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반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


다들 많이 지쳐가는 백래시 읽기 ㅋㅋㅋㅋ 

수전 팔루디가 엄청나게 사례를 모아모아 이걸 다시 주제별로 나눠 풀어풀어 냈다.

정리하기 진짜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래도 술술 읽히게 글을 잘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별로 말끔하게 분류되는 게 아니다 보니 겹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양에 질리는 느낌 ㅋㅋ 

계속계속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걸 보고 있자면 열이 받기도 하고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에효. 

읽을수록 언론의 중요성, 그리고 언론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언론은 그들이 주장하고 싶은 바를 별 근거 없이 내세우고, 그게 반복되고 재생산 되면서 트렌드가 되면, 이제 여성의 내면에 침투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근거가 없었던 주장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것. 

여성들이여, 정신 바짝 차립시다. 

그나저나, 에스콰이어에 실렸다는 "무릎을 꿇고 행복하게 변기를 닦는 주부"의 사진이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못 찾겠다. 변기를 행복하게 닦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여성이 거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남성도 느낄 수 있다. 


 

인용문


새로운 여성해방운동의 실천 중에서 최초로 전국 신문의 1면에 실리게 된 운동은 미스아메리카대회 반대 운동이었다. 그 이전에도 일자리, 동일 임금, 남녀공학을 위한 많은 페미니즘의 행진이 있었지만, 미디어는 관심을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이 행사에 그렇게 많은 언론의 관심이 쏠린 이유는 간단했다. 몇몇 여성이 빵빵한 브래지어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기 때문이다. 한 언론인이 잘못 보도한 것처럼 사실 그날 브래지어를 불태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80년대에 그 어떤 여성운동 시위에서도 속옷을 가지고 불장난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 147

1980년대 초가 되자 미디어의 사이비 페미니즘 응원은 돌연 중단되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언론은 장송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신문 1면의 머리기사들은 페미니즘이 죽었다고 외치고 또 외쳤다.  -149

1970년대의 언론은 성공한 여성의 화려한 그림을 흔들면서 ˝봐, 이 여자는 행복해. 그건 이 여자가 해방되었기 때문이야˝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 뒤집어진 반격의 논리에 따라 언론은 성공한 여성의 그림에 우거지상을 그려 넣고 ˝봐, 이 여자는 비참해. 그건 이 여자가 너무 해방되었기 때문이야˝라고 선언했다. - 150

실제 여성을 다룬다는 뉴스 기사에서 실제 여성이 부재한 것은 1980년대 반격 저널리즘의 특징이다.
(…) 트렌드 저널리즘은 실제 보도가 아니라 반복의 힘을 통해 권위를 획득한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반복하면 그 어떤 것도 진실처럼 보일 수 있다. 하나의 미디어에서 선포한 트렌드는 나머지 미디어들이 재빨리 그 이야기를 퍼 나르면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 152

여성의 트렌드 기사에서는 사실과 예측의 자리가 서로 바뀌었다. 이런 기사들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여성들의 후퇴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용을 썼다. - 154

1986년 페이스 팝콘은 고치 짓기 cocooning‘라는 단어 하나를 만듦으로써 미디어 트렌드 작가들과 기업 고객들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 158

마침내 (포춘)은 이 고집 센 직장 여성들에게 등을 돌리고 (남편을 ˝자기 인생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남편과 남편의 관심사를 따라잡지 못하게 된˝ 이기적인 첫 번째 아내와는 달리) 5, 60세의 최고 경영자들에게 능력자라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는 젊고 사랑스러운 두 번째 배우자 ˝트로피 와이프˝의 승리에 표지를 할애했다. 이런 전략을 구사한 미디어는 (포춘>만이 아니었다. 현대 여성의 비위에 맞지 않는 장광설을 잔뜩 늘어놓는 간행물인〈에스콰이어)는 1990년 6월호 전체를 "전통적인 미국 아내˝에 대한 눈물 젖은 현사로 만들었다. 한 기억할 만한 전면 사진에는 주부 모델이 무릎을 꿇고 행복하게 변기를 닦는 모습이 실려 있었다. -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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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8-21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괭님 벌써 4장 들어가셨군요!
저는 아파서 며칠 못읽긴 했었는데 어제부터 다시 읽고 있어요^^ 잡지는 사회가 원하는 여성상을 상징적으로 반영하죠. 괭님 글에 기운받아 저도 읽어러 갑니다.

독서괭 2023-08-21 20:32   좋아요 2 | URL
미미님 좀 회복되셨나요? 무리하지 마시고요~ 그렇구나 하며 슥슥 읽어나가면 될 것 같아요^^

건수하 2023-08-21 18:3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찾아보려고 하다가 에스콰이어의 archive 를 찾게 됐는데요.
https://classic.esquire.com/issue/19900601

자세히 보려면 돈을 내야하지만 저화질의 이미지 그리고 기사 제목 정도는 볼 수 있네요.

6월호 부제는 ‘The Secret Life of The American Wife‘

여러 기사 중 가장 빡쳤던 제목은
Your Wife: An Owner‘s Manual
owner라뇨...

그 외

The Last Housewife in America
The 100 Best Wives of All Time
The Twleve Virtues of the Perfect Wife
(변기 닦는 이미지는 이 세 기사 중 하나에 나올 것 같네요)

Betrayed
This is Your Wife
A Case of Wife Murder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있고

Enter The Muse 라는 꼭지로
조앤 디디온에 대해 존 그레고리 던 (남편)이 쓴 기사도 있네요.
뮤즈란 표현 맘에 안 들지만 읽어보고 싶은 기사는 이거 딱 하나뿐...


