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400. 오스카 와일드에 대하여 (앙드레 지드)

 

세기의 멋쟁이 훈남이었다는 오스카 와일드에 대한 앙드레 지드의 추억담이다. 와일드의 화보용 사진이 몇 장 실려있는데, 미남이라는 데에는 동감하지 못하겠다. 그의 넉넉한 턱과 앞가르마는 얼핏 베니를 떠올리게도 한다;;; 지드를 비롯한 19세기 대중이 와일드에 열광하고, 와일드를 모욕하고, 또 동정까지 한 이유는 그의 외모 뿐아니라 그가 뿜어낸 아우라, 그리고 그의 언변이었겠지. 하지만 지드가 여러 번 반복해서 와일드의 희곡이나 소설이 명작은 아니라고 단언하니 (지드는 와일드를 좋아했는데, 실은 좋아한 건 아니었던 거야??) 와일드의 매력이 내겐 와닿지 않는다. 단 하나, 오스카 와일드가 예술을 사랑했고 인생을 예술처럼 살아냈다는 것은 알게되었다. 자신이 예술품이 된 와일드, 결국 신화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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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00. 콧구멍만 바쁘다 (이정록)
178/400. 시인의 서랍

한창훈 작가의 산문집에 등장한 ˝오오 크기도 한˝ 존재감의 시인 이정록. 그의 구수한 어휘와 느긋한 삶의 태도는 동시로 또 산문으로 진하게 배어나온다. 오오 진국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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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5-07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정록시인의 동시집이군요. 그분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구수하고 맛깔나고 재미있었어요. 콧구멍도 크시던데요ㅎㅎ

유부만두 2015-05-07 09:32   좋아요 0 | URL
동시집이 좋았어요. 말로 놀며 자연과 어우러진다고나 할까요. 산문집에선 시인의 생활과 시의 배경을 알게되어서 좋았고요.

수이 2015-05-0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른 달려가야겠습니다~ 민이가 좋아할 거 같아요. :)

유부만두 2015-05-07 18:01   좋아요 0 | URL
저희집 막내가 제일 좋아한 시는 ˝곰유치원˝ 이에요. ^^
 

175/400. 와카코와 술 1 (신큐 치에)

176/400. 와카코와 술 2

 

<음식의 언어>를 읽으면서 메인 디시와 디저트를 맛보았는데, 맥주가 없어서 <맥주, 문화를 품다>를 읽다가, 맥주만 술이더냐 와인과 사케는 어쩌고. 또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때로는 친구들과 대부분 혼자서 집중해서 즐기는 만화를 만났으니, 남은 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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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행과 작별에 대한 그 곡을 연주했다. 한 미국 사내가 연인 곁을 떠난다. 그는 줄곧 그녀를 생각하면서 도시들을 지나간다. 한 도시, 또 한 도시, 한 소절, 또 한 소절, 피닉스, 앨버커키, 오클라호마. 그는 차를 몰고 지나간다. 내 어머니로서는 결코 할 수 없었던 방식이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식으로 사태를 뒤로하고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머니는 바로 그런 것을 생각하셨던 것이 아닐까. 슬픔을 그런 식으로 지나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크루너, 38)

 

문제는 말이야, 레이먼드, 그 시절 우리는 네게 그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었고 너는 그저 웃어넘겼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도 함께 웃었고, 그러고 나면 모든 걸 농담처럼 흘려보낼 수 있었지. 네가 여전히 그대 같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내가 정말 어리석었어.” (비가 오나 해가 뜨나, 63)

 

나도 똑같은 말을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당신은 젊고 재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난 확신은 할 수 없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인생에서 많은 실망을 만나게 될 테니까요. 정상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꿈을 가질 수 있겠죠......” 여자는 다시 미소를 짓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하지만 이런 말은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난 모범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당신은 나보다는 틸로랑 훨씬 비슷해요. 실망이 닥친다 해도 계속 노력할 거에요. 틸로처럼 당신도 말하겠죠. 난 무척 운이 좋다고.” 잠시 동안 여자는 내 모습을 머릿속에 담아 두려는 듯 지그시 나를 응시했다.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어놓아서 평소 모습보다 나이가 들어보였다. “당신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빌어요.”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말번힐스, 142)

 

 

나는 문득 뭔가를 깨달았어요. 아직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정원 같은 게 저 멀리 있었어요. 그 사이에는 많은 것들이 있었죠. 처음으로 안 거예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정원이 있다는 걸요.”

해질 무렵 그는 호텔을 나서서 광장을 가로질러 카페로 와서는 휘핑크림을 올린 사치스러운 아몬드 케이크를 주문했다. 의기양양한 기분을 애써 자제하면서. (첼리스트,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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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5-0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을 부르시는 군요!! 네네 읽을게요~~~^^*

유부만두 2015-05-05 13:01   좋아요 0 | URL
옙, 제가 불렀어요. ㅎㅎ
녹턴 좋아요. 읽으세요. 왠지 위로가 됩니다..
 

170/400. 크루너 (가즈오 이시구로)

171/400. 비가 오나 해가 뜨나 

172/400. 말번힐스

173/400. 녹턴

174/400, 첼리스트

 

여러 번 나오는 챗 베이커 이름을 읽고, 그의 음악을 틀어 놓고 읽었다. 그리고 쓸쓸한 인생과 힘 내어 내딛는 젊은 걸음을 생각했다. 희망에 찬 젊은 (혹은 젊은이 처럼 속없이 살아가는) 등장인물은 속세의 음악과는 다른 자신의 순수한 음악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그 자신감이 살짝 흔들리는 순간 만나게 되는 지나간 날의 음악가. 인생의 선배는 음악이 가진 다른 얼굴과 인생의 반대편을 이야기한다. 젊은이가 악기를 내려 놓을지, 아니면 가던 길을 계속 갈지, 그 결정은 순전히 그의 몫. 남자보다는 여자 등장인물들이 더 현실에 적응이 빠른 게 흥미롭다. 하지만 그녀들은 더 슬픈 노래를 듣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밤중에 손을 맞잡고 달리는 린다, 결혼과 새출발에 들뜬 엘로이즈, 체념 속에서 말을 고르는 소냐, 남편과 나눌 수 없는 노래를 듣는 에밀리, 낡은 여관을 운영하는 독기 빠진 트레비스 선생님. 그녀들은 챗 베이커가 아닌 다른 음악을 듣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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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5-0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쳇 베이커 듣고 싶어지는 걸요!! 전 요즘 클래식만 들어요.

유부만두 2015-05-05 13:01   좋아요 0 | URL
음악을 가까이 하시는군요. 전 요새 빅뱅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