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반드시 동행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혼자여도 좋고 또 혼자여서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여행 타입이 맞는 친구가 있다면 그건 아주 좋을 것이다.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꼐 마시다가 잠들기 전 그 날의 여행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그야말로 좋지 않은가.


그러나 여행은 그저 만나서 먹고 마시고 수다떠는 것과는 다르다. 만나서 먹고 이야기 나누는 걸 오래 함께 해온 친구라도, 막상 여행을 갔다가 서로에게 마음 상해 돌아서게 되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동행과 내가 바라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뿐더러, 체력 또한 마찬가지. 한 쪽은 계속 걷고 싶어하는데 한 쪽은 걷는 걸 세상 힘들어하면 그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울 리가 없다. 한쪽은 호화로운 호텔에서 자고 싶어하는데 한 쪽은 그저 어디든 눈만 붙일 수 있다면 잠을 자는 데 큰 돈 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진 체력 우리가 여행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이 서로 같을 확률은 아주, 아주 적다. 그러니 동행이 있는 것보다 없는 게 편할 수도 있는 거다.


이 체력과 바라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에게 나와 같기를 기대해서도 안되고 또한 그 바람은 이루어질 수도 없다. 다만, 상대를 애정하는 마음이 크다면 '아 이런 점이 다르구나' 하고 서로 다름을 받아인다면 또 문제는 의외로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면 너는 다녀와, 나는 숙소에서 쉴게, 하는 식으로 말이다. 대체적으로 싸움은 '야, 지금 바다 보러 가자니까 왜 너는 바다 안본다는거야' 하면서 일어난다. '야 외국 왔으면 현지식을 먹어야지 너는 왜 라면을 먹겠다는 거야' 하면서 일어나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보고 여행 파트너도 겪어봤기에, 나는 이제 여행 파트너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 한 번 해보는 것보다는 솔직히 혼자 가는 게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한 쪽이 빠르고 어느 한 쪽이 느린 속도를 맞추어나가는 것은 때로 큰 스트레스를 동반하니까. 가족들이어도 그렇고 친구들이어도 그렇고 애인이어도 그렇다. 우리의 속도는 늘 똑같을 수가 없다. 다른 속도를 기다려주고 맞춰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여행이라는 게 다른 많은 것들이 섞여있는데 늘상 맞춰준다는 것도 웬만한 애정으로는 커버가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혹여 내가 결혼을 해서 남편이 있다고 했을 때, 그 남편이 나처럼 여행을 좋아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 가서 내가 원하는 걸 먹고 싶어하는 상대가 지구상에 얼마나 있을까. 나같은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어. 해서, 나는 혹여라도 결혼을 해서 남편이 있다 해도, '나 여행 좀 다녀올게' 라고 말하고 훌쩍 다녀오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도 같이 가자'고 그가 말해온다면 어 그래, 라고 같이 갈 수 있겠지만, 또 여행지에서의 일정도 늘상 함께 해야된다는 생각은 애시당초 갖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가 사이좋게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위의 책, 《라오스가 좋아》에서의 부부는 전생에 어떤 덕을 쌓았길래, 제일 근사한 여행파트너가 된다. 그들은 전셋집을 내놓고 그 돈으로 장기간 여행을 할 정도로 여행에 있어서 서로 합이 맞는다. 긴 시간의 여행이라는 건 큰 체력을 요하는 일인데, 그들은 관광버스를 대절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현지의 버스를 타고 현지의 속도로 움직이며 현지 음식을 먹고, 그렇게 여행을 즐긴다. 그곳에서의 기후와 풍경을 오롯이 즐기면서 사는 삶을, 둘이 함께 즐기고 있다.




전셋집을 빼서 여행을 가는 것 자체는 혼자여도 큰 결심이 필요하다 생각되는데, 그걸 둘이 같이 해낸다. 나같은 경우에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것도 역시 좋아한다. 아, 여행가고 싶다, 하는 마음과 꼭 같은 크기로 '아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안정적이어야 하는 사람이다. 돌아갈 집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 다음의 계획이 있어야 행동이 가능한 사람. 아무리 여행을 좋아하는 나지만, 나의 경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전셋집 빼서 그 돈으로 우리 여행다니자, 라고 제안해 온다면 나는 반드시 "그 다음은?" 이라고 물을 사람인 거다. "그 다음은 될대로 되겠지"라는 식의 대답을 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종류의 사람이야...그러니 아무리 여행을 좋아해도 전셋집 빼서 여행갈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외국에 있는 남자를 사랑할 때,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외국에서 살 생각을 했다. 그는 내가 이곳의 모든 것들을 버리고 그곳으로 오는 삶은 쉽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당연히 그건 쉽지 않지, 나는 애초에 '버리고' 간다는 생각 자체를 안.했.다. 왜 버려? 안버릴건데? 나는 여기에도 그리고 거기에도 동시에 정착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많은 시간을 그와 보내면서 또 훌쩍 잠깐 이곳으로 와서 나의 가족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고 이곳의 집에서도 머무르고.. 나는 그렇게 살 생각이었던 거다. 내가 여기에 있으면서 외국에 다녀오는 삶을 사는 것처럼, 그곳에 있으면서 외국 여행을 가듯이 간혹 이곳으로 찾아드는 삶을 살고자 했어. 일년에 한두번쯤 여기 들러서 한 열흘쯤 있다가 가면 되잖아. 나는 무언가를 버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여기를 버리고 거기를 택하는 게 아니라, 여기에도 나 있고 거기에도 나 있으면 되지~ 했던거다. 아... 너무 멋지지 않나? (또 내가 나에게 반했다)



