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에 24시간 카페에 앉아서 아이스티 탭 걸어놓고 (탭 걸어도 한 잔밖에 못마실거 같음 -_-)  
일을 하고 있는 이 신세...쩝...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자꾸 뭘 먹게 되고 -_-;; 딴짓을 하기 쉬워서 차열쇠 들고 무작정 나왔습니다.
요새 대학교 기말기간인지 몰라도 사람은 엄청 많네요.
들어올 때만 해도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다른데 가야하나 싶었는데 마침 어떤 남자애 둘이 나가는 자리를 낼름 맡았습니다.
미국애들 기운이 좋아서 그런가 에어컨이 얼어죽는 수준이네요. 가디건 가져왔기에 망정이지 ㄷㄷ  
사진도 실험삼아 한 장 찍고 나서 제대로 각도 맞추니 카메라 밧테리 사망 -_-;;; 할 수 없이 허접한걸로 그냥 ㅠㅠ

그나저나 일하려고 맘먹고 카페와서 페이퍼쓰고 있는 건 뭡니까...인터넷 안되는 카페로 가야하나;
얼른 일이나 하라고 꾸짖어주세요.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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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5-1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아주 비슷한 상황같아요. 일한답시고 늘 이렇게 인터넷 순회만

Kitty 2009-05-16 04:50   좋아요 0 | URL
꼭 뭐 할 일 있으면 딴짓하고 싶은게 인간심리인거 같아요 ㅋㅋ
하늘바람님도 일은 잘 마무리하셨나요? ^^

하이드 2009-05-1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랩탑 보이는 부분 제꺼랑 똑같아요. 키티님, 접때 소니꺼라고 한 것 같은데 혹시 TX 시리즈??
괜히 반가움. 헤-

Kitty 2009-05-16 04:51   좋아요 0 | URL
물론이죠!! 소니하면 TX죠!
하이드님도 TX를 가지고 계시군요! 우하하 휴대용으로는 최고인거 같아용 ㅎㅎㅎ
근데 저는 산지 좀 오래되서 이제 칠도 막 군데군데 벗겨지고 그래요;;; ㅎㅎ

다락방 2009-05-1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Kitty님. ㅎㅎ
얼른 일이나 하라고 꾸짖어주어야 겠지만, 새벽1시, 까페, 이런말 들으니 그냥 막 좋기만 한데요? ㅎㅎ
(어쩐지 낭만적이잖아요!)



이제 일은 다 끝내셨어요?

Kitty 2009-05-16 05:29   좋아요 0 | URL
새벽 1시 카페 듣기는 낭만적이지만 하는 일은 단순노동 ㅋㅋㅋ 이상과 현실의 괴리입니다 ㅋㅋ
일은 주말 내내 해야할 것 같아요. 흑흑

hnine 2009-05-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쓰고서 일 열심히 했다에 한 표.

Kitty 2009-05-16 05:29   좋아요 0 | URL
정답은 이 페이퍼 쓰고 일 좀 하다가 졸려서 집에 왔다입니다 ^^;;;;

바람돌이 2009-05-1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1시에 카페에?
아 저는 이 시간대라면 무조건 방구석이 좋아요. 이놈의 아줌마 엉덩이... ㅎㅎ

Kitty 2009-05-16 05:34   좋아요 0 | URL
아웅 저도 집순이기는 한데요, 집에 있으면 당최 진도가 안나가서 ㅠㅠ
극약처방으로 카페에 갔는데 졸다가 왔다는 ㅋㅋㅋ

turnleft 2009-05-16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시간 까페라니 신선하군요. 스타벅스도 9시면 문 닫는 동네에 살다보니.. 쩝;;

Kitty 2009-05-16 05:35   좋아요 0 | URL
스타벅스 9시 ㄷㄷ 주변에 24시간 하는 스타벅스가 있었는데 얼마전에 12시 폐점으로 바뀌었거든요.
그래서 다른데를 뚫었어요. 저긴 어제 처음가봤네요. ㅋㅋ 주로 대학가 주변에 있더라구요.

