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8
이디스 워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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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계절 여름, 물론 요 몇년 간의 여름은 공포로 다가왔지만 그래서 앞으로는 여름을 좋아한다고 말하기 힘들거 같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발산하는 그 여름의 기세등등한 기운을 나는 참 좋아한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면 나는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는구나... 싶어 슬퍼지곤 한다.

이제는 좋아할 수 없는 여름이지만 그래도 이 여름이 가기 전 이디스 워튼의 <여름>을 읽고 싶어졌다. 


이 소설은 작가의 다른 작품 <이선 프롬>과 단짝인 소설이다. 이디스 워튼이 편집자에게 쓴 편지에서 <여름>은 '무더운 이선'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 점을 봐도 그렇다. 워튼은 <이선 프롬>과 <여름>을 두고 "자신이 쓴 뉴잉글랜드의 두 이야기"라고 했다. 

<이선 프롬>이 뉴잉글랜드 지방의 기나긴 겨울을 배경으로 삼았다면 <여름>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또한 두 작품 다 삼각관계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 외부인의 발길이 뜸한 뉴잉글랜드 시골에서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고 답답한 현실에 갇혀 있는 젊은 남녀를 주인공을 했다는 점이 비슷하다.


'젊은 여자 하나가 노스도머의 거리 한 끄트머리에 있는 로열 변호사의 집에서 나와 문가에 섰다'(p.7)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바로 이 '젊은 여자' 채리티가 주인공이다. 

<이선 프롬>이 외부 화자에 의해 이야기가 묘사된다면 <여름>은 채러티의 시선으로 인물들이 그려진다. 


18살의 채리티(Charity)는 노스도머(가상의 마을)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신의 후견인인 로열(Royall) 변호사와 함께 살고 있다. 로열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채리티가 17살이 되던 해 로열 씨는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어릴 적 산에서 살던 자신을 데려와 키워준 그이지만 채리티는 이 일로 그를 경멸하게 되고, 아무도 찾지 않는, '상점도, 극장도, 강연장이나 상가'도 없는 노스도머를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던 6월의 어느 아름다운 오후, 그녀가 일하는 도서관에 도서관 주인인 해처드 부인의 사촌이자 건축가인 루시어스 하니(Lucius Harney)가 나타난다. 그는 도시에서 온 건축가로서 뉴잉글랜드 지역의 옛날 집들을 공부하기 위해 왔는데, 도시에서 온 그에게 채러티는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하니 또한 시골처녀인 채리티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어느 순간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그들의 사랑은 마치 '수액이 부글부글 끓고 잎집이 훌훌 옷을 벗고 꽃받침이 터질 듯 차오르는 모습'(p.53)처럼 뜨거운 여름 햇살과 함께 무르익어 간다. 

루시어스 하니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여름, 그들의 사랑은 7월 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보는 순간 최고조에 달한다.


채리티의 가슴은 환희로 고동쳤다. 사물의 잠재된 모든 아름다움이 갑자기 그녀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 이 세상에 이보다 더한 아름다움은 상상할 수 없었다. (중략) 그녀는 별 속에 갇힌 것 같았다...... 그림은 이제 사라졌고 어둠이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서 채리티는 두 손이 자기 머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느꼈다. 얼굴이 뒤로 젖혀지면서 하니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포개졌다. 갑작스러운 격정에 휩싸여 그가 머리를 가슴에 끌어당기고 두팔로 안았을 때 채리티는 그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이제껏 알지 못하던 하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를 지배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그녀 자신이 그의 새롭고 신비스러운 힘을 소유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그런 하니 말이다. (p.139)


나는 채리티의 저 감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는데, 나 또한 한강에서 불꽃놀이를 보며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이 또 있을까...'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터질 것 같은 가슴, 고개를 젖히고 팡팡 터지는 불꽃을 바라보며, 이 아름다운 세상, 내 가족,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 다 행복했으면 싶고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보기만 해도 설레는 사람과는 불꽃놀이 무조건 가야한다. 그걸 못해봐서 너무너무 아쉽다...


채리티와 하니의 저 장면은 참 아름다우면서도 이 최고의 행복을 끝으로 두 사람의 미래가 밝지 않을 것임을 독자로서 예감할 수 있기에 슬프게도 다가왔다. 


여름의 열기가 뜨거워 질수록 채리티와 하니의 사랑이 뜨거워 졌듯이, 가을의 냉기가 공기 중에 스며들면서 두 사람의 사랑에도 현실이라는 무시 못할 방해꾼이 등장한다. 

산 속에서 태어나 어머니로부터 버림받고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자란 채리티에 비해 하니는 대도시의 높은 신분 집안의 남자이다. 

채리티는 '고향맞이 주간행사' 에서 평소 자신이 부러움의 대상으로 질투하던 도시에 사는 애너벨이 하니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순간 자신의 현실을 직시한다. '연인의 포옹이라는 부서지기 쉬운 은막 뒤에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의 삶이 수수께기처럼 숨어 있'음을 느끼며 자신과 하니 사이의 엄청난 격차를 실감한다. 


채리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하니에게 주었다. 그러나 삶이 그에게 줄 수 있는 다른 선물과 비교한다면 도대체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채리티는 이런 일을 겪은 다른 젊은 여자들의 경우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갖고 있던 것을 모두 주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았다. 그것 가지고는 짧은 순간밖에 살 수 없었다. (p.181)


하니와 애너벨이 나란히 앉아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채리티에게 공포와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채리티는 하니와 몰래 만나는 폐가에서 하니를 기다리면서 그래도 자신이 애너벨보다 더 예쁘고 하니도 그 사실을 안다는 사실, 다른 아가씨들과 춤출 때 자신에게 허락을 구했던 자잘한 사실들에 위안을 얻으면서도 그와의 관계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을 느낀다. 

