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 기차를 타고 광명을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아침에 내년과 후년의 문학기행을 기획하느라 정신이 없었다(2020년 4월에 동유럽 인문기행을 가기로 한 것이 기획의 성과다. 개인적으로는 헝가리와 루마니아를 가보는 걸 목표로 정했다).

아침부터 문학기행 일정을 생각한 건 평소보다 한 시간 더 자는 중에 우리시대의 박식가이자 장서가이기도 했던 움베르토 에코(1932-2016)에 관한 꿈을 꾼 때문이다. 에코를 만난 게 아니라 밀라노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간 것. 내년 봄 이탈리아 문학기행에서 밀라노에 있는 에코의 자택(서재)을 방문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여행사 코디네이터와의 대화에서 에코의 자택이 기념관으로 오픈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는데 꿈에 찾아간 밀라노에서는 한창 ‘에코 아카이브‘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정확하게 나는 작업장 인부에게 ˝에코 아카이브인가요?˝라고 물었고 그가 그렇다고 답했다. 속 보이는 꿈.

무슨 아파트를 상상했는지 에코의 집이 8층에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고(들어갈 수 없는 게 당연하잖은가!). 이런 건 그냥 개꿈에 해당하고 여하튼 밀라노를 방문하면 에코의 저택 앞에서 사진을 찍을지도 모르겠다. 그 에코의 유작소설 <제0호>(열린책들)가 출간되었다. 영어판은 진작에 구해둔 책이다. 서재에 있는 에코의 사진을 골라 같이 붙여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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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8-11-09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에 키워드 : 광명. 에코. 헝가리. 루마니아. <제 0호>. 저도 선생님의 동유럽 입성을 미리 환영해 봅니다.

로쟈 2018-11-10 00:04   좋아요 0 | URL
동유럽이긴 한데 동선상 폴란드는 어렵고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정도 가볼 듯해요..

달걀부인 2018-11-1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란드는 중부유럽요. ^^ 슬로베니아도 좋고..루마니아도... 그런데 문학기행이라는 컨셉으로 어디를 가실지 궁금해요.

로쟈 2018-11-10 00:13   좋아요 0 | URL
인문기행. 루카치와 하우저, 지젝 등.^^ 부다페스트가 최우선.

산책자 2018-11-1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젝이 보고 싶네요. 이렇게 말하니 제가 세계적인 철학자와 아는 사이쯤으로 우쭐해지기도 합니다.^^ 몇 번 그의 강연현장에 참석한 관계로 ㅋ
로쟈님이 슬로베니아에서 지젝을 만나시게 된다면 전 그때쯤 저의 책꽂이의 지젝 저작으로 그를 만나봐야겠네요^^

로쟈 2018-11-12 22:54   좋아요 0 | URL
지젝을 만나는 건 아니에요. 지젝의 고향을 방문해볼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