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수 위에 반짝이는 아침햇살을 보고 마로가.
"호수에 별이 떠 있는 거 같아." 

죽녹원 산책을 하다가 대나무에 낙서가 되어 있는 걸 보고 마로가.
"엄마, 이건 충격상황이야."

잠시 후 길을 가다가  바람에 스치는 댓잎소리를 들으며 해람이가 문득.
"대나무가 애기처럼 아파서 울어. 자꾸자꾸 울어." 

다음날 아침 소쇄원 가는 길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보고 마로가.
"천사들이 치마를 만드느라고 실을 짜는 거 같아요. 저 구름은 레이스고." 

인적이 드문 광주호생태공원에서 주변에 보이는 사람이 전혀 없자 마로가.
"이 호수, 이 하늘, 이 구름, 저 산, 오리랑 나무까지 다 내꺼. 몽땅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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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2-2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녀갔군요.
꺄~ 마로랑 해람이는 사랑스런 천재시인이에요!!

마노아 2010-02-2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 한 권을 다 쓰고 오셨어요. 아유 사랑스러워라!!

무해한모리군 2010-02-2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26922&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

기사잘봤습니다 ^^

세실 2010-02-23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뻐라. 어쩜 이리 시적인 표현을 쓸수가.....감성이 풍부한 아이들이네요.

조선인 2010-02-2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죄송해요, 너무 강행군을 한 터라 연락할 짬이 없었어요.
마노아님, 우리 딸이 참 많이 컸구나 감탄했답니다.
휘모리님, 사실 저희 부부는 님이 알려주셔서 처음 알았답니다. ^^;;
세실님, 정말 담양은 어딜 가도 아름다웠어요. 누구라도 시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고장이랍니다.

토토랑 2010-02-2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 정말 시 같군요
엄마가 멋지니 아이들도 닮아가는 걸까요.. 부럽습니다~~

마그 2010-02-23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이들의 짧은 대화로도.... 작년에 갔던 죽녹원이 그려집니다.
아이들 참.. 맑아서 좋네요. 아... 바람이 우는 죽녹원에 다시 가봐야겠어요...^^

무스탕 2010-02-23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탄하는 마로, 정말 이쁘네요.
여느 아이들과 감동받는 대상이 달라요!

프레이야 2010-02-2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시인이네요.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난티나무 2010-02-2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서재 들어와 둘러보다가 댓글이 달고 싶어졌어요.
안녕하세요???
마로랑 해람이, 어쩜 말하는 것도 저리 이쁜지...

조선인 2010-02-24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시적 낭만은 옆지기가 가진 편입니다. ㅎㅎ
마그님, 개인적으로는 죽녹원보다 소쇄원 일대가 훠얼~~씬 좋았어요.
무스탕님, 제법 자연을 사랑하는 듯 싶죠? 저도 뿌듯하더라구요.
프레이야님, 담양은 꼭 다시 가고 싶고,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난티나무님, 잘 지내시죠? 아이들 사진 보니 반갑네요.

같은하늘 2010-02-24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이 따로 없네요.^^

조선인 2010-02-25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애들은 확실히 감수성이 달라요. ^^

하늘바람 2010-02-25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정말 시인같아요. 시인이 될 것같기도 하고 미리 책을 내 주시면 어때요?

조선인 2010-02-25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너무 띄워주시면 안 되요. 그러다 믿어버리면 어쩌라구요. ㅋㅋ
 

지난 가을 사림기행 갔던 일을 아직도 정리 못 했다. 아마 4월 이후에나 가능할 듯. 흐음.
그래도 핸드폰으로 찍은 자료사진 쓸 일이 있어 몽땅 내려받기를 했더니,
안동 하회마을 갔을 때 찍은 사진이 몇 장 껴 있어 옮겨 본다.  