결국 이런 불안의 실체는 로열 씨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 결혼해 줄는지 물어봐라... 그렇게 못하잖아! 넌 그렇게 못 하잖니, 넌 그걸 잘 알고 있지... 왜 못 하는지도 말이야. 그리고 자넨 왜 저 애한테 결혼하자고 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잘 알아. 왜 그럴 생각이 없는지 말이지." (p.190)


로열 씨의 결혼에 대한 추궁에 두 사람다 아무런 말도 못한다. 로열 씨가 떠나고 하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잠시 이곳을 떠나 있어야겠어...... 어쩌면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일을 정리하려고. 그러고 나서 다시 돌아올게... 그러면 결혼하자." (p.193)


'낯선 사람'처럼 들리는 하니의 목소리, 하니에게 절망적으로 매달리던 자신을 돌아보며 그녀는 '납덩어리' 같은 수치심을 느낀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그의 거듭되는 약속이 오히려 상처'로 다가온다. 

떠난 하니를 기다리며 채리티는 그들 사이엔 서로를 향한 욕망과 사랑외에는 그 어떤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로열 씨가 결혼 여부를 추궁하기 전까지 하니가 결혼이라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나름 충격과 반전이 있는 이야기라...


이 소설은 주인공 채리티의 심리묘사가 굉장히 훌륭하다. 산 속에서 태어나 엄마로부터 버림받고 후견인 밑에서 자라며 교육과 문화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당차고 솔직하며 자존심이 강한 채리티의 마음을 워튼은 자신의 이야기처럼 세세하게 묘사한다. 

<이선 프롬>에서 이선이 그랬듯이 채리티도 환경과 사회의 관습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특히 여자로서 더욱 선택의 폭이 좁은 현실은 같은 여자로서 막막했고 안타까웠다.


그러나 <여름>은 <이선 프롬>보다는 희망적이다. <이선 프롬>이 어두운 청교도적 가치관과 지리적 환경 등으로 억압받고 그 결과 비극적인 삶을 사는 인물들을 그린 반면, <여름>은 채리티라는 여성을 통해 솔직하면서도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더욱더 성숙한 인간으로 발전하면서 현실을 자각, 세상과 타협해서 어떻게든 살아가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디스 워튼의 작품은 <순수의 시대>,<이선 프롬>,<여름> 이렇게 세 권을 읽었는데, 이 중에서 이번에 읽은 <여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작가도 <여름>을 자신의 작품들 중 가장 좋아했고 이 작품을 쓰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하는데 '아마 이 작품과 작가의 개인적 삶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 것'(p.269)이라고 역자는 말한다. 

나에게 채리티의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영화 Summer (1981) Diane Lane (채러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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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8-18 22: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름에 대한 ㅡ소설이 아닌 계절요ㅡ
생각이 저랑 똑같으시네요.
에어컨이 있는 경우(특히 요 몇년) 저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 좋아요. 요즘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저도 좀 슬퍼지고 있거든요.
여름이 사랑의 정열로만 가능한 계절이라면 다른 계절은 왠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쿨캣님의 글에서 느껴져요.
제가 Diane Lane도 좋아하는데 영화도 좋을듯 해요^^

coolcat329 2021-08-18 23:04   좋아요 5 | URL
아 그러시군요. 가을은 유독 짧아 더욱 그런거같아요. 막바지 여름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이안 레인 좋아하시는 것도 저랑 같네요~^^ 제가 백인 여자라면 이렇게 생기고 싶어요. 🤭

얄라알라 2021-08-19 00:31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 coolcat님, 모두 뜨거운 여름이 물러갈 때 서운함 느끼시는군요! 저도 더위가 물러가면 한 해 다 지나간 듯한 기분이 들기에, 두분 대화에 살짝 끼어봅니다^^ 뭔가 얹혀 가는 느낌 ㅋ

coolcat329 2021-08-19 08:14   좋아요 1 | URL
그쵸.여름 지나면 한 해 다간 느낌... 가을을 가지마라고 붙잡고 늘어지고 싶은 기분이에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붕붕툐툐 2021-08-19 00: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 좋아요! 워낙 더위를 안타는 편이라 봄이랑 가을도 춥게 느낄 때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여름은 제게 유일하게 따뜻한 계절이에요~
전 이디스 워턴의 작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젊은 남녀 주인공인 책 잘 못 읽겠어요. 너무 늙었나봐요~ㅠㅠ

coolcat329 2021-08-19 07:56   좋아요 0 | URL
아침 저녁으론 벌써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죠?
여름과 가을 공존하는 지금 시기도 참 좋네요. 좋은계절 건강하게 보내셔요.
저도 젊은 주인공은 조금 거리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책에서라도 젊은이들 만나고 싶어요 ㅋㅋ

바람돌이 2021-08-19 0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겨울이 좋습니다. 두꺼운 이불 폭 덮고 있는 기분이 너무 좋거든요. ^^ 하지만 쿨캣님 리뷰를 보니 이 소설은 읽어보고싶네요. ^^

coolcat329 2021-08-19 07:58   좋아요 0 | URL
아 겨울! 저는 겨울의 쫙 갈라지는 듯한 그 뭐랄까 쨍한 순도 100의 그 깨끗한 추위를 좋아하는데 미세먼지때문에 그 맛이 사라져서 슬픕니다. ㅠ

새파랑 2021-08-19 0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 이책 너무 좋았어요. 리뷰 읽다보니 다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역시 이 책도 영화가 있었군요 ㅋ

coolcat329 2021-08-19 07:59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리뷰읽고 저도 읽은거랍니다. 저 또한 결말이 이럴줄 몰랐어요...🥲

Falstaff 2021-08-19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 전, 몇몇 알라디너께선 아시듯이 대표적인 워튼 안티인데요, 이 책 나올 때부터, 윽, 거기다가 김욱동 번역이셔? 결국엔 또 읽고나서 후회하겠구나, 짐작은 했습니다.