아무튼 그렇게 어딘가로 돌아다니는 삶, 그러나 한 곳에 뿌리 박는 삶을 사는 것을 나는 원한다. 외국에서 내가 살고 그곳에 뿌리를 박는 삶을 살되, 그러나 이곳으로 계속 흘러들었다 나가고 하는 그런 삶. 내가 어디에 단단하게 딱 박고 살든, 일단 그런 곳이 한 군데 있다면, 그런 후에야 나는 비로소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훌쩍 갔다가 또 훌쩍 오고..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쓰다가 생각한건데, 어쩌면 내게 사람도 그랬던 것 같다. 이 사람도 만나고 저 사람도 만나고 훌쩍 훌쩍 사람도 옮겨 다니지만, 계속 뿌리박고 단단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삶. 중심은 언제나 있었던 것 같고, 그 중심이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중심을 두고 여기도 갔다 저기도 갔다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돌아오는 게 가능했고. 내게는 이런 삶이어야 했다. 이런 삶이어야 하고.


내게는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돌아갈 곳이 있어서. 나에겐 늘 돌아갈 곳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속의 부부는 서로가 최상의 파트너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그럴 수 없을텐데, 이들은 그렇게 했다. 그걸 둘이 함께 할 수 있다니, 게다가 함께 떠나고 함께 돌아다니는 게 그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그 합이 맞는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이 마흔에 수능공부로 대학을 간다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을까. 그 드문 걸 생각하고 해내는 것도, 서로가 서로의 파트너였기에 가능한 것 같다. 와, 어떻게 덕을 쌓았으면 이렇게 생활패턴이 같은 사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을 서로의 배우자로 맞아들일 수 있었을까? 대단하다. 인간은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 부부를 보면서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아직 다 읽기 전이지만) 라오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질 않는다. 이 부부야 여행이 익숙한 사람이고, 금세 현지의 속도에 맞추고자 자신들을 컨트럴 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그게 될까? 나는 저렇게 버스가 생각보다 지연되고 지연되고 느리고 느리고 하면... 아아, 나의 과민한 방광이 버텨낼 수가 없을 것 같아. 세상 초조해서 나는 정말...어휴..... 내 방광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찰 것 같아. 역시 .. 라오스 안되겠다....... 내 방광을 위해 나는 좋은 호텔이 있는 곳을 여행하겠어....... 이것이 내 방광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야.....




주말에는 안산에 다녀왔는데, 안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남동생은 자기 USB 에 담긴 노래를 틀어두었다. 요즘 노래보다는 옛날 노래들이 더 많은데, 마침 '태사자'의 <도>가 나오고 있었다. 대학시절 태사자의 <Time> 을 노래방에서 종종 부르곤 했었는데, '도'가 나오니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됐다. 그런데 노래 가사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태사자 in the house~


아무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입에서 나오는대로 그 부분을 따라 부르는데, 남동생이 그러는 거다.


"야, 태사자 인 더 하우스가 대체.. 가사가 이게 뭐냐. 무슨 뜻이야."


아, 이 말을 들으니 갑자기 너무 웃긴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 태사자 인 더 하우스..이게 무슨 맥락에서 나온 말이야 대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너무 웃겨가지고,


"그러게. 태사자는 집에 있다. 이런 건가봐."



이러면서 둘이 빵터져서 웃었다. 가사 보면 '니가 다시 돌아올거라 생각했어 난' 이런 게 있던데...그러니까, 니가 다시 돌아올 거니까 나는 집에 있을게...이런 맥락인건가. 아니면 영어라고 그냥 막 넣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면 돌아오는 거라면, 나도 한다.



다락방 in th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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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8-03-26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다락방님 사랑합니다 진심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3-26 09:16   좋아요 1 | URL
그 사랑 감사히 받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3-26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집에 있는 다락방님 ㅋㅋㅋㅋ 졌다 졌어 못 이긴다 자꾸 자꾸 못 이긴다 ㅋㅋ

다락방 2018-03-26 09:17   좋아요 1 | URL
제가 집에 얌전히 있을테니 돌아올 놈은 돌아오면 되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좀 멋진 것 같아요... 헤헷 (발그레)

섬사이 2018-03-26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어디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in the house 하는 거 좋아해요.
아, 역시 집이 최고야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여행도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어요. ㅋ

다락방 2018-03-27 08:25   좋아요 1 | URL
아, 섬사이님!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네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제 방, 제 침대에 누웠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요!
저도 그럴 때마다 생각하거든요.
아, 집이 얼마나 좋은지 깨닫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인가...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장소] 2018-03-2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 웃겨!! 태사자 깨알같이 등장해주는 센스가 ~영어를 막집어넣은건가~~ ㅎㅎㅎㅎ
저도 집에 있을게요! ^^ 말하고나니 웃기지 뭐예요!

