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는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화자로 나옵니다. 그림 그리는 장면, 모델의 특징을 간파하는 장면, 그림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인물 묘사가 좋지요. 나도 연필로 누군가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만 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옛날, ... 그러니까 팔 년 전, 만 세 살을 한 달 앞둔 우리집 막둥이가 볼펜으로 슥슥 그려준 엄마의 얼굴을 꺼내 봅니다.

저 좋아서 귀까지 올라간 입을 보세요. 귀는 안 보이는군요.... 막둥이의 예술에 놀란 눈과 막 잠에서 깨 뻗친 머리 모양까지 놀랍습니다.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엄마인가요? 아...누가 못알아볼까봐 두 스케치에다 예술가의 사인 대신 엄마라고 꾹꾹 눌러쓴거 보세요. 이건 사랑이지요? 그렇지요? 이 꼬마는 자라나서 엄마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고 있는거 같습니다만. 전 이런 8년전 증거를 손에 꽉 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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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07-2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증거 있어요!! 저는 녹음을 했지요~~~~~ㅋㅎㅎㅎㅎ

유부만두 2017-07-31 16: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엄마들은 다 이런 애정 증거에 집착하는건가봐요. ^^