하여튼, 결론은 샀다는 거. 아직 안 읽었다는 거.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거. 같이 주문한 프리쉬 책 장만하는데 시간이 걸려 아직 알라딘에서 배송 시작을 하지 않았다는 거. 여태 주문 취소해? 말아? 취소해? 걍 읽어? 고민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 테스 형, 사는 게 왜 이래? (글쎄 이게 표절이지 뭡니까!)

coolcat329 2021-08-19 12:00   좋아요 2 | URL
앗 이 책 안 읽으실줄 알았는데 벌써 사셨군요. ㅎ 정당한 자신있는 안티가 되기위해 읽으시는건지요 ㅋㅋ

테스 형이 뭔지 몰라 순간 당황해서 검색을 해보니 헉 나훈아 노래였네요. ㅋㅋ 백만송이장미 표절이라는거 같던데 ㅋ
혹시 좋아하는 노래신지요 😅
들어보니 가사가 ㅋㅋ
아 테스형 아프다~ㅋㅋㅋ

Falstaff 2021-08-19 12:22   좋아요 2 | URL
ㅋㅋㅋ 안티가 되기 위해 책 읽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마음 바뀌어서 혹시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기를 기대해 읽는 것이지요.ㅋㅋㅋㅋ 진짭니다!!!!!


전 너훈아하고 극적으로 합이 맞지 않아 절대 안 듣습니다.
근데 유튜브에 송창식이 함춘호하고 나와서 테스형을 기타 반주로 노래하는 거였어요. 그게 바로 라트비아 민요였던 것이지요.

저 먼 시간에 심x봉이 어느 인터뷰에서, 이 노래를 번안한 거 가지고, 하느님, 제가 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요 지랄을 한 걸 기억하는데요, ㅋㅋㅋ (제가 이런 노랫말을 붙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번에 또 너훈아가 고대로 베껴 써먹더라고요.
하여튼 다 도둑놈들입니다. 일본말로 이런 대사가 한 때 유행했었는데요.
˝민나 도로보 데쓰˝

coolcat329 2021-08-19 1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미움이 사랑으로~~만약 사랑으로 바뀌신다면 이 소설이 또 많은 낚시질을 당할듯 싶습니다 ㅋ 영향력있는 알라디너 폴스타프님 ~

저 노래 어느 나라 민요곡이라는거 저도 듣고보니 기억이 나네요. 라트비아 민요였군요. 청승맞은 곡조가 우리나라사람들이 좋아하는가봐요. 저는 좀 별로던데요...
 
야만인을 기다리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4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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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을 기다리며>는 J.M.Coetzee(1940~)가 1980년 발표한 소설로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나는 쿳시의 책을 4권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그의 작품을 처음 읽었다. 

처음 그의 사진을 봤을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떠오르면서 깐깐한 이미지가 만만찮은 사람같아 보였는데, 영국, 미국이 아닌 남아프리카 공화국 작가라는 점이 눈길을 끓었다. 그는 부커상을 최초로 두 번 수상했고 2003년에는 "정교한 구성과 풍부한 대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서구 문명의 도덕적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했다"는 평과 함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나는 작가가 남아공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이 당연히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같은 문제를 다룬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은 시간과 공간적 배경, 사건의 실상도 불분명하다 . 30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어느 제국의 변방 도시라는 점 외에는 알 수가 없다. 


소설은 치안 판사인 '나'의 자기 고백의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줄거리는 간단하다. 

화자인 '나'는 '한가로운 변경에서 은퇴할 날을 기다리며 소일하고 있는, 제국을 위해 봉사하는 책임감 있는 시골 치안판사이자 관리이다.'(p.18) '나'는 복잡한 일에 얽혀들기 싫고 그저 '조용한 시대에 조용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가 관할하는 조용하고 비교적 평화로운 이 도시에 불안함이 싹트기 시작한다. 야만인들이 장사꾼들을 공격하고 가축을 훔치며 국경순찰대와도 충돌을 일으키고, 급기야 국경 너머 야만인들이 연합해서 제국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 공포심은 고조되고 이에 수도에서는 보안청의 제3국 경찰들을 변방에 파견하는데, 졸 대령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국경 너머 유목민과 어부들을 잡아들여 고문하고 살인까지 자행한다. 


변방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나'는 그들이 위험한 종족이 아님을 안다. 그들은 '고기나 잡아먹으며 살아가는 어부들'(p.33)이고 또는 이곳에 살다 '제국이 확장되면서 평원에서 산으로 쫓겨난 사람들'(p.121)일 뿐이다. 도시에 번지는 소문은 그저 '야만인들에 대한 히스테리' 때문임을 '나'는 안다. 