다락방 2018-03-27 08:27   좋아요 1 | URL
마침맞게 태사자가 등장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생뚱맞은 거예요. 태사자 인 더 하우스~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대체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쉐킷쉐킷붐~ 이런 것보다 더 맥락없는 것 같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걍 아는 단어를 때려넣었구나 싶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태사자가 집에 있는 게 왜 노래가사에 들어가야 하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8-03-27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중2땐가 태사자 엄청 팬이었어요.. time도 아직 노래방 가면 부르고 ㅋㅋㅋㅋ 넘나 좋은 태사자! 짱멋.. 근데 저 라오스 줄 친 부분 ㅋㅋㅋㅋ 엄청 공감되네요. 나도 저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고 막 ㅋㅋ

다락방 2018-03-27 08:28   좋아요 2 | URL
중2 때 팬이었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대학 때 부르고 다녔어요. 이름이 진수였나...하는 동갑내기 남자아이가 처음에 그 노래를 불렀는데 그 때 걔한테 잠깐 반했었죠.. 후훗. 잘생긴 녀석이었는데... 매너도 좋고....지금은 어딘가에서 무얼 하고 살고 있을지.... 얼굴도 기억은 안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러게, 뽀게터블도 저 정도는 충분히 쓰겠는데요?!
써봐요!! ㅋㅋㅋㅋㅋ 뽀도 외국에서의 삶 같은 걸로 에세이 책 한 권 낼 수 있을것 같은데!!
 
거...거....거짓말!!

















사주를 보지 않았던 때에, 막연하게 그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부질없다 여겼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미래를 어떻게 봐, 그러면 사람들이 왜살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처음 사주를 보고나서 내 운명에 쓰여진 팔자, 그 여덟글자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조곤조곤 말해준다는 게 나를 얼마나 위로하는지를 알게 됐다. 그 위로의 경험은 카운셀러의 역할을 톡톡히 했으므로, 나는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처음 명리학에 관해 읽은 책은 고미숙 쌤의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였는데, 이 책에서도 사주는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라 말하는 대신, 쓰여진 글자로 내가 어떻게 내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야 하나를 말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다음 책으로 골라들은 '강헌'의 이 책, 《명리- 운명을 읽다》에서도, '살'이 있다고 다 나쁜 것도 아니고 '귀인'이 있다고 무조건 좋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대운'이란 것도 마찬가지. 대운이 빵 터지는 대운이 아니라, 십 년에 한 번씩 바뀌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또한 사주는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역시. 만약 내가 우울하고 답답하다면, 내 글자들 중에 무엇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나 가만 들여보고 그것을 풀어가면 될터였다.


강헌의 책에서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약사에 대한 사례가 나왔는데, 아침 일찍 동네 약국에 문을 열고 저녁에 문을 닫는 생활속에,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음에도 그가 우울해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의 사주를 보니 '역마'가 있었던 것. 역마가 있으니 좀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의 삶은 그를 돌아다니게 하지 않았던 거였다. 그래서 그에게는 '주말에는 약국 문을 닫고 지방 어디에라도 꼭 여행을 다니라'고 했다는 것. 일전에 내 친구는 사주를 봐주는 쌤으로부터 '저녁에 취미를 가지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그 당시엔 그냥 그런가보다, 취미란 게 있으면 좋지, 하고 무심히 넘겼었는데, 책들을 읽고나니 그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게 되었다. 친구가 취미를 가지는 것은, 삶을 좀 더 활기차게 만들어줄 것이었다. 나로 말하면 '일기를 쓰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이미 미친듯이 일기를 쓰고 있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사주쌤들이 나를 보면 그렇게나 칭찬칭찬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무언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내가 이미 다 하고 있었던 거다. 장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져.


아, 아무튼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몇몇 친구들의 사주팔자를 가만 들여다보면서 흐음, 이렇군, 하면서 파악하려고 노력중인데, 사실 이게 쉽지가 않다. 강의를 듣고 싶은데 봄이 지나고나면 강의를 알아보고 좀 들어볼 참이다. 지금은 간단히 여덟글자를 보면서 아, 너는 이 글자가 있으니 이런 성격이 있겠구나, 하는 정도인데, 어제 잭 리처를 읽고나서 밤에 잭 리처에 대해 생각했다.

















이노믄 자식이, 이 책에서 자신보다 열 살 많은 여성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섹스를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자꾸 또 하고 싶어하고 또 하자 그러고 틈만 나면 하려고 하는데, 그래서 '이번 일 끝나면 같이 로마에 다녀오자' 해놓고서는, 일 끝나기가 무섭게 사라져버린 거다. 시리즈에서 늘 있어왔던 일이었는데, 그러니까 또 다음 시리즈가 되고 그러긴 하지만, 아, 어제는 대단히 빡이 치는 거다. 나는 남겨진 연상의 여자가 되어서 이 개똥같은 시키... 바람같은 놈..... 이라고 생각한 거다. 물론, 그 여자는 떠나간 잭 리처를 보고싶다고 울고불고 한다든가 식음을 전폐한다든가 하지 않고 잘 산다. 나처럼...(응?) 그러다 문득, 잭 리처가 시리즈마다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랑 어떤 삶을 함께 하지는 않은 채로 또 이리저리 떠다니는 삶을 산다는 생각을 하니,



