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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3-0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 읽고 싶어요,, 라고 보니까 미식가의 도서관도 잼날듯~~~ㅎㅎ

유부만두 2015-03-01 14:37   좋아요 0 | URL
ㅎㅎ 전 나머지 두 권을 읽었는데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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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2-2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너무했어요!!! 넘 비슷!!

유부만두 2015-02-28 23:13   좋아요 0 | URL
같은 표지 디자이너가 작업했나보네요. 전 얼마전까지 두 책의 내용을 섞어서 기억하기도 했어요 ;;;
 

105/400. 날개 (이상)

이 단편을 이미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유명한 마지막 문장도, 주인공의 처지도 다 외우고 있었으니까. 그저 심드렁하게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이렇게 반짝거리는 소설이었나 싶다. 황석영 작가의 해설처럼 나도 이상의 글을 치기어린 나약한 식민지 청년의 푸념으로만 기억했었나보다.

슬픈데 궁상맞지 않고 비참한데 독자는 더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 스물여섯 먹은 청년, 동향 쪽방의 안쪽 벽에 붙어서 기생하는 이 목숨은 과연 볕들 날이 있을까. 날개는 고사하고 휘청거리지 않는 두 다리가 절실한 그. 왜 나는 그의 묘사에 이리 절절하게 공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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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00. 저물어가는 여름 (아카이 미히로)

5부작 일드의 3부까지 보다가 원작 소설이 있다는걸 알았다. 드라마에선 제목과는 다르게 현재 계절이 겨울인데 소설 속 계절은 20년전과 현재 모두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이다. 4부 내용까지 쫓아가며 읽었을 때 5부 드라마를 먼저 봐 버렸다. 아. 반전이구나. 어쩐지 자꾸 이 학생이 나오는 이유가 있었구나. 아, 다행이지만 그래도 안타깝다.

억지로 꿰어 맞춘 부분이 있긴하지만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인물들이, 특히 가지의 취재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은 분명 비극을 보여주고, 비열한 인간도 많이 나오지만 은근 힘내, 라는 메세지를 주었다. 힘겨운 여름에 일어난 사건을 딛고 가을을 향해서 묵묵히 걸어간다. 그리고 음식점 (식당 이름이 도리아사, 닭요리 전문점!!) 주인 딸을 둘러 싼 이야기답게 음식 음식 맥주 맥주 ...

책 말미엔 역자(박진세) 후기 대신 편집자(박세진)의 말이 실려있다. 반전을 눈치 채지 못한 둔한 눈이 뒤늦게 이 두 사람이 동일인이구나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20년 동안 아기를 떠나보내지 못했던 데즈카 부부는... 이제 와서 어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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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남편을 잃고 어린 딸과 중국인 지주네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중이다. 외출하고 돌아온 지주에게서 여인은 아들의 처형 장면 소식을 들었다. 지주는 자기의 아이까지 밴 여인과의 관계에 혐오를 느끼며 여인을 내쫓아 버린다. 지주가 본 공산주의자 처형 장면은 이 아주 공들여 묘사되고 있다. 이 끔찍한 장면을 본 지주, 그리고 그 묘사를 읽는 나, 를 생각하다가 수전 손택을 떠올렸다.

 

친구와 교외에 나갔다가 공산당을 죽인다는 바람에 여러 사람의 뒤를 따라가서 들여다보니 벌써 십여 명의 공산당을 죽이고 꼭 하나가 남아 있었다. 그는 좀더 빨리 왔더라면 하고 후회하면서 사람들의 틈을 삐개고 들어갔다. 마침 경비대에게 끌리어 한가운데로 나앉은 공산당은 봉식이가 아니었느냐! 그는 자기 눈을 의심하고 몇 번이나 눈을 비빈 후에 보았으나 똑똑한 봉식이었다. 전보다 얼굴이 검어지고 거칠게 보이나마 봉식이었다. 그는 기침을 칵 하며 봉식이가 들으리만큼 욕을 하였다. 그리고 행여 봉식이가 돈을 벌어가지고 어미를 찾아오면 자기의 생색도 나고 다소 생각함이 있으리라고 하였던 것이 절망이 되었다. 

누런 군복을 입은 경비대원 한 사람은 시퍼런 칼날에 물을 드르르 부었다. 그러니 물방울이 진주같이 흐른 후에 칼날은 무서우리만큼 빛났다. 경비대원은 칼날을 들여다보며 슴벅 웃는다. 그리고 봉식이를 바라보았다. 봉식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도 기운 있게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입 모습에는 비웃음을 가득히 띠고 있다. 팡둥은 그 웃음이 여간 불쾌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때인가 공산당에게 위협을 당하던 그 순간을 얼핏 연상하며 봉식이가 확실히 공산당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자 칼날이 번쩍할 때 봉식이는 소리를 버럭 지른다. 어느새 머리는 땅에 떨어지고 선혈이 솨 하고 공중으로 뻗칠 때 사람들은 냉수를 잔등에 느기며 흠칫 물러섰다. (334-335)

 

책을 읽다가 끔찍한 처형 장면에 책장을 덮고, 한참을 찜찜해 한 적은 역시 최근의 위화의 소설이었다.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중국의 그 유명한 처벌을 내리고 있었다. 아, 기억만 떠올려도 손가락이 저릿하게 소름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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