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언어의 정원, 서

 

 

 

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 ]2013‘

 

 

 

 

 

올여름 비가 드럽게도 많이 내렸다.

한달내내 꿉꿉하고 끈적거리고 습습했다.

그런데 화면에서 내내 비가 내리는 동안 나는 몹시 설렜었다.

내일도 또 내일도 비가 오기를....

그래서 그 소년이 그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그리고 무언가 전진이 있기를

둘이 함께 걸어가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가 나를 발견하고 내 마음결을 느껴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언제 그런 경험을 했던가?

그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족감으로 가득했고  먹지않아도 배고프지 않았고 지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내 속을 털어놓을 수 있고 누군가의 근황이 궁금해지는 상황이 나도 있었다.

 

한때 사랑이 끝나고 만남이 뚝 하고 잘려나갔을 때 참 많이 힘들었다.

누군가를 그렇게 원망한 것도 처음이었고 심지어 죽어버리라는 저주까지도 서슴치 않았던 적도 있었다. 자존심이 상하고 내가 어디가 못나서하는 자책감도 생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 나쁜 기억이 흐려졌다. 그리고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했던 시간이 있었다는 것,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다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 함께 아파하고 꿈꾸고 세상을 향해 함께 걸음을 내딛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알아보는 순간을 가졌다는 것

그건 참 좋은 거라는 것..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았고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다는 기억이 나를 행복하게 했고 충만하게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젊은 소년의 표정에서 옛날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설레었었다.

물론 나는 영화속 그녀처럼 이제 혼자 걸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지진 못했다. 여전히 미적거리고 미성숙하며 나이만 먹었지만 그래도  한때 누군가에게 응원을 받고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면서 지금이라도 나도 혼자 걸음을 내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긴다.

 

소년과 여자의 짧은 만남은 어쩌면 사랑일 수도 있고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 무엇이면 어떠랴. 사랑이란 건 어떻게 명명되는지 정의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갖고 감정을 가지는 거니까..

어쨌거나 함께 성장할 수 있고 세상에 한걸음 걸어나갈 수 있다는게 중요한게 아닐까

세상앞에 두려운, 중학생 이후 성장을 멈춰버린 여자에게 남자는 구두를 만들어줄 것이다.

그 구두가 비록 투박하고 불편해도 어딘가 설레는 곳으로 데려다 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맥주를 마시는 여자와 구두를 디자인 하는 남자

둘 다 뭔가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걸 꺼내 보여주기가 민망하고 그런것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 그리고 서로를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서로는 위안이 되고 꿈이 되어준다.

그리고 그녀가 누구인지 알게되고 다시 만나고 뭐 그러고 끝이 났다면 그저 그랬겠지만

뒷부분에서 여자에게  고백한 소년이 여자에게 거절을 당하고 여자의 방을 나가고 그리고 여자가 쫒아가고 그리고 다시 만나고.. 여기서 그냥 포옹.. 뭐 그렇게 지나면 상투적인거지만

소년이 화가나서 여자에게 소리지를 말들.. 원망하고 화를 내고 스스로 어쩔 줄 몰라 누구에게 화를 내는 건지 몰라하면서 소리소리 지르는 그 장면이 정말 좋았다.

안으로 안으로 고여드는 감정이 마음이 그렇게 밖으로 내질러지는 순간, 그래서 비로소 스스로 그 감정이 빛깔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아는  깨달음이 탁 터지는 순간.. 눈물이 났다. 그런거다. 감정은 속으로 고여서 흘러넘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밖으로 터져 나와야 하는 거니까... 그래야 비로소 내가 보이고 상대가 보일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함께 이어도 좋고 각각이어도 상관이 없다.

이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위로를 받았는지 알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눈물이 났다.

아 멍청하고 아둔한 나는 시간이 10년이 흐른후에  그걸 알았구나.

나도 그땐 참 아름다웠고 동시에 찌질했고 그리고 힘들었구나.

그래서 지금 내가 있구나 하는...

45분의 영화에서 이렇게 위로받는 느낌은 첨이었고 웃으면서 눈물나는 영화도 첨이었다.

 

 

함께 간 딸은 재미는 있지만 슬프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직 삶이 짧은 딸이  절망감이나 막막함을 알지 못하니 알지 못하는 서글픔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주제가가 참 소박하고 촌스러우면서도 내용을 그대로 집약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번역의 문제인지 몰라도  직설적이로 세련되지 못한 가사와 단순한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그 영화의 주제와 느낌을 딱 요약해준다는 걸 나만 느끼는 걸까.. 그래서 좋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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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이렇게 갈리는 영화는 첨이다. 적어도 내게는....