오호라, 이 놈 공망살이 있구나. 싶었다. ㅋㅋㅋ



이건 내게도 있는 건데, 결혼하고 일찍 혼자가 되거나 연인이 멀리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걸 얘기한다. 이 놈,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서 여자 만나고 또 훌쩍 떠나버리니, 공망살이 있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그러다 혼자 빵터졌다. 잭 리처의 공망살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그러자 연이어 떠오른 것이 역마살이었다. 역마살도 다 달라서 누군가는 그냥 '성북구' 정도의 역마살을 가지고 있고 또 누군가는 '전국' 지역의 역마살을 가지고 있는데, 나로 말하자면 '무무병존'의 사주라, 세계를 넘나드는 역마를 가지고 있는 거다. 내 경우에 잭 리처 역시 세계를 넘나드는 역마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처럼 무무병존이려나, 잠깐 생각했다, 그것은 그렇지가 않다,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무무병존'의 사주는 오행중에 '토(土)'에 해당하는데, 토는 또 이 땅에 붙어있으려고 하는 성질도 있는 거라.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려는 성향도 있어. 그러므로 어딘가에 가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 거다. 그런데 잭 리처는 돌아올 어딘가가 없어 자꾸 여기저기 떠다닌다. 그러므로 일단 그에게는 '토'의 성질은 별로 없을 것 같고, 또한 '무'는 음양중에 양의 기운인데, 잭 리처는 음의 기운을 보이는 듯하다. 그간 사람을 사귀는 것도 나처럼 반드시 소통해야 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자기 일을 묵묵히 하는 타입이었어. 그러므로 잭 리처의 일간에 있는 글자는 양이 아닌 음의 기운일 것 같은 거다. 게다가 그는 시리즈에서 자주 '약한 것을 보호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1편에서 아이들이 무사한 걸 보고 크게 안도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그에게는 어질고 인자한 면이 있을 터, 그는 아마도 내가 가지지 못한 '목(木)'의 기운을 가졌을 것 같다.

그런 그에게도 귀인이 있을텐데, 그 좋다는 '천월이덕'이 있는 건 아닐까 잠깐 생각했지만, 만약 천월이덕이 그에게 있다면 그가 그렇게 가는 데마다 악당을 만나 싸울 일 자체가 없을 것 같은 거다. 삶이 평탄해야 할 것 같은데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그러므로 천월이덕 귀인은 없다. 대신, 그렇게 싸워도 그가 계속 무사하니, 아마도 뒤에서 그를 묵묵히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힘, '암록'은 있지 않을까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오늘 출근길에 잭 리처의 사주팔자를 궁금해하며 곰곰 생각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아직 명리 이 책을 읽고 '합'이라든지 '극'이라든지 뭐 이런 거에 대해서까지 이해를 한 건 아니어서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해봤는데, 만약 내가 이 한자와 저 한자가 만나 조화를 이루는 것까지 공부를 더 깊게 한다면 잭 리처에 대해서도 더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주쌤들 중에는 사주팔자를 주지 않아도 얼굴로 아는 사람들도 있더라. 관상을 보고도 오행중에 어떤 게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 아무튼 열심히 공부해서 내가 잭 리처, 너를 분석해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잭 리처는 그간 시리즈를 읽었으니 몇 번 만난터라 이렇게 파악이 가능한데, 사실 소설 한 권 읽고 캐릭터에 대해 이런식의 분석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또 해봐야지. 가능하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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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3-20 1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키햐~~~~
자신에게 있어야 할 것을 스스로, 미리미리 하고 있다는 칭찬을 받는 다락방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잭 리처의 사주라니요~~ 잭 리처의 사주팔자를 밤새 곰곰 생각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다락방님 혼자일듯 한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릭터 분석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다락방식 사주팔자 분석!!
제1강 : 잭 리처 <그는 왜 자꾸 최고의 여인을 두고 떠나는가>

다락방 2018-03-20 10:23   좋아요 2 | URL
저도 생각하면서 너무 웃긴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막 이러니까 이 한자겠고 이러니까 이건 아니겠고 막 이러는데 혼자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분간 소설을 읽으면서 캐릭터 분석 좀 해야겠어요. 캐릭터의 사주팔자를 어디 한번 분석해보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잭 리처 나빠요. 이런 남자를 사랑하면 안되는데, 제가 공망살이 있어가지고 이런 남자를 사랑할 팔자죠,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3-2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크스주의 비평, 신비평, 무슨무슨 주의 비평..... 오래 해먹었으니 이제 그만 뒷방으로 물러날 때. 이제 ˝사주팔자 비평˝이 평정한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3-20 11:3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짱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가 응용력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거 쓰면서 ‘쇼님한테 칭찬받겠다!‘ 생각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쇼님 빨리 읽어줘야 되는데 왜 안읽지? 초조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3-20 11:41   좋아요 0 | URL
인정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밌는 글,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는 다락방님입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8-03-20 11:43   좋아요 0 | URL
만세! 옆구리 찔러서 절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3-20 11:53   좋아요 0 | URL
제 옆구리는 물렁해서 감각이 무뎌요 ㅋㅋㅋㅋ 찌른다고 절하고 그런 사람 아닙니다. 천월이덕을 뭘로 보시고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3-20 12:03   좋아요 0 | URL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잭 리처도 없는 천월이덕! ㅎㅎㅎㅎㅎ

밥이좋다 2018-03-2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의 역마살은 당근 생각했지만, 다락방님처럼 이런 문장력은 부럽습니다.