LAYLA 2009-05-16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 가보지 않았지만 이런게 너무 부러워요 여기는 제일 늦게 문닫는 카페가 10시...그것도 아주 아주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서요. 카페가 6시 7시에 문을 닫으니 흙흙흙 ㅠ.ㅠ

Kitty 2009-05-16 05:36   좋아요 0 | URL
아니에용 여기도 저런데 별로 없어요. 저도 간신히 찾아낸거 ㅋㅋ
밤문화는 우리나가 최고죠 야식배달 -_-bbbb
 

 

고객님은 실버회원입니다.  

혜택 : 1% 추가 마일리지, 1,000원 할인쿠폰, 무료 문자메시지 30건,
          4천원 티켓링크 영화예매할인권



실버회원이 되었습니다 -_-;;;

물론 다른 서재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 아니 오히려 '그럼 이제까지 일반회원이었단 말인가?' 라는 소리를 들을법 하지만
제가 알라딘에서 사는 책은 전체 책 구매의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거...ㅠㅠ
아마존에서 그렇게 질러대면서 '그래도 알라딘은 평생 일반회원이야'를 유일한 마음의 위안으로 삼곤 했는데
아놔...이게 다 중고샵 때문이에요 흑흑흑
다음달에는 골드회원으로 승격하는거 아닌지;;;;;;;;;;;;;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저도 이번달 영화예매할인권 증정하겠습니다.
턴레프트님 페이퍼 보면서 항상 저게 도대체 어디서 떨어지는 영화할인권인가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_-;;
어차피 저는 못쓰는터라 필요하신 분 계시면 덧글 달아주세요. 선착순 1분 모실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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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0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1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1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1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9-05-1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저는 어서 내려가야... 플래티넘 안정권이기 때문에. 위험권으로라도 내려갈 수 있음 좋겠어요.

Kitty 2009-05-11 11:29   좋아요 0 | URL
아이구야 골드 위에 또 플래티넘이라는게 있구만요. 플래티넘 안정권 ㅋㅋㅋ
저도 여기저기서 책사는거 합하면 꽤나 될 것 같아요.
그치만 알라딘은 항상 평민(?) 신분임을 나름 뿌듯하게 생각해왔는데...그런데...그런데...ㅠㅠ

후애(厚愛) 2009-05-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 계시는 것 맞죠?^^ 그런데 어떻게 할인쿠폰에다 중고샵까지 이용하실 수 있으신지... 저한테도 그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저는 알라딘유에스에 고객으로 8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일반회원이랍니다..ㅠㅠ

Kitty 2009-05-11 11:32   좋아요 0 | URL
아...저는 알라딘유에스는 안쓰고요;; (너무 비싸서 ㅎㄷㄷ)
그냥 알라딘에서 구매해서 한국에 있는 전용 창고로 보내요. 저희 부모님집이죠 -_-;;;;
주문하는 족족 제 방에 쌓아놨다가 1년에 한 번씩 가서 가져오거나,
가끔씩 엄마가 다른 물건이랑 같이 소포로 부쳐주신답니다.
도움이 안되어서 죄송해요 ㅠㅠ

새초롬너구리 2009-05-1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은 플래티넘이신줄 알았어요 (으음, 중간에 마구 문자가 몰아닥치는군요. 한국시간으로 월요일 퇴근시간 전, 사람들이 마구 업무에 폭주하나봐요 ㅡ.ㅡ). 해외소포나 택배로 조금 비싸지요? 얼마정도 되나요? (저 미국 아마존에서 사서 쟁여놨다가 가져오려고...^^;;;) 아마 한국에서 가는거랑 미국에서 오는거랑 반대긴 해도 가격정책은 다르겠지만요.

turnleft 2009-05-12 03:33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주문해서 해외배송 시키면 대략 주문금액의 50% 정도가 택배비로 더 붙는답니다 ㅠ_ㅠ

새초롬너구리 2009-05-12 14:51   좋아요 0 | URL
음, 그건 해외에서 사서 한국에 들여올때도 그런거 같은데요. shipment당 item당 그리고 몇달러가 넘으면 관세까지 무니까..아예 짐짝처럼 한박스에 꽁꽁싸서 하나로 보내는게 낫겠네요. 어느 방향이든 바다를넘는거면.

