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말이 없다고 별명이 떠벌이였지
나쁜 피에서 드니 라방
나무들을 보다가 떠올렸어
입 다문 나무들이 어찌나 떠벌여대는지
나무들의 거동을 보아 나무들의
모던댄스, 나무들의 모던러브
질주하는 나무들의 폭죽
과묵한 폭죽을 보아
우리는 과묵해도 좋았던가
우리에겐 간격만 있었지
잎은 잎대로 가지는 가지대로 닿을 듯
닿지 않은 세월이 빠르게 흘러갔지
우리는 서로에게 떠벌이였지
서로에게 안부를 물으며 폭탄을 던졌어
눈 뜨면 나무들의 아침식사가 보였어
과묵한 식사였지 나무들의 행태였지
나무들을 바라보았어 바람이 불고
비가 들이친 날에도 거기에 있었지
입 다문 나무들이 떠벌여댔지
너도 지금은 말이 없지 나무들의 대열에 서 있지
나무들을 보다가 떠올릴 거야
나무들은 어디에나 있지 어디서나
떠올릴 거야 나쁜 피, 우리는 나쁜 혈통이었지
저기 터벅터벅 드니 라방이 지나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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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1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레오 감독의 뽕네프의 연인들을 보고 제 취향이 아니다, 고 그랬죠. 그 후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카메라 연출은 정말정말 신선했죠. 그리고 줄리엣 비노쉬를
알았죠. 그 뒤 여러 영화에서 그냥
막 부딪친 배우. 가녀린 몸에서
폭발력 넘치고 다양한 인물을 보여주는...
작품선택도 잘 하는 배우.
지금도 남편이 영화 다운 받아줄까,
하면 장르뭐냐고 물어보는데
줄리엣 비노쉬...라면 응, 그냥 받아!
무조건 신뢰하는 배우^^

로쟈 2018-05-11 08:06   좋아요 0 | URL
저는 나쁜 피에서 처음 본듯.

kirinsuki 2018-05-10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니 라방이 스쳐가는 배우인 줄 알았는데 2012년에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네요. 놀랍네요. 아 예술...

로쟈 2018-05-11 08:06   좋아요 0 | URL
레오 카락스의 페르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