은오 2023-08-21 18:57   좋아요 4 | URL
수하님 서치 왤케 잘하십니까?!!!!!!!!!!!! 너무 멋져.....

건수하 2023-08-21 19:09   좋아요 4 | URL
훗훗… 제가 그건 좀 잘하지 말입니다. 😸

햇살과함께 2023-08-21 19:27   좋아요 2 | URL
수하님 대단!!
어릴 때 엄마 몰래 훔쳐보던 여성지가 생각나네요… 주부생활, 여성동아…

다락방 2023-08-21 20:19   좋아요 3 | URL
저도 지금 찾다가 못찾았다고 댓글 달랬는데 수하 님 이렇게 쫜 멋지게 등장해주시다니!! 대박!!

독서괭 2023-08-21 20:33   좋아요 3 | URL
수하님 대박…. 검색과 정리의 달인!!
제목만 봐도 욕나오네요. 참 열심이다 이놈들… ㅠㅠ 오너.. ㅠㅠ

은오 2023-08-21 19: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들 지쳐가는중 ㅋㅋㅋㅋ 중도하차할까 잠시 생각했지만 제2의성을 중도하차한 전적을 떠올렸고 백래시마저 중도하차하는 내자신은 용납할수없다 그러니 끝까지 읽는걸로!!
언론이 진짜 무섭더라고요. 심지어 완전 옛날도 아니고 80년대 얘기인게 소름. 아 근데 생각해보니 한국도 10년전 방송만 봐도.. 여혐범벅이구나 ㅋㅋㅋㅋ
저도 지금 시대에,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읽으니까 어휴.. 하는거지 80년대 여성으로 살았으면 그대로 휘둘렸을 것 같아요. 아... 정신 바짝 차립시다!! 공부도 하고!!

햇살과함께 2023-08-21 19:28   좋아요 2 | URL
은오님 개강전에 달리기!!!

독서괭 2023-08-21 20:3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제2의성도 2부 힘들었어요.. 백래시는 끝까지 함께 가보아요!!
저도 그시절 살았으면 그냥 휘둘리지 않았을까요. 이건 아닌데 싶다가도 나만 이런가 하면서 고뇌와 죄책감으로 빠져들어.. ㅠㅜ 이건 아니지‘ 하고 조목조목 짚어주는 선배 여성들의 존재가 소중합니다.

페넬로페 2023-08-21 2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문 읽고 있는데~~ㅎㅎ
계속 궁금하더라고요
미디어는 여자에게 왜 그러는지요.
읽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겠죠!

독서괭 2023-08-21 20:37   좋아요 2 | URL
미디어는 흐름을 타기도 하고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때그때 바뀌는 거 보면 갖고 노나 싶기도 하고 ㅡㅡ 페넬로페님 이제 시작하시는군요! 힘내보아요~^^

책읽는나무 2023-08-22 0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변기를 행복하게 닦는다!!
ㅋㅋㅋㅋ
누가요?ㅋㅋㅋ
행복하게 변기를 닦다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이건 좀 뜬금없긴 한데요.
옛날에 주말에 했던 서프라이즈? 그런 예능 프로가 있었잖아요?(아..괭 님은 모르시려나?ㅋㅋ)
그 단편 재연극에서 한 결벽증이 있던 일본 주부가 변기를 닦다가 쓰러져 사망을 했더랍니다. 알고 봤더니 갇힌 공간의 락스 향에 질식사가 원인이었다는...@.@
전 그래서 이후 욕실 청소 넘 심하게 하는 건 죽을 수도 있다! 뭐 그런 원리에 입각하여...열심히 청소를 하지 않게 되었다는....🙄

잠자냥 2023-08-22 14:20   좋아요 2 | URL
나무님 이거 좀.... 계정 오류랑 비슷한 논리 같은데......

책읽는나무 2023-08-22 14:42   좋아요 2 | URL
아....또 들켰네요!!!!!ㅋㅋ
아니...자냥 님도 왤케 똑똑해요?

독서괭 2023-08-22 21:18   좋아요 1 | URL
모르다니요!! 한때 일요일 아침 루틴이 동물농장- 써프라이즈였던 사람입니다 ㅋㅋㅋ
변기 닦다가 사망하다니.. 헐.. 정말 안타까운 죽음이네요.. 락스 쓰면서 문은 왜 닫아논겨 ㅠㅠ
잠자냥님 예리한 지적 ㅋㅋㅋㅋ 저 책나무님 말씀에 극공감하고 있었는데 ㅋㅋㅋ

단발머리 2023-08-22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에서는 마룻바닥 닦던데요... 뭐를 그렇게 닦는단 말입니까. 여성이 지혜와 힘을 집중할 일은 오직 닦기 뿐이라는 건가요? (설거지 쌓아둔 사람의 포효..........)

독서괭 2023-08-22 21:19   좋아요 1 | URL
닦는 게 그렇게 좋으면 지들이 닦지 왜…
쌓여있는 설거지라니 단발님.. 토닥토닥. 애들 시키시죠 ㅋㅋ

단발머리 2023-08-22 21:24   좋아요 0 | URL
좋은 생각이십니다. 얘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