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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 극장엘 가서 영화를 본다.

혼자라는게 그다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혼자 보기 편한 극장이 있다

가능하면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있으면서도... 타인에게는 무심한 사람이 많고

아는 사람은 적은 곳....

강건너 센트럴이 딱 좋은 곳인데... (주로 아줌마가 많고 시간대가 내게 적합하다)

그러나 강건너는 택시비가 너무 들어서...

새로 가는 곳이 집이랑 가장 가까운 CGV

그런데 여긴 동네라 간혹 동네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시간대가 아이 유치원 보내고 보기엔 애매하고.. 암튼 그랬는데..

보고 싶던 <사과>가 여기서 시간대가 그나마 맞아서... 갔다.

 

사과...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다 생각했었는데..

어느 잡지 리뷰에서..

한참 물이 오른 시기의  문소리와.. 아직은 풋풋한 이선균이랑  김태우를 볼 수 있다는 말에

그리고 그렇고 그런 연애담이라기 보다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말에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극장안에 사람이 있었고 혼자도 재법 있었다. 다행이다.

현정의 연애담에서 시작해서 실연  다시 연애 결혼 그리고 이혼까지의 이야기다.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여자 현정은..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그런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밝은

여자였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에게 실연당하고... 그리고 방황하다가 따라다니던 남자에게

마음을 열고 결혼을 하고 .. 그러다 안맞는 부분들을 발견하고 갈등하다가 이혼을 결심한다.

어찌 보면 내얘기 같고 내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같고...

현정이가 현실의 내 옆에 있다면 등짝을 두들겨가면서 결혼을 말리거나 이혼을 말리거나

" 거봐 내가 뭐랬니? 후회할거라고 했지?

"아니야 아니야 결혼을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마구마구 퍼부어 줄고 싶었다.

연애도 못하고 30년 가까이 살다가 막판에 늦바람이 무섭다고 기가 막히게 연애를 하고

채였는지 찼는지도 모르게 헤어지고..

막판에 몰린 심정에 술마시고 주정하고 그러다가 다가온 사람과 결혼을 했던 경험으로 볼때

현정도 그렇게 결혼하는 건아니었다.

아니 김태우랑 (극중 이름이 생각이 안남)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급하게 보란듯이... 대충.. (본인은 모르겠지만 돌아보면 정말 대충이다)

결혼하는거... 그건 아니다.

그렇게 시작한 결혼이 행복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그도 나를 배려하고.. 하는 것처럼 생각하다가..

갑자기 모든 생활이 구질구질해지고 나만 손해보는 기분이고.

전혀 내 맘을 몰라주고 변해주지 않는 상대를 벽처럼 느끼면서 무너지는것...

결국 그렇게 현정이 태우랑 이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참 안쓰럽고 고소하고 그런 기분이 복잡하게 들었다.

분명 현정의 말처럼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거다.

현정도 민석을 사랑했었고 그 다음 다가온  태우도 사랑하기로 했지만...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그렇게 자신은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생각했을것이다.

현정의 사랑방식이 어쩌면 민석을 지치게 했을거고.. 비겁하게 도망가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태우는 태우대로 자신이 생각하고 그린 현정만을 생각하다보니 현실의 현정이 낯설고 정떨어지고

뭐 그랬던게 아닐까 싶다.

결혼한 자식에게 참견하고 맘대로 휘두르고 싶어하던 현정네 가족도 그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고

사위에 대한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했을거다.

결국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랑했는데..

그게 과연 상대와 소통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세상에서 젤 무서운 사람은 부지런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바보.. 라고..

일이 다른 방향으로, 안 좋은 쪽으로 갈거라는 걸 모르면서 최선을 다해 그렇게 끌고 가는 바보

그러면서 자신을 최선을 다하고 있노라고 스스로 뿌듯해하고  몰라주는 남들을 원망하고

억울해하고.. 자신을 정말 열심히 했노라 강변하는.... 바보

그 바보가 모든일을 그르친다.

