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중고책을 조금씩 사들이고 있지만 이렇게 공개하는건 처음인 듯 싶다. 특히 올해는 책구매 욕구를 많이 억눌러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을 했지만 마지막 달이라 그 의지가 조금 꺾였다. 

모두 다 알라딘 광활한 우주점에서 샀고 그 중 '알라딘 광주점'을 칭찬한다. 책 상태가 '상'이 아니라 거의 '최상'에 가까웠고 포장도 가장 깔끔했다.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존 치버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존 치버가 쓴 마지막 장편소설. 배송비 아끼려고 금액 맞추다 고른 책이지만 죽기 전 작가는 무엇을 두고 '천국' 같다고 했는지 궁금하다. 

내년엔 존 치버의 단편도 꼭 읽어봐야겠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

영국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인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이다.

테리 이글턴은 우리가 문학을 좀 더 분석적으로 읽음으로써 우리 삶을 더욱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첫 장을 읽다가 어려워서 일단 중단한 상태이다. 문학 입문서인데 이것도 어려우니 살짝 자괴감이 들었지만 모르는건 모르는대로 뛰어넘으며 읽어보려고 한다. 셰익스피어부터 해리 포터까지 광범위하게 다룬 점이 흥미롭다.


<북호텔> -외젠 다비

책 고르다 몇 번 만난 책인데, 제목의 '북'이 Book을 뜻하는 줄 알았다. 근데 북쪽을 뜻하는 그 북이었다. 이 책 역시 금액을 맞추기 위해 고른 책으로 줄거리를 읽고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1929년 프랑스 '포풀리스트 상'을 받은 소설로, 이 상은 시대의 사회상과 사람들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에 수여하는 상이라고 한다. 1929년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프랑스 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소설이며 1938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피로 물든 방> -앤젤라 카터

꼭 한 번 읽고 싶었던 작가였다. 나는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를 우아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데 앤젤라 카터가 그런 스타일인거 같다. 책 뒷표지에 '영문학의 마녀'라고 쓰여있는데 저자가 이 별명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으나 나라면 좋아했을 거 같다.


<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예전부터 정말 읽고 싶었던 소설이었는데 이제야 구입했다. 영화 '싱글맨'의 감독 톰 포드가 두번 째로 만든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이다. 솔 벨로우, 이언 매큐언, 사라 워터스 등의 찬사가 이 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70대에서 80대로 넘어가는 올리브의 이야기. 3분의 2정도 읽은 지금의 소감은 '인생은 후회'라는 것. 자신이 인간으로서 아주 조금 나아졌다고 느끼는 지금, 그런 모습을 헌신적인 남편이었던 헨리가 전혀 못 보고 떠난 것에 대해 너무나 괴로워하는 올리브...

후회없는 삶이란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려면 지금 내 가족, 친구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한 편씩 읽고 있는데 참 좋다.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폴스타프님과 잠자냥님의 극찬으로 구입한 책이다. 애니 프루의 <시핑 뉴스>를 읽다 지루해서 포기했는데 이 단편집은 정말 기대된다. 원제는 <Close Range:Wyoming Stories>으로 황량하고 광활한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11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황량한 벌판(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카우보이의 노래 같은) 이나 끝없는 설원(파고, 헤이트풀8 같은)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작가가 이런 배경을 어떻게 글로 묘사했을지 기대된다.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정말 중고로 나오길 호시탐탐 노렸던 책이다. 그것도 '상'등급.

발자크의 책은 <고리오 영감>,<나귀 가죽>,<미지의 걸작> 세 권만 읽어봤는데,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의 낭만성이 최고로 발휘된, '프랑스 연애소설에 영향을 준 명작'이라고 책 뒷표지에 쓰여있다. 왕정복고기의 인간 군상을 어떻게 묘사했을지도 기대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다시,올리브>를 읽다가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 구입했다. 작가의 단정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가 묘하게 내 마음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자꾸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한다. 

이 소설 또한 <올리브 키터리지>와 <다시,올리브>처럼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집이다. 


<호텔 뒤락> -애니타 브루크너

모르는 작가인데 책을 고르다 눈에 들어와 구입했다. 일단 제목에 호텔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이상하게 끌린다. 호텔에 모인 여러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질거란 기대 때문일까?

작가는 이 소설로 1984년 '18세기 소설의 전범'이라는 심사평으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호텔이라는 단어, 200페이지 조금 넘는 두께 그리고 부커 상. 안 살 이유가 없다. 


<드리나 강의 다리> -이보 안드리치

196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이보 안드리치. 잘 모르는 작가이나 폴스타프님과 스콧님의 극찬으로 찜해뒀다가 이번에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책 중 가장 난위도가 높은 책인거 같다. 발칸 반도에서 400여년 동안 벌어진 민족, 종교 간의 공존과 분쟁을 다룬 역사를 내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여기저기 자료 찾아보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할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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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29 10: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우 득템 하셨네요? ^^ 저도 광주점 몇번 주문했었는데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드리나 강의 다리 저도 읽어야 하는데 ㅜㅜ

중고는 이상하게 많이 사도 비싼 느낌이 안들더라구요 ㅋ 그래서 막 사게된다는 ㅋ

coolcat329 2021-12-29 16:10   좋아요 3 | URL
네~저도 오히려 중고가 푸근하고 편하더라구요. 막 줄긋고 읽어도 부담안가구요~

잠자냥 2021-12-29 1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호텔 뒤락> 재미납니다! 문장도 좋았던 기억.
<북호텔>도 저는 좋았어요. 이 작품은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흑백 영화도 좋습니다요. 책과 비교해서 보는 맛도 쏠쏠합니다.