'나'는 졸 대령을 위시하여 제3국 경찰들이 벌이는 이 말도 안되는 행보에 분개해 "변경의 불안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도록 변경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파견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p.37) 라고 제3국에 비판의 편지를 쓰지만 곧 찢어버린다. '나'는 제국의 모순을 알고 있고 그들의 폭력에 반대하지만, 자신 또한 제국의 일원이기에 그저 고문으로 지친 희생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 주는 거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작품해설에서 역자는 쿳시는 '가해자와 피해자, 식민주의자와 피식민주의자, 백과 흑의 이분법에 의존하지 않고, 체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진보적인 인물을 내세워 체제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안으로부터 폭로함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자신의 공모성을 부각'(p.270)한다고 말한다.


치안판사인 '나'는 제국주의의 폭력에 반대하는 휴머니스트이지만 자신 또한 제국을 위해 일하는 관리이고 무엇보다 자신의 평안한 안위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의 내러티브를 읽다보면 그 또한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온화한 얼굴의 제국주의일 뿐이다. 

졸 대령이 아무 죄도 없는 어부들을 잡아왔을 때 '나'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며 동정심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편한 삶과 이국적인 음식'을 잊지 못해 다시 이곳으로 찾아오면 어쩌나 걱정하며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나는 비렁뱅이 부족을 떠맡고 싶지는 않다.'(p36)


밧줄로 목과 목이 묶인 죄수들을 보고 '나'는 등을 돌리고 귀를 막는다. 틈만 나면 잠을 자고 나가서 일을 하며 그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걸 알고 있기에 모른 척 할 수가 없어서 괴롭다. '곡물창고 옆 오두막'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지 않지만 또 알아야 한다. '나'의 삶에 즐거움이 사라지고 이런 혼란에 빠진 자신이 수치스럽다.


졸 대령이 잠시 떠나고 '나'는 시내에서 동냥을 하는 야만인 여자를 만난다. 이 여자는 졸 대령이 잡아와서 고문한 유목민들 중 한 명으로 아버지는 죽고 혼자 남아 구걸을 하며 살고 있다. 그녀는 졸 대령으로부터 심한 고문을 받아 발목이 부러지고 눈은 거의 먼 상태다. '나'는 그녀에게 묘하게 끌리고 집으로 데려와 먹을 것과 잠자리를 주며 집안일을 거들게 하지만 이것은 명분일 뿐 나는 이상한 의식에 빠진다. 매일 그녀의 몸을 마사지 해주고 씻기는 의식. 

그녀를 어루만지고 씻기다가 '나'는 잠이 드는데 그것은 '일종의 황홀경'과 같다. 발가벗은 그녀를 씻기고 쓰다듬고 오일을 발라주는 행위는 '나'에게 일종의 의식이자 어떤 위안으로 다가오지만 그는 '무엇 때문에 그처럼 낯선 몸에 끌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 (p.72) 

그녀의 엉덩이, 가슴, 가랑이를 만지고 자신의 얼굴을 배에 비비는 등 이상야릇한 행위를 하면서도 '나'는 그녀에게 성적인 욕망이 없음을 계속 강조한다. 그저 그녀를 이해하고 싶고 알 수 없는 끌림에 저항할 수 없을 뿐이다. 


이런 '나'의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졸 대령과 같은 고문자들과는 다름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를 씻겨주고 어루만짐으로써 그녀의 몸에 새겨진 폭력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나 '나'는 그녀와 하나가 될 수 없다. '나'는 그녀에게 흥분을 느끼지 못하고 그녀는 나에게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그녀를 원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나중에 '나'는 깨닫는다.


그녀가 내 침대에서보다 채소의 껍질을 벗기면서 더 행복해했던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을 조여오는 허위의 독기를 느낀 게 틀림없다. 욕망으로 가장한 질투심과 동정심과 잔인성의 허위 말이다. 충동이 아니라 충동을 애써 거부하는 성행위에서도 허위를 느꼈을 것이다! (p.222)



제국주의자들이 '야만인들'에게 가하는 폭력과 고통은 인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어왔기에 소설 속 이런 상황이 낯설지는 않다. 졸 대령은 잔인하고 폭압적인 식민주의자로서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제국주의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관심을 두고 봐야 하는 인물은 '나'인 치안판사이다. 그는 원주민들을 죄인 취급하며 잔인하게 고문하고 죽이는 졸 대령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한다. 그렇지만 그 또한 제국주의의 폭력에 일조하고 있는 제국의 일꾼이고 그의 내면에는 '야만인들'을 향한 제국주의자로서의 무시와 편견을 품고 있다. 눈 먼 원주민 여자에게 보여준 그의 배려는 허위로 가득차 있었고 자기 자신의 속죄를 위한 것이었다. 


나는 편안한 시절에 제국이 스스로에게 얘기하는 거짓말이고, 대령은 거친 바람이 불며 세상이 험악해질 때 제국이 얘기하는 진실이다. 제국의 통치술의 양면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p.223)


쿳시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위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제국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진실'(폭력)과 '거짓'(온건함) 둘 다 필요하다는 사실. 따라서 '거짓'으로 표현되는 '나'는 제국이 편안한 시절에 필요한 제국주의자이고, 졸 대령은 제국이 위급할 때 필요한 제국주의자라는 말이다. 

제국이 가진 이 양면성, 특히 거짓말로 대변되는 온건한 제국주의자가 어떻게 제국주의에 일조하는지를 치안판사의 고백을 통해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다. 


 

제국주의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 


제국의 속마음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끝장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제국의 시대를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 제국은 낮에는 적들을 쫓아다닌다. 제국은 교활하고 무자비하다. 제국은 사냥개들을 이곳저곳에 파견한다. 밤이 되면, 제국은 재앙에 대한 상상을 먹고 산다. (p.219,220)


제국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상상의 존재인 '야만인들'.

