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크레마 사운드 알라딘 크레마 사운드 1

평점 :
판매중지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참을 크레마로 책읽기에 집중을 못했는데, 최근 나폴리 시리즈를 크레마로 읽기 시작하면서 크레마가 얼마나 편한지 알게 됐다.


1. 활자 크기 조절이 가능해서 보기 편하고

2. 밤에 방 안에서 불 끄고 읽기에도 좋다. 방 불이나 스탠드를 켜지 않아도 보는 데 불편하지가 않아.

3. 누워서 들고 읽기에도 무겁지가 않고, 이 가벼운 무게와 사이즈는 지하철 안에서도 매우 편하다. 가방에도 쏙-

4. 그러면 안되지만 걸으면서 읽기에도 편하다. (이건 안그럴게요...)

5. 밑줄긋기와 책갈피가 스마트폰에서의 이북과 연동된다. 밑줄긋기만 한 눈에 찾아보기가 가능한데, 이게 세상 편한 기능.



고작 나폴리 시리즈로 연달아 두 권을 크레마로 읽으면서 아아, 어쩌지, 이제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사야하나, 나는 앞으로 무겁고 부피가 큰 종이책을 들고 다닐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크레마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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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8-04-09 14: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다니까요~~! 이제 다락방님은 전자책도 사고 종이책도 사는 사람이 됩니다.

다락방 2018-04-09 14:08   좋아요 0 | URL
세상 편하더라고요 ㅋㅋㅋㅋ 아마 전자책을 더 살 것 같은데 그렇지만 종이책도 계속 살테니... 하이드님 예언이 아마도 적중할 듯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18-04-09 14:37   좋아요 1 | URL
전자책도 사고... 종이책도 사고...
그래서 전자책 안 보는 1人...

다락방 2018-04-09 14:57   좋아요 0 | URL
현명하십니다 비연님 ㅠㅠ

비연 2018-04-10 08:19   좋아요 0 | URL
근데 막 끌려요. 락방님 때문이라고 원망하고 싶어요 ㅜㅜㅜㅜㅜ

다락방 2018-04-10 10:07   좋아요 0 | URL
한 번 사는 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자책도 지르고 종이책도 지르면서 삽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세요, 전자책 월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ellas 2018-04-09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자책 장점을 아주 잘 이해하지만 쓰지않고 쳐박아두는 사람.... 이 저구요 ㅡㅡ

다락방 2018-04-09 14:57   좋아요 0 | URL
저도 계속 쳐박아두다가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어요. 나폴리 시리즈 무거워서 읽기 시작한건데... 나폴리 시리즈 끝나면 그 다음에는 아마도 다시 종이책을 읽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8-04-11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보입니다. 혹시 PDF나 다른 파일로 갖고 있는 사제(?) e북도 볼 수 있나요? 아니면 알라딘에서 정품으로 구입한 e북만 보는 건가요??

다락방 2018-04-11 08:04   좋아요 1 | URL
저도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초보이고 게다가 이런 쪽에는 영 지식이 전무해놔서 ㅎㅎ 잘은 모르겠는데요,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해서도 읽을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싶어 검색을 해보긴 했는데요, 링크 참고하세요.

http://cafe.naver.com/ebook/392122

transient-guest 2018-04-11 10:0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psyche 2018-04-16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전자책의 가장 큰 장점은 활자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입니다....
저는 초창기 크레마를 가지고 있는데 너무너무너무 맘에 안들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쓰는데 이게 요즘 나오는 대여책들은 예전 크레마에서 읽을 수 없는거에요! 아 너무햇
요즘 나온 크레마는 많이 좋아졌다고들 하던데.. 뒤에 빛이 있어서 밤에도 읽을 수 있다고 하고
저 신상 크레마 사야하는 걸까요? 집에 누크 킨들 크레마 다 있는데...흑

다락방 2018-04-16 09:11   좋아요 0 | URL
저는 크레마 사운드 쓰고 있거든요. 어제도 방에 불 다 꺼놓고 책 조금 읽었는데, 빛이 있어서 읽기도 좋지만 프시케님 말씀처럼 글자 크기 조절이 되어서 너무 좋아요! 저는 글자 크기도 키워놓고 글자체도 진한 걸로 바꾸고 또 볼드체로 바꿔가지고 찐하게 해서 읽거든요. ㅎㅎㅎㅎㅎ 그래서 읽기 너무 편해요. 어제부터 [백래시] 전자책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앞으로도 전자책 계속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크레마 사운드...정도라면.... 한 번 성능 같은 거 검색해보시고 새로 구입하는 게 어떨까... 생각됩니다. -0-

blanca 2018-09-3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아직도 크레마 잘 쓰게 되나요? 지금 심히 갈등 중이랍니다. 다락방님 조언이 절실합니다.

다락방 2018-09-30 14:10   좋아요 0 | URL
저는 추천합니다, 블랑카님! 여름에 휴가 가서도 크레마로 책 잘 읽었어요. 무엇보다 여러권의 책이 들어가서 좋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활자를 제 마음대로 키울 수 있다는 거예요! 노안이 찾아오는 저에게 너무나 고마운 아이템인 것입니다! 저는 크레마로 나폴리 시리즈, 잭 리처 시리즈 잘 읽고 있어요. 스맛폰에 비해 눈의 피로도도 덜합니다. 추천합니다!!
 

토요일엔 남동생 생일파티를 하자며 온 가족이 모였다. 우리는 동네에 새로 생긴 중국집을 예약해 두었다. 예약된 시간에 맞춰 집에서 출발을 했고, 나는 아홉살된 조카의 손을 잡고 걸었다. 조카의 다른 한 손은 우리 엄마가 잡고 있었다.


날씨가 안좋았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아홉살, 여섯살된 조카의 옷깃을 제엄마가 단단히 여며주었다. 마스크도 씌워주었다. 엄마와 아홉살 조카와 내가 걷는 뒤로는 다른 식구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 모두 날이 춥다고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내 손을 잡고 걷던 아홉살 조카는 내게 "이모 지퍼 잠가" 라고 말했다. 내 외투는 열려있었고, 나는 조카에게 '알았어' 하고는 멈춰서 외투의 지퍼를 잠가 올렸다. 이걸 본 엄마는 '목에 있는 단추도 잠가' 라고 하셨다. 나는 알았어, 하고는 목에 있는 단추를 잠가 목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조카의 손을 잡고 엄마와, 아홉살 조카와, 내가 나란히 걷는데, 조카는 나를 보고 또 말했다.


"이모. 모자도 써."


나는 이 말에 알겠다고 멈춰서는 외투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 썼다. 조카는 제 말을 잘 듣는 내가 좋았었는지 혹은 재미있었는지, 차례대로 시키는대로 하는 나를 보고는 소리를 내어 크게 깔깔대고 웃었다. 나는 조카가 웃는 게 좋았다. 이모 추울까봐 외투를 잠그라고 하는 조카가 좋았고, 모자를 쓰라고 하는 것도 좋았는데, 제 말을 잘 듣는 이모를 보고 웃는 조카를 보는 것도 좋았다. 이렇게 사소한 일로 사랑을 느끼고 행복했다.




















(이 책-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누는 어릴 때부터 한 남자를 사랑했다. 그 남자아이와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었고 또 어쩌면 조금쯤 특별한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1권에서 사춘기의 그 남자아이는 레누에게 '릴라와 같이 있고 싶었어' 라고 말하면서 레누에게 다가왔던 이유를 얘기한다. 이 때 나는 레누가 되어 크게 상처받았다. 왜 나를, 나로서 보지 않고, 누군가에게 다가가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거지?


