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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적대적이었던 최초의 비평가들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들 또한 뉘앙스가 부족했다. 그들은 대부분이 남자들이었고, 남편이 언젠가 말했듯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기본적인 주장에 대한 그들의 공격은 두 가지의 단순하고 단지 애처로운 뿐인 진술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하나는 "남자들 또한 고통받는다" 이고, 또 하나는 "내 아내는 그런 식으로 느끼지 않는다!" 는 것이다.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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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서문 中>


우리는 또한 헌신적으로 아이를 돌봐 준 버지니아 프렌치 부인에게 감사드린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작문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_ 수전 & 산드라, 1979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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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너무 괴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프라이드가 가혹한 노동을 견디게 해준다. 그녀는 모든 문제의 본질을 덮어 두고 마음속 깊은 곳에 걸어 잠근 채, 부지런함을 철칙으로 삼았다. 현실을 보지 않는 것이 삶의 기술이다. (46)


 

아이를 둔다는 것은 생각처럼 되지도 않거니와 아예 끊어버릴 수도 없는 인간관계를 안는 것이다. (94)


 

, 인간 땅에 떨어지는 거 금방이구나.” 요시에가 중얼거리자 마사코는 가엾다는 듯이 요시에를 봤다.

그래. 다음은 브레이크 망가진 자전거가 비탈길 굴러가는 것 같은 거지.”

아무도 멈출 수 없다는 말이니?”

부딪치면 멈춰.” (232)


 

사태는 의외로 빨리 움직이고 있다. 생각대로 되겠지 하고 얕보기 시작하면, 파탄은 틀림없이 준비되어 있으면서 발을 거는 것처럼 갑자기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253)


 

요시키도 노부키도, 아무도 자신을 구할 수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또한 자신은 경계를 넘은 건지도 몰랐다. 절망이 또 하나의 세계를 바란 것이다. 마사코는 방금까지 몰랐던 야요이를 도운 자신의 동기를 처음 이해했다. 그러나 경계를 넘은 세계에서 뭐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기다리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마사코는 아직까지 하얗게 질려서 소파를 잡고 있는 손끝을 쳐다봤다. 경찰이 와서 잡히든, 야요이를 도운 자신의 진짜 동기를 이해하든, 마사코의 마음에는 이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등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몇번이나 들린다. 마사코는 고독의 한복판에 있었다. (368)


 

의외로 여자와 토막살인 사건은 상성이 좋다. 이마이는 과거의 토막살인 사건에 관한 자료를 숙독하고 있었다. 여자가 관련된 토막살인 사건에 공통된 것은 임기응변적이라는 것과 여자들 사이의 연대감이었다.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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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고도 altitude가 아니라 태도 attitude 라고 말한 앨버트 머메리. 그의 이름에서 유래하는 머메리즘이란 등정주의를 가리키는 알피니즘이 아니라 보다 어렵고 다양한 루트로 오르는 것을 중시하는 등로주의를 뜻한다. 그는 산행의 본질은 정상을 오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싸우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했다. 고도가 아니라 태도. 그렇다면 뒷산을 오르면서 고산 원정급 장비를 장착한 이들은 어쩌면 등산의 태도를 즐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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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가장 재밌는 점은 그 작품 세계에 들어간다는 것, 그게 전부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 번 책의 세계에 빠져들어가는 흥분을 느끼고 만 인간은 평생 책을 읽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가장 원시적인 기쁨을 어린이집 시절 이미 알았다. (14)


 

어른이 되지 않으면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읽을 수 없다. (26)


 

우리들은 늘 까닭을 알 수 없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름을 붙인다. 이름을 붙여 분류하면 안심할 수 있다. (37)


 

올챙이에 대한 시를 쓰려고 할 때 실물인 올챙이를 보면 시 따윈 쓸 수 없게 돼 버립니다.” 언어 이전의 세계에 언어를 적용해 이해하려고 하면 그 순간 세계는 얄팍한, 매끈매끈한 벽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다. (39)


 

한 작품을 다 읽고 강의실이나 내 방에 돌아오면 현실은 아주 조금 모습을 바꾸고 있다. (41)


 

무라카미 씨가 번역한 <캐쳐 인 더 라이>를 읽고 있는 중에 나는 문득 무언가 매우 깊은 구멍을 들여다보는 듯한 공포를 느꼈는데, 그건 아마 홀든이 계속 살아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지만은 않은 이 세상에서. (69)


 

나에게 좋은 단편소설이란 실제 페이지 수의 몇 배로 세계가 부풀어 오르는 소설이다. 한창 읽고 있는 동안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소설도 있고, 다 읽자마자 왈칵하고 세계가 넓게 퍼지는 소설도 있다. 라히리의 소설 <그저 좋은 사람>에 수록된 단편은 그 넓이를 맛보게 해준다. (247)


 

사랑이라는 것이 일상에 개입하면 풍경이 바뀐다. 잘 알고 있던 세계가 색도 감촉도 변하고 만다. 그것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아 슬픔과 괴로움, 깊은 어둠을 품고 있을 때도 있다. (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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