Kitty 2009-05-12 16:05   좋아요 0 | URL
새초롬너구리님/ 저는 이제까지 쭈욱 평민이었답니다. ㅠㅠ
쟁쟁한 플래티넘 회원분들 앞이라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지만요 ㅋㅋ

아마존에서 주문하셨다가 한 번에 가져오신다면 국제 정액 소포를 이용해보세요.
미국에서 한국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고요, 제일 큰 상자가 50불 조금 넘어요. 물론 작은건 더 싸구요.
많이 사신다면 말씀대로 여기서 소포로 부치는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서점 외서코너는 정가 x 환율인데 비해 아마존에서 사면 책값 자체가 많이 할인되니까요. ^^

턴레프트님/ 알라딘 해외배송 가끔 이용하시나요? 저는 한 번 샀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 ㅠㅠ
이건 사실 여기서 하면 안되는 말인데...;;;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알라딘 us나 해외배송보다는 24시간 하는 옆동네가 더 싸대요 ;ㅁ; 그 동네는 해외카드도 되니까 지금 환율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익이라고...
그래서 요즘 거기서 한국책 많이 주문하시더라고요. 그냥 참고만 하시라고요. (알라딘 미안 ㅠㅠ)
 


어느 고마운 이웃분이 걱정을 해주셔서...
상황 보고? 랄까요. ㅎㅎㅎ

제가 사는 곳은 멕시코랑 가까워서 사실상 미국 내에서도 위험도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_-
미국에서 단 한 명 발생한 사망 환자도 바로 옆동네라는 ㅎㄷㄷ
덕분에 엄마가 거의 매일 안부전화를 하고 계시네요;;

한국도 그렇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냥저냥 별생각없이 살고 있습니다;;;

일단 회사에서는 멕시코 지역 출장을 모두 취소하고, 불필요한 멕시코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멕시코에 다녀왔거나 멕시코를 다녀온 가족, 친지와 접촉을 한 경우에는
최소 7일간 출근을 하지 말고 몸상태를 살핀 후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에 출근을 하라고 하네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은
절대 회사에 오지 말고 의사한테 가라고....(<- 아...머리 위의 꼬마악마가 이 핑계로 땡땡이 치라고 유혹을 ㄷㄷ)
아참, 회사에서 손을 소독하는 살균 젤도 나눠주더군요.
저같은 경우에는 손씻는 결벽증이라 원래부터 하루에 약 30번씩 손을 씻으므로 살균 젤 바를 틈도 없지만요 ㅎㅎ

주변 학교의 경우에는 문을 닫은 곳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구요.
만약 학교나 데이케어가 문을 닫아서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재택근무를 허용해준다고 합니다.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는데...그래서 그런지 쇼핑몰이 조금 한가한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나마 작년 말에 flu shot (감기 예방주사)를 맞아 놓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이게 돼지 독감에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거 외에는...뭐...life goes on입니다. ^^;;;
한국에 계신 분들도 다들 돼지 독감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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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5-0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한국에서 더 극성스러운 것 같기도 하구요. 아무튼 우리는 살아있어요.^^

Kitty 2009-05-07 06:56   좋아요 0 | URL
ㅎㅎ 안그래도 조금 진정된 것 같다는 반가운 뉴스가 들려오네요 ^^
마노아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세실 2009-05-04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Kitty 2009-05-07 06:57   좋아요 0 | URL
에궁 저야 뭐 무리할 일이 있나요 ㅎㅎ 너무 게을러서 문제 ㅠㅠ
세실님 가정도 건강하시길 바래요~~

후애(厚愛) 2009-05-0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이곳에도 지난 주에 돼지독감 의심 환자들이 발생했다고 조심을 하라고 긴급뉴스에 나왔는데 지금은 조용한 편이에요. 키티님도 조심하세요.