암튼 좋은 책들 많이 득템하셨네요!

coolcat329 2021-12-29 16:13   좋아요 3 | URL
늘 잠자냥님 글 통해 좋은 책들 많이 알게되네요~~감사합니다 ~~

scott 2021-12-29 10: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작품만 선별 하신 쿨켓님! 저 책탑 속 책들 전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2022년 신년 독서 설레임으로 가득 ^^

coolcat329 2021-12-29 16:13   좋아요 2 | URL
네~~1년 안에 다 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Falstaff 2021-12-29 10:5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드리나 강의 다리>에 오신 것, 앤젤라 카터 클럽에 가입하신 것, <뒤락 호텔>에 묵기로 하신 것, 엽기발랄한 스무살의 골짜기에 핀 백합을 선택하신 것, 드디어 황량한 와이오밍의 등뼈꺽인 산에 오르기로 하신 것, 모두 축하합니다! 탁월한 선택 하신 겁니다!!!

coolcat329 2021-12-29 16:14   좋아요 2 | URL
아이고~~이렇게 멋지게 글을 남겨주시니 너무 기쁩니다! 폴스타프님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1-12-29 1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고책으로 좋은 책들만 사셨네요.
제가 몰랐던 책도 있고요.
쿨캣님의 22년 독서 계획에 있는 책들을 미리 보네요~~
올해도 수고 많으셨고
내년에도 화이팅 입니다^^

coolcat329 2021-12-29 16:15   좋아요 3 | URL
네 내년에 다 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페넬로페님 늘 글 남겨주시고 감사합니다. 화이팅!

mini74 2021-12-29 1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호텔 저도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영화도 있군요. 부러워지는 득템입니다 *^^*

coolcat329 2021-12-29 16:16   좋아요 3 | URL
미니님도 읽으셨군요~~이따 글 읽으러 갈게요~😉

다락방 2021-12-29 11: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저랑 겹치는 책들이 많아서 너무 씐나요! >.<
<토니와 수잔>완전 빨려들어가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작가의 다른 책도 사뒀는데 아직 안읽고 있어요. 이 모든 책들 다 읽은 후의 감상들을 기다리겠습니다. 후훗.

coolcat329 2021-12-29 16:18   좋아요 3 | URL
아 다락방님과 책이 많이 겹치다니 정말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

미미 2021-12-29 1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있는 책은<문학을 읽는 다는것은> 딱 한권이예요😊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로 봤는데 난해하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보고난 뒤 분석하는 리뷰들 많이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원작이라니 <토니와 수잔>당장 구입해야겠어요♡
그리고 노인..파고..헤이트풀 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거의 없는 책들이라 쿨캣님의 리뷰가 더 기대됩니다ㅎㅎ

coolcat329 2021-12-29 16:20   좋아요 3 | URL
테리 이글턴의 책이 있으시군요. 어떠셨나요?
토니와 수잔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선가 상 받았더라구요. 최고의 각본상인가 그래요.

근데 영화 취향이 저랑 비슷하셔요! 저 타란티노, 코엔 팬이에요~~😚

미미 2021-12-29 16:38   좋아요 3 | URL
테리 이글턴은 아직 읽지 못했어요. 쿨캣님 중단하셨다니 조금 겁이나는데 셰익스피어와 해리포터에 대해서도 쓰였다니 기대되네요.

코엔의 블러드심플도 극장서 보고요. 타란티노 영화는 거의 다 좋아해서 재개봉했을때 극장가서 또 몇개 다시봤어요😆

레삭매냐 2021-12-29 15: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드리나 강> 마저 읽어야
하는데... 어따 두었는지 모르겠
네요.

저도 가지고 있는 책들을 보니
대단히 반갑습니다.

coolcat329 2021-12-29 16:22   좋아요 4 | URL
숨겨진 책들이 많으세요~~😅
이사를 한 번 하셔야 할까요?
저도 반갑고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22-01-02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저 이거 영화로도 보고 책도 봤어요. 너무 슬펐어요.
명작입니다. 좋은 단편 많아요.
 
벨아미 펭귄클래식 108
기 드 모파상 지음, 윤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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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아미 Bel-Ami>는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이 1885년 발표, 19세기 후반 파리를 배경으로 조르주 뒤루아라는 잘생긴 청년의 막장 출세기를 다룬 소설이다. 다시 말하자면 노르망디 시골 청년 조르주 뒤루아가 '뒤 루아 드 캉텔 남작'이 되기까지의 아슬아슬하면서도 추잡한 과정을 담고 있다. 