안동은 10년이면 천지가 개벽해버리는 서울 땅에서 자란 나에게
옛 풍경을 그리워하며 가볼 수 있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특히 안동시장의 골목 골목과 하회마을의 솔밭은 눈 앞에 선히 떠오르는 풍경이다.
그 곳에 우리 아이들의 손때와 웃음소리가 더해져 더욱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해람이는 하루 하루 더 장난꾸러기가 된다는 말을 일 년 넘게 쭈욱~ 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감당 못하겠어 라는 말을 지난 가을부터 하고 있다.
얘는 아무래도 미친 거 같아 라는 말을 올 겨울부터 하고 있다.
어젯밤에는 정말 밉다 미워 라는 말을 진심으로 내뱉고 말았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는 이 아이는 참으로 천진난만하고 귀여워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얼른 집으로 달려가
아직은 품에 쏘옥 들어오는 저 아이에게 뽀뽀를 퍼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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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2-1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조 장난꾸러기 표정이라니.... 미치다니요..떽! 천만의 말씀입니다.
아플때 생각해 보세요. 건강하게 뛰어다니는거 감사할 일이라니까요.
해람이는 부쩍 큰 느낌입니다. 숙녀티가 납니다.

꿈꾸는섬 2010-02-1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소남 해람이의 웃는 얼굴은 정말, 너무 예뻐요.ㅎㅎ 이젠 정말 장난이 더 늘었겠어요.ㅎㅎ
마로도 어느새 아가씨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산사춘 2010-02-18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랑 해람이 정말 많이 컸어요!
근데 마로 표정이 의젓해 보이니까 든든한 친구 같기는 한데 약간 아수버요.
마로 나이가 되면 벌써 세상을 알게 되는 걸까요? 아님 혹시 마로 소녀 카메라 의식? ㅎㅎ
저도 해람이처럼 세상이 너무너무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이었는데(어디다 디밀어, 춘!),
요샌 영... ㅎㅎㅎ

perky 2010-02-18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정말 많이 컸어요. 세월이 진짜 빠르네요. ^^
해람이는 혹시 아역배우나 아역모델 같은거 알아보는게 어떠실지..(강동원 닮은 것 같아요.)

조선인 2010-02-18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소득공제 신고할 때 보니 해람이 풀독 올라서 연고 처방받았을 때랑 온 가족 신종플루 검사 받은 게 병원비의 전부더라구요. 이렇게 건강한 것만으로도 효도는 다 한 거다 생각도 들지만... 아... 정말 해람이는 살아있는 도깨비공이랄까... 어디로 튈 지 몰라요.
꿈꾸는섬님, 마로는 이제 저랑 키 차이가 20센티밖에 안 나요. 이렇게 커다란 애가 내 품안에 들어오던 적이 있었다니 싶어 놀라울 정도입니다.
산사춘님, 카메라 의식이라기 보다 놀고 싶은데 부모가 자꾸 사진 찍자니까 약간 귀찮아한달까 뚱하달까. ㅎㅎ
차우차우님, 개인적으로는 제 외삼촌을 가장 많이 닮은 듯. 하하

비로그인 2010-02-18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아침, 잠자는 바다를 계속 (십 분 후 알람이 울렸으니 십 분 동안) 바라보고 있었어요. 제가 보는 동안에도 이 아이는 계속 자라는 것 같은 느낌에 계속 보고 있었지요. 해람이와는 이제 완벽한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이 되겠군요. 저 때가 되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무슨 소통을 할 수 있을까? 하며 궁금해하며 읽었던 페이퍼였는데, 좋아 보여요 :)

야클 2010-02-18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맨 밑에 있는 사진 정말 귀엽네요. ^^

토토랑 2010-02-1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해람이 인제 정말 어린이가 되었군요~~
마지막 문단의 저 말 정말 100배 공감..

순오기 2010-02-1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랑 해람이랑 만나지가 벌써 6개월이 됐네요.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 자라다오~ 이런 광고가 있었지요, 아마....^^

조선인 2010-02-1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 확실히 애들은 잘 때가 제일 예뻐요. 쿨럭.
야클님, 헤헤 감사
토토랑님, 흑, 남자아이 키우는 게 이렇게 어려운줄 몰랐어요.
순오기님, 뭐, 튼튼하다는 면에선 합격이긴 해요. ^^;;

같은하늘 2010-02-24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해람이으 대목에 저 200% 공감합니다. ㅜㅜ
오죽하면 형이 동생 잘때만 옆에가서 안아주며 예쁘다고 할까요?

