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눈으로 보았을까
너의 그 눈이 아니었다면 나는 나도 볼 수 없는
눈을 가졌다네 하늘도 보고 하늘의 언저리도 보고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보고 보다 말아도 보고
그래도 나는 볼 수 없는 만지기만 할 뿐 볼 수 없는
너의 눈동자 속의 나를
네가 보는 나를
이불 속에서도 이불 밖에서도 길 밖에서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밥 먹으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그러다 눈을 감아도 다시 눈을 떠도
앉아도 주저앉아도 가끔은 눈에 안약을 넣어도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음에도
잃지 않았음에도
나는 보지 못하네
네가 보는 나를
너의 그 눈이 아니었다면 보지 못했을 나를
너의 눈동자 속의 나를
이제 다시는
이제 다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