사실 딱히 끌리는 영화는 아니었다.

봉준호의 영화는 플란다스의 개부터 마더까지 모두 극장에서 보긴 했지만 

플란다스의 개는 이게 뭐지? 하고 의아해하다가 내가 어떻게 이해해야하나 고민하다 잊어버렸고

살인의 추억은 너무 끈적거리고 우중충해서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송강호와 김상경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너무너무 범인을 잡고 싶은 욕망이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올만큼 절절했다는 기억은 있다.

그리고 괴물은 그냥 괴수영화? 로 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랑 괴물에서 살아온 소년이 함께 눈오는 겨울 밥상에 앉아 있는 장면이 차마 슬펐다.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이 그렇게 슬프고 아름답게 보인건 처음이었다. 중간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나고  심지어 고아성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가물가물한데 (한때 그 소년이 고아성이라고 생각했다)  둘이서 밥을 함께 먹는 장면만 오래오래 남았다.  먹는다는 것.. 그것도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참 따뜻하고 눈물겨운 일이라는 게 새삼 느껴졌다.

그리고 마더는... 아.. 원빈도 꽤 괜찮구나 싶었고 누구보다 진구가 무서웠고 끌렸다. 뭐 저런 진짜 양아치같은 배우가 다 있지? 실제 밤길에서 만날까 두려웠다.

관광버스에서 처절하게 추어대던 김혜자의 춤은 이제 조금 이해될거같기도 했다. 어쩌면 극중 그녀의 나이가 지금 나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드디어 설국열차에 올랐다.

먼저 본 지인이 침튀게 엉망이고 별로라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스포일러를 다 살펴보 다음

영화가 너무너무 보고싶다는 중딩 딸과 함께 봤다.

재미는 있었다. 일단 다들 연기가 되니까 볼만했다.

열차 중간에  터널로 들어가면서 불이 꺼지고 순간 피튀는 것들이 상상되면서 (화면이 어두우니 소리만으로 되는 상상이 더 끔찍했다) 순간 그어진 성냥불

그리고 장도리를 든 채 달려드는 남자들...

아..길게 길게 이어지는 그 난투극은 아니나 다를까 올드보이의 오마주란다.

맞다. 제작이 박찬욱이구나..

그래도 그때만큼 충격저기고 몸서리쳐지지는 않았다. 우리편은 죽지 않을거니까...

 

말이 많았던 마지막의 남궁민민수와  커티스의 대화

왜 난 거기서  태백산맥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하대치 (최대치? 순간 헷갈린다)와 염상진의 대화였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뭔가 그들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에  열망과 희망  어쩌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혁명의 기운을 이야기하던 것이 떠올랐다.

이상적이라는 건 아름답지만 슬프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구나 싶었다.

앞에 있는 엔진을 향한 문을 열든 옆에 있는 열차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든 그건 머리속의 이상이고 현실은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  슬프고 적막한 내용을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의 지루한 대화를 풀어내긴 했지만 그 부분이 슬프고 인상적었다.

태백산맥이랑 어떠 면이 연관이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는 없다. 모르니까

다만 그 장면에서 혹은 몇몇 장면에서 자꾸 태백산맥이 떠올랐을 뿐이다.

나도 이유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영화는 나쁘진 않았다.

하고픈 말이 많았다는건 알겠고 그러기엔 시간이나 제약이 많았다는 것도 알겠고 뭐가 하고픈진ㄴ 알았다.  호불호를 떠나서 이렇게 이슈가 되고 논쟁거리가 된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썩 내켜하지 않은 탑승이지만  꽤  ㄱ괜찮았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열차내에서 누구보다 양갱을 맛있게 먹는 건 바로 그녀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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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쾌한 놀이동산을 만들어놓고 연인을 기다리는 남자 이야기

 

1.  소설가 김영하의 이야기처럼 서로 빗나간 화살들이 어떻게 되는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로 바라보는 곳이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다보니 서로의 등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결국 모두가 바라는 곳은  한곳이었다.

   화려하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곳.. 어떤 책임이나 배려보다는 지금 이순간의 즐거움을 가질 수      있   는 것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데이지나  톰이나 머틀은 그랬다.

   사실 개츠비도 나름의 욕망으로 데이지를 좋아했고 어쩌면 그 잃어버린 5년간의 환상이 데이지  를 더할 수 없는 이상형으로 미화시켜나가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현실을 지탱해나갔다고 본다면 그 역시 어떤 찰라적 욕망을 원했던거같기도 하다.

 

2.  놀이동산은 아름답고 즐겁고 유쾌하다.