잘생긴 얼굴, 큰 키의 건장한 체격에 우아한 모습인 뒤루아.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궁색한 삶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성공을 꿈꾸며 파리로 왔지만 현실은 박봉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피가 끓는 젊은 남자로서 길거리 여자들만 보면 몸이 달아오르니 불만이 가득할 수밖에...


그러던 어느 날 뒤루아는 길에서 우연히 옛 군대 동기 포레스티에를 만나고 그의 주선으로 신문사에 취직하게 되면서 삶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약고 영리하고 뭐든 다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뒤루아는 얼마 가지 않아 유능한 취재기자가 되고 파리 사교계를 드나들게 된다. 자신의 수려한 외모와 우아한 행동이 돈 많은 부인들에게 먹혀들어 가자 뒤루아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마침내 파리 사교계의 한 여자를 얻게 되는데 뒤루아는 너무나 쉽게 불쑥 찾아온 행운에 큰 성취감을 느낀다.


[드디어 희망이, 이제 힘을 얻고 성공을 하고 이름을 날리고 돈과 사랑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신기루 속에 꿈틀대면서 뒤루아의 눈앞으로 우아한 여인들이, 돈 많고 권세 있는 여인들이 나타났다. 흡사 연극 공연의 절정에서 꽃다발처럼 줄줄이 무대 위를 지나는 단역 여배우들처럼 모두들 미소 띤 얼굴로 하나씩 나타나 그의 몽상의 황금빛 구름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p.101)]


적당한 지위와 돈,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드 마렐 부인과의 만남은 그의 넘쳐나는 욕망과 정욕을 잠시나마 진정시켜 주지만 새로운 먹잇감이 나타나자 그의 욕망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다. 반반한 얼굴로 '벨아미'(미남 친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주변을 탐색하던 뒤루아는 신분 상승의 도구로 여자들을 이용, 배신과 거짓을 일삼고 유혹하기를 반복한다. 


["언제 둘이만 있을 수 있는 겁니까?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는 합니까?"(p.103)


"아무튼 언젠가 댁에서 말씀드렸잖습니까. 저한테 가장 소중한 꿈은 바로 부인과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는 일이라고요."(p.212)


"정말입니다. 전 정말 부인을 사랑합니다. 오래전부터, 미친듯이 사랑합니다.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연하죠. 제가 미친 겁니다. 부인을 사랑하다니......오! 정말입니다.부인을 사랑합니다!"(p.288)


"당신을 내 아내로 삼을 수 없다면 난 파리를 떠날 거고 이 나라를 떠날 겁니다."(p.396)]


뒤루아가 하는 말이다. 근데 상대가 다 다른 여자이다. 그리고 저런 거짓 사랑 고백이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는 건 바로 그의 잘생긴 외모 덕분이다. 


잘생긴 얼굴과 영악함을 무기로 겁없이 설치는 뒤 루아(뒤루아에서 귀족 칭호인 뒤 루아로 바뀜)를 보며 '이러다 큰코다치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소설은 나의 기대를 저버린다. 

그런데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게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도 뒤 루아 못지 않게 썩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팽창하면서 돈과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건 프랑스 사회도 마찬가지이고 이런 사회에서는 비도덕적인 사람,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이 살아남기 쉽지 않겠는가.


['세상은 강자들의 것이다. 강자가 되어야 한다. 모두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p.265)]


뒤 루아는 그 누구보다 세상이 누구 편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강자가 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최고의 무기인 얼굴과 '여자를 유혹하는 힘'을 제대로 이용한 것이다. 게다가 '여자들은 모두 창녀일 뿐'이라는 그의 비뚤어진 생각은 목적을 위해 여자들을 수단으로 이용한 그에게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게 했기에 자신의 야망을 향해 나아가기가 더욱 쉬웠을 것이다. 


타락한 사회가 타락한 인간을 만들고 타락한 인간은 또 타락한 사회를 만드는 부패와 위선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의 양심과 도덕은 얼마나 부질없어 보이는지 모른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그 점을 한 번 더 확실히 하면서 끝난다. 그래도 벨아미 2편이 있다면 나는 뒤 루아가 분명 자신 보다 한 수 위인 팜므 파탈을 만나 반드시 큰코다칠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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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24 18: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벨아미>를 읽으셨군요~! 잘생긴 친구 벨아미 ㅋㅋㅋ 벨아미가 나쁜놈이긴 한데 책이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ㅎㅎ 역시 막장이 재미있는거 같아요~!! 저도 2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ㅋ

coolcat329 2021-12-24 18:14   좋아요 5 | URL
네~책장이 그냥 술술 넘어가더라구요. 벨아미 요 인간 더 강력한 여자 만나 제대로 당했으면 좋겠어요 ㅋㅋ