이 때 몹시 상처 받았던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던 남자들을 떠올려보았다. 혹여라도 그중에 내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어 내게 접근한 사람이 있었던 건 아닌지. 만약 그걸 내가 보게 되고 알게 된다면 너무 아플 것 같았다. 그리고 곰곰 생각했을 때, 그런 식으로 접근했던 남자는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상대에게도 상처지만, 스스로의 자존감을 낮추는 일이기도 하다.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널 좋아해'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좀 더 접근이 '쉬운' 다른 사람을 찾는거지? 너무 비열하잖아? 못났기 짝이없네. 이렇게 그는, 사춘기 시절 레누에게, 그리고 나에게 상처를 입혔다. 내가 굳이 상처를 받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나는 모든 실패한 사랑의 편에 서는 사람...



그런 레누가 좀 더 자라서 그와 재회했다. 이번에야말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의 옆에 있게될 거라고 기대했다. 그가 나와 친한 이유는 나와 대화가 잘 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결혼해 남편이 있는 여자인 릴라와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은 격렬했고 그들에게는 그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는것 같았다. 레누는 그가 릴라를 사랑한다고 말해놓고, 간과 쓸개를 다 빼어내줄 것처럼 굴어놓고는 그녀로부터 도망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도 레누의 그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조금 더 시간이 흘렀다. 레누는 대학생활을 했고 연애를 했고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그가 또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아이까지 낳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아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고 도망가버렸다는 사실까지도...



그래도 레누의 그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레누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책도 써서 책이 잘 팔렸다. 여기저기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출장을 다녔다.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거기에 대해 책을 읽고 생각을 한다.



그래도 레누의 그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그런 참에,



그가 그녀의 눈앞에 다시 나타난다. 남편의 친구로서 남편과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로서 좋은 벗이 되어 레누의 가족 앞에 나타나서는 친절한 사람이 되어준다. 다정한 사람이 되어준다. 누구보다 레누의 재능을 잘 알고 있다며, 레누가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재능을 썩게 두어서는 안되고, 남편이 최대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레누의 능력은 너무나 대단하므로 그 능력을 활용해 살아야 한다고 레누를 격려하고 레누의 남편을 비난한다. 레누는 그런 그를 기다리고 의지하고 사랑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듯이 쭈욱. 어릴때부터 쭈욱 그를 사랑해왔고 원해왔는데, 그의 사랑은 그녀에게 온 적이 없었다. 항상 다른 여자들이었고, 또 그 다른 여자들을 임신 시켜놓고 도망갔는데도, 그녀는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하고 그를 좋아하는 것에 나름의 합리성을 부여한다. 그는 다른 남자들과 다르다, 그는 나를 진정으로 이해한다, 그도 이제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나라는 것을 알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그와 사랑을 나눈다. 유부녀인 상태에서 유부남과 사랑을 나눈다.


이 사랑은 평생 그녀가 기다려왔던, 간절히 원해왔던 사랑이다. 어릴 때부터 꿈꾸왔던 사랑. 너무나 갈망했던 사랑. 내 것이 될 거라고는 차마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랑. 자꾸 다른 사람에게만 향하는 그를 보며 가슴 아팠었고, 그게 너무 가슴 아파서 어린 시절 충동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해서 지우고 싶은 과거를 갖게 되기도 했다. 그 때 그녀의 상실감에 그 못난 선택을 한 것을, 나는 역시나 그녀가 되어서 이해했었다. 해변가에서의 선택은 최악의 선택이었지만, 그러나 그 때 그녀가 상실감에 절망했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그렇더라도 자기 자신을 좀 더 꼿꼿하게 지켜낼 수 있었기를 바라지만, 그녀가 그 상황에 그러지 못했다고 어떻게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어릴 때부터 그녀를 휘어잡던 남자와 이제야, 뒤늦게 사랑을 나누게 됐다. 그런데 왜 하필 서로에게 배우자가 있을까. 왜 하필 서로에게 아이들이 있을까. 왜 하필 그들은 이렇게나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서로를 원하고, 단 한순간도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유부녀와 유부남인 채 만난걸까. 그러나 내가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그들의 사랑을 막는, 자꾸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그들의 '결혼한 상태'가 아니었다. 내가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레누가 그토록 오래, 내내 좋아했던 그 남자가, 너무나 잘생기고 똑똑하며 모든 사람들의 호감을 받는 그 사람이,



결코 좋은 '남자'는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사랑한다고 달콤하게 속삭이고 임신한 여자를 두고 도망치는 남자였다. 세상 똑똑한 척은 다하면서 그렇게 여자를 우습게 아는 남자였다. 레누는 그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원했고 사랑했다.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사랑을 이루어냈기에 그녀는 무서운 것이 없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을 선택했다. 그것은 그녀가 어릴 때부터 바라던 것이었으니까. 그 사랑은 그녀를 눈멀게 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에 대한 나쁜 말을 들어도 그것이 그녀에게는 제대로 가 닿지 않았다. 페미니즘을 누구보다 이해하며 그녀의 능력을 집안에서만 숨기게 했던 것에 과거에 비난을 늘어놓던 그였지만, 그와 함께 하기 시작하자 그는 그가 비난하는 바로 그런 남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이혼해서 자신에게 오게 만들었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있는 시간을 못견딜 정도로 질투했으면서, 그러나 그 자신은 아내와 이혼하지도 않은 채 두집살림을 하고 있다. 아내가 있어야만 네게로 오는 게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을 하는데,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핑계는 너무나 비열하지만, 너무나 그를 사랑했고 사랑하는 레누는 그의 두집살림을 받아들이면서 때로는 행복해하고 때로는 신경질을 낸다. 그런데 그의 비열한 짓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는 이게 너무 감당이 안됐다. 내가 그렇게 오래 좋아한 사람이 그렇게나 형편없는 남자라는 사실. 나만 빼고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던 것. 그래서 내게 몇 번이나 얘기를 해줬지만 나는 그걸 내 식대로 해석해버리고 내 좋을 대로 받아들인다. 그가 나에게 그럴리가 없고 이 사랑은 너무나 진실하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서서히 그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아, 이건 좀 이상하다. 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그녀는 서서히 그에 대해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은 그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달리 '대단한 개새끼 인간 쓰레기' 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를 사랑했던 그 오랜 시간, 내가 남자 보는 눈이 있다고 자부했던 그 시간들은 이제 다 무엇이 되는걸까. 내 사랑은 진실했고 뜨거웠는데, 내가 그걸 퍼부었던 남자는 제대로된 인간이 아니었다. 내 사랑은 어디로 가나, 내 사랑은 무엇이었나, 그 시간들은 대체 어떻게하나.




한 남자를 아주 오래 사랑해온 것, 그 남자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남자랑 결혼한 레누의 처지는 어느 부분 나와 비슷했다. 나 역시 한 남자를 계속 사랑한 채로 다른 남자들과 연애하기도 했었다. 레누가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레누를 당연히 비난한다. 너는 우리 모두를 속였어! 레누의 어린 시절 첫 남자친구, 그 다음 남자친구, 대학시절 남자친구, 그리고 남편까지도 레누를 사랑으로 사로잡지 못했다. 레누의 우선 순위는 항상 '그 남자' 였다. 그 연애들에 있어서도 레누의 마음 한구석, 머리 한 구석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가 있었는데, 그와 지금 이루어지질 못하고 있고, 레누는 다른 연애를 그리고 다른 결혼을 했던 거다. 그러다가, 그가 왔다. 마법처럼 그가 내게로 왔다. 중간 중간 그가 개새끼라는 소식을 듣고 또 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게는 '내가 너무나 오랫동안 사랑한 단 한사람, 나의 우선 순위' 인 그 남자가, 내게로 왔다.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 숱한 지저분한 개같은 과거에도 그녀는 그를 받아들인다. 그 사랑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거니까. 그러니 행복했다. 즐거웠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내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인가. 내가 어릴 때부터 원해왔던 그 단 한 명의 남자가, 나를 원해, 나를 사랑해, 나와 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그런데!! 그런 그가!!



