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을래! 알맹이 그림책 34
이경혜 글, 최윤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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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을래!』바람의 아이들에서 출간되는 알맹이 그림책 34번째 책이랍니다. “알맹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책이랍니다. 물론, 같은 “알맹이 그림책” 중에서도 이 책은 더 어린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읽어주면 좋을 듯싶네요.

 

아이들은 자라면서 인형들을 잔뜩 늘어놓고, 인형을 아이라고 부르며 가르치기도 하고, 자신이 정성껏 먹을 것을 준비하여(물론 소꼽 먹이죠) 먹이곤 하죠. 이 책, 『안 먹을래!』는 바로 그런 모습을 연상시키네요.

 

아기가 멍멍이 인형에게 밥을 먹이려 하네요. 그런데, 만화를 보겠다고 안 먹겠다고 하네요. 그래도 조금만 먹자고 먹여주네요. 호랑이 인형 탕탕은 고기가 아니라고 안 먹겠다고 하네요. 콕콕이 인형은 먹는 것보다는 어부바를 해달라고 조르고요. 퐁퐁이는 물에 들어가겠다고 안 먹겠다고 하네요. 아가는 그럼 잠깐만 물에 들어갔다가 먹자고 하고요. 토토는 졸려서 못 먹겠다 하네요. 쿠쿠는 입맛이 없어 못 먹겠다 하고요.

 

이처럼 인형들이 밥을 안 먹는 이유도 가지가지네요. 이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인형들에게 밥을 먹이고자 한답니다. 왜요? 이게 사실 아기를 대하는 엄마의 모습, 마음이거든요. 아기도 그걸 잘 알죠. 인형들이 밥 안 먹겠다는 이유들은 사실 아가가 엄마에게 핑계 대던 것들이고요.

 

이처럼, 아가는 자신이 엄마에게 밥 안 먹겠다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대던 그 모습을 반추해보고 있네요. 아가들이 그런 답니다. 엄마에게 이런 저런 핑계로 밥을 안 먹으려 하지만, 속은 빤하답니다. 자신들도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잘 알고 있죠. 작가는 이처럼 아가의 입장에서 말함으로 먹기 싫은 다양한 이유를 가진 아기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네요. 바로 엄마와 아가의 관계를 아가와 인형의 관계에 대입해서 말입니다.

 

우리 친구들은 먹는 것 싫어하진 않겠죠? 먹지 않으면 크지 않는답니다. 잘 먹고 튼튼하게 자라는 것 큰 축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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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룩 호랑이 알맹이 그림책 33
황순선 글.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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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무서운 동물이죠. 옛 어른들은 아기가 자꾸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고 말하며 은근 협박(?)을 하기도 했고요. 가장 무서운 일의 기준이 되는 말이 호환마마란 말이었고요. 지금 비디오는 어떤지 몰라도, 예전에 비디오방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면, 꼭 시작하기 전에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어쩌구저쩌구’ 하기도 했던 기억도 나네요.

 

이처럼 무서운 호랑이에 대해 이 책은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답니다. 호랑이는 무섭기보다는 도리어 어수룩한 동물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호랑이의 무서운 면보다는 어수룩한 이미지를 부각함으로 호랑이는 두려운 존재라기보다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임을 말하고자 하는 거죠. 이런 접근이 상당히 좋아 보이네요.

 

게다가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호랑이를 신봉하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호랑이를 산신이라고 불렀죠. 호랑이는 동물이라기보다는 신격화되기도 했답니다. 호랑이는 우리를 괴롭히고,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우리를 보호하는 존재로 인식했던 거죠.

 

지금은 사라져버린 영물인 호랑이. 이런 호랑이를 신격화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호랑이를 친근하게 느끼게 하려는 작가의 시도는 필요한 작업인 듯싶네요. 특히, 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민족정신으로까지 이해되었으니까요. 그렇기에 더욱 친근한 이미지가 좋아 보이네요.

 

이 책을 통해, 작가는 몇 가지 재미난 내용을 소개한답니다. 호랑이의 얼룩무늬가 왜 생겼을까요? 호랑이 이마의 왕자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그건, 우리 동쪽 나라의 임금님 곁에서 왕을 돕던 호랑이가 하루는 임금님을 태워주던 화룡 흉내를 내다 호랑이 무늬가 생겼다고 하네요. 한 마디로 불장난하다 털이 그을리게 된 거랍니다. 또 호랑이 이마의 왕자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호기심 많은 호랑이가 파란 연못에서 첨벙첨벙하다 이 때 놀란 물고기가 호랑이 이마를 꽉 깨물어 생긴 흉터랍니다.

 

정말 어수룩하여 우리 친구 같은 호랑이네요. 이 책을 통해, 무시무시한 호랑이를 친근한 친구로 사귀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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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규칙
숀 탠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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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난해한 그림책이다. 왠지 조금 음산하게 느껴지는 마을 거리에서 두 아이가 뭔가 말을 주고받고 있다. 한 아이는 크고, 또 한 아이는 작은 아이인데, 이들은 친구일수도 있겠고, 형제일 수도 있겠다. 지난 여름 이 둘 간에 있었던 일들을 통해, 한 아이가 배운 것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작은 아이가 배운 여름의 규칙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제 그 여름의 규칙이 무엇일지 함께 떠나보자.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 말처럼, 이 규칙에 대한 해석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져 있다. 작가가 잘 정제한 음식을 떠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거친 음식을 제공해주면, 독자 스스로 요리하길 작가는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기본적으로 이 둘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전한다.