다락방 2018-03-21 22:14   좋아요 0 | URL
어유 제가 무슨 문장력이 있다고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겸손한 척 매우 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한엄마 2018-03-26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벙커1이란 강연 사이트가 있어요. 김어준 총수가 만들어 놓은 건데 거기에 강헌 강연이 엄청나게 많이 있답니다.
저는 시간이 안 되어 못 듣고 있어요.ㅜㅜ

책한엄마 2018-03-26 06:33   좋아요 0 | URL
더 슬픈건 장희진 쌤 강연이 분명 있었는데 누군가 외모 비하 리플을 달아놔서 이젠 그 강연 사이트에 못 올리게 됐어요.마음이 찢어집니다.ㅠㅠ

다락방 2018-03-27 09:48   좋아요 1 | URL
강헌이 사주명리학으로 강의도 할 것 같더라고요. 봄에 했었는데 제가 그건 패쓰했고, 여름에 또 할 것 같은데 그건 한 번 들어볼 참이에요. 책으로 익히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아니... 정희진 쌤...외모비하...요? 미치겠다 진짜. 정말 사람들 가지가지하네요 ㅠㅠ
 
잭 리처의 하드웨이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일이 끝나면 같이 로마에 가자고 해놓고 ㅜㅜ 도망갔어 ㅜㅜㅜ 잭 리처 나쁜 새끼 ㅜㅜㅜㅜ 세상에 믿을 놈 없어 ㅜㅜㅜㅜㅜㅜㅜ이 놈이나 저 놈이나 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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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03-19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도망갔군요 ㅠ

다락방 2018-03-19 20: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이노믄 시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섬사이 2018-03-19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거짓말 구라쟁이가 결국 도망을? 저 책을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멋지고 잘생기고, 심지어 능력도 좋은 나쁜남자의 전형이자 결국 거짓말 구라쟁이였군요. 다락방님이 구라쟁이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요. ㅋㅋ

다락방 2018-03-20 09: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섬사이님! 멋지고 잘생기고 온갖 능력을 다 가지고 있는 남자죠. ㅋㅋㅋㅋ 그렇지만 시리즈마다 다른 여자를 만나요.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이라 그럴 수밖에 없을텐데, 이놈이... 이번엔 로마 갔다오자고 말해놓고 떠나버렸어요. 아유 나쁜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요일 아침에는 기차를 타고 창원에 가야했다. 친구들이 이사를 했고 이사간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거다. 자, 그렇다면 무슨 책을 가져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들기 전 샤워를 하다가 문득, '아, 잭 리처 읽은지 오래되었으니 잭 리처 읽자!' 하고는, 샤워를 마치고 가방을 싸면서 책장 앞에 섰다. 예전엔 잭 리처를 순서대로 읽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되는대로 읽자, 하고 있고, 그래서 순서상 앞인지 뒤인지도 모르면서, 잭 리처'들' 중에서 이걸 골라왔다. 기차에 타자마자 졸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졸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한참 후에 깨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아, 잭 리처는 진짜 재밌어 ㅠㅠ


그런데 시리즈를 계속 읽어온 부작용이라고 해야 하나... 예전엔 다 너무 멋지고 좋고 짱이고 그랬는데..... 이제는 뭐랄까..... 자꾸 이렇게 된다.


이 거짓부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지난 시리즈에서는 눈을 감고도 총으로 목표물을 맞출 수 있다는 얘기를 했었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우와- 짱인데!! 이러면서, 남사친에게 '너도 그거 할 수 있어?' 물었더랬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리처가 시계 없이도 시간을 분단위까지 정확히 알아채는 남자로 나오는 거다. 지난번 시리즈에서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운동한 남자보다 더 근육질로 타고났다고 하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너무하잖아? 그러면 계속 운동하면서 식이까지 겨우겨우 해서 몸 만드는 사람들 어찌 살라고 응?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서 자꾸 시계 없이 분까지 정확히 시간을 맞힌다. 그걸로 결국 사건 해결까지 하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거....거짓말!

거짓부렁...

이 구라쟁이!!



이 점에 대해 여자등장인물이 '너 어떻게 그게 되는지 나한테 꼭 말해줘' 라고 말하는데 리처는 자기도 잘 모른다고 한다. 자기가 그게 왜 되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 사람이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르니까..뭐 그럴 수도 있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도 ..



거..거....거짓말!

거짓부렁...

이 구라쟁이!!



그러면 이 놈이 거짓말을 해대니까 앞으로 이 시리즈를 안읽을거냐 하면, 또 그건 아니야. 이 거짓부렁을 내가 재미있게 읽고 있다. 다음엔 또 어떤 거짓말을 하나 보자, 이 놈!! ㅋㅋㅋㅋㅋ




그리고 짠-




친구집에서 먹은 통마리 명태전이다. 우리는 친구집에서 파티를 했기 때문에 연어회도 있었고(탱글탱글해서 맛있었어!!), 친구가 만든 떡볶이도 있었고, 김밥계란말이에 샐러드와 과일도 있었다. 그리고 이 명태전도 있었는데, 이거 자꾸 생각나는 맛이다. 우리는 네 명이었고 다른 안주들도 많아 이거 한 마리여도 다들 너무 배부르게 먹고 마셨지만, 오늘은 이걸 조금밖에 못먹은 게 너무 아쉬운 거다. 아...더 많이 먹었어야 했는데... 내가 친구들에게 너무 양보했나? (응?)