차라리 게으른 바보는 아무 사건도 일으키지 않지만

부지런하고 최선을 다하는 바보는 늘 일만 만들뿐이다.

사람들속에는 저마다 그런 바보가 하나씩 살고 있어서...

나는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위해 노력하고 사랑하고 있노라...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 아닐

까?

나도 역시 그 바보인지도 모르겠고...

태우가 가족을 위해 구미에 내려가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그건 현정을 더 힘들게 하고

본인도 힘들어지는 길이었고

현정도 남편을 위해 직장을 버리고  임신한 몸으로 구미까지 따라가지만 ... 현정의 그런 최선을 다

하는 사랑이  태우를 더 힘들고 지치게 했을지도 모르고..

손자를 봐주면서 늙어가는 현정모도.. 최선을 다해 딸과 사위에게 관여하지만

그견 그저 노인네 잔소리 참견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모를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노라고.. 나는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노라고..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자랑스럽게 살아가겠지.

현정부가 돋보기를 찾으면서 화를 버럭 내던 장면이 있다.

집안 여기저기 뒤져도 돋보기는 안나오고.. 없는 아내에게 화를 내지만

막상 현정이 울음을 터뜨리자 어쩔 줄 모른다.

그저 울지마라.. 울지마라 할뿐

그렇다.

내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데 그게 상대방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벽에 부딪쳐 되돌아 오고

막상 내가 사랑했던 상대가 낯설다고 느끼는 순간이 바로 그때가 아닐까 싶었다.

그저 울지말라고... 말하는것말고 해줄 것도 없다.

하긴 현정도 어떻게 위로받아야 할지 몰랐을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 아니라 상대랑 소통이 되는 사랑... 그게 중요하다.

지쳐보이는 사람에게 왜 지쳤는지 묻고 따지지 말고 그냥 안아주는 거.. 자게 해주는거..

그런거다.

참 쉽고 단순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금성에 사는 여자 화성에 사는 남자처럼 서로 극단적으로 다르고 그 다르다는 것조차 서로 알지

못하는 관계에서  상대를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말처럼 쉽지가 않다.

내 자식도 결국 내 잣대로 판단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부모가 아니던가..

(나만 그런가?)

<사과> 속의 현정은 참 익숙하고 낯익은 얼굴이었다.

왜냐하면 난 영화내내 그녀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참 불편하고 속상하고 서글펐다.

민석도 태우도 악인은 아니다.

아니 선량하고 착한 남자고 남편인데...

각각의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상처만 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 생채기밖에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손톱밖에 보지 못했다.

내게도 상대를 위협할만한 손톱이 감춰져 있을 것이고

상대에게도 나못지 않은 생채기들이 여기저기 있을것이다...

알긴 하는데.... 나는 내가 그동안 행한 최선을 다한 사랑이 아까워서 어쩔 줄 몰라할 뿐이다.

 

그리고 그 모든 나의 최선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 ... 오히려 독이었다는 걸 받아들이기는

참 힘들다.

나를 부정해야하는 것처럼....

현정이 조금 더 현명해지면 좋겠다.

더불어 나도 조금 더 현명해야겠다.

살면서 느끼는 건데.. 상대랑 소통한다는 것 참 쉬우면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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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뮤지컬을 할때 참 보고 싶었다.

내가 아는 노래 익숙한 음악이 나오고... 여자들... 그것도 아줌마들의 이야기라니...

참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고 (아니 시간은 많았는데 아이가 달렸었고) 돈이 없었고... 동행이 없었다.

(신나는 음악과 춤을 혼자 덩그러니 보자니 참 청승맞아보였다.)

그러다 영화로 보았다.

다른 작품은 모르겠고 '폴링인 러브'에서의 메릴 스트립은 참 매력적이었다.

아줌마였는데도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담담하게 현실로 돌아가고..

나중에 나온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너무 늙은 크린트 이스트 우드랑 사랑을 하는 바람에

조금 김이 셌지만... 폴링인 러브에서는 아직은 젊음이 남아있던 로버트 드니로라..