그들은 야만인들이 여자를 강간하고 가축을 훔치며 아이들을 죽인다며 '미친 상상'을 하고 사람들을 공포에 빠지게 한다.  이런 상상은 금새 퍼지고 제국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처럼, 제국은 오지않는 '야만인'을 기다린다. 왜냐하면 '야만인'이 없으면 제국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쿳시의 소설을 처음 읽은 소감은 책 뒷면의 워싱턴 포스트의 평처럼 '비범한 소설'이라는 것. 

모호하면서도 시적인 문장에 작가의 고뇌가 느껴졌고, 역자의 말대로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2019년 영화로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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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12 15: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J.M.Coetzee, 젊은 날 보다 노년기에 더 클린트 이스트우드 삘이 납니다!


˝온화한 얼굴의 제국주의˝라 하실 때, 어떤 뉘앙스일지 궁금했는데 바로 다음 문장에서 ˝비렁뱅이 부족˝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네요..

코로나 시대 제대로 영화도 못 봤는데, 쿨캣님 권해주신 요 영화 궁금해집니다! 책은 그 이후로^^

coolcat329 2021-08-12 15:52   좋아요 4 | URL
저는 영화는 못봤습니다 😅
소설은 치안판사의 내러티브로 전개되는데 영화는 그 고뇌와 모순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감이 안잡히네요. 쿳시가 각본을 맡았다고 하네요.

잠자냥 2021-08-12 15: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이 영화로도 개봉했었군요. 저 젊은이는 누구 역할이었을지...;; 가늠이 안 되네요. 기억력 벌써 가물가물...

coolcat329 2021-08-12 15:55   좋아요 5 | URL
조니 뎁이 잔혹한 졸 대령이고 로버트 패틴슨이 졸의 부하 만델 역을 맡았네요. 가운데 늙은 남자가 치안판사구요~

새파랑 2021-08-12 15: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쿳시 이분 작품 소개가 많이 되던데 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표지가 ㄷㄷ 그래도 읽어봐야겠죠?

coolcat329 2021-08-12 15:56   좋아요 3 | URL
저도 참 읽고 싶던 작가였는데 이번에 읽게 됐습니다. 저는 이 책 읽고 뭔지 모르지만 조금 제 스타일인거 같아ㅋㅋ 좋았습니다.

페넬로페 2021-08-12 17: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 역시 우리 눈에는 똑같이 보인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영화에는 조니 뎁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겠어요. 전 존 쿳시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coolcat329 2021-08-12 17:17   좋아요 4 | URL
무거우면서도 시적인 문장 등...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소설입니다.

레삭매냐 2021-08-12 1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옷 요거이가 영화로도 있었나
보네요. 미처 몰랐습니다.

책은 두 번인가 읽었으니 이제
는 영화를 볼 차례인가요.

coolcat329 2021-08-12 17:19   좋아요 2 | URL
두 번 읽으셨죠~저도 한 번 더 읽고싶어요. 영화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조니 뎁이 무서워요...

scott 2021-08-12 1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쿳시 이작품을 시작으로 소년시절 -청년시절-서머 타임
그리고 페테르부르크 대가를 끝으로
이후의 작품은 안 읽게(관심이 끊어져 버림 ㅎㅎ)
최근작들은 실망
번역가이자 교수님 왕은철! 존 쿳시 번역은 믿고 읽을 정도로
왕은철 교수님 존 쿳시 전문가!

coolcat329 2021-08-12 17:47   좋아요 5 | URL
왕은철 이 분이 쿳시 전문 번역가더라구요. ㅎ
쿳시 작품 많이 읽으셨군요. 페테르부르크는 저도 갖고 있는데 그건 좀 더 있다 읽고 다음엔<철의 시대>를 읽어보려구요~~

페크pek0501 2021-08-16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하신 왕은철 님이 동아일보에 칼럼을 연재하는데 참 잘 쓰시는 분입니다. 책도 내셔서 한 권 가지고 있어요. 제가 광팬이라서요.
읽어 보진 않았지만 이 책도 문장이 좋을 것 같습니다. ^^**

coolcat329 2021-08-18 20:02   좋아요 0 | URL
왕은철님의 광팬이시군요. 이 분 에세이 도서관에서 본 듯 한데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scott 2021-09-10 15: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쿳시옹 작품 완독! 이번 기회에 ^^

coolcat329 2021-09-10 17:35   좋아요 3 | URL
늘 젤 먼저 오셔서 정답게 인사하시는 스콧님~감사드립니다.

mini74 2021-09-10 15: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coolcat329 2021-09-10 17:36   좋아요 2 | URL
미니님 감사해요~^^

새파랑 2021-09-10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만인과는 전혀 거리가 먼 쿨캣님 축하드려요 ^^

coolcat329 2021-09-10 17:37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초딩 2021-09-11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coolcat329 2021-09-11 21:30   좋아요 0 | URL
초딩님 감사합니다. 초딩님도 축하드리고,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요~
 
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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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리만치 말쑥하고, 가련하리만치 점잖고, 구제불능으로 쓸쓸한 그 모습이! 그가 바틀비였다. (p.25)


<필경사 바틀비>는 <모비 딕>으로 유명한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1819~1891)이 1853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19세기 중반 맨해튼 월 스트리트 변호사 사무실에 필경사로 취업한 바틀비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I would prefer not to) 라는 말로 유명한 바틀비. 이 소설의 주인공, 바틀비는 자신을 고용한 변호사인 '나'의 요구를 여러 번 거절한다. 