계속 아쉬워서, 다음에 창원 친구네 집에 가면 이걸 1인 1마리 시켜두고 먹자고 해야겠다. 두 당 한마리씩 처리하자!!! 통마리 명태전... 힝 ㅠㅠ 내가 왜 친구들한테 많이 양보했지... (응?) 내가 다 먹을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꾸 생각나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오늘 프**님 페이퍼 보니까 이 책을 당장 사고싶어지는데...프**님은 아이스크림 꺼내 드셨다는 글만 쓰셨을 뿐인데...왜때문에 나는 이 책을 사고싶어지는거지..



살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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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잭 리처와 명리학
    from 마지막 키스 2018-03-20 09:05 
    사주를 보지 않았던 때에, 막연하게 그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부질없다 여겼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미래를 어떻게 봐, 그러면 사람들이 왜살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처음 사주를 보고나서 내 운명에 쓰여진 팔자, 그 여덟글자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조곤조곤 말해준다는 게 나를 얼마나 위로하는지를 알게 됐다. 그 위로의 경험은 카운셀러의 역할을 톡톡히 했으므로, 나는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처음 명리학에 관해 읽
 
 
psyche 2018-03-2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사신거 아니죠? ㅎㅎ 이거 포스트 하시고 바로 결재하러 가셨을 듯

다락방 2018-03-20 09:12   좋아요 0 | URL
어제 프시케님 서재 다녀와서 바로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려다가 참았어요. 참는 데까지 참아보려고요. 왜냐하면 집에 안읽은 책이 많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읽고 사자, 참는 데까지 참아보자! 이러고 있어요. 다 부질없다는 걸 곧 알게 되겠지만 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본없는 페미니즘 - 메갈리아부터 워마드까지
김익명 외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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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메르스 갤러리 사이트에 처음 들어가봤을 때 놀란 건 그 미러링 표현들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 많은 남성들로부터 글로 혹은 말로 늘 들어왔던 것들을 여자들이 거기서 되돌려주고 있었다. 와, 이렇게도 할 수 있네? 그때의 통쾌함은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 들어가봤을 때는 익명의 여자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성폭행 피해를 얘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었다가, 그것이 자신의 잘못인줄로만 알고 숨겨왔다가, 그곳에서 비로소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네 잘못이 아니다', '가해자가 나쁜놈이다'라는 말을 듣고 위로 받고 있었다. 나는 메갈이 하는 일은 미러링이지만, 미러링 이전에 그동안 억압받았던 여자들의 편에서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곳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 회원가입을 한 것도 아니어서, 나는 숱한 사람들이 같은 익명으로 글을 쓰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댓글을 단 유저들이 모두 'ㅇㅇ' 란 닉네임을 달고 있었던 것.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야 그것이 이름에서 올 수 있는 권위에 기대지 않기 위함임을 알았다. 그러니까 나처럼 '다락방' 이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면 결국 나에게 친한 사람이 생길 것이고, 혹여 내가 파워블로거라도 되면 나에게 말하기도 힘들어질텐데, 모두가 다같이 똑같은 닉네임을 사용하면 그걸 방지할 수 있는 거였다. 아니, 이 사람들, 이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있었구나...


처음에 나는 이 게시판 재미있네, 후련하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말을 해, 라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지만 내가 그곳에 속해있거나 한 건 아니고 몇 번 들어가본 게 다 였으므로 '아니 나는 메갈회원 아닌데?'라고 말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숱한 남자들이 이제 '너 메갈이냐?'를 혐오 발언으로 쓰며 여자를 나누기 시작했다. 마치 김치녀와 된장녀를 만들어낸 것처럼, 개념녀를 만들어낸것처럼, 그렇게 여자를 또 나누고 있었다. 김치녀를 만들어내면 많은 사람들이 '나는 아닌데?'를 증명하려 하고, 개념녀를 만들어내면 '아, 나는 개념녀가 되어야겠다'가 되어버린다. 그런참에 메갈을 낙인찍어 버리면 또 여자들 내에서 메갈인 여자와 아닌 여자로 나뉘게 되고, 그렇다면 나는 메갈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생겨버리게 되는 거다. 나는 이 남자들 특유의 낙인 찍기, 여자를 후려치기 하는 것에 반대했고, 그러므로 그 뒤로 '내가 메갈이다' 라고 말하고 다녔다. 내가 메갈이다. 그래, 뭐 어쩔래?



그렇게 말하고 다니면서도 실상 나는 메갈이 그동안 해온 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모르고 있었다. 소라넷을 없애려고 시도하고 노력한 게 메갈이라는 것은 알았고, 미러링으로 남자들한테 맞받아친 게 메갈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타임라인을 보니, 아주 많이 내가 모르고 넘어갔던 것들 중에 메갈 활동들이 있더라. 이들은 정말이지 전투력을 최고 게이지로 상승시켜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여성혐오를 뿌리뽑기 위해 활동해오고 있었다. 그 표현의 과격함으로 누군가는 굳이 그 사이트에 들어가서 캡쳐를 해오고, 얘네가 이렇게 못됐다!! 하고 기사화 하기도 했지만, 실상 그들이 하지 않은 것에 그들이 한것처럼 낙인 찍힌 것도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는 정정되지 않기도 했다. 소라넷과 몰래카메라를 뿌리 뽑으려하고 임신중단 합법화를 위해 시위를 했던 그들인데, 그들은 '여자일베'가 되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하고 있었다.