 

짧은 글귀와 한 편의 그림이 짝을 이루고 있다. 그 그림이 대단히 환상적이기도 하며, 때론 엉뚱하고 괴기스럽기도 하다. 커다란 매들이 양복을 입고 등장하기도 하고, 커다란 붉은 토끼가 등장하기도 한다. 공룡모양의 깡통 로봇들이 등장하기도 하며, 사람보다 커다란 고양이가 소파에 함께 앉아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기도 한다. 앞에서 등장한 모든 캐릭터들이 둘러 싼 가운데, 두 아이가 서로 싸우기도 한다. 한 아이가 화로 속에 갇히기도 한다. 사실, 이 그림은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은 둘 간의 화해와 함께 함으로 끝을 맺는다. 작가는 어쩌면 끔찍한 장면들을 통해, 이 따스한 결말을 극대화하려던 것은 아닐까? 결국 여름의 규칙은 함께 함이다. 서로 싸우기도 하고, 하나 남은 올리브를 먹어치워 상대를 미워하기도 하며, 상대를 아프고 큰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결국엔 상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며,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상대의 손을 잡아주는, 그래서 마지막엔 함께 소파에 앉아 평화롭게 tv를 보게 되는 결말.

 

지난 여름 둘은 진짜 아름다운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나 보다. 결론은 “얘들은 싸우며 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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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곤지 찍은 우리 언니, 부케 든 우리 이모 돌려 보는 그림책 우리 문화 1
이선영 글, 윤희동 그림 / 계몽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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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의 특징은 무엇보다 두 편의 동화가 한 권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랍니다. 어느 쪽이 앞면인지 상관없이 어느 쪽이든 한 편의 동화를 일고, 뒤집어 또 한편의 동화를 읽으면 된답니다.

 

물론, 두 이야기의 주제는 같답니다. 결혼이란 주제죠. 한 쪽은 우리 옛 결혼의 모습, 또 한 쪽은 오늘 날 현대의 결혼 모습을 서로 비교해주고 있네요. 시대적으로 옛 것을 먼저 읽어도 좋고, 현대의 결혼 이야기를 읽은 후 옛 것을 읽어도 좋답니다.

 

옛 결혼과 오늘날의 결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찾아보며 읽으면 좋겠고요. 물론, 형식의 차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무엇보다 『연지 곤지 찍은 우리 언니』에서는 결혼식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금 우울하네요. 결혼과 함께 이젠 다시 보지 못할 언니를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하지만, 『부케 든 우리 이모』의 현대 결혼식은 기쁨이 가득하네요. 하지만, 왠지 가볍다는 느낌도 받았답니다. 그리고 우리 것이 사라져버린 모습들도 아쉽고요. 어느 것 하나 우리의 것은 없죠. 물론 하나 있네요. 폐백하는 모습이죠. 하지만, 이것 역시 전통에서 많이 변하였지만요. 무엇보다 집에서 해야 할 폐백을 편의에 의해 예식장에서 하는 것이 바뀐 전통이겠죠? 아무튼 전통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임엔 분명하네요.

 

전통 혼례와 현대 결혼식, 어느 편이건 우리 아이들이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동화랍니다. 사실, 결혼의 형식이 어땠는가 하는 것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랍니다.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혼을 통해, 하나된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겠죠? 옛 결혼과 오늘의 결혼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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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이 줄줄줄 수북수북 옛이야기
신동흔 기획, 은현정 글, 이은주 그림 / 한솔수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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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우리나라에서 구전되던 동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거랍니다. 실제 강원도 영월, 전북 고창, 경남 김해의 어르신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분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고 하네요.

 

이런 작업이 무엇보다 귀하다고 여겨지네요. 우리 어른들이 들려주시던 이야기들, 구전 동화야말로 창작동화보다 어쩌면 더 구수하고 오랜 세월의 힘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요? 물론, 창작동화 역시 좋고요. 아무튼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남으로 함께 사장되어버릴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창작동화를 만들어내는 것 못지않게 귀한 작업이라고 여겨지네요.

 

이 이야기 속의 아이는 참 지혜로운 아이랍니다. 형편이 어려워 소를 팔아야만 하는데, 가는 길에 도적들을 만났을 때, 번뜩이는 지혜로 위기를 모면하네요. 소를 팔아 얻은 돈을 지켜내는데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지혜를 알아낸 도적들에게 잡혀가지만,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그곳에서도 지혜를 발휘하여 도적들을 돕는 듯하지만, 결국엔 모든 도적들이 자발적으로 잡혀가도록 하네요.

 

어떻게 “도적이 줄줄줄” 붙잡히게 되는지 이야기 속으로 다 같이 들어가 봐요!

 

가난한 환경에서도 언제나 웃을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예쁘네요. 배운 것이 적을 텐데도 지혜를 발휘하는 그 모습은 참 멋지고요. 도적에게 잡혀가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도리어 돈 많이 벌어오겠다며 엄마를 안심시키는 모습은 대단히 당당하고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모습을 닮게 된다면 좋겠네요.

 

참말로 못 살던 모자가 결국엔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모티브도 우리 옛날이야기의 어쩌면 뻔한 모티브이지만, 참 흐뭇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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