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이미지 관리에 나서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이번엔 웃통을 벗고 나서서 화제가 되고 있단다. 찬반 양론이 있다지만 대세는 찬사쪽인 듯하다. 러시아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하니까 이 정도면 이미지 컨설팅을 받을 만하다. 가히 '푸틴 성대'(내년 대선이 변수이긴 하지만). 그의 측근인 '실로비키'들까지 가세해서 말 그대로 푸틴 천하이다(푸틴 리더십은 정치학에서 단골 연구주제이다). 관련기사들을 스크랩해놓는다.

중앙일보(07. 08. 28) '몸짱' 푸틴 사진에 러시아가 시끌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근육질 몸을 보여 준 사진이 공개된 지 열흘이 넘도록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13~15일 남부 시베리아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투바 자치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며 찍은 것이다. 군복 바지를 입고 웃통을 벗은 채 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이 사진엔 운동광인 푸틴 대통령의 탄탄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크렘린 공보실이 최근 이 사진을 대통령 행정실 공식 홈페이지에까지 올리면서 러시아 내에서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의 건강한 몸에 대한 찬사의 목소리와 함께 지도자의 품격에 맞지 않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인기몰이 행동이란 비판 여론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주류는 찬사 쪽이다. 현지 인터넷 사이트와 블로그는 푸틴의 벗은 사진과 그의 몸에 대한 칭찬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타블로이드 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자사 웹사이트가 푸틴의 몸을 찬양하는 여성 독자들의 글로 도배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22일자 기사에서 '푸틴처럼 되라'는 제하에 가슴을 드러낸 푸틴 대통령의 컬러 사진을 싣고 장관이나 주지사, 의원들이 대통령과 같은 몸을 만들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를 삽화까지 곁들여 소개했다. 한 라디오 토크쇼에서는 푸틴의 반(半) 나체 사진이 대통령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던 진행자가 청취자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동성연애자 사이트에는 대통령이 웃통을 벗은 것은 동성애에 대한 관용을 표시한 것이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까지 등장했다.

이와 함께 사진 사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서 이를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일부 정치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의 벗은 사진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그의 건강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그가 헌법이 금지한 3기 연임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투기를 조정하거나 잠수함을 탄 대통령의 모습을 언론에 집중적으로 소개해 국민에게 강한 지도자상을 심어 온 지금까지의 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해석이다. 반면 스타니슬라프 벨코프스키 국가전략연구소장은 "대통령의 휴가 사진은 그가 은퇴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며 상반된 해석을 하기도 했다.(유철종 기자)

조선일보(07. 08. 27) 음지 '막강세력'으로 부활… 러시아 '실로비키'

소련은 망했지만 KGB(옛 소련 정보기관)는 러시아 최고의 실세로 되살아났다.’ 1991년 소련 공산체제의 몰락과 함께 청산 대상으로 추락했던 ‘음지의 제왕’ KGB가 러시아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실력자’를 뜻하는 ‘실로비키(Siloviki)’로 떠올랐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전했다. 이들은 FSB(러시아 연방보안국·KGB 후신) 국장 출신의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대통령의 후원에 힘입어 러시아를 ‘스파이국가(Spookocracy)’로 바꿔놓았다.

◆“고위 관료 4분의 1이 정보기관 출신”
미하일 고르바초프(Gorbachev) 옛 소련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무력화하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단행할 때 KGB 직원 50만명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설욕을 다짐했다. 그로부터 8년 후, 푸틴의 집권과 더불어 이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푸틴은 ‘올리가르히(Oligarchy·신흥재벌)’ 등 도전 세력을 거세하고 권력을 다지는 과정에서 KGB 동료들을 되살려냈다. 이들은 대통령궁인 크렘린은 물론 정부 각 부처와 군·언론·재계까지 틀어쥐었다. 러시아학술원의 사회학자인 올가 크리슈타노프스카야(Kryshtanovskaya)는 전국 고위 관료의 4분의 1이 실로비키라고 진단한다. 이제 국가 중대사는 푸틴의 옛 KGB 동료와 그의 고향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들로 구성된 실로비키가 좌우한다.

◆“실로비키는 국가 자체”
과거 KGB가 정치 권력에 열중했던 데 반해 실로비키는 권력과 돈을 한 손에 쥐었다. 푸틴 외에 “이들에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알렉세이 콘다우로프(Kondaurov) KGB 간부 출신 연방의원은 말한다.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막강한 실권을 휘두르는 게 특징이다. ‘음지에 있을 때 더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공산주의가 뒤로 물러난 지금 이들의 정신은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다. KGB 시절과 달리 반(反)자본주의를 고집하지 않는다. 자신들도 시장경제의 수혜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가 안팎의 ‘적’을 제압하는 것이 사명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서라면 법도 발 아래에 있다고 여긴다. 이들은 러시아에 대한 최대 위험이 서방에서 온다고 본다. FSB 요원 양성학교인 FSB 아카데미는 ‘KGB 혈통’의 자녀를 우대하고, 실로비키끼리의 혼사를 권장한다.

◆국가경영 능력은 부재
하지만 실로비키는 무소불위의 힘에 비해 국가경영 능력이 의심스럽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국가를 ‘접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제와 경영에는 문외한들이다. 정보기관 특유의 직업주의가 사라진 것도 위험 요소. 한 전직 KGB 요원은 “폭력을 쓰는 것은 다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실토한다. 이들은 국외에 적을 만들어 내분을 봉합하려 하지만 이것이 국가의 번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고유가에 힘입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범죄율과 부패, 관료주의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서방에 적대적인 외교정책 역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전병근 기자)

07. 08. 27.

P.S.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는 http://www.economist.com/world/displaystory.cfm?story_id=968262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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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28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푸틴은 참 오래 해먹는거(?) 같아요.

로쟈 2007-08-28 21:02   좋아요 0 | URL
이제 '시작'이라는 자세입니다...

털세곰 2008-01-05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정곡을 찔렀습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