내가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시작했던 건, 여러차례 얘기했지만, '최명희'의 [혼불] 때문이었다. 그전까지는 별 관심이 없었고, 나야말로 페미니스트는 사랑받지 못한 여자들이고 과격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데 혼불을 읽다가 여자들이 처한 입장이 너무 말도 안되고 어처구니가 없는 거다. 야, 이거 너무 부조리하고 불공평하고 억울한데... 내가 이 억울함을 어떻게 달래야 하지? 이거 왜 이런거야? 어떻게 해야 돼?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는데?? 하고 생각해서 '페미니즘이 답을 주지 않을까' 하고 시작하게 된거다. 아니나다를까, 나는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아주 오래전부터 페미니즘적인 삶을 살았었다는 걸 알게됐고, 내가 가진 편견이나 고정관념 역시 이 사회가 내게 강압적으로 주입한 것이란 걸 알게됐다. 부끄럽게도 성매매에 대해 '그렇게 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다가, '당사자가 아니면 말할 수 없지 않나'로 생각하게 됐다가, 이제는 확실하게 '성매매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됐으며 그것은 노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볼수록 내 생각은 변하게 됐고, 그 잘못된 것을 파고 들어가다보면 거기엔 여성혐오가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성매매는, 노동이 될 수 없었다. 세상 어느 노동이 나이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노동가가 적어지고 내쳐지는가. 성매매는 성노동이 아닌 성착취였다. 나는 포주와 성구매자만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을 도입해달라는 청원에 동참했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할수록 내가 과거에 얼마나 무지하고 또한 혐오발언에 힘을 실어줬었는지를 깨닫게 됐다. 부끄러운 발언들과 행동들이 수시로 튀어나와 나를 괴롭혔지만, 그렇다고 후회와 반성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나는 여성혐오를 없애자고 말하는 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과 연대하고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고 싶다. 초반에는 대부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다정하게 그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다 답이 없다는 걸 알았다. 애시당초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한테 다정하게 이천번 말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화를 내면 다정하게 말하라 하고 다정하게 말하면 논리나 근거를 가져오라고 헛소리를 한다. 그간 아주 오래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똑똑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는데, 최근에야 나는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논리와 팩트, 이성과 객관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남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얘기를 할 땐 한없이 감정적으로 흥분해서는 냉정한 사고를 하지 못한다. 자, 그 일이 왜 일어났을까? 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그들은 하지 못한다. 세상 멍청하다는 걸 세상 논리적이란 허울로 감추고 있었다. 그렇게 교수가 되고 감독이 되고.... 그렇게 멍청한데 권력을 쥐고 있었다. 이런 세상이 문제가 터지지 않을 리가 없지 않은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는 모든 직업에 여성들을 균등하게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생각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됐다. 그렇지 않다면 남자들끼리 봐주고 밀어주는 이 행태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은 이 행태를 고발하고 체제를 바꾸자고 말하는 모든 여성들의 편에 서서 그들과 연대하고 힘을 실어주고 싶다.



최근에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쉴라 제프리스'의 [래디컬 페미니즘] 책을 번역 출간한다고 텀블벅을 열었을 때,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발언했던 남자페미들이 광광대던 걸 봤다. 그 책을 왜 번역하냐, 그 책은 묻힌 책이다, 그 책이 얼마나 나쁜책인데... 라면서 텀블벅 자체를 훼방 놓으려고 했다. 나는 여기에서 또 깊은 빡침이 왔는데, 왜 어떤 책이 나쁜 책이고 아닌지를 자기들이 알려주려고 하는걸까? 나도 한 사람의 독자이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데 싫다면, 그때는 싫다고 얘기할 것이다. 그리고 좋다면 좋다고 얘기할 것이고. 대체 다른 여자들을 뭐라고 생각하길래 '니가 읽을 책은 내가 정해준다'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그러면서도 자기가 페미라고 얘기한다. 최근에는 윤김지영 쌤의 [헬페미니스트 선언] 책을 팔지 말라고 출판사에 압박을 넣어서 그 책이 절판된 상태다. 다행스럽게도 다른 출판사를 통해 새로 나올 예정이라는데, 어떤 책을 읽을지 말지 정해주려는 태도는, 정말이지 맨스플레인 중에서도 개같고 더러운 맨스플레인 아닌가. 왜 다른 사람들이 독자로서 판단을 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왜 그 능력은 자기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말 멍청해도 너무 멍청한 게 아닌가. 다른 사람의 주체성을 인정할 줄도 모르면서 무슨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고 다니는 걸까. 어떤 남자들은 페미니스트를 벌레보듯 하고, 어떤 남자들은 여자에게 인기 끌기 위한 껍데기로 쓴다. 그리고 어떤 남자들은 감별사를 자처한다. '너는 진짜 페미가 아니야' 그걸 자기가 어떻게 알고 판단하는걸까?