Kitty 2009-05-07 06:57   좋아요 0 | URL
네 후애님 계신 지역도 그렇군요. 남부랑 양쪽 해안가가 좀 위험지역인거 같아요.
우리 모두 조심조심! ㅎㅎ

2009-05-04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7 0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9-05-0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명동에 나가보니 마스크 한 사람은 죄 일본인들이더군요;;
키티님도 조심하세요~

Kitty 2009-05-07 06:59   좋아요 0 | URL
일본사람들이 워낙 마스크를 또 좋아하기도 하죠. ㅎㅎ
저 일본에서 키티 마스크 사왔었는데 한국에서 챙피해서 못쓴다는 ㅎㅎㅎㅎㅎ
나중에 조카나 줘야겠어요 ㅋㅋ
매지님도 건겅 조심이요!!

[해이] 2009-05-05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조심하세여~~ㅋ

Kitty 2009-05-07 07:00   좋아요 0 | URL
해이님도 조심하세용~
감기기운 있으면 바로바로 의사한테 가시구요~

다락방 2009-05-0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손을 잘 안씻는 편이었는데 요즘엔 아주 그냥 열심히 씻어주고 있답니다. 감기로 며칠째 고생중이거든요.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면서 사실 은근히 무섭더라고요. 하핫.

머리 위 꼬마 악마의 유혹에 한번 빠져보심은 어떠셔요? 하하하하하.


-이럴때나 아닐때나 삼겹살 먹은 1人

Kitty 2009-05-07 07:0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이런 하수상한 시절에 감기라뇨! 얼른 나으세요!!
머리 위 꼬마 악마가 꼬셔서 오늘 출근도 늦게 했는데 칼퇴근해서 아울렛 가기로 했다능 ㅠ_ㅠ
일은 뭐....-_- 누가 하겠지 모드에용 ㅋㅋㅋ

BRINY 2009-05-0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인천공항 다녀왔지만, 마스크한 사람 거의 없었어요.

Kitty 2009-05-07 07:0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많이 안전해졌나봐요. 다행이에요.
BRINY님도 애들 많이 상대하실텐데, 건강 조심하세요!

2009-05-07 0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7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7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7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중고샵을 기웃거리다가...-_-
(누가 저 좀 말려주세요. 이거 완전 마마호환보다 더 무서운 중독인 듯 ㅠㅠ)
낯익은 이름을 발견하고 예전의 추억이 화르륵...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대학시절; 매학기마다 시간표 짜느라고 학기초마다 야단법석을 떨었었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전공이야 어쩔 수 없다 치고, '교양' 과목을 얼마나 만만한 것으로 듣느냐에 따라;;; 한 학기 삶의 피로도가 결정되므로...

그래서 친구들과 궁리끝에 내린 결론이 '각 과의 개론을 몽땅 듣자!' 였다 -_-;; 개론 위의 단계로 넘어가면 시쳇말로 빡세지므로;;; 개론 중에서도 특히 A 폭격기를 찾아다니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A 폭격기는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하기에, 느려터진 학교 컴을 달래가며 칠전팔기로 겨우겨우 신청에 성공한 것이 바로 '문학 개론 - 담당 교수: 박동규'였다. 

3 학점에 2시간 수업 한 번, 1시간 수업 한 번이지만 1시간짜리 수업은 아예 안한다고 했다. 
게다가 시험문제도 가르쳐주며 학점도 엄청 잘준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앗싸 신난다 놀고 먹는 시간이구나~ 하며 첫 강의를 들어갔다.  


