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에도 예식이 있지
나뭇잎이 가지를 떠날 때
정해진 날짜에 이사를 떠나는 것처럼
가지는 나뭇잎을 떠나보낼 채비를 하고
웅크린 나뭇잎은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밖에서 문을 닫고
안에서 문을 닫아걸고
마지막 포옹은 어디에서 나눈 건지
생각에 잠길 즈음
이미 나뭇잎은 길바닥에서 몸을 떤다
인연은 그렇게 완성된다는 듯이

무성한 인연들이 한여름 푸르렀구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제트50 2018-10-02 0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하여 가지는 안으로 더 단단해지고
마침내 나뭇잎은 해방되었겠죠~

며칠전 설교에서
새는 하늘에서 자유롭고
물고기는 물에서 자유롭고
인간은 신 안에서 자유롭다 하셨는데..
그 와중에 니체, 고독한 영혼에
마음 쓰였다는...

로쟈 2018-10-02 16:02   좋아요 0 | URL
나뭇잎이 심정을 가질 리는 없고 그렇게 보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