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가와 옆지기 중국출장이 겹친 터라 마로 개학 전 주말은 어디든 가족나들이를 가자 했다.
어디를 갈까 열심히 검색하며 궁리했는데, 옆지기는 부모님을 뵈러 가고 싶어 했다.
나쁘지 않다 생각하고 동의를 했는데, 음, 마침 토요일이 시할머님 생신이란다.
시부모님이야 애들 조부모라는 생각이 들어 이젠 가족이다 생각하지만,
시할머님 계시는 큰댁은 아직 여러 모로 불편한 게 사실이다.
마침 회사 급여일이 25일에서 5일로 갑자기 바뀐 첫 달이고,
그 주에만 2군데나 상가를 간 터라 현찰이 똑 떨어진 상태다 보니,
예상도 못 했던 시할머니 생신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시할머님 생신에 맞춤하게 내려온다고 좋아 하시는 아버님이 전화기 너머로 생생하여
차마 말을 바꿀 수 없었고 옆지기에게 전하여 음성 큰댁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큰댁 며느리들은 가게 때문에, 갓난쟁이 때문에 못 내려온다 들었기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작은어머님들과 고모님이 모두 와계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게다가 직장 다니는 애 손끝 못 미더워 하시는 터라 나야 설겆이만 주야장천하면 됐고,
사촌동서도 둘이나 내려와 어른들이 화투판 벌이는 사이 한가로이 산책도 즐겼다.
큰댁은 가기 전엔 묵직한 돌멩이 하나 얹고 가는 기분인데,
갔다 오고나면 그래도 잘 갔다왔다 싶은 마음이 든다.
곧 돌아올 추석 때도 비슷한 심정일텐데, 미리 미리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