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베네치아)에서의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수상버스에 올랐다. 오전에는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생전에는 그녀의 저택)에서 컬렉션(피카소, 브라크, 뒤샹, 몬드리안, 마크리트, 폴록 등)을 감상하며 설명을 들었고 오후에는 산마르코 성당과 광장을 중심으로 베니스 투어를 진행했다.

자유시간에는 45분간 곤돌라를 타보기도 했다(흥정가였는데 6인승에 1인당 20유로를 지불했다). 가장 높은 전망탑에 올라가보기도 했다(엘리베이터 탑승비용이 1인당 8유로다). 낮에 잠시 해가 난 걸 제외하면 내내 흐린 날씨였지만 골목을 걸어다니며 베니스의 느낌을 몸에 저장하는 데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하루종일 그림이나 사진 속 베니스에 들어선 느낌이었는데, 사실 베니스를 찾는 모든 여행자가 그러하리라. 어딘지도 모르고 우연히 베니스에 들를 수는 없을 것이기에.

이탈리아 여행의 길잡이라고 할 괴테 역시도 그러했다. 1786년 이탈리아 여행에 나선 괴테는 베로나를 경유하여 베니스에 들러서 2주 남짓 머물렀다. 최종 목적지는 로마였던 걸 고려하면 베니스에서 꽤 긴 시간을 보냈다고도 할 수 있다.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내가 아는 한,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이다(번역본은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을 들고 왔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괴테의 이탈리아기행과 토마스 만에게서 베니스가 갖는 의미에 대해 짧게 소개했다.

언제 다시금 베니스를 찾을 날이 있을까. 햇빛이 쨍쨍한 어느 날에 흐린 날의 베니스를 상기할 수 있기를. 이제 우리는 단테가 묻혀 있는 곳 라벤나로 향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맘 2019-03-0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종일 베니스의 그림 엽서 속으로 들어선 느낌이라 하시니,
와 얼마나 좋았으면,싶으네요ㅎㅎ
저 사진이 쌤 맘속에 저장될 흐린날의 베니스인가봐요~
두고두고 상기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