나는 이 땅에서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계속 살고 있다. 여학생이었고 여직장인이고 지금은 여자상사이다. 내가 겪은 삶을 토대로 그리고 내 주변 여자들의 삶을 토대로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페미니즘을 실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역시 이 땅에서 살아온 다른 여자들과 연대하며 서로 힘을 주고 받고 지칠 때는 잠시 쉬라고 쉴 틈을 내어주며, 그렇게 페미니즘을 실천할 것이다. 내가 하는 페미니즘에는 누군가의 감별도 필요없고 인정도 필요없다. 나는 같이 갈 나의 동료들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안에는 이미 적극적으로 싸우는 여자들이 있었다. 모두 다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어서 인상깊었는데, 그중에서 한 명은 악플러 남자들을 일일이 고소하는 에너지를 보였다. 나 역시 긴 온라인 생활을 하며 악플을 받아보지 않은 게 아닌데, 그 때 대응하는 것 만으로도 진빠지는 일이다. 그런데 그녀는 일일이 고소하고 자기 앞에서 그 악플을 실제로 읽게 했고 반성문을 받아냈다. 그 과정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을 텐데, 그녀는 그 일을 기필코, 기어코 해내고야 말았다. 그녀가 그렇게 힘들게 이 과정을 겪어냈기 때문에, 아마 그들중에 어떤 사람들은 '야, 잘못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해서 악플달기를 멈칫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분명 그녀가 한 것은 큰 용기이고 큰 에너지였으며 큰 의미를 가진 일이었다. 이제야 뒤늦게 이 책을 읽고 알게되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 책에 실린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그렇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계속 싸우고 있는 탁수정씨에게도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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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0920 2018-03-1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만 안고가겠다는 용자나셨네. 쯧쯧. 지들이 한 해로운 짓꺼리들은 싹 입 닫고 남(자) 탓만하고 자빠졌으니...이 글에 논리가 있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네. ‘성매매는, 노동이 될 수 없었다. 세상 어느 노동이 나이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노동가가 적어지고 내쳐지는가.‘ 이 대목에서 뿜었음. 막장인생 노가다가 웃겠다. twitter나 여초 커뮤니티 짤로 페미 공부한 티가 팍팍 나네! 세상 해로운...쯧쯧쯧.

섬사이 2018-03-19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불>을 읽고 페미니즘 공부로 이어졌다니, 책을 통해 뻗어가는 길은 참 다양하네요. 사진에서 분노를 에너지 삼아 여성운동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장을 봤어요. 평화운동 하시는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분이 그랬어요. 분노의 영성을 가진 사람이 평화를 위해 움직인다고요. 여성운동에서 분노의 에너지도 그렇게 쓰이는 게 아닐까요? 부당함과 불의함에 눈감지 않아야 말하고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요.

다락방 2018-03-19 13:42   좋아요 0 | URL
네, 섬사이님. 제가 밑줄 그은 분노에 대한 부분도 바로 그런 얘기를 한다고 생각해요. 분노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싶어요. 그리고 내가 분명하게 분노를 느꼈는데, 그것을 아닌것처럼 하는 것은 또 내 속을 얼마나 타들어가게 하겠어요. 제가 느낀 바 그대로를 얘기하고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어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책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책이 모든 일의 해답은 결코 될 수 없겠지만, 해답으로 가는 길은 안내해주는 것 같아요. 분명히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읽기도 글쓰기도 멈출 수 없는 것 같아요. 여러가지 길로 이끌어주기도 하고 문제의 답을 얻을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누군가와 소통을 할 수도 있게 해주잖아요.
요즘 섬사이님 글 보여서 저 너무 좋아요!! >.<

비공개 2018-03-1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의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댓글을 익명이나 다름없는 아이뒤를 달고 쓰는 이유는 뻔하겠죠. ㅋㅋㅋ 다락방님 글의 모든 부분에 다 동의합니다. 저도 이 책 읽고 싶어요!! 알라딘에서는 품절인데, 곧 다시 나오겠죠?

다락방 2018-03-19 14:09   좋아요 0 | URL
딱 이 책에서 말하는 바로 그런 댓글 되시겠습니다. ㅎㅎㅎㅎ

이 책 왜 나오자마자 품절인지 모르겠어요. 품절 풀려서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라고 리뷰 쓴건데, 그러다보니 뭐 이런 저런 댓글도 받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하핫.

2018-03-19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3-19 21:01   좋아요 0 | URL
힘이 된다 하시니 저야말로 힘이 됩니다!!

boddari 2018-03-2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너무 가슴에 와닿는 글 잘 읽었어요. 왠지 팬이 될거 같아요. 궁금한게 있습니다. 헬페미니스트 선언 언제 나오는지 아시나요?꼭 읽고 싶은데 품절에 중고는 엄청 비싸네요. 곧나올거 같으면 기다리고 아니면 비싸도 중고라도 사려구요.

다락방 2018-03-20 22:20   좋아요 0 | URL
제가 트윗에서 얼핏 여름 전으로 본 것 같은데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 읽고 싶으시면 제꺼 빌려드릴까요? 택배로 보내드릴테니 다 읽고 택배로 돌려주시면 어때요? 웬만한 책은 제가 그냥 드릴 수 있는데 이 책은 제가 윤김 쌤께 싸인 받은 책이라 꼭 소장하고 싶거든요! 만약 괜찮으시면 받으실 주소 삼종셋트 비밀댓글로 적어주세요!!

boddari 2018-03-2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그냥 중고 살께요. 제가 기다라는거 잘 못하고 책은 빌려서 못읽는 성격이라. 줄도쳐야하고 도장도 꽝꽝 찍어야해서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8-03-21 11:01   좋아요 0 | URL
넵! 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