개새끼야....

쓰레기야....



나는 그게 너무 속상했다. 그와 함께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만든 것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그것보다 더 속상하진 않았다.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게 만든 사람이 그럴만한 가치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것이 더 속상했다. 게다가 그걸 몰랐다가 안 것도 아니라, 이미 기정사실이었던 것을 뒤늦게 보게 된 것이니, 대체 이 일을 어쩌란 말인가. 나는 계속해서 내 오랜 사랑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토록 오래 사랑해온 단 한사람이, 이런 남자였다면?



아마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까지 너무나 힘들었을 것이다. 다시 일상으로 회복되기까지 너무 힘들었을 거야. 내가 그렇게나 오래 사랑한 사람이 이런 형편없는 남자였다면.... 나는 무엇보다 내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무너졌을거야. 내가 고작 이런 남자를.... 이 따위를.........................




레누가 나같았다고 생각한 건 그녀가 모든 걸 알면서고 기어코 그를 선택했다는 데 있다. 세상에는 '이건 안좋을것 같으니 피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왜, 뭔데!' 하고 '기어코' 그 길을 자기가 직접 가보려는 사람이 있다. 레누처럼 그렇게 오래 한 사람을 사랑했다고 해서 누구나 레누같은 선택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간 그 남자의 행동을 모르는 바가 아닌 이상, '야, 내가 좋아한 사람이 저런 사람이라니, 나도 어떻게 상처받을지 모르겠다. 이제 그만둬야지, 피해 다녀야지' 하는 사람들이 아마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레누처럼 '내가 그동안 꿈꿔온 사랑이야' 하고 제 발로 그 길을 걸어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아, 이래서는 안되는 거였구나' 하게 되는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레누의 선택이 이해가 됐다. 그 찢어지는 고통은 결국 레누가 선택한 결과였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 고통을 느끼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고, 그 배신감과 비참함도 느끼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했으므로, 내가 진심으로 오래 사랑해온 한 남자와 뜨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것이 레누가 걸어가야 할 길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직접' 깨닫는 길.



행복이 손에 잡혔다고 생각한 순간, 그 무엇보다 빨리 멀어졌다.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내 사랑이 가엾다.

곤두박질치는 가여운 내 사랑.

나는 레누가 되어 곤두박질치는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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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4-0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레누를 이해하는 입장에서라면요.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어요.
나쁜 놈인지 알지만, 그러니까 마음 속으로는요. 알고 있지만....
아니야, 아니야, 아닐꺼야 하면서 계속해서 그를 원하는 거죠. 그를 소유하고 싶은거요.
멋지고, 잘생겼고, 키 크고, 다정하고, 똑똑하고....내 가능성을 높이 쳐주고....
그런 사람이, 내가 좋다는데.... 아이구야. 저요? 하고 달려나가는 거죠.
잘했다는 건 아닌데, 이해되기도 하구요..... 슬픔....

레누의 절망은 우리 모두의 절망이죠.
니노가 그리도 좋단 말이냐.... ㅠㅠ

다락방 2018-04-09 14:11   좋아요 2 | URL
친구가 이 책을 저보다 먼저 읽으면서 제 생각 엄청 했다고 하더라고요. 레누가 너무 저 같았다고요. 책 읽고 글 쓰는 레누에서도 저 생각 났지만 한 사람을 오래 사랑하는 것에서도 그랬다고.... 저도 그 부분에서 확 이입됐는데 그런데 그 놈이...... 하아- 인생은 뭐고 사랑은 뭘까요, 단발머리님? 왜 그토록 똑똑하고 현명한 여자가 그토록 형편없는 남자를 오래 사랑한걸까요? 왜 눈을 뜨기까지 그렇게나 오래 걸렸을까요? 너무 속상합니다...

제삼자가 보는 레누는 너무나 바보같긴 하지만, 그러나 저 역시 그토록 바보같고 어리석었던 일을 몇 번이나 저질러본 사람이기에..가장 어리석을 때, 판단에 실수를 할 때의 레누가 이해돼요. 저라고 뭐 달랐을까 싶고요...

아직 4권 다 읽지 못했는데(이제 절반쯤 읽은 것 같아요) 이미 이 책을 저보다 먼저 읽은 친구들은 계속 ‘그 새끼 갈수록 더한다‘를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친구들의 소중한 경고... ‘아니 이보다 더한 걸 어떻게 한단 말야?‘ 라고 생각하던 제가 ‘헐, 정말 이보다 더한걸 하네...‘ 하고 있습니다. ㅠㅠ
 

나는 손목 힘이 약하다. 학창시절 던지기를 정말 못했다. 다른 아이들은 저 멀리로 공을 던져대는데 나는 바로 앞에다 내다 꽂곤 했다. 손목 힘이 약해서 지금도 페트병 뚜껑 따는 순간이 너무 싫다. 나는 진짜 온 힘을 기울여 뚜껑을 열어야 한다. 소주병도 마찬가지. 그렇게나 좋아하는 소주지만 소주병의 뚜껑을 돌려따는 건, 우습게 들리겠지만, 내게는 쉽지가 않다.


이렇게 손목 힘이 약해서 병의 뚜껑따는 것조차 힘들다는 것이 나는 너무 싫다. 어릴 때는 '약한척 한다'는 말을 듣는 게 싫어서 누구에게도 그걸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내게 손목힘이 없다는 사실이 싫어서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가 않다. 특히 남자들과 술자리를 할 때는 어떻게든 아무렇지도 않게 따려고 한다. 그러나 온 힘을 다 쓰는 거다. 누구보다 힘이 셀 것처럼 생겨서는 뚜껑조차 힘겹게 따는 내가 너무나 야속하다.


언젠가의 데이트에서는 그냥 얘기해버렸다. 나 사실 병뚜껑 따는 거 힘들어, 그런데 사람들이 약한 척 한다고 할까봐 억지로 계속 따, 그래도 너라면 나한테 그런 말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야, 라고. 그 때의 데이트 상대는 그 후로 나를 만날 때마다 소주병의 뚜껑을 계속 따주었다.



나는 내 손목의 힘이 약하다는 게 너무 싫고 속상하다.


















릴라가 아프다. 릴라의 몸이 약하다. 고된 노동에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몸은 말라갔고 스스로도 예전보다 자신이 못생겨졌다고 생각한다. 몸이 약해져서 현기증도 난다. 의사는 그녀에게 영양이 부족하다고 했고,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 아픈 상황에서 릴라는 남자 두 명이 있는 방으로 불려들어간다. 한 명은 자신을 고용한 공장의 사장이었고, 한 명은 그 사장의 더 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릴라를 앞에 두고 대놓고 희롱을 하고 모욕을 한다. 릴라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에게 당당히 맞서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못된' 여자애였다. 릴라는 자신을 앞에 두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이 너무 화가나서, 이것들이!! 하는 생각으로 맞서려고 해보지만 자신의 육체에 힘이 없음을 자각한다. 저 사내놈들 둘, 공장에서 그녀를 강간하려고 했던 사장새끼와, 나의 정부가 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새끼가 함께 있는 방에서, 이를 악물고 그 때마다 저리 꺼지라고 했지만, 이 둘이 릴라에게 동시에 찾아든 이 순간에, 릴라는 자신의 몸이 약함을 느낀다. 이 몸의 연약함이 너무 싫다.