    언제나 음악이 있고 춤이 있고 화려한 조명 멋진 놀이기구 달콤한 음식이 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즐기고 놀다보면 어느새 폐장시간이 다가온다.

    놀이동산은 그렇게 잠시 놀다가고 즐기다 가는 곳이지 그 곳은 누구에게도 안식처는 될 수 없다.

    다만 잠깐 있다 가느냐 오래놀다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 놀이동산을 지어놓고 연인을 기다리는 개츠비는 어쩌면 원하는 걸 얻기위해 그 방법을 잘 못 찾았던거같다.

    화려하고 부유한 데이지를 위해 그녀에게 맞추기만 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5년의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

    그것이 개츠비의 잘못이다.

    시간앞에서는 누구나 변한다. 여자는 더 많이 변한다.

     왜 남자들은... 특히나 순수하다고 자처하는 남자들은 그걸 모를까

    (한국에도 한놈이 있다. 봄날의 간다에 상우라고..)

 

3     내 기억속의 개츠비는 언제나 로버트 레드포드였다.

      그가 나온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포스터 속에서 노을을 두고 선착장에 서 있는 그의 슬픈 표

      정은 그대로 개츠비로 남아있다.

      이제는 살이 쪄서 아름다운 청년이 아닌 아저씨 필이 많이 나는 디카프리오가 어떻게 개츠비

     를 하는지 걱정스러웠다. 어울릴까

     그런데 의외다 괜찮다.

      이제 날렵한 턱선도 없고 배도 둥그스럼해진 그가 애잔하고 슬프다.

     아직 연기력이 남아있고 그의 눈빛에는 그때의  불안하고 서성이는 소년이 청년이 남아있다.

     데이지를 바라보고 수줍어하고 어색해하는 그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개가 레드포드의 개츠비를 직접 보지 못해서인지도 모른다)

 

5. 왜 사랑이란 건 이다지도 불공평하고 무차별적일까

   사랑받기위해 태어난 인생이 분명 존재하나보다.

    사실 어리석고 속물적인 데이지는 두 남자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는다.

    들여다보면 아름다고 순수했던 개츠비는 결국 오해와 음모로 죽어버리고 죽어서도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지만 공평하지 않다.

     어쩌면 눈 멀고 무지하게 들러붙는게 사랑이라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6,  아름다운 저택  정원 옷차림

     화면에 보여지는 것들이 화려하고 대단할스록 불안하고 슬프다.

     모든 것이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 여정위로 차곡차곡 아름답고 화려한것들이 쌓여간다는게 정말 아찔하게 비극이다.

 

  먼지쌓인 책을 다시 펴봐야겠다.

 굳이 새로 나온 책을 살필요는 없을 듯하다.

 

근데 이 책이 피츠제럴드의 초기작이자 대표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는 젊은 나이에 이런 아름다움의 허망함을 어찌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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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초반 교사의 고백 부분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책을 읽은지 꽤 되고 그 책도 처분한 후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문제아를 선도하고 바르게 이끄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지만 그로 인해 소외되고 내버려지는 많느 평범하고 일반적인 아이들은 어찌 할것인가.

어쩌면 한두명의 특별한 아이들로 인해 대다수의 평범한 아이들이 오히려 차별을 받는 건 아닐까

그래서 주인공은 일반적인 아이들을 더 챙기기로 했다고.. 뭐 그런 내용이었다.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이 참 와닿았다.

 

예전에  큰아이 담임이었던 분이 한 이야기가 있다.

아이가 아주 우수하거나 아주 문제가 많은 경우가 아니면 조금 관심을 덜 기울이게 된다.

그냥 내버려둬도 알아서 잘 따라오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아이들

그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조금 소외되는 면이 있다. 선생도 사람인지라..

 

사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그 선생님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어서 그 말이 참 싫다.

대다수의 아이가 문제가 없고 우수하지도 않다.

그냥 평범하고 보통의 아이들

그 아이들은 항상 어떤 소설이나 영화에서 배경이 된다.

아무런 생각도 없고 주장도 없고 쉽게 감동하고 반성하고 주인공을 따른다.

하지만 그 아이들 하나하나도 꽃이고 아름답다.

 

 

이 드라마를 참 열심히 봤다. 보면서 학교 폭력.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열혈 선생님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아파했지만 끝나고 허전했었다

아마 드라마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문제아들  오종태와 이경이 지훈이네들 남순이와 흥수 그런 문제아들을 쫒아다니는 정인재 선생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다.

하지만

선생님도 사람이고 한계가 있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쫒은 시간과 열정만큼 다른 아이들이 소외될 수도 있다.