페넬로페 2021-12-24 1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벨아미는 먹이를 찾아 높은 곳만 향하는 하이에나네요~~
쿨캣님께서 벌아미의 마지막을 공개하지 않으셔서 넘 궁금한데요.
이 책 읽으면 열받으며 읽을 것 같아요^^

coolcat329 2021-12-24 18:59   좋아요 4 | URL
벨아미가 나쁜 놈이긴 한데요...그 주변 인물들도 다 탐욕덩어리들이에요. 소설 속 벨아미 말대로 그야말로 ‘잡탕‘이거든요. ㅎ 더 못된 강력한 여자가 나타나 응징을 좀 해주면 좋겠지만요 ㅎ

페넬로페님 메리 크리스마스 🎄

미미 2021-12-24 19: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벨아미 2 누가 써주면 좋겠어요ㅎㅎ
타락이 성공의 발판이 되는 세계에서는 양심과 도덕은 오히려 약점이 되겠죠! 쿨캣님 해피 크리스마스🙋‍♀️🎄🎅🤶🌟

coolcat329 2021-12-25 09:43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즐거운 성탄절되세요~

잠자냥 2021-12-24 2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도 이 책(펭귄클래식 버전)으로 읽었는데요. 뒤 루아가 저 표지처럼 생겼다면 도저히 벨아미 아니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12-25 09:45   좋아요 3 | URL
오 맞아요 ㅋㅋㅋ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민음사도 저 표지던데 이해가 안 가네요ㅋㅋ

잠자냥 2021-12-25 09:57   좋아요 2 | URL
프랑스 꽃미남 기준이 음… 암…. 음….. ㅋㅋㅋㅋ
 
정체성 밀란 쿤데라 전집 9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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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1929~)가 1997년 발표한 소설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무의미의 축제>에 이어 세 번째 읽는 쿤데라의 소설이다. 

책날개에 있는 쿤데라의 두 줄짜리 유명한 작가 소개글이 새삼 반갑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다.

1975년 프랑스에 정착하였다.


다섯 살 된 아들이 죽은 후 샹탈은 남편과 이혼하고 네 살 연하의 장마르크와 살고 있다. 그녀는 장마르크와의 만남을 앞두고 홀로 노르망디 해변을 거닐다가 별안간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더 이상 남자들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남자들이 더 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아" 라는 샹탈의 뜬금없는 말에 장마르크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자기는 그날 아침 조금이라도 빨리 그녀 곁에 가기 위해 찻길에서 치어 죽을 각오로 뛰어왔는데 어떻게 그녀는 다른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 있을까?'(p.44) 라고 생각한다. 장마르크에게 샹탈의 말은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그녀와는 너무나 다른 그녀답지 않은 말이었다. 그는 곰곰히 생각한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의 시선이 아니라 천박하고 음탕한 익명의 시선'(p.46) 이라고. 


그러던 어느 날 샹탈은 주소도 우표도 없는 익명의 편지를 받는다. 

"나는 당신을 스파이처럼 따라다닙니다. 당신은 너무, 너무 아름답습니다."(p.50) 라고 적힌 편지를 받고 샹탈은 처음에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편지가 속속 도착하고 샹탈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그'의 시선을 점점 의식하며, '늘씬한 몸매', '디오니소스적이고, 도취한 듯한 야만적인 불꽃', '아름다운 빨간 당신이 눈에 선합니다!' 라는 '그'의 찬사에 묘한 흥분을 느낀다. 

너무 화려해서 자주 하지 않았던 빨간 진주 목걸이도 '그'가 아름답다고 하자 당당히 걸고 다니고, 급기야 빨간 잠옷까지 사서 입고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이토록 늘씬한 적이 없었고 피부도 이토록 하얀 적이 없었다고' 느낀다.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은 샹탈을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치는 여인으로 만들고 그녀는 자신의 그런 이미지에 도취된다. 연인 장마르크와 사랑을 나눌 때도 자신을 엿보는 '그'를 상상하며 희열을 느끼는데, 장마르크는 이런 샹탈이 이끄는 대로 또 아낌없는 사랑을 퍼부으니 참 재미있다. 


자신을 여신으로 찬미하는 이런 편지를 보내는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 (책 뒤에 줄거리를 읽지 않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당연하게도 샹탈은 '그'의 정체가 궁금해지고 주변을 살피며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반면, 장마르크는 '자기가 세계와 맺고 있는 유일한 감정적 관계가 그녀라고 생각'(p.98)하며, 그 '유일한 존재'인 그녀를 잃는다는 두려움과 자신이 알던 샹탈이 더 이상 그 샹탈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당신이 내가 상상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내가 착각을 했다는 생각." (p.99)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 확립하는 샹탈과 그런 샹탈을 보며 자신이 알던 샹탈과 자기가 모르는 샹탈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장마르크,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쿤데라는 정체성이라는 인간 실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한 사람의 고유한 속성이라고 생각했던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없어지는지, 나의 정체성은 과연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타인에 의해 형성되는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소설 마지막에 가서 '아...그럼 그렇지..이런 거였어?' 하게 되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정체성이란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꿈과 현실의 그 알 수 없는 경계선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사람들 속'으로 내던져 지지 않고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나를 바라봐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삶의 다양한 인간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정체성은 하나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기에 우리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샹탈의 말처럼 쉴 새 없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 아닐까...


