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창 패딩이 패션계의 핫한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이 패딩을 사러 서울에서 평창까지 차를 몰고 가서 사 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사지 못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얼마나 대단한 패딩 코트 인지 알아봤는데, 난 그냥 줘도 입지 않을 듯. 평창 롱패딩의 실체는 아래와 같다.

 

14만 9천원 짜리인데, 시중가의 반값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일찍 매진된듯하다. 평창 한정판인 것도 한 몫했을 듯. 하지만 서울에서 평창까지 이 패딩을 사러 간다는 건 내겐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난 패딩 따위는 입지 않으니까!ㅎ

 

하, 근데 저런 롱패딩 스타일이 요즘 부쩍 눈에 띄게 늘었다는 거다. 젊은층 특히 학생들은 이와 같은 롱패딩으로 대동단결한 듯하다. 대학생은 말할것도 없고 중고생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저런 롱패딩을 입고 다닌다. 물론 검정색이다.

 

학생들만 패딩을 입는 게 아니다. 거리에 도처에서 피딩을 입은 남녀노소를 볼 수 있다. 다음 노래까지 지어 부르고 싶을 정도.

 

한박눈 내리는 늦은 오후에 패딩 행렬 나란히 걸어갑니다.

하얀 패딩, 검은 패딩, 알록이 패딩~~

광활한 대로변에 패딩 행렬이 옷깃을 마주하며 걸어갑니다~~

 

이게 우스게 소리가 아닌게, 정말 이 광경을 보면 신기하다. 이른 아침에 마을 버스를 탔는데, 약 10여 명이 앉아 있다. 놀랍게도 이들 모두는 두꺼비같은 패딩을 입고 상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앉아 있다. 물론 남녀노소.

 

지하철 풍경은 말할것도 없다. 어제 1호선에서 찍은 사진인데, 객차 칸(내 양 옆 모두) 모두가 패딩을 입은 모습이 정말 신기하다.

 

운좋게도 사진이 흔들리고 얼굴이 제대로 나온 사람이 없다. 보시면 알겠지만 군복 입은 군인을 제외하고 전부 패딩의 물결이다. 올해 유별나게 패딩이 득세인듯 보인다.

 

곰발 님이 페이퍼에서 쓰신 것처럼 서로 패딩을 입고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면 무지 서로 감정이입을 될 듯하다. 마주 보고 서로 같은 검은색 패딩을 입고 같은 말을 외치면 훈훈한(?) 감정이 싹트지 않을까.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은 옷 입는 기술에서 신기방통하다. 옷에서도 여전히 'hood'를 자랑하니 말이다. 단일 민족 아니랄까봐. 아무래도 집단무의식이라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잠재해 있는 듯하다. 뭐, 한국인의 심리 코드나 의식구조를 분석한 책들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은 하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왜 코트류가 패딩에게 완전 밀렸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과거에는 그래도 모직 코트류를 거리에서 꽤 많이 봤는데 말이다.

 

물론 패딩이 따뜻하긴 하지만 정말 스타일 있게 입기 쉽지가 않다. 수트 위에 파카를 덧입거나 아니면 수트에 패딩 베스트를 걸치는게 그나마 패딩류로 스타일 있게 입을 수 있는 마지노선.

 

더군다나 검정색 패딩이면 그것이 롱한 것이든 짧은 것이든 스타일을 무력화시키는 마법을 발휘한다. 흰색 롱패딩이면 그나마 낫긴 한데....백화점에서 아디다스 롱패딩 가격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 그래도 난 패딩 따위는 입지 않는다. 비싸거나 싸거나..

 

대신 올 겨울을 스타일 있게 나기 위해 코트를 두 벌 맞추었다. 두 벌 다 내가 디자인하고 봉재 회사에 재단을 맡겼다. 그래서 탄생한 코트 중 하나다.

 

19세기 프러시아군 코트와 20세기 USSR 해군 코트 디자인을 조합하여 탄생한 나만을 위한 코트다. 코트 뒤의 벤트도 사이드 벤트를 채택하고 옆에 단추를 달아 잠그고 열 수 있게끔 디자인 했다.

