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렇습니다. 죽었구나...싶었는데 말이죠..

 

때는 2017년 7월 13일 오후 4시경, 저는 양서 중학교 버스 정류소(맥도널드 앞)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어요. 화곡역 방향으로 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도보로 나오는 길과 횡단보도는 도보자 진행 방향의 오른편 건물 때문에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약속 시간이 빠듯했기에 차가 정차해 있는 걸 보고 보행자 신호임을 알게 되어 뛰었습니다. 헌데 횡단보도를 통해 건너기 위해서는 좀더 위로 걸어올라가야 했기에 횡단보도 앞 약 10미터 부근에서 정차해 있는 차들 사이를 뛰어갔죠. 횡단보도의 사람들은 약 80퍼센트를 건넌 상황이었습니다. 신호가 바뀔 듯하여 뛰었는데, 중앙 1차선(유턴 차선)에서 달려오는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차에 받혔버렸습니다!

 

사고 순간에는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보니, 제가 오른쪽으로 모로 누워있더군요. 달리는 방향에서 차가 와 받았기에, 왼편 정강이를 치고 공중에서 몸이 회전하여 오른쪽으로 떨어진 듯합니다. 순간 정신을 잃었는데, 오른쪽으로 모로 누워 있는 상태인 걸 확인하니 몸이 차에 받히면서 공중에서 회전을 한 모양입니다. 받힐 때 몸이 도는 느낌을 받았죠.

 

의식을 차린 순간, ‘죽나 보다’ 했습니다. 내가 누워 있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웅성웅성 들렸습니다. 운전자가 피는 나지 않는다고 해서, 몸을 움직여 보니 왼편은 움직여지는데, 오른편은 매우 아프더군요. 특히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정강이 부분이 심하게 아파 움직이면 통증이 심했습니다. 119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119차량에 올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요..

 

요는 상황이 매우 이상하다는 겁니다. 한 달 전에 어머니가 약간의 접촉 사고를 당했는데, 그때는 차주는 물론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북쩍북쩍 했는데, 저는 전화 걸어오는 이가 경찰밖에 없는 겁니다. 보험회사에는 제가 전화를 걸어 과실관계를 물었습니다.

 

근데, 이 보험회사 직원이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횡단보도 10미터 앞은 무단횡단이라고. 무조건 횡단보도 빗금 안에 있어야 된다고. 제 과실이 30~40정도 된다네요. 물론 사고난 상황이 신호가 바뀌는 구간에서 일어난 거고, 제가 급하게 횡단보도 앞에서 뛰다가 사고가 났기에 제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1차선 유턴 차로로 오는 차가 상당한 속도로 왔다는 건데요.이게 어떻게 판결이 날지 모르겠네요.

 

어쨌건 저는 아파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엑스레이와 시티 촬영을 한 후에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정강이 부분이 매우 아파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일단은 집으로 귀가 했습니다. 입원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내일 중요한 미팅 약속이 잡혀있는지라 입원을 할 수 있는 상황이아니라 일단 집으로 왔는데, 다리가 계속 욱신욱신 아프네요.

 

사고난 지점이 횡단보도 전방 10미터 정도 앞, 유턴 표시있는 중앙선 점선 구역에서 난 거라 제 과실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좀 답답합니다. 검색해 보니 횡단보도 전후 10미터는 횡단보도 사고로 본다는 입장이 경찰측 입장이고, 횡단보도 빗금 부분만을 횡단보도 사고로 본다는 입장이 보험회사측 입장이더군요.

 

일단 살아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차주가 괘씸하고 보험회사도 괘씸하네요. 사람 다치게 해 놓고 지금까지 연락도 없어서요. 뭐, 요즘은 보험외사에서 다 처리하니, 시간이 지나면 처리되겠지요. 일단 몸을 움직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드니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불행중 다행이라는 말이 딱 생각나는 밤이네요.

 

아, 며칠간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짜증이 좀 나네요. 이젠 진짜 횡단보도로 신호등을 딱딱 지키면서 건너야 겠습니다. 죽다 살아난 놈이 느낀 인생의 교훈이네요. 이웃 여러분들도 항상 차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깁스가 정말 불편해요!

