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월요일 아침이 시작되었다.
5분만 더, 5분만 더 하다가 겨우겨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머리가 다 마르지 못한 채 통근버스를 타겠다는 일념으로 뛰어 가고,
매일 똑같은 시간에 나옴에도 불구하고 날은 갈수록 캄캄해 지고....
이렇게 월요일 아침은 시작된다.
이번 주말은 정말......뽀지게 놀았다.
스스로....내 자신의 체력에 놀라고 있다.ㅎㅎ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 있었던 모두 4번의 송년회.
그 절정은 토요일 밤이었다.
11월부터 어설픈 산타가 등장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던
1차 소시지, 2차 곱창, 3차 감자탕 엽기 모임의 송년회가 있었다.
이번에는 토요일 밤이라 편안해서 그런지....6차까지 이어졌다. 6차!
1차 삼겹살,
2차 맥주,
3차 오뎅바
4차 감자탕,
5차 길거리 떡볶이,
6차 노래방.
음.....정말 엽기적이다.
차마.....열량을 계산해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지난 주에 울 팀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만 출장 갔다 출근한 첫날, 그러니까 월요일이었다.
"야.....가서 얼마나 잘 먹고 잘 쉬었으면 그렇게 커졌냐? 정말......"
난 말이 길어지기 전에 자진납세했다.
"그래요. 전 북극곰이예요!!!"
그 때 마침 난 하얀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신입사원이 폭소를 터뜨렸다. 북.극.곰.
최근 몇 주간...정말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성대리님, 몸이 좋아지셨네요."
"야....너 살찌니까 피부는 더 뽀얗다."
"성대리, 왜 그렇게 부어있어?"
아....이런 말을 그렇게 반복해서 듣고서,
얼결에 북극곰까지 되고서,
그렇게 먹다니.....
미장원 가면 쌓여 있는 잡지들을 보면 12월호엔 이런 기사들이 많다.
"송년회, 먹지 않으면서 즐기는 방법"
"송년회 다이어트 성공 비법"
뭐....이런 기사들을 봤다 해도,
그다지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 같다.
어제 토요일 밤에 했던 게임들이 생각나서 혼자서 몇 번을 웃었다.
감자탕 집에서 게임을 했다.
나를 비롯해서 같이 있던 사람들 모두가 복잡한 게임을 참으로 싫어했다.
그 날 했던 게임들은 모두 더 이상 단순할 수가 없는 게임들이었다.
가위 바위 보,
묵찌빠,
라면 이름 대기, 5글자로 된 나라 이름 대기, 여자 가수 이름대기 등.....
5글자로 된 나라 이름 대기 할 때,
2바퀴를 돌고 나니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귀여운 척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했다.
"스리랑카~아"
그리고....마셨다.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이런 것도 했다.
그 중 생각나는 삼행시 하나.
성 : 성공하고 싶어요.
수 : 수선님의 마음을 흔드는데
선 :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세요.
음하하하. 재치있다.
가볍게 6차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같이 있던 H가 말했다.
"신년회는 OO동에서 하자구요!"
아....6차를 마치고 당장 신년회를 생각하는 이 담대함! 정말....대단하다.
어제 M의 안부전화는 더 대단했다.
"어제 잘 들어가셨죠?
봄이 되면 1박 2일로 MT를 한 번 가자구요. 아님 Tokyo 도깨비 여행이나!!!"
토요일 밤을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난다.
이 엽기적 모임의 신년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