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알라디너님이 선물을 보내 주셨다. 어젯밤 늦게 도착했는데 아침에야 보고(9시부터 자버린 사람..) 너무 궁금해서 뜯고 만져보다 굳이 회사에 들고와 점심시간에 조금 읽어봤다.
소망이 있다면, 남은 삶의 시간에도 그렇게 살아 있는 것이다. 손끝에 닿는 타자기의 감촉과 백지 위에 그려나가는 검은 문양, 글을 쓰는 마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이 고유한 세계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 시간만큼은 한 점 의심없이 내가 살아 있는 시간이고, 여전히 나를 살아 있게 하며, 이끌고 나가는 시간이다. 여기에 담긴 모든 글이 나의 나침반이자 항해였고, 나의 선장이었으며 선원이었다. 삶이 거기 있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안다.
_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 쓰는 사람 정지우
- 9쪽
'저자의 말'을 딱 읽었는데, 마지막에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이라는 부분까지 읽으니 좀 감이 왔다.
이 책을 좋아할 수 있겠다는 감. 책을 선물받았을 때 걱정이 이 책이 별로이면 어쩌지, 라는 것인데 크게 걱정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아이 키우고 생활인으로 살면서도 내 이 고유한 세계를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을, 나도 배워보련다. 하긴 나도 작년부터 알라딘 서재를 나름 열심히 꾸려가면서 내 세계를 보존해 나가고 있다. 나에게 알라딘이라는 세계의 비중이 꽤나 크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나는 페이스북 잠깐 하다 탈퇴했고, 트위터 안 하고, 인스타그램 몇몇 팔로우 하려고 가입해서 아주 가끔 들여다보기만 하는 사람인데, 북플도 나름 SNS이긴 하지만 다른 데랑은 너무 성격이 달라서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미친 책쟁이들, 아휴,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ㅋㅋ
선물과 함께 카드도 왔는데, 감동적! 고맙습니다♥ 아껴서 읽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