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시켜서 정탐을 해보니 그러한 것이 모두 없었으니, 나는 이로써 멀리까지 말을 몰아 깊숙이 들어가면 큰일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알았소. 군사들이 이미 서로 접전하게 되면 우리의 기세는 바야흐로 예리하였으며 저들의 기세는 바야흐로 꺾여 있어서 만약 이 기회를 타고 신속히 그들을 치지 않고 오랜 세월을 견디게 한다면 이기고 지는 것은 알 수 없었소. 이는 내가 빠르게 싸워서 승리한 까닭이며 피로해있고 편안하게 있는 것으로 대처하는 보통의 이론을 가지고 하였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오."
석경당이 심히 탄복하였다.
유(幽, 북경시)·계(?, 천진시 계현)·영(瀛, 하북성 하간시)·막(莫, 하북성 임구시 북쪽 막주진)·탁(?, 하북성 탁주시)·단(檀, 북경시 밀운현)·순(順, 북경시 순의현)·신(新, 하북성 탁록현)·규(?, 하북성 회래현)·유(儒, 북경시 연경현)·무(武, 하북성 선화현)·운(雲, 산서성 대동시)·응(應, 산서성 응현)·환(?, 산서성 삭주시)·삭(朔, 산서성 삭주시)·울(蔚, 하북성 울현) 16주(州)를 잘라서 거란에 주고 이어서 매년 비단 30만 필을 보내주기로 허락하였다.
황제는 거란과 더불어 우호관계를 맺었으나 그들이 다시 영무(靈武, 영하성 영무현)를 빼앗을까 두려워하여 계사일(9일)에 다시 장희숭을 삭방절도사로 삼았다.
송제구(宋齊丘)가 이덕성(李德誠)의 아들인 이건훈(李建勳)에게 말하였다. "존공(尊公)은 태조의 원훈(元勳)인데 오늘 땅을 쓰는군요."
이에 오의 궁중(宮中)에서 괴이한 일이 많이 일어나자, 오주가 말하였다. "오의 운명이 그 끝에 왔구나!"
좌우에서 말하였다. "이는 마침내 하늘의 뜻이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고려의 왕건(王建)이 군사를 부려서 신라(新羅)와 백제(百濟)를 쳐서 깨뜨리니, 이에 동이(東夷)의 여러 나라들이 모두 그에게 귀부하게 되어 2경(京), 6부(府), 9절도(節度), 120군(郡)이 있었다.
무릇 제왕(帝王)이 천하를 통어하는 데는 믿음보다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지금 주상께서는 영공(令公, 석경당)에게 큰 믿음을 잃었으며 가까이하거나 귀한 사람들도 또 스스로 보전할 수 없는데 하물며 소외되고 비천한 사람이겠습니까? 그가 멸망하는 것은 발돋움하고 서서 기다릴 정도이니, 어찌 강함이 있겠습니까?" 석경당이 기뻐하며 군사에 관한 일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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