 

 

 

 

 

 

 

강의실 문을 들어오는 교수님은 호리호리한 체구에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 남자분이었다.
얼굴은 그다지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지는 않았지만 머리가 워낙 세어서 연령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소문대로 첫강의는 정말 최고였다!!
교과서도 없고 (문학은 교과서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우하하),
세 시간 중 두 시간만 수업을 하며, 시험문제도 다 가르쳐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교수님은 그야말로 천사의 강림이었다.
강의가 끝난 후 '아 이번학기 3학점은 거저 먹는구나...'하면서 가방을 싸던 내 옆구리를 친구가 쿡쿡 찔렀다.

'야, 너 저 교수님 누군지 알아?'
'누구긴 누구야 국문과 교수겠지'
'너도 몰랐구나? 글쎄 박목월 아들이래!'
'뭐????????? 청록파 3대 시인이라고 달달 외웠던 그 박목월? 도대체 언제적 시대 사람인데 아들이 아직 살아있냐?'

아...그랬다...박동규 교수는 '참고서에 나오는 그 박목월 시인'의 아들이었다. TV 출연도 잦고 나름대로 유명한 교수님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수강신청을 한 사람은 우리뿐인 듯 했다. 이런;; 일단 알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가끔 TV 틀면 나오고, 신문에서도 글이 보이고 하더라 -_-;;

어쨌든, 이렇게 얼떨결에 등록한 문학 개론이었지만, 누구의 아들인 것과는 상관 없이 그 강의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교수님이 항상 빈 손으로 양복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휘적휘적 걸어들어와서는 칠판에 '여름' 혹은 '낙엽' 같은 한 마디를 분필로 휙휙 쓴 다음 메모 한 장 보지 않고 두 시간동안 그 주제에 대해 강의(라기보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야말로 막힘이 없었다.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노트 필기를 해야 하는 다른 수업에 비해 그냥 멍하니 앉아서 입을 헤-벌리고 듣기만 하던 문학 개론 수업은 얼마나 오아시스같은 존재였는지! 지금도 비소설에 비해 소설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었던 터라 그 강의를 들으면서 '아...진짜 글을 쓰는 사람은 하나를 보아도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구나.' '저걸 보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나...'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었다.

결국 그 강의에서 원래 목적이었던 A를 받았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_-;;
대학 4년간 들은 모든 강의 중 가장 인상깊은 수업으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문학 개론과 함께 또 하나 진짜 인상깊었던 수업은 최완수 교수님의 '동양 미술사'였다. ('서양 미술사'를 신청하려다가 손이 느려서 못하고 ㅠ_ㅠ 동양 미술사로 선회;;) 이 교수님은 항상 두루마기를 입고, 양 손에는 수북히 슬라이드를 들고 오시는 바람에 그 미묘한 부조화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학기 중간에 필수 코스로 간송 미술관 견학을 갔는데, 가면서도 '아 좋은 주말에 이게 무슨 꼴이람. 이 강의 잘못 신청했어. 성북은 왜 이렇게 먼거야' 이러면서 친구랑 계속 투덜투덜, 도착해서 교수님이 설명해주시는 것도 듣는 둥 마는 둥. 아이고 이제는 다시 들을 기회도 없을텐데.  

그러고 보면 그 때 모든 학과의 개론을 돌려가며 들었기에;;; 참 좋은 수업이 많았다. 아무리 교양이라도 해도 좀 더 열심히 듣고 책도 읽어보고 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교양있는 인간이 되었을텐데 왜 그렇게 대리 출석 부탁하고, 수업 시간에 다른 리포트 쓰고, 강의 시간 내리 졸기만 했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제서야 보충 좀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책 사서 읽고 있으니 이건 코미디도 아니고 뭔지 ㅋㅋㅋㅋ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대학 시절 이런걸 다 깨닫고 있었다면 그건 나름대로 또 얼마나 싱거웠겠나 싶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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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4-3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좋았던 수업 얘기군요. 그렇게 오래동안 학생들의 기억에 남는 강의하기란 쉽지 않을텐데 말이지요. 다른 과 개론을 돌려가며 듣는 아이디어가 참 좋아요. 저 다닐 때만해도 전공과 좀 상관없는 과목들으면 유별나게 보고 그랬었는데.
이런 얘기, 재미있어요 ^^