내 성격대로 내 성질대로 하자면 재떨이로 이 새끼들의 면상을 갈겨줘야 한다. 이마에 피를 철철 내고 다시는 허튼 소리를 못하게 해야한다. 그런데 내 힘이 너무 약하다. 내 육체가 내 의지대로 따라올 수가 없을만큼 내 육체가 약해져있다. 이게 싫다. 이게 분하다. 나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이 부분을 읽다가 내 몸에서 내가 가진 힘이 좌르륵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기운이 없어졌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릴라에게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릴라가 사내놈들 앞에서 자신의 육체가 가진 힘이 약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나 역시 함께 깨달아 버렸다. 그게 같이 싫고 같이 분했다. 너무 분했다. 나는 기운이 없었다. 나는 지쳤다. 어쩌면 금요일이라서 내가 지친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금요일이라 지친걸까, 릴라의 연약한 육체가 내게로 전해진걸까.



나는 릴라에게, 릴라가 듣지도 못하는데 말했다.


릴라, 밥을 먹어, 잠을 자.


물론 릴라가 지금 아주 가난하게 살고 있고 어려운 형편이라 공장에서 일을 해야 하니 이 일자리를 잃는 것이 그녀에겐 위험한 일이다. 어린 아이를 옆집에 맡기고 육체노동을 하러 가야하는 일상에서 그녀가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사치로 느껴질만큼 먼 일이야.


연약한 육체를 혹은 연약한 정신을 가진 사람을 공격하는 건 비열한 짓이다. 사람은 누군가와 싸우게 된다면, 자신과 같은 급의 사람과 싸워야 한다. 그러나 이 사내 둘은 돈이 없고 힘이 없는 릴라를 앞에 두고 서로 자신이 얼마나 그녀에게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는지를 그녀에게 몸소 증명해보이려 한다. 비열하기 짝이 없는 새끼들. 이 새끼들이 틀렸다. 이 새끼들이 잘못됐다. 그런데 지금 당장 릴라는 이 새끼들 앞에 있다. 내가 아무리 욕을 하고 성질을 낸다고 해도 육체적으로 이들을 당해낼 수가 없어.


강해져야 한다.

건강을 지켜야 한다.



나는 온 몸의 기운이 빠지면서 스스로에게도 되뇌었다.


건강해야해. 건강을 지켜야 해.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 내 육체의 힘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를 괴롭히는 사내들 앞에서 내 육체의 연약함 때문에 무력해지는 게 싫다.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악물도 덤비기 위해서, 맞서기 위해서, 나는 강해져야겠다. 강해져야지.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열심히 할거야. 릴라, 우리 같이 강해집시다. 우리 건강합시다. 릴라, 기운을 내요. 밥을 잘 먹고 많이 먹읍시다. 잠을 충분히 잡시다. 내가 화가 났다면, 그 화를 육체로 표출하는 것이 즉각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합시다. 내가 재떨이를 들어 그 새끼의 면상을 갈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그 말을 잘 듣도록 내 육체를 키웁시다. 당신은 어릴 때부터 강했어요. 어릴 때부터 성희롱하는 새끼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아이었어요. 지금 공장에서도 성희롱 하는 사내새끼의 귀를 물어뜯어버렸잖아요. 분한 채 뒤돌아서지 맙시다. 분한만큼 갚아줍시다.


나는 릴라가 두 사내와 맞장뜨고 있는 그 공간에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게 너무나 속상했다. 가장 육체가 약해져있는 그 순간에 그 사내 둘과 한 방에 있다는 게 너무나 끔찍했다. 릴라는 그들 앞에서 노동자였고 여자였다.



나는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강해져야지. 육체의 힘을 키워야지. 영혼이 분노한만큼 육체도 함께 분노하게 만들어야지.

그래서!!



준비해온 간식을 먹었다.




잘 먹고 다녀야지. 잘 먹고 잘 자고 운동 열심히 해야지.


여러분 잘 먹고 다니자.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몸 튼튼 마음 튼튼한 사람이 되자. 분노할 상황에서는 으르렁거릴 수 있도록. 으르렁 거리는 사람의 옆에 함께 서 줄 수 있도록.



저 초코파이 하나가 2천원인데, 아메리카노랑 먹으니 세상 꿀맛... 아침 출근길에 가방 안에서 이 초코파이를 보고 오늘 하루를 설레이며 시작할 수 있었다. 우앙- 간식있다. 그것도 고칼! 유후훗- 아메리카노랑 먹으면 진짜 세상 좋겠네...이러다가, 지하철 안에서 릴라의 육체의 나약함에 함께 기운 쭉 빠졌다가, 좀전에 초코파이 와구와구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다시 기운을 차린다.


여러분, 가방 안에 언제나 고칼로리 간식을 넣고 다니자!!

잊지 말자.

가방 안에는 고칼로리 간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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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4-0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비해온 간식을 먹었다˝ 보고 풉-하고 터졌는데, 2초 후에 ‘잠깐만, 이거 웃어도 되나? 웃을 일 아닌 것 같은데? 근데 전주 우리밀 초코파이 좀
웃긴데...... 특히 우리밀 부분이..... 아, 어쩌지 어쩌지. 웃긴데 애잔하네......‘
이러면서 초코파이 사진만 하염없이 쳐다보다가 커피번 사러 나갑니다..... 당했다.

다락방 2018-04-06 10:36   좋아요 0 | URL
웃어도 되는겁니다, 쇼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커피번 사가지고 왔어요? 먹어요, 먹어. 잘 먹고 건강해야지. 간식은 언제나 떨어지지 않게 준비합시다!!!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철저합니까. 후훗.

뭔가 쇼님 댓글 오랜만이네요? 좋아라.. 히죽히죽

syo 2018-04-06 10:57   좋아요 0 | URL
우리 동네 전철역 안 매장에서 파는 커피번 맛있어요ㅎㅎㅎㅎㅎ 달아😁

오랜만이예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8-04-06 11:02   좋아요 0 | URL
커피번은 뭐랑 먹어야 맛있지? 흰우유랑 먹어야 되나요?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먹어야해요!

syo 2018-04-06 11:07   좋아요 0 | URL
커피번 커피랑 먹었는데...... 커커

단발머리 2018-04-06 11:08   좋아요 0 | URL
어디예요, 어디?!!!!!!
syo님 동네 전철역이요!!

syo 2018-04-06 11:14   좋아요 0 | URL
안 알려줘야지!! 나만 먹어야지!!
꿀꿀꿀🐷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4-06 11:1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좀 보세요!!!!
이렇게 좋은 거를 다 우리한테 알려주잖아요~~
우리밀 초코파이는 아메리카노랑 먹어라~~
이런 생활밀착 정보요~~
공유 좀 합시다, syo님~~~~^^

syo 2018-04-06 11:22   좋아요 0 | URL
으윽.....나만 알고 먹을랬더니....
설득력 좀 보소.....

으흑 신림역이요ㅠ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4-06 11:29   좋아요 0 | URL
잘했어요, 어차피 이렇게 말할 것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 뚝!!!
(토닥토닥~~~~~)
잘했어요, 착한 syo님~~~~~~~~~~~

다락방 2018-04-06 11:42   좋아요 0 | URL
아니, 이 분들이 잠깐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정보 공유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현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제가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몰래몰래 크레마로 이 책을 읽고 있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밀이에요 비밀. 어디가서 말하면 안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있으면 점심 시간이니까 저는 점심을 맛있게 먹어야겠어요. 아웅-

2018-04-06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6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one fine day 2018-04-06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가 되어야 여자인 내가 육체적으로 약하다는것이 정신적으로 그리고 인간으로서 열등한것이 아니라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될날이 올까요.
제가 여대를 나왔는데 그때는 주변에 여자밖에 없으니 나무위에 올라가 플랭카드도 우리끼리 메고 무거운짐도 여자인 우리끼리하는것이 너무 당연햤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수를 올릴 일이 많았는데 전 힘이 모자라도 어떻게든 혼자 올리려고하면 이런건 남자들이 하는 거라고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며 올려주던 남자 직원들에게 그냥 고맙다고 하면 되는데 괜히 고까운 맘이 들어서 남자가 하은 일이 아니라 힘이 좀 더 강한 사람이 하는거라고. 그리고 이 정도는 내가 할수있다고 했더니 여대 나온 여자라서 까칠하다는 핀잔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얘긴데 아직도 큰 변화는 없내요.

