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가와 옆지기 중국출장이 겹친 터라 마로 개학 전 주말은 어디든 가족나들이를 가자 했다.
어디를 갈까 열심히 검색하며 궁리했는데, 옆지기는 부모님을 뵈러 가고 싶어 했다.
나쁘지 않다 생각하고 동의를 했는데, 음, 마침 토요일이 시할머님 생신이란다.
시부모님이야 애들 조부모라는 생각이 들어 이젠 가족이다 생각하지만,
시할머님 계시는 큰댁은 아직 여러 모로 불편한 게 사실이다. 
마침 회사 급여일이 25일에서 5일로 갑자기 바뀐 첫 달이고,
그 주에만 2군데나 상가를 간 터라 현찰이 똑 떨어진 상태다 보니,
예상도 못 했던 시할머니 생신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시할머님 생신에 맞춤하게 내려온다고 좋아 하시는 아버님이 전화기 너머로 생생하여
차마 말을 바꿀 수 없었고 옆지기에게 전하여 음성 큰댁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큰댁 며느리들은 가게 때문에, 갓난쟁이 때문에 못 내려온다 들었기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작은어머님들과 고모님이 모두 와계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게다가 직장 다니는 애 손끝 못 미더워 하시는 터라 나야 설겆이만 주야장천하면 됐고,
사촌동서도 둘이나 내려와 어른들이 화투판 벌이는 사이 한가로이 산책도 즐겼다. 





큰댁은 가기 전엔 묵직한 돌멩이 하나 얹고 가는 기분인데,
갔다 오고나면 그래도 잘 갔다왔다 싶은 마음이 든다.
곧 돌아올 추석 때도 비슷한 심정일텐데, 미리 미리 힘내자.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로 2009-09-1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댁이 멀어도 늘 때만 되면 돌멩이 메달아요~.ㅎㅎ
가지도 않으면서,,,ㅋㅋ
오늘도 남편의 친조카 생일이라고 선물을 보내는데 이것 저것 분주하네요,,,별거 보내지도 않으면서...

Arch 2009-09-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큰 돌멩이 매달고선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결혼한 언니 엄마 큰어머니를 오랫동안 보면서 내가 도와준다고 하는 일이 참 별게 아니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게다가 전 비혼이란 이유로 칠칠치 못해도 귀엽게 봐주시니(응?)^^

조선인 2009-09-1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시조카 생일까지 챙기시나요? 존경스럽습니다.
아치님,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내공은 아무나 있는 게 아닙니다.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바람돌이 2009-09-1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이렇게 다르죠?
전 다들 늦게 오는 시댁에 혼자가서 미리 다 해야 하는지라 돌덩이입니다. ^^
명절이라고 멀리 안가는건 좋은데 늘 늦게 나타나는 형님들 보면 조금 짜증나기도 한답니다. ^^(제 생각엔 이번엔 조금 빨리 올수 있었을텐데 싶은 날들도 늦더라구요. ^^;;)
그나저나 증조 할머니 생신간다고 우리 마로가 꽃단장했나요? 갈수록 큰 아이 태가 나네요. ^^

꿈꾸는섬 2009-09-1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댁도 돌멩이 매달고 가는데 큰집이라면 더 큰 돌멩이겠죠.
저흰 명절때 큰집으로 가는데 여간 불편한게 아니더라구요.
물론 몸은 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무거워요.

조선인 2009-09-1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아흑, 사실 전 얄미운 동서과에요. 늦게 내려가고 일찍 내빼는. 늘 형님에게 죄스러워하고 있습니다. ㅠ.ㅠ
꿈꾸는섬님, 전 형제들 선물이랑 큰댁 선물을 같은 걸로 할까 다른 걸로 할까 끙끙 앓고 있는데,옆지기는 별걸 다 걱정한다고 퉁박이나 하네요. 참 나.

세실 2009-09-15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과 같은 입장입니다. 추석이라는 단어만으로도 한숨이 나오니원...
큰댁은 음성, 시댁은 진천이셨나요?
마로 참 많이 컸어요~

조선인 2009-09-15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음성이나 진천이나 이웃한 면이라 오가긴 괜찮아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진천만 가고 싶지만, 시할머님이 아직 정정하셔서 큰댁에 꼭 가야 해요.

같은하늘 2009-09-1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댁이 차타고 15-20분이면 가는 곳입니다.
같이 살다 분가해서 살아도 수시로 불려 다닙니다.
돈 안벌고 집에 있는 죄입니다. ㅜㅜ
요즘은 아들 둘 낳고 배째~~하고 삽니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갔다가 돌아오면 마음이 가볍지요.

조선인 2009-09-23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그래요, 어쨌든 갔다오면 마음이 가벼워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