Kitty 2009-05-01 14:41   좋아요 0 | URL
개론 돌려듣기 안들어본 과목이 없다죠. ㅎㅎ
경제학, 법학, 경영학, 심리학 등등 인문사회학부터 음악, 미술 등 예체능까지 무슨 고등학교도 아니고 ㅋㅋ
교수님 이름 보고 문득 옛날 생각나서 써봤는데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해요 ^^

글샘 2009-04-3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87년 1학기에 교수님 강의를 들었는데요...
처음엔 교수님 촬영 스케줄때문에 휴강이 많았고
나중엔 거의 수업이 없었죠. 87년이었으니...
한 서너 번 들었는지..
기말고사도 레포트로 대체했던...
그러고 보면, 키티님이 제 좀 후배일 듯 ㅋㅋ

Kitty 2009-05-01 14:45   좋아요 0 | URL
아 글샘님도 강의 들으셨군요. 87년이라시니 서..선배님!! 넙죽 (--)(__)(--)
맞아요. 3학점인데도 주 2시간 강의에 중간고사는 문제 가르쳐주시고 기말고사는 없었어요.
원래 바쁜 분이라서 그러셨군요.
저는 처음에 누군지도 모르고 ^^;;; 나중에 보니 TV에 자주 나오시더군용 ㅎㅎㅎ
 

짐을 싸야 하는데 완전 귀차니즘 모드에 빠져서 책읽고 인터넷만 하고 있습니다;
요즘 회사도 바쁘고 번역일도 너무 많고 거의 로보트 모드로 일만 하다보니 다른건 손하나 까딱하기가 싫다는 -_-;;
집안 꼴도 엉망이고 출발일이 당장 내일로 다가왔는데 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이건 무슨 깡인지 ㄷㄷㄷ

조금 아까도 트렁크 꺼내서 옷가지 몇 개 던져놓고 또 귀찮아서 뒹굴거리며 서재질하고 있네요 흑흑  
가이드북도 두 권이나 빌려다놓고 한 장 들춰보지도 않았는데;;;

그저 제가 보고타에 대해서 아는거라고는 근교에 거대한 지하 소금 성당이 있다는거... 



뭐 대략 이런...?
(이미지는 http://www.traveladventures.org/continents/southamerica에서...)




음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멋지네요.
성당 생각하면 또 엄마가 생각나지만...엄마 미안해 이번에도 몰래 다녀올께 -_-;;;;;

그리고 빼놓으면 섭한 보테로 미술관이 있다는거!




(Pareja Bailando - 춤추는 커플)

으하하 이렇게 푸짐한 작품들로 가득 찬 미술관이라니 엄청 기대중입니다 ㅋㅋ 




(El Sueno = 꿈 ) 

외국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보테로의 조각도 잔뜩 있다는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엘 수에뇨도 이렇게 ^^ 



드로잉 작품도 가득, 이건 쿠르베랍니다 미치겠네요 ㅋㅋㅋ
(이상 이미지 모두 미술관 홈피)

보테로 이외에 피카소나 미로 등 다른 현대화가들의 작품도 골고루 전시되어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홈피를 가봐도 영어 설명 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무조건 스페인어;;;;;;
작품 제목이나 제대로 알아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_-; 일단 전자사전은 들고 갑니다;;;