조선인 2010-02-25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같은하늘님, 마로도 진지하게 말하곤 합니다. 해람이는 잘 때가 제일 예뻐.
 
나의 철학 성향???

 
무위의 실천가
| 실천, 해탈, 공空, 무위
'무위'한다고 하여, '실천'과 등지라는 법은 없다. '무위' 자체가 실천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 타입의 사람들을 '무위의 실천가'라고 부를 수 있겠다. 세상을 관통하는 일관된 법칙은 없다. 세계는 변화무쌍, '변화' 자체가 천하의 도道이다. 그런 변화의 격랑을 마음대로 넘나들면서도 휩쓸리지 않는 지고한 자유인은 바로 이 타입의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모든 존재를 향해 자신을 개방하라! 세계 만물, 각각에 우주가 들어있나니! 이 타입의 동양사상가는? = 싯다르타, 나가르주나, 장자, 원효
『철학 vs 철학』에서는?
2장 자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아지타와 싯다르타
4장 도란 미리 존재하는 것인가? 노자와 장자
15장 깨달은 자가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원효와 의상
18장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장재와 주희
싯타르타
고타마 싯다르타는 모두가 알다시피 불교의 창시자인 붓다, 즉 석가모니이다. 그를 철학자로 볼 수 있을까? 사상사의 맥락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실천가'였던가? 역시 그렇게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불교 교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싯다르타가 불교의 법을 설했던 이유도 중생들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랐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실천'에 관한 사상이 겨냥하는 것은 사실 모두 이것에서 비롯된다. 이 부류의 철학자들 중에서도 싯다르타만큼 이 분야에 있어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은 없다.
[관련된 책]
장자
장자와 관련된 일화는 너무나 많다. 『장자』 자체가 이야기들의 묶음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장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알고 싶다면 장자를 직접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워낙 알쏭달쏭한 말들이 많아서 그 속에 담긴 결을 이해하려면 좋은 해설서도 한 권쯤 필요할 것이다. 장자의 정확한 생몰연대는 미상이다. 흔히 그의 사상을 '도피적'인 것으로 알고 있거나, '신선놀음'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데, 이것은 그에 대한 철저한 오해에 기인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동란기였던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무수한 이론들처럼 그 역시 실천적인 이유에서 그의 사상을 전개시켰다. 부, 명예, 권력 등 단일한 척도에 의해 좋은 것으로 취급되는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 그것을 통해 무위의 삶, 자유롭게 벗어나고 재구성되는 삶을 말한 그의 철학은 삶의 적극적인 방식을 말한 것이지, 삶으로 부터의 도피를 말한 것이 아니었다. 싯다르타와 더불어 이 계열의 철학자들의 대표격이라고 볼 수 있다.
[관련된 책]
원효
이렇게 이름 난 사람이, 신라왕실과도 일정한 관계가 있었던 사람이 '무위의 실천가'일 수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사상사적인 맥락에 봤을 때 그의 사상은 충분히 그럴만 한다. 원효가 종국적으로 추구했던 것은 깊은 사유, 폭넓은 지식이 아니었다. 그는 '생각과 논의조차 필요없을 정도의 실천'을 추구했던 사람이다. 그 유명한 해골물 이야기는 직관적으로 알고, 생각하기 전에 그것을 실천하고야 하는 그의 사상과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늘 민중들과 함께 춤추고, 희노애락을 나눴던 그의 면모를 만나보자!
[관련된 책]
장재
장재는 주희보다 약간 앞선 연대의 사람으로, 송나라 시대에 성립된 신유학에 결정적인 기초를 제공한 사람이다. 그는 유학자로서, 향후 유학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지를 명확하게 주지하고 있었다. 당나라 시대를 거치면서 강력한 세력을 확장해온 불교와 민간에 널리 전파되어 있는 도가 사상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유학에 미래가 없다고 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그러한 자신의 생각에 오래전부터 중국에 전해진 전통적인 자연관, 즉 기의 흐름을 통해 세계의 유, 무가 나뉜다고 보는 견해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시대를 통찰하는 지혜와 정확한 판단력, 더불어 전통과 현대를 결합하는 상상력까지 ‘지성인’이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갖췄다고나 할까?
[관련된 책]
상식에 충실한 소시민
| 상식, 평균, 평범, 무난, 둥글게 둥글게
