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는 기체조를 갔다왔단다.

기체조에서는 엄마 몸이 이완하는 법을 익숙해지도록 하게 도와준대.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온몸에 긴장이 들어가 쉽게 이완이 되지 않는구나.

이완이 잘 되어야 네가 힘들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잘 나올 수 있다는데 엄마는 아직도 온통 엄마 생각만 하나봐. 여전히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나중에 복이 네가 많이 힘들까봐 걱정이 돼.

그런데 오늘 기체조에 처음 온 엄마가 있는데 그 엄마는 다음달 초에 아기를 낳는다는 구나.

선생님께서 태명이 무어냐 물으니 태명이 없다고 하였단다.

그래서 모두 놀랐지.

낳을 때가 다 되도록 태명이 없었냐고?

한번도 불러 주지 않았냐고.

그 엄마는 그렇다고 하더구나.

그 이야기를 아빠에게 하니 아빠는 복이 너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는데 들었니?

"복이야, 너는 이름있지? 복이"

복이야, 다른 엄마들의 태명은 자두, 푸름이, 건강이, 행복이. 모두 예쁜 이름들이란다.

혹시 복이라는 이름이 맘에 안드니?

엄마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

복이라는 이름은 세상에 모든 복을 다 받으라는 마음으로 지은 것이란다.

엄마 아빠가 열심히 노력하고 일해서 복이가 원하는 걸 해 주려고 하겠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는 부자가 아니니 복이가 속상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 어릴 때 세계 여행을 시켜 줄 수도 없을 거고 일찍부터 보낸다는 조기 유학도 못 보낼 가능성이 크구나.

어쩌면 비싼 괴외도 못 시켜 줄지도 몰라. 비싼 명품옷을 못 사줄 가능성도 크구나.

그래서 복이에게 그런 복을 주지 못해 참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복이가 이런 복이 많았으면 좋겠어.

복이가 열심히 하면 이루어지는 복.

세상에는 참 이해안되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잘 안되는 일도 많단다. 그런 사람은 복도 지지리도 없지라며 한탄을 해. 엄마는 복이가 그런 말을 사는 동안 안하고 살았으면 해.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인복이라고 복이를 만나는 사람이 모두 복이 되어 네게 오는 그런 복이 많았으면 좋겠어.

똑같은 인사를 하고 똑같은 만남을 가져도 유독 정이 가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럼 사람이 있단다. 엄마는 복이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란단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알음알음 도와주거나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많은 그런 사람이 있단다. 엄마는 어떤 재복보다 그런 복이 더 좋은 복이라고 생각해.

그런 복이 가득하다면 복이는 평생을 살면서 외롭지 않을 거고 많은  이들이 친구가 되고 형제 자매가 되어 줄 것이며 혹시 네가 울다가 지쳐 있어도 옆에서 등을 두드려 주는 이가 반드시 있을 테니까.

엄마는 복이 네게 그런 복이 쌓였음 하는 마음에 언제나 복이야 복이야 하며 부르는 거란다.

그러니까 혹 촌스럽게 들려도 좋아해 주렴.

엄마랑 아빠는 네게 건강한 복을 선물해 주고 싶어서 열심히 먹고 열심히 자고 있단다.

복이야, 네 태명은 복이란다.

태어나면 예쁜 이름 지어주겠지만 그래도 기억해 주렴

"복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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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0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이란 이름이 참 좋아요. 정말 복스럽고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이름이에요. 님과 옆지기님의 사랑이 복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거에요^^

하늘바람 2006-10-1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혜경님 감사해요. 그래도 전 가끔 촌스럽지 않나 싶더라고요

치유 2006-10-10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두시간 간격이면 너무 무리하는게 아닐까요??
푹자야 몸도 개운하고 좋을텐데요..

어제밤에 이 글을 읽고 엄마란 참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답니다..이렇게 좋은 생각을 하며 아이를 키우니 .....
님의 생각엔 많은 동감을 하면서..엄마들의 바램은 모두 같구나란 생각을 잠시 했었어요..
복이..얼마나 좋아요...복이..많이 많이 불러 주세요..
님의 바램처럼 그렇게 복을 누리며 살거라 믿어요..

2006-10-10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6-10-1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사실 제가 더 놀랍니다. 전 한때 워커 홀릭이었지요. 제 블로그나 사이는 일에 관한 걸로만 가득했고 모든 관심은 책만들 뿐이었어요.
그러고는 자신은 없고 아이만 있는 친구의 싸이나 블로그를 보며 왜 네 자신을 버리고 사니, 라며 친구에게 아이가 언제까지 예쁠 것같니 한때야, 아이가 크면 너는 껍데기가 돼.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네 자신을 소중히 하고 찾으며 살아라고 충고아닌 충고를 하곤 했답니다.
하지만 지금 전 아이를 위해서는 제 일이 뭐 중요할까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이맘이 오래가길 바랄 뿐이에요. 배꽃님

해리포터7 2006-10-1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마음이 참으로 예뻐요..복이가 고스란히 그마음을 안고 태어날꺼에요^^

하늘바람 2006-10-10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해리포터님 감사해요.

해바라기 2006-10-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영웅이는 이센찌였어... 첨 알았을 때 크기였거덩...치우는... 바바다다..영웅이가 글케 불러서..ㅎㅎ 복이는 행복허겄네. 나오기도 전에 엄마가 이리 이뻐라 해줘서리...

하늘바람 2006-10-3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웅이와 치우도 지금 충분히 행복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