그래도 나쁜 마드리드 미술관들과는 달리 여긴 플래쉬만 터뜨리지 않으면 사진촬영 얼마든지 해도 된다네요. 
사진 못찍는다고 해서 노트에 적느라고 힘들어서 죽을뻔 했는데 여기선 그냥 사진으로 슉슉 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콜롬비아 하면 역시 커피겠죠? 
너무나도 유명한 이 말과 아저씨 로고의 후안 발데스 (Juan Valdez) 커피가 바로 콜롬비아산이랍니다.
커피를 잘 못마셔서 걱정했는데 디카프(decaf)도 판다고 해요. 꺄 만세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부드럽고 맛있는 커피를 몇 분의 일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니 디카프로 매일매일 마셔주겠습니다! ^^

아 이렇게 페이퍼 쓰다보니 기대감도 기대감이지만 더욱 걱정이...-_-
위험하다는 얘기가 많지만 긴장 놓지 않고 최대한 조심하면 별 일 없이 다녀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뭐 거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인데...ㅎㅎ 
게다가 정말 생각보다 가까운게...비행 시간도 5시간에 심지어 시차도 없네요 -_-;;;
비행기 안에서 시계 한 번 조정해줘야 뭔가 해외여행가는 기분이 날텐데;;;
 
에휴...이러고 있으면 누가 가방 싸주나...다시 짐싸러 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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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4-1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콜롬비아 가세요?! 전 그 옆에 붙어있는 페루에 가보는게 소원이에요.. ㅠ.ㅠ
부디 건강하게, 좋은거 많이 보시고, 맛있는거 많이 드시는 뿌듯하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좋은 여행 되세요~ ^^

Kitty 2009-04-16 05:28   좋아요 0 | URL
저도저도 페루에 가고싶은데 마추피추 ㅠㅠ
너무 멀고 위험하다고 해서 내공을 조금 더 쌓은 다음에 가려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무해한모리군 2009-04-1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덕에 방에 앉아서 보는 기쁨을 맞보겠네요 ^^

Kitty 2009-04-16 05:29   좋아요 0 | URL
저 사진들보다 대략 2309756배 허접한 사진이라도 괜찮으시다면 ^^;;;;

[해이] 2009-04-1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롬비아 가시는군요 부럽부럽 ㅋ

Kitty 2009-04-16 05:29   좋아요 0 | URL
마일리지가 많이 쌓여서 ㅎㅎ -_-a

BRINY 2009-04-1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어엉...떠나시는군요...전 떠나지는 못하고 2달째 야근 연속이고, 야근수당으로 만화랑 옷이랑 스카프, 가방이나 질렀습니다.

Kitty 2009-04-16 05:30   좋아요 0 | URL
헉 2달째 야근이라뇨 몸조심하세요 ㅠㅠ
그나마 야근수당이라도 나온다니 다행이네요. 뭐 인생 지르면서 사는거죠 (먼산)

이매지 2009-04-15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콜롬비아 가시는군요, 부럽부럽

Kitty 2009-04-16 05:31   좋아요 0 | URL
사실은 좀 떨고 있습니다. 무사히 돌아와야될텐데요 ㅎㅎ
매지님은 초보편집자 분투기를 좀 더 자주 올려달라! 올려달라!

마노아 2009-04-1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벌써 내일이군요! 잘 다녀오셔요~ 사진도 찍을 수 있다니 제가 다 기뻐요. (^0^)

Kitty 2009-04-16 05: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벌써 후딱 한 달이 지나가버렸네요.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갑자기 너무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ㅎㅎ 같이 기뻐해주시니 감사감사 ^^

turnleft 2009-04-16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부럽..

Kitty 2009-04-16 05:33   좋아요 0 | URL
바들바들입니다; 준비도 안했는데 좀 많이 걱정된다는;;;

후애(厚愛) 2009-04-1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그리고 즐거운 여행되시고 사람조심...차조심 하시고요.^^
부럽습니다~~

Kitty 2009-04-21 12:13   좋아요 0 | URL
사람조심, 차조심 명심하고 다녀왔습니다 ^^
후애님도 언젠가 꼭 가시게 되시길 바랄께요. 남미도 참 매력이 있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