다락방 2018-04-06 13:37   좋아요 0 | URL
저는 대학시절 편의점에서 알바할 때 그런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여대를 나왔는데, 편의점에서 일할 때는 남자들과 같이 있었으니까요. 소주 박스나 맥주 박스를 들 때,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치울 때, 정말 무거웠거든요. 그런데 약한 애라는 인상을 주는 게 너무 싫어서 술박스를 다 들어 올리고 그랬어요. 술을 마실 때도 여자라서 저만큼 밖에 안마신다, 몸 사린다는 소리를 듣는 게 싫어서 무조건 남자들보다 잘마시려고 했어요. 계속 뭔가를 증명하려는듯이 살아왔던 것 같아요. 여자로 태어났다는 것 만으로도 이미 되게 피곤한 삶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이 책 읽으면서 피곤한 여자들의 삶이 비단 이 곳에서만의 일은 아니라는 걸 알게됐어요. 이탈리아에서도 여자들 정말 피곤하게 살아야 했네요...

moonnight 2018-04-0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약한 척 한다는 말 듣기 싫어서 무거운 것도 혼자서 들고 빡빡한 것도 이를 악물고 열고 했더니 이제는 노화현상으로-_- 진짜 못 들고 못 열게 되었어요 퇴행성관절염ㅜㅜ 그냥 약한 척 하면서 내 몸 아끼며 사는 게 현명한 일이었던 걸까 생각해 본답니다. 먼 산..-_-;;

다락방 2018-04-06 15:47   좋아요 0 | URL
ㅠㅠ
위에 어느 멋진날 님 댓글처럼, 힘이 약하다는 게 열등한 게 아닌데 그것이 마치 열등함의 증거인것처럼 보일까봐, 후려치기 당할까봐 이를 악물고 그렇지 않다를 증명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살았더니 문나잇님 말씀처럼 나이 들어 골병들고... 아, 정말 피곤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ㅠㅠ

one fine day 2018-04-06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생각났는데. 입사하고 얼마있다가 팀 프로젝트때문에 합숙을 가게됐는데 남자 직원들만 가겠다는거애요. 그래서 나도가겠다고 했더니 숙소도 지저분하고 밤샘도 많고 씻을 시간도 없을거라면서 여자는 힘들거라고 배려해주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난 잘 씻지도 않고 밤샘도 잘한다했더니 여대나온 여자라 역시 기가 세군.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게 이십년전 우리나라 직장의 모습이었는데 요즘은 조금 변했다곤 해도 능동적으로 일하는 여자에게 기센 여자라는 평판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안하면 남자에게 의존하는 여자고 능동적으로 하면 기센 여자고 이래저래 피곤합니다

다락방 2018-04-09 14:13   좋아요 0 | URL
지들 입맛에 맞게 여자를 후려치는 데 습관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행동 하나를 가지고도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이라 생각하기보다는 ‘여자들은 이렇지‘ , ‘여자들은 저렇지‘ 하고 후려치잖아요. 무슨 행동에도 ‘여자니까‘를 붙여버리니, 세상 가장 어리석은 게 남성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후려치기를 하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특히나 대한민국 이 땅에서 여자로 태어나는 건 몹시도 피곤한 삶을 살게 된다는 걸 뜻하는 것 같아요. 물론 엘레나 페란테 책 읽다보니 이탈리아도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말예요. 이 피곤한 삶에 대해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말하기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싫어요 진짜..

이 책에서 레누가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시작해서, 페미니즘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clavis 2018-04-0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비해온 간식♡
가방에는 간식♡
이 뭔가 매우 힐링됩니다♥♥♥

다락방 2018-04-09 14:13   좋아요 0 | URL
제 가방 안에는 초콜릿이 있답니다. 후훗.

2018-04-08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9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8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9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9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폴리 시리즈 3권의 초반까지 읽었다. 이 책 들고 다니기 너무 무겁고 사이즈도 큰데다가 하드커버도 아니라 가방에서 빼고 또 넣을 때 표지가 망가져... 해서 3권은 전자책으로 사봤는데, 1,2권을 읽어왔기 때문인지 예상보다 잘 읽히고 있다.


엘레나 페란테는 아주 영리하게 여자들이 어릴적부터 성인이 되어가면서 어떤 불평등한 위치에 놓여있는지를 말한다. 결국 그것을 말하기 위함이었다는 걸 알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속에 등장하는 남자들을 보는 건 너무 불쾌하다. 제대로된 놈이 하나도 없어. 결혼한 첫날 아내를 때리는 폭력 남편이 나오는데, 그전에는 딸과 여동생을 때리는 아빠랑 오빠도 나온다. 아 너무 해로워..아빠랑 오빠한테도 맞고 살았는데 결혼하니까 신랑도 때려. 너무 사랑한다고 하면서, 그런데 왜 자기를 이렇게 화나게 하냐면서 때려... 야... 세상 쓰레기들이구먼. 매너 좋은 남자들만 있는 천국인줄 알았던 이탈리아도, 뭐 여기랑 다를 바가 없어. 지구상에 남자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 마찬가지인가보다.


때리는 놈, 성적대상화 오지는 놈만 나쁜 놈인줄 알았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갈수록 점점 더 쓰레기 면모를 보이는 새끼가 나온다. 사실 1권에서도 그 새끼는 신경쓰였다. 그 새끼 씬에서 나는 크게 상처받고 우울했더랬다. 그런데 2권에서는 아예 후벼파는데, 단순히 사랑이 어긋나서 후벼파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한 여자에게도 개쓰레기가 된다. 여자들 후리고 다니는 지 아버지 너무 싫다고 경멸하고, 공부를 많이 하고, 세상 불의를 참을 수 없어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세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 해야 한다고 혁명을 부르짖는 새끼가, 이미 남편 있는 여자에게 끈질기게 구애해 '너를 위해 내 모든걸 버릴거야' 하고서는, 여자가 임신하고나자 도망가버려... 야.... 세상 쓰레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자식한테 빡쳐하자, 나보다 먼저 읽은 친구들이 내게 조언해주었다. 읽지마라, 그 새끼 점점 더 심해진다, 하고. 두 명의 친구가 그 새끼 더 심해진다고 말하는데, 나는 아니, 어떻게 이보다 더 심할 수가 있지? 하고 3권을 잡았다가 뒷목잡고 쓰러짐...



모든 여자들이 원하는 남자, 부드럽고 다정하고 사랑해줄줄 아는 남자......라는 이 남자가, 임신시켜놓고 도망친 게 한 번이 아닌거다. 지역마다 아이 낳고 도망다니는 새끼인건가... 아 너무 딥빡이 와서...



여러분 이 책 어떻게 끝까지 다 읽었나요? 그런데 이보다 더 심해진다고요???


줌파 라히리는 자신의 책 [저지대]에서 늘 혁명을 부르짖는 남자, 잘못된 걸 바로잡아야 한다는 남자가, 집에서는 엄마가 밥 차릴 때 손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했는데, 하하하하, 엘레나 페란테는 이 여자 저 여자한테 자기 애를 낳게 하고 도망가는 남자를 보여주고 있다. 히융-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레누는 그에 대한 마음을 접지를 못하네. 이 여자한테 애 낳고 도망치고 저 여자 임신시키고 도망친 그 남자를.... 진짜 내가 양 어깨를 붙들고 흔들면서 '정신 똑바로 차려, 그 새끼 쓰레기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미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나. 레누는 이 모든 것들을 알면서도 자기 좋을대로 해석해버리는데...