"나는 더 이상 당신으로부터 눈길을 떼지 않을 거야. 쉴 새 없이 당신을 바라보겠어."(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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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2-17 1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이 말씀은, ˝내가 입 열기 전에 먼저 당신의 말을 들어줘야 한다˝는 인생 교훈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혼자 생각을 하고 지나갑니다^^

coolcat329 2021-12-17 15:18   좋아요 3 | URL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연연하기 보다는 내가 상대에게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는게 본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좋은 영향을 준다...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감 2021-12-17 14: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쿤데라 작품 읽기 쉬운가요? 저도 슬슬 쿤데라 읽어볼까 해서요ㅎㅎ

coolcat329 2021-12-17 15:26   좋아요 4 | URL
세 권 겨우 읽어봤지만 저는 쉽지는 않았어요. 근데 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만큼 어려운건 아니에요.
계속 읽고 싶고 알고 싶은 그런 작가입니다. 이 책 소품같은 작품이니 한 번 맛 보시고 괜찮으시면 <참을 수 없는...>도 보세요.
농담, 불멸도 저는 읽어 보고 싶어요.

coolcat329 2021-12-17 15:41   좋아요 3 | URL
아! 물감님 나귀가죽보단 분명 좋으실거에요. 완전 달라요. ㅋㅋ

물감 2021-12-17 15:47   좋아요 3 | URL
발자크보다 나으면 됐어요ㅋㅋ참존가벼움 먼저 읽어보게씁니다😀

coolcat329 2021-12-17 15:48   좋아요 2 | URL
네~~감상평 기대할게요!

미미 2021-12-17 14: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재생되는 멜로디ㅋㅋㅋ
저 두줄 소개글 처음 보는데 짧고 강렬한데요?!😄
리뷰를 읽다보니 역시 명불허전이란 생각이 들어요.‘정체성‘이란 늘 혼란스럽지만 매력적인 단어같아요ㅎㅎ 저도 읽어볼래요~♡

coolcat329 2021-12-17 15:28   좋아요 3 | URL
쿤데라 저 작가소개글 참 당당해 보여요.
그의 소설 속 인물들도 저 정도의 정보만 제공하죠. ㅎ
저 외의 정보는 다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고집이 느껴져서 저는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바람돌이 2021-12-17 14: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랑 겹치네요. 저도 참을수없는과 무의미의 축제 딱 2권 읽었는데 확 끌리는 작가는 아니더라구요. 여태 읽은 책보다 쿨캣님이 소개하시는 이 책이 더 끌리네요. ^^

coolcat329 2021-12-17 15:30   좋아요 3 | URL
오 저랑 같으시군요. 참존은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무의미는 도대체 이게 뭔가...싶었어요. ㅎㅎ
정체성은 그 보다는 쉬운 편이니 기회되시면 읽어보셔요~

페넬로페 2021-12-17 14: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독서 서평 쓰기 강의 들었는데 선생님께서 이 정체성에 대해 멋지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책 사놓고 아직, ㅎㅎ
정체성은 하나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데 자꾸 하나로만 확정지으려해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coolcat329 2021-12-17 15:35   좋아요 4 | URL
네~바로 그 점때문에 장마르크가 혼란스러워해요. ㅎㅎ
참 유쾌하면서도 귀엽기까지한 소설이에요.
도서관에서 강의까지 들으셨으니 훨씬 재미있겠어요~~

새파랑 2021-12-17 17: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책 엄청 재미있을거 같아요. 연인을 옆에 두고도 다른 시선을 더 의식하는 상황이라니~ 그 남자는 혹시 ˝장마르크˝ ?

coolcat329 2021-12-17 19:57   좋아요 1 | URL
댓글이 사라져서 다시 쓰네요 ㅎㅎ
아주 막~~재미있는건 아닌데, 새파랑님은 이 소설 좋아하실거 같아요😉

mini74 2021-12-17 17: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넘 재미있겠어요. 저도 새파랑님 처럼 장 마르크일거 같은 ? *^^*

coolcat329 2021-12-17 18:45   좋아요 2 | URL
그쵸~? ㅋㅋ 미니님도 읽어보셔요. 200페이지도 안되니 부담없으실거에요😙
 
새해
율리 체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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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새해를 앞두고 휴양지 별장 그림이 그려진 예쁜 표지의 <새해>를 읽었다. 독일 작가 율리 체(Juli Zeh 1974~)가 2018년 발표한 <새해>는 슈피겔 종합 1위, 16개월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작품이다. 

작가 율리 체에 대해 살짝 소개하자면, 그녀는 독일 본(Bonn)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유럽법과 국제법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첫 장편 <독수리와 천사>로 큰 성공을 거두고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독일 문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법조인으로도 활동하는 뛰어난 능력의 작가이다. 사진을 보니 외모도 범상치않다.


'다리가 아프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파른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가족과 함께 찾은 휴양지 란사로테 섬(스페인에 속하는 섬으로 북대서양 카나리아 제도에 동쪽 끝에 있는 섬)에서 주인공 헤닝은 1월 1일 새해 아침 이렇게 힘겹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 마실 물도 없는 상태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마다 '1월 1일, 1월 1일'을 읊조리며 세찬 바람을 뚫고 올라간다. 