커피를 타 오라거나 개인 심부름 같은 부당한 요구가 아니라 필사원이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검증을 도와달라는 것인데, 그것을 거부하니 고용인인 '나'의 입장에서는 기막힌 노릇이다. 


급기야 며칠 후에는 자신의 본업인 필사마저 그만두고 그저 '사무실의 붙박이'가 된다. 

필사료 외에 웃돈을 얹어주며 좋은 말로 일을 안 할거면 나가줘야 겠다는 '나'의 말에도 그는 "그러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바틀비는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이 소설은 바틀비가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책을 읽는 것보다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윗 사람의 지시에 무조건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해야 하는 삭막한 관료 사회에서 우리에게도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지 않는가...


사람이 노동하는 기계로 전락해버리고 또 언제든지 다른 이로 대체될 수 있는 노동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겪는 소외현상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바틀비의 행동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는 이미 이런 환경에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이다. 

역자는 바틀비의 거부 행위를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행위가 기정사실화된 현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p.101)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에게는 하지 않기를 선택한 권리가 있음을 작가는 바틀비를 통해 보여준다.


책 뒷면 보르헤스의 말처럼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특히 <변신>과 <단식광대>가 생각이 난다. 살기 위해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단식 광대는 끝까지 음식을 거부한다. 이유는 입에 맞는 음식이 없기 때문인데, 안 하는 편을 선택하는 바틀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 입에 맞는 음식이 없는가', '왜 바틀비는 안하는 편을 택하는가' 기존 세상을 향한 '소극적인 저항'이라는 점, 역시나 책 읽기 못지않게 중요한 질문을 하게 하는 점이 두 소설을 같이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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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3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지 않을 권리는 알겠는데 실제로 직장에서 바틀비씨 같은 사람과 같이 있으면 속터져 죽을 듯합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8-03 16:03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 엄청 싫을거같아요. ㅠ사실 저는 ‘우리에게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거 외엔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ㅎㅎ

Falstaff 2021-08-03 16:35   좋아요 4 | URL
제가 사장이면 수습기간 안에 해고할 거 같아요. 진심으로.

coolcat329 2021-08-03 18:23   좋아요 2 | URL
근데 바틀비가 해고해도 안 나가니 ...ㅠㅠ 화자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이고 또 능력이 되니 자기가 사무실을 떠나지만 그렇지않으면 무력을 쓸 수밖에 없네요.ㅜㅠ

새파랑 2021-08-03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왠지 약간은 배우고 싶은? 업무 자세군요 ㅋ 그런데 해고당할지도 😑

coolcat329 2021-08-03 18:18   좋아요 3 | URL
네~ 해고당할거에요 ㅎㅎ

페넬로페 2021-08-03 1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유명한 말이 너무나 인상 깊었어요.
바틑비는 저 말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것을 끊어야 했잖아요~~
그것이 참 슬펐는데 어찌 보면 인간에게 주어진 고유의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으로도 보이더라고요^^
저 이 책 읽고 며칠간 참 우울했어요**

coolcat329 2021-08-04 06:51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이 책을 쓸 때 멜빌이 많이 힘들었던게 아닌가...생각도 들었어요. 모비 딕 실패로 세상으로부터 외면받은게 이런 글을 쓰게했나 싶었어요.

붕붕툐툐 2021-08-03 2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진짜 이 책 제목이 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걸까요? 아마도 만나야할 운명인 듯한데, 쿨캣님 페이퍼가 또한번 그 시기를 앞당겨 주시네요~😊

coolcat329 2021-08-04 06:53   좋아요 1 | URL
아 ㅋ 이 책 많이 들어보셔서 그런걸 수도 있어요 . 저도 그동안 궁금했는데 이번에 읽어봤네요~~^^

scott 2021-08-05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필경사 바틀비!!

MZ세대의 롤 모델 ㅎㅎㅎ

바틀비 후손들이랑 머리싸매고 일해야함 ㅜ.ㅜ

coolcat329 2021-08-06 12:55   좋아요 1 | URL
스콧님! 저 mz세대 몰라서 찾아봤네요.ㅋㅋ
밀레니얼과 제트세대! 바틀비가 이들의 롤모델이군요. 저희 세대보다는 좀 더 바틀비랑 가까울거 같아요. ㅎㅎ
 
유리알 유희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3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영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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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는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헤세의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사상이 집대성되어있는, 1946년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걸작이다.
유리알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삶을 통해 개인과 사회, 정신적인 세계와 속세의 세계, 동양과 서양 등 대립하는 두 세계의 조화와 합일을 추구하고, 진정한 교육과 교육자의 정신은 무엇을 바탕으로 해야하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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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7-30 21: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말 그대로 명작. 최고의 헤세 가운데 한 편입지요.
문제는... 헤세야말로 한 살이라도 젊은 시절에 읽어야 제 맛이라는 거. 흑흑흑.....
저 소싯적 별호 가운데 하나가 골드문트 아니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7-31 07:26   좋아요 0 | URL
읽는 동안은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다 읽고 나니 성당의 오르간 소리처럼 웅장 경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유리알 유희를 바흐의 푸가 기법을 이용해 풀어나가 모든 예술의 정수인 음악을 글로 표현, 자신의 사상을 녹여낸 점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폴스타프님은 문학을 너무나 사랑하시니 골드문트 맞으셔요 ㅎㅎ
닉네임을 골스타프로 바꾸셔도~ㅋㅋ

