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발로 걷는 개 메이티 - 미국 부키스 브라보상 수상작, 유기견과 열 살 소녀의 리얼 스토리 꿈쑥쑥문고 2
브룩 스미스 지음, 알리 아널드 그림, 하연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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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는 어려서부터 동물을 사랑하던 소녀랍니다. 그런 미미는 유기견 보호소에 자원봉사를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기견 보호소에서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됩니다. 바로 메이티라는 개를 만난 거죠. 메이티는 사랑스러운 개이지만, 강아지였을 때, 다리 하나를 잃어 다리가 하나 부족한 개랍니다.

 

이런 개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인 미미는 멋진 모험을 시작하게 된답니다. 그건 바로 자신이 구해낸 동물들을 하나하나 기록해가는 겁니다. 이모네 농장에서 날개가 부러진 새를 치료해주기도 하고, 엄마를 잃고 헤매단 아기 다람쥐에게 엄마를 찾아주기도 합니다. 정말 동물을 사랑하기에 이런 일들을 하는 거겠죠.

 

그러던 어느 날 미미는 메이티와 함께 “동물 구조대”를 결성했다고 널리 알리기로 합니다. 직접 많은 포스터를 만들어 마을 곳곳에 붙여두네요.

 

그런 미미에게 전화가 왔네요. 조지라는 남자아이인데, 친구의 애완용 쥐를 잠시 맡았는데, 쥐가 사라졌네요. 과연 미미와 메이티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하지만, 실화라기보다는 한편의 예쁜 동화 같네요. 저자는 주인공 미미의 엄마랍니다. 딸과 딸의 가장 가까운 친구 메이티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꾸몄네요.

 

동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세 발로 걷는 개와의 둘도 없는 우정, 그리고 그 우정에 더하여 주변의 동물 친구들을 도와가며, 오늘도 공책을 채워나가는 모습이 참 멋스럽네요.

 

이 책의 처음 제목을 보고는 내용이 조금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책 내용은 결코 무겁지 않답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마치 예쁜 동화 이야기 같답니다. 그림도 귀엽고요. 이 책은 어린이에게 우정과 사랑, 배려와 용기를 일깨워 준 공로로 미국의 “부키스 브라보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미미와 메이티의 우정이 영원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장애가 있는 동물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높아진다면 좋겠네요.

 

[아름다운사람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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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
사카구치 안고 지음, 양혜윤 옮김 / 세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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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3대 영웅으로 사람들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시를 꼽는다. 이들을 한 마디로 구분하는 표현이 있다. 오다 노부나가는 울지 않는 새는 죽여 버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는 새는 울게 만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지 않는 새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 이런 구분법에서 이 책의 제목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가 나왔다. 이 표현대로 오다 노부나가는 결단력이 있으며, 강하고 성격이 급한 인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노부나가의 인간적인 면에 주목하며 이 소설을 풀어간다. 특히, 이 소설은 아직 노부나가가 힘을 얻어 세력을 뻗어나가기 이전인 그의 어린 시절, 청년의 시절을 그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언제나 위기 앞에 서 있는 노부나가. 그럼에도 두려움보다는 언제나 천진한 모습으로 서 있어 많은 이들에게 바보로 불리던 노부나가. 온통 적으로 둘러싸인 외톨이 노부나가. 하지만, 구습에 얽매이지 않는 개혁가이자, 천재적 전략가인 노부나가. 그가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지를 저자는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이 책은 무엇보다 참 재미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을 놓을 수 없다. 계속하여 다음 장면이 궁금해진다. 과연 노부나가의 인생에 밝은 빛은 언제쯤이나 비췰지 기다림 가운데 읽게 된다. 노부나가의 천재성이 과연 언제 드러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노부나가의 운이 혹 꺼지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 가운데 마음을 조이며 읽게 된다. 그러는 가운데 노부나가의 영웅적 풍모에 종국엔 가슴이 펑 뚫리게 된다.

 

특히, 자신을 바보라 경멸하고 작당하여 죽이려 하던 모든 적들을 용서하는 노부나가의 모습, 적들의 목숨 뿐 아니라 영지도 권력도 그대로 허락해 주는 대범함에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진정한 영웅의 풍모를 보게 된다. 그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개혁적 성향을 바로 읽지 못하고, 도리어 바보라 비웃던 이들의 어리석음을 통쾌하게 날려버리는 영웅적 풍모를 말이다.

 

게다가 노부나가의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주는 부분은 위기 앞에서 더욱 드러난다.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게 평정심을 가져다준다. 그대로 거지가 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또한 다시 일어설 수도 있다. 그 최후의 절벽에 서기를 노부나가는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다.”(p.301) 자신의 모든 가신들이 자신에게서 돌아서 동생에게 붙어 모두가 적이 되었을 때도 그랬고, 후에 자신의 영토를 간신히 평정하고 아직 여력이 없을 때, 옆 영지 이마가와 요시모토와의 전쟁에서도 그랬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침착하게 기다렸다가 놀라운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위기를 도리어 기회로 만들어 간다.

