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가스 요사의 대표작 <염소의 축제>(2000)를 강의에서 읽었다. 도미니카를 31년간(1930-1961) 철권통치했던 독재자 트루히요의 패악과 암살 사건을 다룬 소설로 중남미문학의 한 갈래인 ‘독재자소설‘로 분류된다. 짐작엔 최강의 독재자소설이 아닐까 싶다. 국제수준에 견주어 크게 떨어지지 않는(18년 독재면 중간쯤은 된다) 독재자를 우리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이만한 독재자소설이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따로 없다면 수입해서 읽는 수밖에(2005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라틴아메리카의 독재자소설로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196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의 <대통령 각하>(1946)가 있다. 요사가 높이 평가하는 작품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의 <지상의 왕국>(1949) 같은 작품인데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번역되었지만 절판된 지 오래된 작품으로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족장의 가을>(1975)도 독재자소설에 속한다. 마르케스의 자부에도 불구하고 요사는 인색한 평을 내린 바 있다(요사는 마르케스 소설로 박사논문을 쓴 ‘마르케스 전문가‘다). 그밖에 독재자소설은 여럿 더 있지만 역자인 송병선 교수도 <염소의 축제>를 최고작으로 보는 듯싶다.

요사의 작품으로는 <새엄마 찬양>(1988)과 <판탈레온과 특별봉시대>(1973)를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다. 더 다룬다면 <녹색의 집(1966), <세상종말전쟁(1981), <나쁜 소녀의 짓궂음>(2006) 등을 우선 손꼽게 된다(절판된 책들은 다시 나오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요사의 문학에세이에도 관심이 있는데 영어판으로 몇 권 구하긴 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1971), <영원한 향연: 플로베르와 보바리 부인>(1975), <사르트르와 카뮈>(1981) 등이 번역되면 좋겠다 싶은 타이틀이다(에세이와 인터뷰가 여러 권 더 있다). <염소의 축제>를 다시 손에 든 김에 요사 읽기 성적을 점검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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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4-1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독재자만 말고, 그럴싸한 독재자소설도 가졌으면
좋겠네요.혹시 있는데 저만 모르는건지.

로쟈 2018-04-17 21:38   좋아요 0 | URL
저도 떠오르는작품이없습니다. 우화적인 소설들 외에는.

sprenown 2018-04-1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연수의 원더보이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네요. 우화적인 소설로.
유신,광주를 겪었어도 본격 독재자 소설은 없었던거 같아요.

로쟈 2018-04-17 22:38   좋아요 0 | URL
<염소의 축제>에 견주려면 박정희가 실명으로 등장해야 합니다.~

sprenown 2018-04-17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론 박정희,전두환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독재자 소설이 나올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