 

원단은 제일모직 프레스티지 급(제일 모직 원단 중 딱 중간급) 헤링본. 1야드 4만원 달라는 걸 짜투리 원단 시장에서 1야드 1만원에 샀다. 4야드 들었고, 공임은 20만원 들었다. 프레스티급 원단을 백화점에서 구매하면 150만원을 아주 가뿐히 넘는다.

 

캐나다 구스, 아니 그냥 노스페이스 패딩을 사서 입느니 최고급 원단으로 코트 맞춰 입어도 70-80만원 선일 듯하다. 패딩을 입는 것보다 100배 낫다. 물론 패딩 보온만은 못하지만 말이다.

 

뭐, 모든 사람들이 모직 코트를 입으면 그땐 또 모르겠다. 롱패딩을 입을지는..ㅎ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7-12-07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심 제가 한국을 보면 확실히 유행에 매우 민감한 수준을 훌쩍 넘는 그런 게 있어요 ㅎㅎ 네이비코트가 급 땡기네요

yamoo 2017-12-09 15:37   좋아요 1 | URL
외국인들이 유튜브에서 한 인터뷰들을 보면 한국인들은 패션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고 했는데, 사실 트랜스님 말씀마따나 민감한 수준을 넘는 그런 양상을 띱니다. 뭐가 대세다면 모두가 따라하는 걸 무척이나 아무 거리낌없이 합니다. 쟤도 나도 같은 옷과 악세사리를 해도 싫은 감정이 별로 없는 듯합니다. 이번 시즌은 이렇게 입으라, 이번 시즌 트렌드는 이거다...라고 패션 잡지에서 떠들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그 대세를 잘 따르는 나라는 없는 듯해요.

네이비 코트 강추 드립니당~^^

겨울호랑이 2017-12-0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코트에서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장교 옷 느낌이 물씬 나네요. yamoo님께서 직접 디자인 하셨다니 대단하세요!

yamoo 2017-12-09 15:40   좋아요 1 | URL
독일군 장교 코트는 이와는 약간 달라요. 버튼 수가 이보다 좀 적구요. 뒤 디테일이 다릅니다. 물론 디자인 컨셉은 비슷해요. 디테일에서 좀 갈리지만, 독일군 장교 코트는 디자인사에서 길이 남을 클래식의 명품 디자인이라 앞으로도 계속 우려먹게 될 듯해요^^

디자인 직접했다고 대단하지는 않아요. 그냥 그림 그려서 재단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재봉해야 하는지 디테일은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만 주면 되거든요~ㅎ

transient-guest 2017-12-10 05:48   좋아요 0 | URL
군복하면 독일이죠. 듣기로는 나치군복을 랄프 로렌이 디자인했다고 하던데 그런 덕분(?)인지 몰라도 2차대전 때 독일군복을 능가하는 현대군복디자인은 아직 없을 것 같습니다.

2017-12-07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9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12-08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사건..... 과연 야무님이시다b

yamoo 2017-12-09 15: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쑈 님의 기대에 이번 페이퍼도 부합했다니, 저로서는 다행입니다. 철학 페이퍼와 패션 페이퍼에 좀더 신경을 써야 겠습니다! 불끈~!!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12-0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헤링본 무늬 좋아하는데... 만드신 옷.. 정말 멋져보입니다.
얼핏 보면 어린왕자 스타일 같기도 하고.. 옷이 말이죠.. 나중에 인증샷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바닥에 놓으니 핏과 실루엣이 잘 상상이 안 갑니다아..

yamoo 2017-12-09 15:48   좋아요 0 | URL
와우~ 헤링본을 좋아하시는 줄 첨 알았스니다요!! 전 헤링본 무늬 보단 윈도 페인이나 글렌 체크를 좀더 좋아합니다. 헤링본은 무지 갈색과 그린색이 완전 갑이지요.
어린왕자 표지에 어린왕자가 입고 있는 코트가 바로 트렌치코트입니다요! 생택쥐베리가 전쟁에 참여하면서 입었던 코트를 그대로 어린왕자에 입힌 거 같다는 생각이에요. 그처럼 멋진 전장의 코트는 별로 없었으니까요.ㅎ

나중에 사진을 찍어 함 올려봐야 겠습니다~ 옷이 멋지다니, 기분이 좋네요..흐흐^^

비연 2017-12-0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직접!

yamoo 2017-12-09 15:4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비연 님, 반갑습니다!