근데 제가 20대에 이 책을 집어 들어다면 아마 서문 두 세장 읽고 덮었을거 같습니다. ㅠㅠ
 
순수의 시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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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아무도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건가요, 아처 씨? 진짜 고독이란 거짓 흉내만을 요구하는 이런 사람들에게 온통 둘러싸여 사는 거예요!" (p.99)


남북전쟁 이후 1870년대 뉴욕의 상류사회를 무대로 펼쳐지는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작가 이디스 워튼(Edith Wharton 1862~1937)에게 여성 최초 퓰리처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1870년대 뉴욕 상류층 가문의 변호사 뉴랜드 아처는 웰랜드 가의 메이와 약혼을 한다. 메이는 상류층의 예법과 품위를 갖춘 아름답고 순수한 여성으로, 아처는 이런 그녀와의 안온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자신의 삶에 만족해한다. 그러나 아처의 이런 마음의 평화는 메이의 사촌 엘렌 올렌스카 백작부인의 등장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한다. 

엘렌은 폴란드 귀족과 결혼하여 화려한 예술과 문화를 누리며 유럽 사교계에서 생활했으나 계속되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유를 찾아 가족이 있는 뉴욕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보수적인 뉴욕 사교계는 이런 그녀의 등장에 술렁이기 시작한다.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여자를 바라보는 뉴욕 사회의 눈빛은 싸늘하고 급기야 그녀의 귀환을 환영하는 정찬 초대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남편을 떠난 정숙하지 못한 여인에 대한 자신들의 냉담한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다. 


개인의 행복과 자유보다 상류사회의 안정과 가문의 체통을 더 중시하는 그들에게 남편을 떠나 이혼을 생각하는 엘렌은 그야말로 '집안의 명예에 먹칠을 한 여자'(p.41)일 뿐이다. 

머지 않아 메이와 결혼함으로써 엘렌과도 가족이 되는 뉴랜드 가로서도 엘렌의 이혼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하는 상황. 뉴랜드는 메이의 부탁과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엘렌이 생각을 바꾸도록 나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자유로운 생각과 솔직함에 끌리게 된다. 규범과 관습보다는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엘렌의 솔직한 모습은 아처가 자신이 속한 사회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 


뉴랜드는 자신의 생각에 솔직하고 가식적이지 않은 그녀를 보며 자신의 사치스러운 세계가 얼마나 단조롭고 좁은지 깨닫게 되고 아내가 될 메이의 예의바름과 격식도 가식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 순수로 무장한' 듯한 메이와 자신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엘렌 사이에서 방황하는 뉴랜드...그러나 삶은 늘 그렇듯이 뉴랜드가 행동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얄궂게 움직이고 뉴랜드는 엘렌을 사랑하면서도 메이와 결혼을 하게 된다. 


역자는 <순수의 시대>를 뉴랜드와 엘렌과의 사랑 이야기로 읽어도 좋고 19세기 뉴욕 사교계를 세밀하게 묘사한 풍속소설로 읽어도 좋다고 말한다. 또한 뉴욕 상류 사회의 가식과 위선을 비판한 풍자소설로 봐도 될 것이다. 

나는 사랑 이야기 보다는 19세기 뉴욕 상류사회의 모습을 세밀하게 시각적으로 묘사한 점이 인상 깊었는데, 무엇보다 뉴욕 상류사회가 이 정도로 보수적이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나는 뉴욕에서 7년을 산 경험이 있는데 내가 겪은 뉴욕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타인에게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분주한 곳이었다. 물론 맨해튼 센트럴 파크 주변의 월세가 천만원이 넘는 부유층의 세계는 내가 잘 모르지만, 이혼을 앞 둔 여자가 오페라 하우스에 나타났다고 무슨 큰 일이 난 것처럼 술렁대고, 결혼 할 집안에 이혼녀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되어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이런 사회가 뉴욕이었다니 의외였다.

미국 동부 특히 뉴요커의 자부심은 미국 내에서도 대단한데, 19세기 뉴욕의 상류사회에 짙게 깔려있던 그들만의 전통과 자부심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당시 뉴욕 상류사회를 엿보는 재미와 함께 뉴랜드와 메이, 엘렌,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삶과 사랑의 방식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이다. 전형적인 상류층 여성으로서의 매너를 갖춘 메이를 사랑하면서도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당당하며 솔직한 엘렌 사이에서 갈등하는 뉴랜드를 보며 얼마 전 읽은 소세키 소설<그 후>의 주인공 다이스케가 생각이 났다. 친구의 아내 미치요가 나타나면서 다이스케의 평온한 삶에 균열이 왔듯이, 엘렌의 등장으로 뉴랜드의 삶도 흔들리는 점, 두 사람 다 사회의 관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점이 비슷하다. 더 재미있는건 두 사람의 선택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는 점인데 <순수의 시대>는 19세기, <그 후>는 20세기 초 배경이라 아무래도 전자가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을 듯 하다. 