20살 남짓한 그때도 참 가슴 뛰며 봤고.. 나중에 다시 봤을 때도 내가 긴장하고 떨렸다.

책.. 지하철.. 우연의 반복... 눈길.. 등등 일상적인 소소함속에 가슴 설레는 사랑이라

꼭 내게도 그런 일이 생길거 같은 기대감을 주는 영화였다.

 

그리고 지금 나이가 제법 든 매릴 스트립이 우리앞에 도나로 섰다.

딸로 나온 배우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 많이도 닮았구나 싶었다.

나도 나이를 먹었을까?

사랑 추억 아빠찾기 등등의 이야기속에서 내 가슴을 저미게 한건

도나와 소피... 그러니까 엄마와 딸의 관계였다.

나는 이제 모녀관계를 보면 딸의 입장보다 엄마의 입장이 더 공감이 간다.

(오죽하면 엄마가 뿔났다를 보면서 한자의 군시렁거리는 독백이 맘에 와 닿을까?)

결혼준비를 하는 딸의 머리를 빗겨주고 발에 패티큐어를 해주고 옷을 입혀주면서

가방을 들고 이른 아침 졸면서 아침을 먹고 학교를 가던 니가 이렇게 자라서....

어쩌구 하는 노랫말에 괜히 눈가가 뜨거워지고 맘이 아련했다.

꿈많을 스무살에 결혼을 한다고 하는 딸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깨도 괜찮다고 말하는 엄마

라는게... 개방적이어서도 있겠지만... 그만큼 딸을 보내기 싫다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결국 딸은 떠난다. 넓은 세계로..)

딸이 아빠가 누군지 궁금했고..알고 싶지만 그 마음을 엄마에게는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궁금함이 엄마에게 상처라는 걸 알 만큼 성숙하고 속이 깊은 딸이었다.

하지만.. 결국 상처는 드러내고 정직하게 들여다 볼 줄 알아야 치유가 된다.

세 남자를 당시에는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결국 자신이 낳은 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자신도 모를정도로 철저하게 외면했던건.. 자신이 입은 상처를 애써 덮고 아닌척 용감한 척

하고 살아야 하는 도나의 이중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렇게 혼자 아이를 키우고 적자투성이인 호텔을 경영하고.. 섬에 갖혀 넒은 세계는 잊고 살지만

그에게는 자기를 누구보다 이해하는 두 친구가 있다. (주인공들은 꼭 소울메이트인 친구가 있다.

이건 주인공이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을 하건 백만장자가 되든 그런것보다 더 부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영원히 옆에 두고 싶던 딸을 넓은 세상으로 보낸다.

딸도 안쓰럽고 미안해서 곁에 있어야 할거 같은 엄마 곁을 떠난다.

물론 아빠도 셋이나 생기고 엄마의 남편도 생겼으니... 맘이 편하긴 할거다.

 

마트에 가면 살까 말까 망설이게 하는 큰 통에 든 색색빛깔의 젤리같은 그런 영화

무익하고  아니 몸에 해로운 색소랑 자극적인 달콤 새콤함으로 가득한 젤리라는 걸 알면서도

왠지 끌리게 하는 영화다.

사는게 힘들떄  우울하고 불안할때.. 만날 먹는 밥 국 나물 김치가 지겨워질때, 한번쯤 일탈하고 싶

을때 보면 정말 위로가 되는 영화... 간혹 이런 영화도 참 유익하다.

즐겁가 보고 하하호호 웃으면서도 맘이 찡하고 뻔한 이야기 감동에도 코끝이 찡해지는..

엄마와 딸의 관계, 자식을 내보낸다는 것. 부모 손을 놓고 길을 나선다는 것... 그리고 자기 상처를

정직하게 볼 줄 안다는 것. 지나간 사랑에 후회하지 않는것.

소소한 진리들을 알려준다.

단....

오만과 편견의 그 무뚝뚝한 매력을 떨구던 다아시... 콜린 퍼스가 너무나 너무나 코믹하고

가볍고 비중없이 나왔다는 게 너무 슬프다... 그도 배나온 아저씨가 되는구나..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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