상식에 충실한 당신은 김혜수한테 뺨맞을 타입. 뭔소리냐고? ‘엣지’가 없다는 뜻. 양쪽을 두루 살피고, 가장 '좋다고 여겨지는 것'을 택하는 타입이다. 다같이 땡땡이 치고 놀다가도 어느샌가 자리로 돌아와 제 할일을 찾는 균형적인 당신은, 매력적이기보다는 밋밋한 게 사실. 그러나 극단의 사유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몹시도 어려운 일이란 것을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 '집대성의 철학'을 전개하거나, 흐름을 통합하는 사유를 펼쳤던 이 부류의 철학자들은? =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피히테, 당신
『철학 vs 철학』에서는?
1장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11장 우리가 보는 세계는 모두 동일할까? 칸트와 니체
12장 아름다움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칸트와 부르디외
13장 망각은 인간에게 불행인가? 피히테와 니체
아리스토텔레스
'상식' 하면 바로 이 사람! 따라올 자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대부분을 이 사람이 정립했기 때문이다. 자연학, 형이상학, 문학이론, 윤리학 등등 그가 저술을 남기지 않은 분야는 적어도 17세기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 그는 왜 이렇게 많은 저술을 남긴 것일까? 그것은 그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사유가 애초에 각각의 개별자들의 존재에 집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식과 비슷하지 않은가? 각각의 경우들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만, 일관성을 가지고 전체를 꿰는 원리는 아주 부족한 우리의 그 '상식'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사유는 개별 문제들에 관해서 자세히 탐구하려는 태도를 제공해 준다. 그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의 할아버지쯤 되지 않을까 싶다.
[관련된 책]
  • 형이상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김진성 옮김 | 이제이북스
  • 희랍 철학 입문W. K. C. 거스리 지음 |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니코마코스 윤리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강상진, 김재홍, 이창우 옮김 | 이제이북스
칸트
철학사상 이렇게 꼼꼼한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살던 동네인 쾨니히스베르크를 떠나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고, 딱딱 맞춰진 일과에 따라 생활했던 사람. 그의 일상에 걸맞게 그의 철학도 매우 꼼꼼하게 전개된다. 마치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이 타입에 분류된 이유는 그의 실천철학 덕분이다. "네 행위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동하라"라는 그의 명제는 그가 얼마나 '상식'에 충실했는지를 보여 준다. '보편'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점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바가 아니었던가?!
칸트는 자신이 한 말 중에 가장 위대한 말을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 남겼다. "이것으로 좋다!"라고 말이다. 평생에 걸쳐 강도 높은 사유를 하고, 『판단력 비판』에 이르러 이전의 것들을 가볍게 흔들어 놓았던 이 대철학자의 마지막 말이 의미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자유란 집착도 미련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때 나타나는 '능력'이라는 점이 아니었을까?
[관련된 책]
피히테
칸트 사후 독일 철학은 절정기를 맞는다.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연설로 더욱 잘 알려진 피히테는 칸트가 펼쳐 놓은 강력한 영향권 아래서 사유했던 사람이다. 열렬한 계몽주의자이기도 했지만, 알아 두어야 할 것은 프랑스식 계몽주의와 독일식 계몽주의는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프랑스는 현실에서 '계몽'을 했고, 그 결과 혁명의 이념인 정치적 진보를 이루었지만, 독일은 오직 학자들의 머릿속에서만 강력한 혁명이 일어났다. 흔히 우리가 '철학' 하면 어렵다고 떠올리는 이유는 한국에 주로 들어온 철학사조가 이 시기의 독일 철학이었던 탓이 크다. 관념적인 사고의 극단을 보여 줬던 '독일 관념론'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굴까? 다른 누구도 아닌 '피히테'다. 소시민의 '정신승리법'이 생각나지 않는가?
[관련된 책]
이 타입의 마지막 철학자는 바로!! 당신!!!!
혹시 너무 평탄하게만 생각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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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2-0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만약 종교를 가진다면 불교를 믿을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장자만 열거되고 노자가 빠진 게 아쉽다.

