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교수신문 기자의 전화를 받고 지금 읽고 있는 책 몇 권을 꼽은 적이 있는데, '여름, 愛書家들 책을 권하다'란 기사의 일부로 포함됐다. 아무래도 전화상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부정확하게 옮겨진 부분들이 있어서 정정해놓는다. 일단 기사는 이렇게 나갔다.    

이현우 한림대 연구교수(독문학, 필명 로쟈)
최근 읽고 있는 책은『한나아렌트』 자서전과『법가』다. 서평을 써야 하기 때문에 읽고 있다. 어제까지의 관심사는『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나쓰메 소세키로 읽는 근대』(박유하 지음, 김석희 옮김, 문학동네, 2011.7)였다. 추천하는 책은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프란치 M.부케티츠 지음, 이덕임 옮김, 이가서, 2011.7)와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디어드리 배릿 지음, 김한영 옮김, 이순, 2011.7)이다. 진화심리학쪽 책에 관심을 갖고 항상 보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생물학과 심리학에 대한 최신 정보는 항상 확인하는데, 심리학과 문학이 경쟁관계이면서 상호협력관계이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해 누가 더 잘 이해하고 있는지 심리학과 문학은 서로 경쟁한다.

 

전공을 '노문학'이 아니라 '독문학'이라고 한 건 물론 오류다(하긴 '노문학'이란 말을 쓸 일이 요즘은 거의 드물어졌다). 그리고 읽고 있는 책으로 꼽은 건 '<한나 아렌트> 자서전'이 아니라 <한나 아렌트 전기>(인간사랑, 2007)다. 아렌트에 대해서 준비하는 글이 있어서 원서와 함께 책상맡에 놓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 그리고 <법가>라고 돼 있는 건 정위안 푸의 <법가, 절대권력의 기술>(돌베개, 2011)이다. 이 역시 서평감으로 골라서 읽은 책인데, 덕분에 7-8권의 다른 책에서 '법가' 파트만 골라 연이어 읽어봤다. 어제는 아예 <한비자>(글항아리, 2010)까지 주문해서 받았는데, 완역이 아니어서 놀랐다. 전에 갖고 있던 선집과는 달리 이 책은 완역본인 줄 알았다. 32편이 수록돼 있으니까 전체(55편인가 그렇다)에 비하면 많이 모자란다. 물론 주요 편들은 번역됐다고 하지만. 

  

그리고 '어제까지의 관심사'라고 한 박유하의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문학동네, 2011)는 나쓰메 소세키 연구서라 구입한 책이다. 국내 연구자의 책으론 윤상인의 <문학과 근대와 일본>(문학과지성사, 2009)에 이어서 나온 성과다. 소세키는 물론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도서출판b, 2010)을 정독하기 위해서도 필히 거쳐가야 하는 작가다. 러시아와 동아시아 삼국의 근대문학은 개인적인 관심분야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진화심리학 책 몇권을 추천도서로 꼽았다. 프란츠 부케티츠의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이가서, 2011)와 디어드리 배릿의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이순, 2011) 등. 이 분야의 책을 처음 읽는다면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웅진지식하우스, 2008)부터 시작해도 좋겠다.   

참고로, 어제 구입한 책은 모두 고대 중국 관련서인데, 이강수의 <중국 고대철학의 이해>(지식산업사, 2010, 11쇄), 가이즈카 시게키와 이토 미치하루의 <중국의 역사: 선진시대>(혜안, 2011), 그리고 사타케 야스히코의 <유방>(이산, 2011, 2쇄)이다. 이러다 <초한지>까지 읽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11. 07. 26.  

P.S. 근황을 적은 김에 이번주 기대작도 '곧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아본다. 일순위는 리링의 <논어, 세번 찢다>(글항아리, 2011). 저자는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로 고고학, 고문자학, 고문헌학 3고학의 대가라 한다. 중국의 실력자가 유가의 고전을 종횡으로 읽고 해체한다니 기대를 안 가질 수 없다. 4권으로 이루어진 '리링 저작선'의 첫번째 책. 논어에 대한 중국 학자의 독해로는 리쩌허우의 <논어금독>(북로드, 2006)도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잠깐 본 기억이 난다. 소장도서로 갖춰두려고 했으나 계속 미뤄졌는데, 목돈이 생기길 기대해봐야겠다. 도올의 <논어한글역주>(통나무,  2008)도 전3권 중 1권만 구해놓은 듯싶은데, 마저 짝을 맞추면 좋겠다. 이 정도 3인의 '논어독'이면 나름 장관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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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2011-07-26 09:36   좋아요 0 | URL
진화심리학을 읽고 있습니다. 중년의 남자가 빨강스포츠카를 타는 것은 부인의 갱년기로 인한 젊은 여자에게 관심끌기 위한 숫컷의 생존본능이라는 대목이 재미있었습니다.

로쟈 2011-07-27 09:48   좋아요 0 | URL
과도한 주장도 가끔씩 하지만 대체적으론 수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