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지난 8권에서 정리되는 분위기였고 이번 권은 아쉬워하는 팬들을 달래는 '스페셜' 재방송 같다.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어' 라고 힘차게 말하는 '성장한' 스즈를 보여준다. 하지만 스즈와 언니들의 성장이 왜 꼭 결혼, 커플, 출산으로만 표현되는 것일까. 네 자매들 중 한 두 명은 애인 없이 혼자서 독립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뭐 나쁠까.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 그리고 대학, 사회인이 되고도 취직과 승진, 연애와 출산, 그리고 노년엔 깨달음과 너그러움이 착착착 이어져야한다는 강박/압박감이 느껴진다. 너무 공식적이다. 번외편으로 실려있는 스즈와 이복/이부 (완전 남남) 남동생과의 십이 년 이후 만남과 추억 더듬기는 더할 수 없이 아쉽다. 왜 스즈 얼굴을 안 보여주지? 왜 스즈의 몸이 축구선수 몸이 아니라 야리야리하지? (왜 ...... 스포를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만 도와주질 않는거야?)
이제 너무 잔잔잔잔....... 하게 가라앉은 파도만 남은 바닷마을. 그래도 나의 애정을 주고있다. 왜? 사람들이 착해. 너무 착해. 다들 '행복'에 매달리고 아끼고 살아. 답답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현실에는 없지. 있어도 나는 귀찮아 질 것만 같고요. 만화책에서만 살아있는 이쁘고 착한 사람들. 아쉬운 마무리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주는 게 10권과 그 이후를 조르지 않게 될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스즈, 결혼하지마. 그리고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