그 가운데 머리속에서는 끊임없이 생각이 떠오른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들, 아내와 아이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늘어가는 육아와 직장생활, 아내와의 육아 분담, 새해에는 달라져야 한다는 각오, 각별한 여동생 루나, 홀로 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한 어머니 등 생각의 파편들이 계속 떠오른다. 겉보기에는 안정적이고 평범해 보이는 그의 삶이지만 '헤닝은 자신의 인생이 뭔가 아귀가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2년 전 둘째, 딸 비비가 태어나고 나서 처음 나타난 '그것', 악령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공황발작은 그의 삶을 고통스럽게 한다. 


[헤닝은 노이로제로 가족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상대가 사랑할 만한 남자가 되고 싶다. 더 많이 웃고, 장난도 치고, 일상의 자잘한 슬픔에서 해학을 발견하고 싶다. 테레자를 더 많이 안아 주고, 아이들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지 않고, 자주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어쨌든 바람을 안고 경사도 20도의 비탈길을 빌린 자전거로 오르는 것보다는 어렵지 않다. (p.78)]


이 소설은 처음부터 이렇게 숨이차고 힘이 든다. 

헤닝은 왜 휴가지로 란사로테 섬을 선택했으며 왜 산 정상을 올라가며 이런 다짐을 하는 것일까? 왜 그에게 2년 전부터 공황발작이 일어났을까? 그가 산 정상에서 맞닥뜨리게 될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소설의 내용은 더이상 말하지 않는게 좋을 듯 싶다. 


낑낑거리며 정상을 향해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헤닝의 모습과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그의 머리속 상념들, 그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그것'의 원인과 정체는 독자인 나도 힘겹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그러다 정상에 도착하고 갑자기 어떤 기억과 만나면서 이야기는 롤러코스터처럼 속도가 붙는데, 공포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에 못지 않은 긴장과 고통을 느꼈다. 한 상황을 어쩌면 그토록 치밀하고도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지, 소설 속 인물의 고통, 답답함, 공포가 내 마음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천천히 힘겹게 올라간 산 정상에서 마음속에 가둬 놓은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 진실과 대면하게 되면서 변화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자 사실 진짜 아픈 데는 다리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이야기.

건조하면서도 가벼운 문장의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다루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이런게 독일 소설의 매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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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15 1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별 다섯개 ! 그리고 무엇보다 다리 말고 어디가 진짜 아픈건지 궁금해져서 읽고싶어지는 리뷰네요 ~

coolcat329 2021-12-15 16:57   좋아요 1 | URL
이 책은 처음부터 궁금증을 유발시켜요~^^

Falstaff 2021-12-15 16: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덮을 수도 없는 참 징~헌 책입지요. ㅋㅋㅋ

coolcat329 2021-12-15 16:58   좋아요 3 | URL
폴스타프님 덕분에 율리 체라는 멋진 작가를 알게 됐어요. ☺

미미 2021-12-15 16: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희박한 공기 속으로>가 떠올랐어요ㅋㅋㅋㅋ그 작품도 숨차요ㅋ 주인공이 고통받는게 저는 좋더라구요.(가학적인 면이 있는지..);;책으로가 아님 경험해볼 수 없을것 같아서. 저도 찜!

coolcat329 2021-12-15 18:37   좋아요 3 | URL
<희박한...>찾아보니 처음 보는 책인데 내용이 엄청난거 같아요. 이 책 미미님 좋아하실거 같아요~

새파랑 2021-12-15 16: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실 아픈건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었군요. 저도 가끔 생각하면서 걷다보면 몸이 피곤한지도 모른채 어느새 상당히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 멍떼리고 걷기 ㅎㅎ
왠지 재미있을거 같아요 ^^

coolcat329 2021-12-15 18:39   좋아요 3 | URL
저도 멍때리고 한 번 걸어볼까봐요 ㅋ 저는 걷다보면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요. 😁

페넬로페 2021-12-15 1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일소설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데 이 작가의 이름도 처음 들어봐요~~
그런 의미에서 북플에서는 항상 새해를 맞는 것 같아요 ㅎㅎ
폴스타프님의 표현대로라면 이런 책이 읽고 나면 뿌듯하더라고요^^

coolcat329 2021-12-15 19:50   좋아요 2 | URL
맞아요~북플은 항상 새해같아요~☺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어요~

scott 2021-12-16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2021년 서재의 달인 추카 합니다 ^ㅅ^

mini74 2021-12-16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저도 축하드려요 *^^*

쎄인트saint 2021-12-16 16: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얄라알라 2021-12-16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oolcat님, 저는 왠지 coolcat님을 요렇게 영어로 써야 이름 입에 착착 붙어서^^ 축하드립니다!

thkang1001 2021-12-16 1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oolcat329님! 2021서재의 달인! 진심으로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12-16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달인 축하드려요 ^^ 내년에도 쿨캣님 별다섯개 책은 보관함으로 쓱~!!