누구나 나쁜 사랑에 빠진다. 나 역시 어리석은 사랑을 했던 적이 있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수치스러운 기억도 갖고 있다. 내 인생에서 그 때를 확 지워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그 전과 후에 내가 내 행동의 어리석음을 몰랐던 바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를 합리화 하면서, '나는 달라'라고 하면서 그 길을 갔다.



나는 레누가 이 어리석은 마음을 접길 바라지만, 어떤 사람들은 꼭 자기가 해봐야만 '아, 이게 안되는 거였구나' 하고 뒤늦게 깨닫는다. 나도 이런 부류의 사람이고. 레누도 그런 것 같다.

이 책의 남자 등장인물들은 죄다 싫고 여자 인물들에게도 공감이 안되지만, 레누가 가장 어리석을 때, 나는 레누를 이해한다. 판단이 흐려질 때, 자기 합리화를 할 때, 결정적으로 사랑에 실패했을 때, 나는 레누가 되어서 속상하다.



아무튼 온갖 착한척 신사다운 척 다 하면서 임신과 출산과 양육을 여자에게 내팽개치고 돌아댕기는 저 새끼 때문에 나는 오늘 대단히 빡이쳤다.....



아, 이 책에는 시리즈 내내 쓰레기같은 남자,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었던 그런 남자들이 계속 나온다. 그리고 여자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당한 성추행들은, 나의 무엇 때문일까?'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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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04-0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는 동안엔 빡침의 연속입니다..;;;;; 레누의 갈팡질팡이 정말 맘에 안 들고 그러면서도 이해는 되기도 하고.. 그 주변 남자들의 행태는... 으악. 그래도 좋은 소설이었어요...

다락방 2018-04-06 10:02   좋아요 1 | URL
저도 레누 너무 짜증나고 바보같고 그런데 그러다가 이해가 돼요. 특히나 바보같은, 어리석은 선택을 할 때의 레누를 보노라면 너무나 답답하면서도, 그런데 나라면? 하고 스스로 되묻게 되더라고요. 나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 하고요...

저는 이 책이 이탈리아에서 사는 여성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탈리아판 82년생 김지영이랄까요... 아무튼 완독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연 2018-04-06 20:00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이 이탈리아 보통 여성들의 삶을 대변한다고 느끼며, 어쩜 어느 나라나 여성들이 처한 상황, 주변의 인식, 인생 등이 이리 비슷한 모양새일까 싶어 슬프기도 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다락방님.

단발머리 2018-04-0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락방님의 ˝저 새끼 때문에 나는 오늘 대단히 빡이쳤다.˝ 이 글을 기다렸다고 말하면, 저는 나쁜 사람이지요. ㅎㅎㅎㅎㅎㅎㅎ
사실, 저도 읽고 나서, 이 노무의 ㅅㄲ 때문에 딥빡친다, 이렇게 쓰고 싶었는데, 아....
이 딥빡침이란 다락방님 전용이 아닌가 싶어 사용을 자제했더랬죠.

음... 이런 대목 있잖아요. 레누가 ‘Chabod‘ 읽어봤냐 했더니 그 놈이 안 읽어봤다, 하면서 그 반응이요.
내내 듣기만 하던 레누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할 때, 그 놈의 반응 말이예요. 저는 그 장면이 아주 딱 떨어지더라구요.
그래, 너는 니 얘기만 중요하지. 네가 아는 것만 의미있는 거야. 그래서 다른 사람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지. 너는 너만 중요해.....
(이건.... 2권에 나오는 얘기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굳이 알려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빡칠 일이 계속 나올것이며, 그 하이라이트는 비닐 포장 4권에 있습니다.
그대의 완독과 더블빡침 페이퍼를 기다리며.....^^

다락방 2018-04-06 10:0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께는 ‘딥빡침‘을 사용할 수 있는 쿠폰 다섯개를 드리겠습니다. 원하실 때 사용하세요. 단발님께만 특별히 드리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말씀하신 대목 기억나요. 2권이었어요.
저도 그 부분 읽으면서 ‘아 이 새끼 맨스플레인 오지는 새끼구나‘ 싶었어요. 자기가 아는 거 잘난척 하기는 좋아하면서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 ‘여자가‘ 말을 하면 그걸 견딜 수가 없는거죠. 자기가 더 아는척 해야하는데! 제대로 듣는 자세를 갖추지 못한, 그 특유의 ‘내가 똑똑하고 내가 잘났지‘ 하는 맨스플레인 남자의 전형인 놈.. 아오 빡쳐. 그러면서 세상 불의를 못참는 듯하고 혁명을 해야 한다고 하고 세상 정의로움을 자기 몸에 쳐바른듯 하지만, 결국 임신시켜놓고 도망다니는 새끼죠... 아오-


4권까지 저는 대체 얼마나 빡치게 될까요...

유부만두 2018-04-0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경고했어요.

단발머리 2018-04-05 16: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단호하신데 죄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4-06 10:06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최근에 글 쓸 의욕도 없고 다 지겹고 무기력하고 의욕 없었는데, 와, 이 책을 읽으니 분노가 또 저를 건드려서 이렇게 페이퍼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분노! 빡침! 그것은 대단한 힘인 것입니다.

시작한 이상 끝을 보겠습니다. 화이팅!

moonnight 2018-04-0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사놓고 당연히 아직 안 읽었거든요. 읽기 두렵네요. ㅠㅠ 저역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다니기에 타인의 연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는 없지만... 저런 파렴치한 ㅅㅋ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바퀴벌레보다 질겨-_-

다락방 2018-04-06 10:08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말씀이 정답입니다.

제가 저기서 말한 저 새끼도, 자기가 한 번 그런 짓을 저질렀으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다음부터는 그 잘못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잖아요? 그런데 그런 면조차 갖고 있지 않은 어마어마한 쓰레기인 것입니다. 자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같은 죄를 계속 짓는 비열한 .... 하아- 저런 놈들이 지구상에서 아주 질기게 살아남아 자기 씨를 뿌리고 있어요....

hellas 2018-04-0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숨.... 다락방님 빡치신 지점에 저도 매우 민감한데 왜 여러사람들은 이 책을 아름답다고만 한걸까요. 저도 책장에 있는데. 아주 나중에 읽게 되던지... 안읽던지 할 것만 같아 우울합니다

다락방 2018-04-06 10:11   좋아요 0 | URL
제게 이책은 결코 아름답지 않습니다. 제가 위의 댓글에서도 썼지만, 이 책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이탈리아판 82년생 김지영>같은 책이에요. 나폴리의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무수히 맞닥뜨리는 비열한 남자들을 수시로 보여주고, 그 안에서 여자로 살아가면서 자꾸 자기 검열을 하는 여자를 보여줍니다. 여기나 저기나 남자들 있는 곳은 지옥같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아마도 그런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리베카 솔닛도 자신의 책에서 페란테를 언급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저는 시작을 하였으니 끝을 보겠습니다. 이들의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헬라스님, 저런 식으로 빡치는 부분은 계속 나옵니다.....

clavis 2018-04-0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이 부분이 제일 좋네요

˝레누가 가장 어리석을 때 나는 레누를 이해한다˝저는 태어나서 어제가 세상 가장 어리석었었는데 그 때 락방님은 저를 이해하셨을겁니다.레누도 이해하셨으니까요

세상의 누님과 같은 우리의 락방님
오늘은 제가 여기서 좀 머물다 갑니다

다락방 2018-04-09 14:22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되게 똑똑한 줄 알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손가락질하던 어리석은 짓을 제가 늘상 하면서 살더라고요. 아, 다른 사람 욕할 게 못되는구나. 사람은 언제든지 어리석어질 수가 있어...
저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그 순간 만큼은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어쩌겠습니다, 그러고 말았는걸...