 

 

[덧]

1. 이 참에 교통사고에 관계된 책들 좀 들여다 봐야 겠습니다. 사고를 당하니 모르니까 좀 불안하네요.

 

 

 

 

 

 

2. 경찰이 경위서를 한 장 써서 보내달라고 하는데 이 페이퍼를 요약해서 보내야 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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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07-13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경우엔 약간의 유료로라도 미리 상담을 받아보시는 편이 나를 듯

2017-07-13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7-1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이건 뭐 좋아요를 누를수도 없고.... 앞으로도 계속 아픈데가 없으셔야 할텐데요..

dys1211 2017-07-13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 정도여서 다행이십니다. 후유증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몸조리 잘 하세요...

oren 2017-07-1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뻔하셨네요! 그만하길 천만다행입니다. 이 무더위에 다리에 깁스까지 하셨다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아무쪼록 후속 조치 잘 하시고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7-07-14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moo님 큰 일 당하셨군요.. 몸조리 잘 하시고 빠른 쾌유 하시길요... 교통사고 마무리도 중요하겠지만, 우선은 안정 취하실 바랍니다.

시이소오 2017-07-14 0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다행이시네요. 아침부터 깜놀했네요.

hnine 2017-07-14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무엇보다 우선 천만다행입니다.
큰일 날뻔했어요.
더운날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치료 잘 받으세요.

stella.K 2017-07-1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다행이십니다.
근데 그렇게 아픈 중에도 어떻게 이 글을 다 쓰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대담하심다.
뼈는 안 다치셔서 다행이지만 상처 아물려면 꽤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ㅠ
암튼 정말 차조심 해야합니다. 근데 정말 그걸 알면서도
횡단보도가 떨어져 있으면 신호등 보고 꼭 그렇게 하고 싶어져요.
우리나라는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가 별로 잘 안 되있는 것 같아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감은빛 2017-07-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큰일 날 뻔 하셨네요.
그래도 많이 다치지 않은 듯 해 다행입니다.
다만, 교통사고는 후유증이란 것이 있으니 이후에도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제가 중학생 때 당했던 교통사고와 상당히 유사하네요.
저도 신호등이 깜빡이기 시작한 것을 보고 뛰었는데,
버스로 막혀있던 시야 바깥에서 난데없이 차가 나타났고,
왼쪽을 부딪혀서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서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졌어요.
(옆에서 보았던 제 친구가 증언했어요.)

정신을 차리니 제 시야에 여러 머리들이 동그랗게 모여,
저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몸은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갑작스런 충격에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차 운전자가 일단 저를 안아서 태우고, 병원으로 데려왔어요.
옆에서 보고 있던 친구가 함께 왔구요.

그 차는 엄밀히 말하면 신호가 완전히 바뀌기 전에 버스를 추월해 온 거라,
명백한 신호 위반이었는데, 제가 횡단보도에서 5미터 가량 벗어나 있어서
그걸 트집 잡고, 보험 처리를 안 하려고 하더군요.

저와 제 친구가 정확하게 증언해서 결국 해결을 보긴 했습니다.
신기하게 그렇게 부딪쳤는데, 몸은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했습니다만,
조금 머리가 아픈 현상이 있어서 일단 입원을 했고,
2주간 몇 차례 두통이 있긴 했지만,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해서 퇴원했어요.

쓰면서 생각해보니 워낙 오래 전 일이라,
야무님께 말씀 드려도 별 도움이 안 되겠다 싶네요.
아무쪼록 잘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cyrus 2017-07-1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사고 후유증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 어머니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크게 다치는 바람에 한 달 입원해야했습니다. 지금도 다친 다리 부위에 후유증이 있습니다. 보상이 원만히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2017-07-14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옥 2017-07-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쾌유하세요.야부리님.
안그래도 카카오톡 단체방및 카카오연락처에서 갑자기 사라지셔서
무슨 일이 있으신지 걱정을 했었는데, 사고가 있으셨군요.
얼른 쾌유하시고,아무쪼록 보험 보상 관련해 잘 해결되시기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2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수 타셨길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했는데 무소식이 안 좋은 소식이었군요. 지금은 쾌유하셨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