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의 8주기를 기념하여 여러 작가들이 짧은 글들을 묶어 냈다. 수필 같기도 소설 같기도 한, 그 안에 박완서를 기리는 마음들.

 

정세랑의 '아라의 소설'은 아라에게, 또 정세랑 작가 본인에게, 그리고 많은 여성 독자들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듯하다. 남성작가들 앞에 줄 서서 사인을 받던, 독자로서의 흑역사를 돌아보며 쓴 웃음을 짓는 나는 이제야 거울 앞에 돌아와 만난 여성 독자들과 여성 작가들에게 손을 내밀며 눈을 맞춘다. 장르라고요? 순수 문학이라고요? 진짜 글쟁이라고요?

 

됐고!

 

진짜 글과 이야기는 허세랑 폼재기 따위 말고 독자가 알아본다고요. 적어도 난 그런 '눈'이 슬슬 뜨이는 것만 같다고. 난 계속 아라의 소설을, 정세랑의 소설을 읽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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