네, 직접 디자인했는데....봉재가 어렵지 디자인은 그리 어렵지 않더라구요. 그냥 그려서 디테일하게 설명만 전달하면 되니깐요~ㅎ

stella.K 2017-12-0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좀 구식이라 그런지 유행 타는 건 별로 더라구요.
평창 패딩도 내년에 또 입고 다닐 사람이 있을까요?
하긴 패딩이 비교적 유행 타는 물건은 아니지만.

그런데 야무님 정말 옷 입는 건 알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코트 웬만한 사람 소화 못 시킬 텐데.
각 잡고 입으신 그 옷빨을 보고 싶긴한데.
언제고 볼 날 있겠죠?ㅋㅋ

yamoo 2017-12-09 15:52   좋아요 1 | URL
구식이 아니라 클래식한 성향이 강해서 그러할 겁니다. 유행을 타면 좀 많이 피곤해지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져요..ㅋㅋㅋ

웬만한 사람이 소화를 못하는 게 아니라, 저런 디자인으로 코트가 거의 나오질 않아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색깔도 그린색은 정말 코트 아이템에서 희귀합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저런 색깔 원단을 찾아다녀 직접 만들어 입을 생각을 했겠습니까.ㅎ

조만간 입고 사진을 찍어야 할가봐요. 맨날 입고 다니는데 사진찍을 생각을 못해봤다는게 저로서는 좀 충격입니다..ㅎ

양철나무꾼 2017-12-08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젠가는 평창 스니커즈도 떴던데요?
저는 키가 작아서, 롱패딩,롱코트...둘다 노 땡큐구요.
좀 가볍고 따뜻한 걸루다가 아무거나 주서(워) 입고 다니는데요~--;

전에 저 코트 말로 설명하신 적 있는데,
이렇게 보니, 더 멋지군요~^^

yamoo 2017-12-09 15:54   좋아요 0 | URL
헐~ 평창 스니커즈도 떴단말이지요. 그럼 평창 구두나 평창 재킷, 평창 모자도 뜨겠군요.. 그나저나 북한 땜시 평창 올림픽이 제대로 성공할지 우려되네요..^^;;

키가 작더라도 롱한 걸 소화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스킬 신공을 발휘하면 되는데...쩝~

감사합니다! 담번에는 좀더 멋진 코트를 디자인해 봐야 겠습니다!!ㅎ

카스피 2017-12-0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코트 넘 멋지시네요.근데 저 정도 롱코트면 키가 크지 않으면 쉽게 입질 못해요ㅜ.ㅜ

yamoo 2017-12-09 15: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 코트 길이는 107센티에요. 키가 크지 않더라도 스킬 신공을 발휘하면 키아 작아도 입을 수 있어요. 키큰 여자들이 롱코트가 잘 어울리는 이유를 생각해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비율에 맞게 재단해서 입으면 됩니다!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단, 키가 작다면 기성복은 어울리는 게 없을 거에요. 비율에 맞게 맞춰 입으면 충분히 키가 작아도 이쁘게 입으실 수 있을 거에요~ 포기하기엔 겨울이 깁니다요~ㅎ

2017-12-20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7-12-1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코트를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어 입는다니! 멋져요!
저 옷 입은 모습도 꼭 보고 싶네요.

패딩의 뜻이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옷이나 모자 따위에 솜을 넣고 누빈 옷.
즉, 누비옷이라고 나오네요.
제가 ‘잠바‘라고 부르고 매일 입는 옷도 패딩이군요.

저는 사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부터 3월 초까지는 거의 패딩만 입는데요.
그게 유행이라서가 아니라 제일 따뜻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어서요.
어려서부터 겨울 옷이라곤 두꺼운 ‘잠바‘ 밖에 경험하지 못해서요.

아, 코트를 입었던 적이 있긴 한데, 무척 불편해서 자주 입지 못하겠단 생각이었어요.
최근에 정장 위에 입으려고 산 코트도 생각보다 춥고 불편하더라구요.

야무님의 저 코트는 혹시 불편하지는 않으신가요?

이 예슬비 2019-08-19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트 촌스럽고 저렴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