coolcat329 2021-12-16 1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저 처음이라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새파랑 2021-12-16 18:48   좋아요 3 | URL
쿨캣님이 처음이시라니 놀랍네요 😆 저는 쿨캣님 10번은 하셨을줄 알았어요 ^^

coolcat329 2021-12-16 18:46   좋아요 2 | URL
알라딘 회원은 오래됐으나 이렇게 북플님들하고 소통하며 독후감상문 쓴 건 2년도 안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달인 이런거 전혀 생각, 기대도 안하고 그저 님들 책 이야기만으로도 즐거웠는데 이렇게 상 받으니 참 기쁩니다! 감사해요☺

scott 2021-12-24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행복가득!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_/)
⠀(。ˆ꒳ˆ)⠀
ଫ/⌒づ🎁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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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왜 오바마와 빌 게이츠가 이 책을 추천했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품위, 품격, 재미, 따뜻함 등의 단어를 써가며 입이 마르게 칭찬을 했는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


에이모 토울스(Amor Towles 1964~)에게 전작을 뛰어 넘는 성공을 안겨준 이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 읽다가 다 못 읽고 반납한 사연이 있다. 당시 이상하게도 이 멋진 소설이 나를 사로잡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러다 작가가 2011년 발표해 작가로서 입지를 굳힌<우아한 연인>을 같은 해 먼저 읽게 되었다. 주변 멋진 남성들의 도움으로 승승장구하는 여주인공에게 크게 끌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1930년대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젊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섬세하면서도 세련되게 묘사한 점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로맨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참 재밌었고 무엇보다 작가의 세련됨과 우아함에 마음을 빼앗겼다. 


<모스크바의 신사>의 주인공은 성 안드레이 훈장 수훈자이자 경마 클럽 회원, 사냥의 명수인 서른세 살의 귀족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다. 배경은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직후인 1922년, 그는 자신이 묶고 있는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 한 걸음이라도 나가면 총살형에 처하는 '종신연금형'을 선고받는다. 원래는 구시대의 유물인 귀족들은 총살 당해야 마땅하나 혁명에 공헌을 한 시를 쓴 덕분에 종신연금형으로 감형, 겨우 목숨을 건진 것이다. 


"절대 착각하지 마시오. 만약 당신이 한 걸음이라도 메트로폴 호텔 바깥으로 나간다면 당신은 총살될 테니까."


4년 간 머물렀던 스위트룸에서 좁고 허름한 방으로 쫓겨난 백작.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어린 시절 대공으로부터 들은 말을 기억하며, 그는 자신에게 닥친 새로운 삶을 의연함을 잃지 않은 채 당당한 귀족의 태도로 받아들인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로스토프 백작이 비록 몸은 호텔이라는 한정된 장소에 갇혀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신사의 품위를 유지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호텔에서 제일 처음으로 사귄 어린 소녀 니나와는 호텔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유명 여배우와 은밀한 사랑도 나누며, 공산당 고위 간부의 개인 교사가 되어 비밀 스터디도 하고, 급기야 호텔 식당의 웨이터 주임이 되기까지 한다. 

식당 주방장 에밀과 식당 지배인 안드레이는 친구이자 동료로서 우정을 나누고 재봉사 마리나와도 친구가 되어 위기의 순간 도움도 받는 등 호텔이라는 좁은 세상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은 존재함을 시종일관 따뜻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작가는 보여준다. 


귀족의 신분으로 마음껏 거리를 누비며 화려하고 안락한 생활을 했을 때는 몰랐던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며 백작은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작가는 이런 보편적인 주제를 우아하고 섬세한 문체로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눈물과 미소 사이를 왔다갔다 하게 만든다.


["편리함이라는 게 뭔지 얘기해줄게요. 정오까지 잠을 잔 다음에 누군가를 시켜 쟁반에 받친 아침 식사를 가져오도록 하는 것. 약속 시간 직전에 약속을 취소해버리는 것. 한 파티장의 문 앞에 마차를 대기시킴으로써 얘기만 하면 즉시 다른 파티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 젊었을 때 결혼을 피하고 아이 갖기를 미루는 것. 이런 것들이야말로 최고의 편리함이에요, 안나. 한때 난 그 모든 걸 누렸었죠. 그런데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불편함이었어요." (p.555)]


이 소설의 최고 매력은 단연코 로스토프 백작이라는 인물에게 있다. 훌륭한 귀족이 가져야 할 모든 자질을 갖춘 듯한 백작은 모르는 것이 없다. 역사와 철학, 음악, 문학 등 예술은 물론이고 미식가로서 가진 음식과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그의 품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모스크바의 신사>는 바뀐 세상으로부터 추방당한 한 구시대 인물의 이야기이자 그 혼란스러운 시기를 함께 살아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격동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그 혹독한 시기를 살아간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적인 주인공, 로스토프 백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볼셰비키 혁명도 바꾸지 못했던 인간 내면에 자리한 사랑과 우정, 배려의 이야기, 잃어버린 내 안의 품위를 되살리고 싶은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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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2-11 15: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이 책 빌리려다 책의 두께에 잠시 고민하다 일단 갖다 놓은 책부터 읽자고 했는데
로스토프 백작의 매력에 빠져야 할것 같은데요^^

coolcat329 2021-12-11 18:06   좋아요 4 | URL
700페이지 좀 넘는데 전혀 상관없어요. 재미있고 치밀하고 우아하고 재치있고~~😍