머큐리 2010-02-08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양철학으로도 한번 해보심이 어떠신지요....ㅎㅎ

조선인 2010-02-08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양철학은 지금 막 했어요. 어찌 보면 동양철학과 위배되는 결과가 나와 반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결국 저란 사람,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거죠.

Mephistopheles 2010-02-0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동양과 서양철학이 판이하게 달라서 아주 쪼끔 당혹스럽다는..

조선인 2010-02-0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햐햐 메피스토님의 페이퍼에 댓글 달고 오니 ㅎㅎㅎ

그린비 2010-02-0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동양과 서양은 철학 자체가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 모 그런 무책임한 몇 마디 남기고 갑니다. 총총^-^;;

조선인 2010-02-08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그린비에서 직접 오시다니!!! 영광입니다. 철학 자체가 다른 것도 있겠지만, 제 사유체계가 그만큼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같은하늘 2010-02-0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해보았는데 조선인님과 같은 결과가...
그렇다면 저도 일관성 없이 헤매고 사는 사람? ㅜㅜ
잘 생각해서 다시한번 해봐야겠어요.^^

조선인 2010-02-11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모든 사람이 다 일관성이 있고 없고는 아니겠죠. 실제로 전 테스트하면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가 혼란스러웠거든요.
 

그러니까 벌써 재작년 겨울이다.
경기대 옆에 수원박물관과 서예박물관이 동시에 개관했는데 여지껏 못 가봤더랬다.
마로 겨울방학 동안 뭐가 그리 바쁜지 아무데도 못 가보다가
뒤늦은 죄책감으로 부랴부랴 지난 주말 무작정 나가자 하고 발길을 잡은 게 수원박물관이다.
그나마도 집에서 놀자며 꾸물쩍거리는 애들을 반강제로 끌고 나오느라 오후에야 갔다.
(흑, 애들까지도 부모 닮아 방구들쟁이다. 잘못을 통감한다. ㅠ.ㅠ)  

가는 내내 뾰루퉁해서 심통을 부리던 마로는 막상 박물관에 가니
길가에 줄줄이 늘어선 공덕비를 쪼르르 쫓아다니며 관찰사며 유수며 현령에 대해 연신 묻고.
박물관 입구의 거중기와 신기전과 화포를 한참 만지작거리며 특히 거중기를 신기하게 여겼다.
어린이박물관에서 노느라 막상 박물관 안은 구경도 못 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했으니 만족.

어린이박물관은 별도 입장료가 없고, 체험학습지는 무료, 한지5섯장은 단돈 천원에 살 수 있다.
구매한 한지로는 탁본, 붓글씨 쓰기, 교지 발급, 어보 찍기 등을 할 수 있고,
그 외에도 육면체 지도퍼즐 맞추기, 전통한옥 지붕조립, 칠교놀이 등 활동 내용이 다채롭다.
딸아이는 특히 처음 잡아보는 서예붓을 마음에 들어했고,
해람이에게 걸맞는 체험활동은 없었지만 칠교에 만족하며 잘 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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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0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마로 벌써 핸드폰..??

울보 2010-02-03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아주 많이 컷네요,,언니티가 팍팍나요,,

瑚璉 2010-02-0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이구, 정말 아이들 자라는 건 금방이네요.

水巖 2010-02-0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면서 엄마 많이 닮아가는군요. 이제 잘못하면 길에서 마주처도 못 알아 보겟는걸요.