 

이런 모습이 우리의 삶 가운데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위기 앞에 주저앉아버리고 함몰될 것이 아니라, 위기를 도리어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결단력과 행동함이 주어짐으로 우리 삶의 지평이 더 넓어지게 되길 노부나가 이야기를 읽으며 소망해본다.

 

또 하나 노부나가가 결국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에게는 실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귀족이라고 거들먹거리지도 않았고, 부하들의 능력으로 올라서지도 않았다. 남들이 모두 자신을 향해 바보라 조롱할 때에도 그는 자신의 영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언덕 하나 나무 하나 세세히 머릿속에 입력시켰다. 이것이 후에 벌어진 전투에서 큰 힘이 됨은 물론이다. 아울러, 자신의 몸을 단련시켰고, 자신의 말을 단련시켰다. 남들이 볼 때는 그저 어리석은 놀이라고 여겼을지라도 노부나가는 자신의 전투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던 것이다. 그렇다. 실력이 없으면 운이나 기회로만으로는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없다. 운은 한계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더욱 실력을 쌓아가야 함을 다짐해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위기의 순간 당황치 않고 실력을 쌓을 때, 기회가 주어지며, 그 기회에 더 큰 성과를 거두게 됨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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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 이야기 - 신에게 상처받은 영혼을 위하여
이상준 지음 / 두란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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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에게 가인이란 존재는 비난의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어쩌면 가인은 우리 신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가인에 대해 저자는 관심을 갖고 묵상하는 가운데, 가인의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그가 전하는 『가인 이야기』는 결코 허무맹랑한 상상력의 산물만이 아니다. 성서를 바탕으로 연구와 묵상의 결과물이라 여겨진다. 물론, 여기에 상상의 옷을 입혔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가인의 입장에서 신에게 상처받은 자의 입장을 보여주고 있음이 큰 성과물이 아닐까 싶다. 신앙생활을 해나가는 가운데, 우린 하나님께로부터 감당키 어려운 은혜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때론 실망하고, 상처받게 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런 상처 앞에 우리가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할지를 가인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가인의 모습을 통해 책임감의 한계, 의지력의 한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 책임감을 갖는 것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아울러 의지적 결단과 함께 우리의 인간적 노력과 의지력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실, 이런 부분이 없기에 “값싼 은혜”라는 비판의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감과 의지력만 있게 될 때, 자칫 가인과 같은 모습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저자는 은연중 우리에게 경고한다. 때로는 책임감과 의지력을 내려놓고,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의 상처를 인정하며, 신께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가인은 이 부분이 없었다.

 

사실, 창세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인의 후예야말로 문명을 세워나간 뛰어난 인물들임을 알 수 있다(물론 이것은 해석하기에 따라 이스라엘을 포로로 끌고 간 바벨론 문명으로 상징되는 문명에 대한 반발, 반문명주의의 발로라고 볼 수도 있다. 아벨을 죽이고 문명을 세워나가는 가인은 약자인 이스라엘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문명국가 바벨론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들이 세워나간 문명에 빠진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빠진 문명이 어떤 폐해를 가져오는지 저자는 잘 보여준다. 신앙인들에게 있어, 문명을 세워나가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빠진 문명은 문제가 있다.

 

아울러서, 저자는 가인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도 전해준다. 비록 가인은 하나님께 상처받고, 멀어져 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하나님은 가인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기회를 주고 계심을 말이다. 하나님이 가인에게 방랑을 명한 이유는 방랑의 끝에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인은 방랑치 않고 정착했다. 하나님은 가인에게 그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라고 했다. 그 고달픔 끝에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라고 말이다. 하지만, 가인은 스스로 복된 인생을 개척했고, 선언했다. 이것을 저자는 말한다.

 

물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 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잘못이다. 물론, 방랑하지 않고, 정착하며 안정적 삶을 살아가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 도리어 복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 안정적 삶이 신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면 잘못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해석을 통해, 가인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은혜가 되었다.

 

『가인 이야기』는 어려운 신학서적이 아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신앙서적이다. 아니, 제목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통해, 오늘 내가 바로 가인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아울러 교회 안에 가인과 같이 튕겨나가는 영혼들을 향한 연민의 마음과 그네들을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이 주어진다면 좋겠다. 아니, 이런 마음조차 내가 가인이 아니라는 교만함의 발로일 수 있겠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내 안의 가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축복이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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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 현대사와 함께 읽는 진짜 정치 이야기 사회 시간에 세상 읽기 1
김은식 지음, 소복이 그림 / 이상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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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는 우리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민주주의를 이뤄내기 위해 우리민족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민주주의와 다수결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모든 구성원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그 각각의 생각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기본 이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기에 최종적인 결정이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어진다 할지라도, 대화와 토론과 설득과 타협이라는 과정을 거친 후 다수결의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만약, 그 중간 과정이 빠진 다수결의 결정이라면,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닌, 다수의 지배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다수결의 원칙을 내세움에도 비민주주적인 행태가 적지 않음을 알려준다.