원하시는 만큼 머물다 가세요, 클래비스님.

purenarsis 2018-05-0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딥 빡침... 궁금해서 서평을 읽어보게 됐어요.
ㅎ.... 너무너무 빡칠까봐서.... 책에는 손이 안갈 거 같아요. 하지만 서평 잘 읽었어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읽고 싶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애 책을 읽는다면 우울하고 그늘진 내 일상에 또다른 위로로 힘을 주기도 하겠지만..... 다락방님 서평만으로도
책을 이미 빡친 기분으로 읽은 느낌입니다.
알라딘 서평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서평 부탁드려요.

다락방 2019-04-05 11:58   좋아요 0 | URL
아 이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일 년이 지난 후에... 일 년 사이에 82년생 김지영은 읽으셨는지, 엘레나 페란테는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종종 알라딘 서재에서 뵙도록 해요!
 
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사샤 마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몇해전에 친구가 내게 회사로 파이를 보내왔다. 호두파이와 치즈파이가 절반씩인 파이 한 판이었는데, 나는 이런 선물을 받아보지 못해서 그 참신함에 놀랐다. 선물을 받은 기쁨은 물론 있었지만, 그 날은 유독 지친 날이었다. 지금은 왜 지쳤었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지쳤고, 그 파이를 들고는 집에 좀 늦은 시간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갔으니 샤워를 해야 하는데, 정말이지 지쳐서 금방이라도 쓰러져 잠들고 싶은 그 밤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씻으러 들어가면서, 아 그런데 씻기 전에 친구가 준 파이를 한 조각 먹어볼까, 하고는 식탁앞에 서서 파이의 포장을 열고 치즈파이를 골랐다. 그렇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치즈향과 씹히는 촉촉함 그리고 바삭함이 갑자기 내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입 안속의 향긋함은 곧 온 몸으로 퍼졌다. 서서 한 조각 후딱 먹고 샤워하러 들어가려던 나는, 주저 앉아서는 눈을 감고 먹었다.



아, 너무 맛있다.



나는 그 지친 늦은 밤에 이 맛있는 치즈파이를 먹으면서, 처음으로, 음식이 나를 치유해줄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지친 몸과 마음이 그 순간에 탁, 하고 풀어지는 것만 같았다. 멀리서 파이를 보내준 친구가, 어떻게 내가 힘든걸 알고 토닥토닥 다독여 주는 것 같았다. 스트레스 받을 때면 매운 것 먹고 싶어하고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싶어하고 술을 퍼마시고 싶어하지만, 여태 그렇게 살아왔지만, 어떤 음식이 입 안으로 들어와 툭, 하고 나를 풀어놓는 경험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맛있다'는 것과는 달랐다.




여름에도 설탕을 뿌려야 단맛이 우러나는 신선한 딸기 대신 깃털처럼 가벼운 동결 건조 딸기를 반죽에 섞었다. 새빨갛고 울퉁불퉁한 껍질에 여름을 머금은 냉동 딸기는 맛이 강렬하고, 반죽에 넣어도 속이 축축해지지 않는다.

여기에 색깔도 선명한 레몬이나 오렌지 제스트를 추가하고 크림을 몇 숟가락 끼얹으면 서리가 내린 창가가 따뜻해진다. 정말이다. 파운드 케이크 한 조각이면 지독하게 추운 날에도 몸이 풀린다. (윈터 파운드케이크, p.71)



'사샤 마틴'의 이 책, 《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는, 이런 이야기가 가득차있다. 음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을 받고 또 치유가 되었던 경험의 기록들. 단순히 사랑과 경험이라고 얘기하기에는 더 내밀하고 깊은 사연들이 있다. 사샤 마틴은 세계 각국의 요리를 해보이며 그것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하고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찾아들기 시작했다. 점점 매체에서도 관심을 갖게 됐고 팬이 생기면서 그 모든 음식들을 한 데서 차려내 파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요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만으로 책을 내려고 했지만, 결국 그녀가 써내려가게 된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가난하게 지내면서 엄마가 어린 자신과 오빠 마이클에게 요리를 해주던 그 부엌의 냄새와 분위기부터, 위탁가정에 맡겨지며 쓸쓸했던 기억까지, 자라면서 방황하고 엄마가 그리웠던 감정과, 끝내 섞이지 못했던 양부모와의 갈등까지. 사춘기와 대학시절 그리고 직장 시절을 거치면서 사귀었던 남자들, 그들로부터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고스란히 이 책 한 권에 녹아들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 사연과 기억들 틈틈이, 그것들을 떠올리게 만들어준 음식과 그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녀는 자라는 내내 엄마와 아빠를 향한 그리움에 시달렸고 또 외로움을 겪었다. 자신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단단히 붙들어줄 누군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사귀었던 남자친구중 한 명이 그에게 이별을 고하며 '니 문제는 결국 니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그녀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 뒤의 연애와 직장생활 그리고 육아에까지 고스란히 닿는다. 그 외로움과 아픔과 그리움이 그녀를 온통 잠식하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었고 또 따뜻한 사람이 되었다. 그녀가 소개하는 레서피에도 그 유머와 따뜻함과 그간 살아오면서 깨닫게 된 인생에 대한 철학이 다 담겨있다. 요리를 하는 그 과정을 하나씩 겪으면서, 어릴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초반부터 부엌의 따스함과 다정함 때문에 덩달아 한겨울의 난로앞에 앉아있는 기분이 되었었는데, 그러다가 툭툭, 그 따뜻함 사이에 끼어드는 강한 찬바람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는 이 책 한 권을 다 읽는동안 몇 번이나 눈물을 훔쳤다. 어제는, 지하철 안에서도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아픈 사연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랑을 깨닫는 과정 때문이기도 했다. 사람은 어느 나이에 이르든 계속 성장하는 존재인 것 같다. 계속 깨닫는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항상 뒤늦게 오는 것 같아 속상하지만, 그렇게라도 깨달으면 그 때부터 다른 식으로 세상을 보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에 또 의미가 있다.




나는 항상 머릿속에 요리 생각을 하지만, 내가 결국 손으로 만들어내는 요리는 언제나 상태가 안좋아서 역시 돈 주고 사먹는 게 최고구나, 라고 번번이 깨닫는다. 그럼에도 내가 계속 요리를 해보고 싶다, 잘하고 싶다, 나만이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메뉴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보일 수 있는 것이 요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성들여 음식을 준비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걸 맛있게 먹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행복할 것 같아서.



첫 조카가 세살 무렵이었을 때, 미트소스 스파게티를 만든 적이 있다. 면을 삶느라 부엌에 열기가 있고 가스렌지에 불이 들어와있어, 이모라고 달려드는 아이에게 '조카야 여기 뜨거워, 위험해, 이모가 맛있는 거 만들어 줄테니까 거실에 가서 엄마랑 기다리고 있어' 라고 말했었는데, 그 작은 아이가 '응' 하더니 내 말을 듣고 소파로 가 제엄마 옆에 얌전히 앉아있는 거다. 나는 면을 다 삶고 마트에서 사온 미트소스를 부어서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조카를 위해서는 작은 그릇에 담고 포크로 집어먹을 수 있게 잘라주었다. 식탁에 차려두고 아이를 불렀을 때, 아이가 포크로 스파게티를 떠 먹으면서 맛있다고 했고, 그렇게 한 그릇을 다 비워내는 걸 보는데 진짜 심장이 터질 것 처럼 행복하고 좋았던 거다. 이런 경험을 또 하고 싶어! 그러나 그 다음 스파게티를 만들어줬을 때는 조카가 먹지 않았다..................