누군가를 교실에서 쫒아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의 아이들에게 너희는 아무 문제 없으니 감수하라고 참으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경민이나 길은혜같은 이기적인 여학생들에서 변기덕이 계나리같은 눈에 띄지 않는 모든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아무 문제도 없고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니 그냥 조금 내버려두어도 상관없는 아이들일까

계나리가 그랬다

나같은 학교 안온다고 누구하나 관심 가지지도 않는다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아이들이라고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어제 아이가 상담을 하고 왔다.

아직 학기초이고 중간고사도 보지 않은 상태이므로 담임선생님 입장에서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게 이해가 간다. 게다가 내 아이지만 뛰어나지도 문제가 있지도 않고  붙임성이 좋고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라면 더욱 할말은 없을 것이다.

겨우  응원하는 의미로 지금처럶 잘 해나가길 바란다..

나라도 그 이상 해줄 말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는 참 낙담한다.

사실 내가 선생님께 이것저것 말 안하고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게 전부지만 그래도 교실에서 돌아가는 거라든가 농담이라도 할 수 있는데 왜 그런 것조차 하지 않았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지만 그런 적도 있었다.

'교실에서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건 좀 슬픈일이야. 왠지 투명인간이 된거 같기도 하고...'

 

작은 작은 아이 선생님이 그랬다.

아이가 자기 표현을 하지 않고 얌전한건 좋은게 아니라고

요즘같은 자기 피알시대에 스스로 드러내지 않으면 누가 알아주지 않고 불이익을 당하는 부분이 많으니까 그걸 고쳐야 한다.

결국 많이 과장되게 말하면 모든게 니탓이다.

눈에 띄고 싶으면 발표를 하고 나를 표현하고 뛰어나게 공부를 하고 두드러진 성과를 내라고

가만이 있으면 누가 알아주냐고

 

오래 보아야 아름답고 하지만

우리에겐 오래  무언가를 보고 있을 시간이 없어 보인다.

 

아이는 누구나 관심을 원한다.

그걸 부담스러워하거나 수줍어하거나 ,. 그것도 관심에 대한 갈망일것이다.

튀고 싶은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것

지나가는 말 한마디라도 아.. 저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

(설령 그것이 자기 착각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걸 누구나 소망한다.

내가 그저 이 학교에서 사회에서 배경그림같은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주체로 살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건 나 혼자 위안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반응이고 서로 간의 공감이다,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챙기기 힘든 다수의 평범한 아이들이  위안을 받고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무언지 생각해봐야겠다.

 

얌전하고 평범한 자신과 자식들로 조금 울컥했나보다.

 

 

.................

사실은 고백..을 보고 느낀걸 쓸려고 했는데 엉뚱하게 흘러버렸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1. 어리다고 다 순수하지는 않다.

   요즘은 어른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어른을 휘두르는 어린 것들도 있다.

   아직 어리니까  뭘 몰라서 그런거니까.. 그렇게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어른들이 알아서 용서한다는 걸 아는 아이도 있다.

   교사가 말한다. 너희를 보호하는 건 부모나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라 소년법이라고

   케빈도 알고 있었다 자기가 언제 죄를 지어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건지

   요즘은 아이가 아이가 아니라는 걸 가끔 느낀다.

 

2. 여기서도 대부분의 교실의 아이들은 제각각의 생각이 없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나 모두가 주인공일 수는 없다.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호들갑스럽고 가볍고 악의에 가득찬 아이들은 주인공 소년보다 더 무섭다.

   뭐가 선의고 뭐가 악의인지 구분이 없다.

   대중에 휩쓸려서 스스로 옳다고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마구 밀어붙이는 것

   가끔 어떤 민감한 사안에 댓글로 여론을 몰아가는 것과 달라보이지 않는다.

   큰 목소리가 이기고 머리수가 많으면 이긴다는게 세상에서 젤 무섭다는 걸 다시 느낀다.

 

3. 베르테르 선생님  정말 바보 아냐 싶다.

   나의 호의가 타인에게도 호의가 되지 못한다는 걸 모른다.

  나는 너희와 통하고 싶다. 이해하고 싶다. 나는 정의롭다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바보다.

  어쩌면 무심하고 게으르고 나태한 선생보다 더 위험하다.

   부지런 한 바보가 가장 위험하다는 표본이다.

 

4. 책도 좋았지만 영화도 좋았다.

   교실에서 (결국 대중으로 표현되는 아이지만) 아이들이 몰아가는 유치하지만 악의가 가득한

   씬도 좋았고  음악도 적절하다.