 

본인은 이런 설명에 동의하며,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모든 구성원들 가운데 특별히 약자들의 소리가 반영되어지는 사회가 민주주의의 꽃이 핀 사회라고 생각한다. 기득권층, 힘 있는 자들, 가진 자들의 소리와 주장만이 반영되어지는 사회가 아닌,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의 주장이 들려지고, 그 소리가 반영되어지는 사회야말로 민주주의가 아름답게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또한 저자는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세워지기 위해 우리의 현대사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대사야말로 민주주의를 찾아 투쟁했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정권으로 이어지는 독재정권들의 반민주적 행태를 고발하며, 이러한 독재정권에 대항하여 국민들이 일구어낸 민주주의의 열매들을 설명한다.

 

이것을 위해, 제주도의 4.3사건, 4.19민주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언급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과연 이런 사건들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그저 온 것이 아니다. 수많은 투쟁의 시간들을 통해,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흘린 핏방울과 땀방울이 일구어낸 결과이다. 물론, 아직 완전하다 말할 수는 없다. 때론 아무리 좋은 제도가 갖추어져 있다 할지라도, 그 안의 사람들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후퇴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아니, 모든 제도가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품고, 우리의 선배들이 가꾸어놓은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계승시켜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지 않을까?

 

아울러 저자는 민주주의란 결국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내세우는 이들을 존중하는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이에 볼테르가 했다고 알려진 말을 예로 들고 있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하지만 당신이 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이런 성숙한 생각이 결국 민주주의를 꽃피우게 한다. 나와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고 해서, 세월호 침몰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단식 투쟁을 하는 희생자들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얼마 전 목도했다. 과연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는 민주국가이니 누구든 자신의 권리를 내세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신과 다른 소리를 낸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하고 폄훼하며, 더 나아가 조롱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이 땅에서 민주주의는 말라버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들의 권리를 내세우며 폭식하는 그런 퍼포먼스 역시 누릴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많은 청소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럼으로 수많은 젊은 영혼들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흘린 고귀한 핏방울들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 민주주의를 이루어가기 위해 애쓰는 노력들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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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의 비밀일기 푸르른 숲
야엘 아상 지음, 이정주 그림 / 씨드북(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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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는 매사에 자신감과 용기가 없는 소녀다. 남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책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뿐 아니라,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언제나 자신을 괴롭힌다. 실제 레나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레나의 엄마는 레나가 태어난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며, 자신의 인생만을 즐기며 사랑한다. 이런 부모 곁을 떠나 레나는 기숙학교에 가길 결심한다.

 

그렇게 전학가게 된 기숙학교.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룸메이트 마린으로 인해 레나는 또 다른 고통을 당하게 된다. 마린은 변덕쟁이, 흥분 잘하고 종잡을 수 없는 아이다. 어쩌면, 분열증상을 보이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 단순한 변덕쟁이라기보다는 남의 약점을 이용해 마음대고 갖고 놀면서 골탕 먹이는 것을 삶의 재미로 삼는 못된 아이다. 마린이 부리는 변덕도 감정적 분열증세라기보다는 오히려 남을 속이기 위한 악한 의도가 담겨 있다.

 

이런 마린으로 인해 레나는 고통당하지만, 용기 없는 레나는 자신의 감정을 밝히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점점 더 마린의 올가미 속에 빠져들며 더욱 힘겨워하는 레나. 과연 레나는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 나갈 수 있을까?

 

『레나의 비밀일기』은 청소년기에 겪음직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친구간의 갈등, 우정, 사랑, 그리고 부모와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회복을 다룬다.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작가는 참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매사에 자신감 없는 소녀 레나는 마린으로 인해 당하는 아픔 가운데, 도리어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다.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소녀로 거듭나게 된다. 심지어 기숙사 동대표에 출마하여 당선되기도 한다. 연극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하여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기도 한다. 아니, 작가의 말처럼,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기에 회복이라기보다 새롭게 좋은 관계가 시작된다.

 

이 짧은 성장소설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먼저 해본다. 인간이 참 악하다고 말이다. 마린은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조절해가며, 레나를 괴롭힌다. 자신보다 약한 레나, 순진한 레나를 자신의 먹잇감으로 삼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위해 거짓말을 예사롭게 한다. 이런 악한 자들로 인해 얼마나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까? 하지만, 악인의 결국은 파멸일 수밖에 없음을 안다. 결국에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또 하나, 레나의 홀로서기가 아름답다. 이 땅의 수많은 레나들이 이제는 당당히 나설 수 있다면 좋겠다. 자신의 마음을 당당히 표현하며, 세상으로 용기 있게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더 이상 악한 자들의 횡포를 묵인하거나, 피하지 않고 말이다. 그럼으로 결국에는 자신을 뒤 흔드는 온갖 바람에도 견뎌내는 강인한 생명들이 되면 좋겠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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