사샤 마틴은 어마어마하게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어, 육아 때문에 단둘이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없었던 남편과 아이를 재우고 잠깐이나마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그 날 밤은 사랑이 무르익어간 밤이었다. 나는 이것이 사샤가 맛있게 만들어낸 그 디저트의 힘이었다는 걸 믿는다. 나도 그걸 하고싶은데, 아아, 나는 그것을 돈에 의지해야 하는 것인가... 내 손은 정녕 그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인가. 나는 요리로는 사랑을 표현할 수 없단 말인가!!




사샤 마틴은 따뜻한 마음과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고 요리도 잘하는데, 그것들을 한데 모아 글을 쓰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 책은, 글 자체로도 아름답고 뛰어나다. 자연스럽게 사연과 사랑과 유머가 그리고 깨달음이 글에 녹아나고, 그리고 그것은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의 성장과정과도 섞인다.

좋은 글이다.

올 해 읽은 가장 좋은 에세이라고 하고 싶지만, 혹여라도 내 에세이가 또 나올지도 모르니까 그 말은 아끼기로 한다. (킁킁)



그런데 이 좋은 책이 왜 아직도 1쇄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더 널리 읽히라고 내가 이렇게 리뷰를 쓴다. 움화화핫.





바게트와 처음 만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종이봉지 안에 넣은 채 손으로 잡고 뜯으면 바스라지면서 한숨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들리면 나는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를 들은 사슴처럼 걸음이 절로 멈춰졌다. 제대로 만들어진 빵 껍질에는 그런 효과가 있다. 입에 넣고 씹으면 이스트와 소금으로 만들어낸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고, 부드러운 속살이 내 입술에 대고 따뜻하고 촉촉한 입김을 불었다. (p.111)



한 남자와 몇 번씩 헤어지더라도 애착이라는 질긴 끈을 차마 자르지 못하는 여자도 있다. 엄마는 올리버의 약물 남용과 음주와 도벽으로 인해 벌어지는 감정의 줄타기는 견딜 수 있었다. 그의 변덕과 걸핏하면 사라지는 습관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마이클과 나를 생각해서 모든 인연의 끈을 놓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사라질 때마다 실망하는 우리의 모습을 견딜 수가 없었고, 우리에게 그의 성미를 이해시킬 수도 없었던 것이다. (p.39)

마이클은 점점 더 자기 방 속에 아픔을 가두었다. 한번은 토니가 방안에서 우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마이클은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런다고 대답하고는 끝이었다고 했다. 나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닫힌 방문만큼 마음의 상처를 감추는 동시에 여실히 드러내는 상징도 없다. (p.81)

나는 요리를 하고 싶었다. 요리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엄마가 가르친 무언의 교육에 따르면 요리는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우여곡절의 해결책이었다. 권태를 해소하는 해독제일 뿐 아니라 슬픔, 헤어짐, 외로움과 같은 암울한 현실을 떨치는 방편이었다. 반죽을 주무르거나 냄비를 저을 수만 있다면 이 새로운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사랑하던 반쪽과 사별한 뒤에 셔츠를 안고 자는 배우자처럼 나도 요리를 하면, 재료를 다듬고 보글보글 끓는 그 냄새를 맡으면 엄마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p.85)

온 사방이 귀청을 찢는 소음으로 덮이자 결국 내 안에서 뭔가가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 감정의 속삭임에 점점 중독이 된 채로 움직이고 춤을 추고 살아갔다. 시인인 셰인 코이잔은 이런 말을 남겼다. "무언가에 중독되는 것은 고통의 몸부림이 아니라 제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이보다 더 맞는 말이 어디 있을까. (p.121)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건 풀면 돼. 희한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보여. 당신과 함께 할 모든 게 전부 다 보여." (p.240)

제로니모에는 기다림이 있다. 모든 것이 때가 되면 열매를 맺기 마련이라고 다들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야구공만 한 우박이 쏟아지든, 한 마을을 싹 쓸어버릴 수도 있을 만큼 강력한 토네이도가 들이닥치든, 가벼운 소화불량에 걸리든,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 떠오르는 태야, 뜯어먹을 수 있는 메기, 뜨끈한 저녁, 잦은 미소만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키스는 이런 세상의 귀감이다. (p.252)

로맨스 지수를 최고로 끌어올리려면 완벽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초콜릿의 씁쓸한 뒷맛이 그런 역할을 하듯, 사랑의 달콤함도 고난을 통해 좀 더 세련되게, 좀 덜 질리게 발전한다. 힘든 일을 겪은 뒤에 다시 만나면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이인지 깨닫게 된다. 자허 토르테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초콜릿 케이크인데, 다크 초콜릿과 적당량의 설탕이 어우러져서 완벽하게 달콤 쌉쌀한 맛을 연출한다. (자허 토르테, p.320)

"당신이 자랑스러워." 키스는 내 어깨를 꾹 누르며 테이블을 둘어보았다. "당신, 진짜 행복하겠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행복은 하나의 목적지가 아니다. 행복해지려면 끊임없이 잡초를 뽑고, 감정과 상황을 맞닥뜨리는 대로 조절해야 한다. 그 뒤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식의 결말이나 행복을 보장하는 사람이나 장소는 있을 수 없다. 혼란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려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혼란을 통제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 그것부터가 시작이다.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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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3-3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글, 너무 좋네요~~~
치즈케이크를 부르는 글이예요. 전 가끔, 치즈케이크를 먹으려고, 밥을 먹어요.
일단 밥을 먹고, 그리고 치즈케이크... 첫 번째 만남이 최고죠. 크하~~~

전 요리에 관련된 책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리를 안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제게 요리는 요리가 아니라, 끼니가 되어서요 ㅎㅎ 이 책은 정말 근사하네요. 특히 요기요.

˝요리는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우여곡절의 해결책이었다. 권태를 해소하는 해독제일 뿐 아니라 슬픔, 헤어짐, 외로움과 같은 암울한 현실을 떨치는 방편이었다. ˝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도 떠오르구요.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부엌이야기, 다락방님 새 책 다음 가는 에세이로 찜을 해놓고요 ㅋㅋㅋ

다락방 2018-03-30 10:28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이 책 너무 좋아요!
특히 음식을 요리하고 먹을 때 묘사가 대단해요! 저 위에도 인용했지만 바게트 먹는 거 묘사 좀 보세요. 어휴..음식이 생생하게 그려져서 미치겠더라고요.
이건 단순히 요리 얘기라기 보다는 요리에 얽힌 성장과 사랑, 이해의 이야기인데요 작가가 글을 아주 잘 썼어요.
또 몇 번의 사랑을 잃고 결국 자신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지켜봐주는 짝을 만나는 이야기도 너무 좋아요!
책날개에 보면 블로그 주소도 있던데, 어제는 거길 가서 음식들 구경을 했답니다. 근사한 음식을 구경하는 건 근사한 글을 읽는 것처럼 제겐 너무나 기분 좋은 일이라서요!

레이먼드 카버의 그 단편, 저도 좋아해요! 빵집 주인이 일단 잘 먹이려고 하는 그 장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마음이 따뜻해지죠.

아무튼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저같이 요리랑은 거리가 먼 사람도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요리를 끼니라고 생각하는 단발머리님이 읽으셔도 아주 좋을 책이에요. 아름다운 책이거든요.


그나저나 다음책은 백래시를 읽을까 하는데... 너무 분위기가 달라지려나요? 하하하하하

2018-04-03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3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