   원작에도 그랬나 기억이 나질 않지만 비오기전 어두운 날씨가 주는 긴장감 .. 비가 쏟아지는 순간 그리고 비가 그친후의 안도와 새로운 불안감이 좋았다.

   날씨로도 많은 감정을 전달한다.

 

5  결국 엄마의 부재 그리움.. 이 사고를 일으키고 아이를 괴물로 만든다..............고 하지만

   모든 부재된 엄마를 가진 소년이 괴물이 되진 않는다.

   가해자의 부모 전형을 보여주는 나오키 엄마

   내 아이는 사랑스럽고 순진하고  모든 건 친구의 잘못이고 잘못된 교사탓이다.

   언제나 그렇다. 내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고 아이들끼리 장난일 뿐이고 너희가 몰라서 그런거다

  하지만 그 장난에 또다른 사랑스러운 아이는 불안이 시달리고 트라우마를 겪는다

  내 눈에 보이는 내 아이가 전부가 아니다

  내 아이도 가해자일 수 있고 피해자일 수 있다.

  문제아를 가진 부모가 할 수 있는 첫번째는 진심어린 사과 그리고 반성밖엔 없다.

 

 

학교폭력에 대한  가정통신문을 보면서  얌전하고 보통의 아이를 키우는 나를 돌아보면서 조금 감정이 과잉되었음을 고백한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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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눈빛이 저렇게 절절하긴 첨이었다.

예전 스물몇살때 본 '순수의 시대'도 나름 감동이었다.

아름다운 화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미셀 파이퍼의 아름다운 모습도 기억한다.

그땐 미셀 파이퍼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그녀가 안쓰러웠다.

시대를 앞선 이혼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그렇게 마음을 닫고 돌아서서 떠난 그녀가 안쓰러웠고

책임지지 못할 사랑을 시작한 그 남자가 미웠다.

뭐 그랬던거같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기억에 남았으니까

이제 이십년이 지나고 어느날 밤

유행가 가사처럼  그 옛날 극장에서 본 영화를 주말의 명화로 보면서

남자의 절절한 눈빛을 본다.

가장 소망했던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남자의 눈빛이 거기 있었다.

인생을 돌아볼때 후회스러움도 없이 늘 평온하고 명예로웠던 그 남자가 단 하나 갖지 못한건

그 남자의 일생에 가장 절잘했고 소중했던 '무엇'이었다.

마음속 깊은 우물속에 그'소중한'것을 넣어두고 두껑을 닫고 살아온 남자의 평온하고 잔잔한 표정에서 눈물이 난다.

그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걸 알고있었지만 사실 '순수의 시대'에서의 그의 연기가 기억나지 않았다.

뭔가 강한 임펙트가 없었던 역이라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다시 본 오늘 밤 영화속 그 남자는 참 ...

 

남자 여자를 떠나서 내가 가장 소망했던 무언가를 버리고 돌아서는 사람의 표정은 그렇지 않을까

한없이 자상하고 따뜻한 미소뒤에 뻥 뚤려있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살아오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내 가족 아이들 지금현실의 삶....

어쩌면 나도 내 속의 깊은 우물속에 무언가를 봉인해넣었는지도 모른다.

아주 오래전에 꽁꽁 싸서 우물에 던지고 그대로 두꼉을 닫아버린 무언가가 지금 자꾸  기억속에서 아련하게 밀려온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어느날 영화속의 그 남자의 얼굴에서  내가 잊어버리고 살았던 그 '절실했던'것이 그리운 밤이다.

 

 

 

 

낮에 딸이랑 '파파로티'를 봤다.

중간중간 어설프고 맥락이 끊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단순히 마지막 노래때문에 좋았다.

순수한 표정에서 비열하고 삐뚤어진 표정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이제훈도 좋았고

이제 나이 먹어 조금은 쓸쓸하고 마주 보기가 계면쩍어진 한석규도 좋았다.

한석규는 대사를 할때보아 튓마루에 앉아  동창에게 전화를 걸까 망설이는 순간 같은 그런 빈 장면을 채우는 때가 더 좋다.

뭐랄까 말하지 않아도 무심하게 앉아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않거나 하는 모습이 더 많은 걸 보여준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대한민국에서 욕을 가장 맛나게 하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어쩜 늘 쓰는 말처럼 욕이 그렇게 찰지게 들릴까?

 

지금도 여전히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는 배우의 잊혀진 영화속의 모습과

한때 잘 나갔던 배우의 조금은  쓸쓸해진 지금의 영화속 모습을 보면서

왠지 지금 나 자신도 조금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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