1870년대 당시 뉴욕의 상류층은 뿌리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유럽 귀족들을 향한 열등의식 때문에 유럽에 비해 훨씬 더 보수적이었고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개인의 자유와 행복보다는 자신들이 속한 사회의 유지와 가문의 체면을 중시했다. <순수의 시대>는 이런 시대를 사는 뉴랜드 아처라는 상류층 남성을 통해 개인의 행복과 자신이 속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회적 관습과 규범에 매몰되어 진짜 나 자신으로 살지 못하게 하는 사회를 비판한다. 그러나 무조건 개인의 자유만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34장에서 57세가 된 뉴랜드 아처의 회상을 통해 작가는 그가 인내한 삶의 가치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는 결혼이 지루한 의무일지라도, 의무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혼에서의 일탈은 추악한 욕정과의 투쟁이 될 뿐이었다. 그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자랑스러이 여기는 한편으로 슬퍼했다. 어쨌거나 흘러간 옛날이 좋았다. (p.426)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는 왠지 꼭 읽어야 할 소설 같아 그동안 볼 때마다 신경이 쓰였는데, 이번에 읽게 되서 후련하고 기쁘다. 19세기 뉴욕 상류층의 모습을 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던 점이 가장 좋았고 마지막 34장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번역이 조금 아쉬웠는데, 서평가 로쟈님께서 열린책들 번역이 가장 좋다고 한 점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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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7-13 2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후련하시다니 공감팍팍입니다. 저도 읽어야지x3 했던 책이고 그런 뒤 영화도 꼭봐야지 마음먹었거든요. 열린책들로 다시찜~😊

coolcat329 2021-07-14 08:25   좋아요 3 | URL
독서여왕 미미님이 이 책을 안 읽으셨다니 의외네요 😅
영화 지금 넷플에서 하던데 저는 왜 화면이 보기싫은걸까요. 극장화면만 좋네요ㅎㅎ

새파랑 2021-07-13 2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이디스 워튼 작품중 이 작품이 제일 좋더라구요~!! 민음사껄로 읽었는데 번역이 아쉬운 점이 있었군요. 전 몰랐었다는 ㅎㅎ
쿨캣님 뉴옥에서 7년이나 사셨다니 완전 부럽네요 👍 저는 사회적 배경보다는 감정의 흐름에 집중해서 읽었던것 같아요~!

coolcat329 2021-07-14 08:29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은 세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두고 읽으셨군요. 이디스 워튼 작품 여러 권 읽으신걸로 알고 있는데 이 책이 제일 좋으시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scott 2021-07-13 2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순수의 시대 마지막 장은 두고 두고 읽어도 명문! 결말도 좋았지만 이작품을 토대로 만든 영화 속 뉴욕의 모습도 좋았네요 미국 특히 뉴욕 사교계는 socialite!사교계 명사들의 인맥으로 움직입니다 , 지금까지도 ㅎㅎ쿨켓님 뉴욕에서 7년 사셨다니 반갑 (๑^ ^๑)

coolcat329 2021-07-14 08:37   좋아요 3 | URL
마틴 스콜세지가 당시 뉴욕 상류층의 모습을 정교하게 세팅 시각적으로 참 볼거리가 많을거같네요. 아카데미 의상상도 받았으니~🙂
지금도 뉴욕은 몇몇 인물들 손에서 움직이겠죠?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잠자냥 2021-07-13 22: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 <순수의 시대> 열린책들 버전으로 읽었어요. 고정아 번역자 이름만 보고요. 그분이 E.M. 포스터 작품 거의 다 번역하셨는데 전 거기서 반했거든요.

coolcat329 2021-07-14 08:39   좋아요 3 | URL
부럽습니당 ㅎㅎ 이 책 다 읽고 알게되서 참 아쉬웠어요. 도서관가서 열린책들 한 번 봐야겠습니다.

붕붕툐툐 2021-07-14 00: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완전 저랑 비슷한 인물들이 나오는 거 같아서 찜해야겠습니다. 뉴욕 7년 사신거 넘 부러워요!!전 처음 보는 제목인데 댓글 다신 분들 다 읽은 거 같은 분위기에 쭈글...ㅋㅋㅋㅋㅋㅋ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coolcat329 2021-07-14 08:42   좋아요 3 | URL
비슷한 인물이라면 누구실까요? 거의 다 속물들인데요 ㅋㅋ
열린책들이 좋다니 참고하시구요~~^^

잠자냥 2021-07-14 09:27   좋아요 3 | URL
속물 툐툐! 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1-07-18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은 1인, 여기 있어요.
저도 읽어야 할 목록에 넣어야 할까 봐요. ㅋ (인기 있는 작가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에 한 표를.)

coolcat329 2021-07-24 08:06   좋아요 0 | URL
19세기 뉴욕 속물 귀족들 이야기 궁금하시다면 바로 이 책입니다~^^

잠자냥 2021-07-23 1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쿨캣 님 요즘 알라딘 개미지옥 끊었어요? 일부러?!

coolcat329 2021-07-24 08:05   좋아요 2 | URL
어머! 잠자냥님!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제가 요즘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북플을 들여다보질 못했습니다. 저는 무슨 오류인지 북플 알림설정해놔도 알림이 오질않아요. 그래서 조금 뜸했습니다. 주말이라 지금 찬찬히 글들 읽는 중인데 밀린 숙제하는 기분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잠자냥 2021-07-24 09:36   좋아요 2 | URL
저는 쿨캣 님이 정말 큰 껼심하시고 드디어(?) 이 개미지옥을 벗어나신 줄! 알았습니다. 다행입니다(?) 안 벗어나셔서 ㅋㅋㅋㅋㅋ

scott 2021-08-06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이달의 당선 추카~~

순수의 시대~
알라딘 장바구니 터는 시간으로 ^ㅅ^

coolcat329 2021-08-07 07: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번 달은 독서가 너무 저조했는데 다른 분들께 죄송하네요.

초딩 2021-08-06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coolcat329 2021-08-07 07:5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이번달은 참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새파랑 2021-08-06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책인데 당선되서 기쁘네요. 완전 축하드려요 🎉💗

coolcat329 2021-08-07 07:5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이 책 좋아하시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