메르헨 2010-02-0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집에서 가까운데 저도 가봐야겠어요.^^
아이들이 정말 많이 컸네요.^^
올 겨울 막바지인데 엄청 추워요. 건강 조심하시길 바래요.

hnine 2010-02-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친정에 가면 가 볼 곳이 또 생겼어요 ^^

bookJourney 2010-02-0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랑 해람이가 쑤욱~ 큰 것 같아요. ^^

비로그인 2010-02-0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보기 좋아요. 잘 보고 갑니다.

2010-02-03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0-02-0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양 너무 이쁘고 해람이는 너무 귀여워요.^^

하늘바람 2010-02-0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아가씨가 다 되었고 해람이는 아마도 태은이가 만나면 날마다 해람이 오빠 하며 부를 듯한 곷미남 외모.

아영엄마 2010-02-0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정말 쑥쑥~ 크고 있군요. 님도 우리 애들 보면 그리 느끼려나... ^^
근데 둘째가 키도 안 크고 약해서 조만간 마로가 앞지를 것 같아요.

조선인 2010-02-0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핸드폰을 장만했어요. 맞벌이다 보니 아무래도 걱정이 앞서서요.
울보님, 어찌나 빨리 크는지 잡아두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호련님, 그야말로 뚝딱이죠.
수암님, 정말 아쉽습니다.
메르헨님, 수원끼리 뭉쳐볼까요?
hnine님, 반나절 놀기 딱 좋아요.
책세상님, 이젠 힘이 부칠 정도에요.
주드님, 하하하
속닥님, 그러게요. 저도 그게 걱정입니다. 게다가 핸드폰줄에 긁혀서 목에 아토피같이 두들거리기도 하고. 그래도 영 간수가 안 되는 아이라 어쩔 수 없이... 얼마 전에 핸드폰줄을 빼서 들고 다니게 했더니 바로 그 날 잃어버렸다는 거 아닙니까. 무사히 찾기는 했지만 어찌나 속상하던지
후애님, 고맙습니다.
하늘바람님, 오빠 소리 들으면 껌벅 넘어가는 해람이랍니다.
아영엄마님, 몸이 약하다니 걱정이 더럭 듭니다. 가시오가피를 좀 먹여보면 어떨까요?

2010-02-04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래미 학교가 '돌봄 교실'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학기중에는 저녁 9시까지 운영되고, 방학중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답니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정말 최고이지요.
실컷 자랑질 하려고 교실 사진도 잔뜩 찍어뒀는데... 아직까지 못 올렸네요.

그나저나... 방학 기간 동안에는 시간표를 짜서 공부도 시킨다는데,
이왕이면 엄마들이 의견 모아 문제집을 지정해 주십사 말씀하시네요.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면 문제가 되나봐요.
그런데 저의 문제는... 아직까지 애한테 문제집을 시켜본 적이 없다는 거...
인터넷을 뒤져봐도, 서점에 가 봐도 너무 종류가 방대하여 기가 질려 못 골랐어요. 

혹시 문제집 풀이하고 계시는 집이 있다면 추천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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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2-2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는 연산 연습용으로 기탄 수학을, 문장제 문제 연습용으로는 해법수학 (우등생 해법--> 일등 해법)을 집에서 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괜찮던데요. 다른 문제집은 안해봐서 비교를 못해봤지만요.
하루에 기탄 수학 두쪽, 해법 수학 두쪽 씩 푸는데 20분도 채 안걸려요.

nemuko 2009-12-2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희네 학교도 12월부터 돌봄교실을 하는데 정작 맞벌이 엄마보다는 애들끼리 재밌다며 소문을 내서 엄마 집에 있는 애들이 대부분이라네요. 아들도 막 부러워하던걸요.
참 문제집은 상위권연산 강추예요. 전에 페이퍼에도 썼는데 문제집 싫어하는 울 아들도 이건 좋아라 하더라구요. 일단 잡다하지 않아서 문제수는 그닥 많지 않지만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문제들이라 엄마도 맘에 들었구요.

조선인 2009-12-22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감사합니다.
네무코님, 돌봄교실 진짜 좋아요. 재즈댄스도 배우고 레고도 하고 게임도 하고. 정말 만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