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 아웃케이스 없음
스파이크 존즈 감독, 호아킨 피닉스 외 출연,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 / 하은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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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상상가능한 나만의 맞춤형 애인 OS, 그리고 짠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 카메라용 점을 오른쪽 뺨에 장착하는 건 스칼렛 요한센에대한 귀여운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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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분명히 그 사람들은 진실에 가까운 말을 하고서도 맞아 죽지도 않고 미치광이가 되지도 않고 살아남을지도 모르지. 그 작자들은 픽션의 틀로 사람들을 온통 기만하지. 그러나 픽션의 틀을 덮어씌우면 아무리 끔찍한 일도, 위험한 일도, 파렴치한 일도, 자신의 신변은 안전한 채로 말해버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작가의 직업을 본질적으로 취약하게 만들고 있어. 작가 자신이 아무리 절실한 진실을 말할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는 픽션의 형태로 무슨 일이건 말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말하는 모든 진실의 독성에 대해 미리 면역이 되어 있는 거야. 그건 결국 독자한테도 전달되어서 픽션의 틀 속에서 얘기되는 내용에는 벌거벗겨진 영혼에 직접 적나라하게 파고드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깔보이게 되는 거지.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문장이 되어서 인쇄된 것 중에는 내가 상상하고 있는 종류의 사실 얘기란 존재하지 않지. 기껏해야 진실을 말할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포즈를 취하는 소설을 만나는 정도야.
(294)

나는 뒤뜰의 구덩이에 숨어서 아침을 맞이했을 때 똑같이 불타오르는 빨간 산딸나무의 잎을 보고, 이 분지의 지옥도의 인상을 떠올리고 신호를 받아들인 것처럼 느꼈던 것이다. 그때는 불확실했던 신호의 의미를 나는 지금 쉽사리 해석한다. 지옥도에 정착된 이 빨강의 '위무'는 가장 단적으로는, 그들 자신의 지옥을 정면에서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무서운 사람들의 위협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좀 더 어두컴컴하고 불안정하며 애매한 현실 생활을 얌전하게 살아나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자기 위안을 위한 빛깔이다. (50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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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가 울부짖는 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2
오사카 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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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의 스트레스와 기름 냄새를 지우는 대신 빠른 맥박과 피비린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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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엔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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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폭력에대한 질문. 그리고 고통을 어루만지는 위로.
오에 겐자부로를 이제야 읽은 것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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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값일 때 사두었고,

이제는 오에 겐자부로를 읽어야 하겠어서

책꽂이에서 묵힌 책을 꺼내 들었다.

 

두께에 비해서 가벼운 책을 아무런 사전 정보 (심지어 책 소개글도 안 읽는 나...) 없이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터지는 사건에 놀라고, 그 관념적이랄까 혼잣말을 계속하는 주인공에 얄미운 동생에, 그 불쌍한 아가에.... 이야기는 복잡하게 흘러가는데 (심지어 배경도 일본 산골, 도쿄, 미국...) 문장은 차분하다. 그리고 묘하게 계속 책장은 넘어간다. 꾸역꾸역 아니고 조분조분.

 

조선인 부락 이야기가 폭력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니 불편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지만, 작가가 말하는 "폭력"은 타자로 부터 오는 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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