페크pek0501 2021-12-11 15: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329 님. 맘에 드는 소설을 만나신 것 축하드려요.
게다가 7백 쪽이 넘는 책이니 뿌듯한 독서가 될 것 같네요.
검색해 볼게요.^^

coolcat329 2021-12-11 18:07   좋아요 3 | URL
즐거운 독서였어요~^^ 올해 신간발표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기대됩니다.

mini74 2021-12-11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넘 재미있죠. 저 이 책 읽고 책상 다리들 눈여겨 보고 다닙니다 ㅎㅎㅎ 쿨캣님 글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

coolcat329 2021-12-11 18:08   좋아요 2 | URL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저는요 어찌나 와인이 마시고 싶던지요. 🍷

Jeremy 2021-12-11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인상 깊게 읽었거나 좋아하게 되는 구절은 책을 읽은 사람,
그 누구에게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If a man does not master his circumstances
then he is bound to be mastered by them.”

“I’ll tell you what is convenient,” he said after a moment.
“To sleep until noon and have someone bring you your breakfast on a tray.
To cancel an appointment at the very last minute.
To keep a carriage waiting at the door of one party,
so that on a moment’s notice it can whisk you away to another.
To sidestep marriage in your youth and put off having children altogether.
These are the greatest of conveniences,
Anushka—and at one time, I had them all.
But in the end, it has been the inconveniences
that have mattered to me most.”

두꺼운 책 내내 마치 눈 앞에 보여주듯이 우아한 글솜씨로 그려내는
30-year saga of the Count Alexander Ilyich Rostov.

coolcat329 2021-12-11 18:19   좋아요 4 | URL
제레미님도 이 구절 좋으셨군요. 원어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Falstaff 2021-12-11 19: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별점 만점 주고 아주 아주 재미나게 읽었는데요,
이 작품은 읽고 난 다음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작품 속 로스토프 백작의 언행에 과하게 버터 향이 나서, 평가가 줄어들고 있답니다. 지금은 이 책을 권하지 않는 수준까지 말입니다.
에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제 불민, 무지, 오해이면 좋겠습니다.

잠자냥 2021-12-11 20:35   좋아요 3 | URL
앗 저도 똑같은 이유로 그런데! 그래서 이 작가 책도 더 손이 안 가더라고요!

coolcat329 2021-12-11 21:26   좋아요 2 | URL
앗! 두 분 의견이 같으시네요 ㅠ
네~그 버터향이 무엇인지는 저도 알거같네요.😚 그래두 저는 신간 <링컨 하이웨이> 도 꼭 읽고 싶어요. 이 작품은 편집자가 말하길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기 힘들거 같다했다고 스콧님 글에서 읽은 기억이 나네요. 대중성을 덜 의식한 작품이라니 더 기대가 갑니다.

미미 2021-12-11 19: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호텔에 갇혀지내는 설정은 <폰의 체스>가 떠오르네요. 게다가 읽다만 책의 재발견이었다니.😄

coolcat329 2021-12-11 21:29   좋아요 1 | URL
그때는 뭐랄까요. 큰 사건없이 호텔안에서 자잘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좀 지루하게 다가왔던거 같아요. 근데 작가 성격이 굉장히 꼼꼼함을 이번에 읽으면서 느꼈어요. 그 점이 참 신뢰가 가더라구요.

새파랑 2021-12-11 2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로스토프 백작하면 <전쟁과 평화> 아닌가요? 😅 저도 이책 재미있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쿨캣님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하시는데 빨리 읽어야 겠어요 ㅜㅜ

왜이리 읽고싶은 책이 많은지 😅

Falstaff 2021-12-11 20:29   좋아요 4 | URL
ㅎㅎ 러시아 사람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신 듯.
안드레이 볼콘스키.... 생각하신 거 맞요? 걔네들 이름에 스키...가 넘 많아서, ^^;;

새파랑 2021-12-11 20:36   좋아요 4 | URL
앗 나름 유머를 한다고 한건데 ㅋ 로스토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어디서 나왔더라 😅

coolcat329 2021-12-11 21:31   좋아요 2 | URL
로마노프랑도 헷갈리죠. ㅋ
저는 이젠 소설에서 이름이 나오면 가정부 이름까지도 다 적어둡니다. ㅎㅎ

새파랑 2022-01-07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축하드려요. 저도 곧 이 책을 만나보겠습니다~!!

mini74 2022-01-07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축하드립니다 ~~

coolcat329 2022-01-07 1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오늘이 그날! 이군요.
지금 들어와 보니 축제분위기네요. 감사합니다 ~~

물감 2022-01-07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 책 읽기 안어렵나요? 뭔가 레벨이 높아보여서 ㅎㅎ

coolcat329 2022-01-07 21:43   좋아요 1 | URL
아~감사합니다 😁
물감님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물감님의 생각 꼭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