탄 놀이기구는 더 이상 다이나믹하지고 신나지도 않다 그냥 어지러울 뿐이다.

어느순간 그 떨림 설레임이 멀미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서글프다.

 

봄날은 간다의  영악한 은수는 그걸 알았단다. 지금은 열병처럼 들떠서 서울과 강릉을  마치 집앞슈퍼가듯 달려가는 상우도 언젠가는 지루해지고 덤덤해질거라는 걸.. 그리고 은수도 마고처럼 그런것이 견디기 힘들었던것이 아닐까 왜냐면 이미 겪어봤으니까..

상우는 아직 열정이 식어서 덤덤해지고 무심해지는 걸 모르니까 아직도 저러는 거고

그 상우에게 아직도 어려서 다이나믹한 삶을 사랑을 찾는 모두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깨닫는 것은 각자의  몫

 

영화 중간에 마고와 이웃 남자가 바에서 말로서 섹스하는 장면이 나온다.

남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는 마고의 미묘한 표정

그리고 남자의 나즈막한 목소리

그 어떤 영화의 섹스씬보다 더 로멘틱하고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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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 너를 좋아했던 그 시절의 내가 좋아

 

첫사랑이 오래 기억에 남는 건 그때의 내가 가장 순수했고 가장 열정적이었기때문이 아니었을까

상대가 아름다워서 너무 좋아서 기억하기보다는 그때의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 시절이 각별하게 기억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돌아보면 제일 순수했던 시절이었지만 그때는 지독히도 힘들었고 음란했고 지루했던 시간이 첫사랑이지 싶다.

 

교복입은 아이들의 사랑

서로 감정을 몰라서 아니면 모른 척하느라 투닥거리던 시절

그런것들이 참 이쁘다 싶은걸 보면 나도 나이를 먹었나보다.

이젠 나이 든 어른의 입장에서 보니  그래도 반 꼴찌에게 공부를 시키느라 고생하는 우등생 여학생도 이쁘고  또 하란다고 열심히 하는 남학생도 이쁘고 그 사이에서 한 여학생에게 연정을 품은 나머지 찌질해 보이는 남학생들도 이쁘다

어쩌면 두 주인공이 이루어 지지 않았고 어떤 스킨쉽도 없지만 그래도 슬프지 않고 기분좋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꽤 괜찮다.

세상의 모든 첫사랑이 슬프게 마감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을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나이에 그냥 순수하게 열정적인 그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렇게 조금은 엇갈리고 미워하고 멀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고 그때 그 감정에 충실한 나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줬다는 것에 감사하고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진정한 첫사랑의 가치가 아닐까

그래서 두 남녀가 엇갈리면서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예전 내가 좋아했던 사람 혹시 나를 좋아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 시절 그 감정에 충실할 수 있던 걸 감사하고 기분좋게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좋아할때 이것저것 재거나 밀땅도 중요하지만  상대에게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니라고 판단되면 기꺼어 보내줄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는 관계가 좋겠다.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는것이므로

한떄 우리가 좋아했다는 것에 감사하며 돌아설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좋곘다.

누군가 이야기 했듯이 사랑할때가 아니라 헤어져야할때 순수하게 인간답게 헤어질 수 있는 것, 감정을 정리할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면 좋겠다..

이미 나는 지났고 내 아이들은.... ㅠ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다면 더 좋은게 있으랴...

 

중간중간 민망한 "발사"장면이 나오긴 했지만..아이들과 보기에도 괜찮았다.

여기 나오는 남자주인공의 엄마도 대단하다.

아들이나 남편이나  집에만 오면 누드가 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게 보통 내공이 아니다 싶다 왜 그 녀석은 집에서는 그렇게 돌아다니는지 원...

휴지를 왜 그렇게 빨리 쓸까 하면서 그냥 양이 많은 걸 넣어주는 엄마를 보면서 여기 대만판 시원이 엄마가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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